양치기들은 해가 뜨면 양들에게 풀을 뜯기고, 어둠이 내리면 양들을 모아들인다. 낮과 밤, 일출과 일몰, 기상과 취침, 놓아줌과 불러들임. 양치기들의 일상은 순환의 반복이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다.

 

반복적인 양치기들의 일상으로 비일상적인 사건이 침입한다. 상상 속에나 있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눈앞에 나타나 놀랍고 기이한 소식을 전했다. 한 아기가 태어났는데, 그가 세상 모든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양치기들은 그 생명을 찾아 나섰고, 그 생명의 존재를 확인한다.

 

양치기들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해가 뜨면 양들에게 풀을 뜯기고, 어둠이 내리면 양들을 모아들인다. 하지만 양치기들에게 오늘이 더 이상 어제가 아니다.

 

반복적인 일상으로 침입한 비일상적인 사건이, 생명의 이야기가 항상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양치기들은 그 이야기를 늘 반복해서 들려주고 들으면서, 일상과 비일상을 동시에 산다.

 

 

Bartolomé Esteban Murillo Anbetung der Hirten (um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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