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그들은 노인들이야. - blanca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그러니까 나는 핌에 두 번밖에 가지 못할 것이었다."이 첫문장의 '핌'은 "오랫동안 그곳은 내게 하나의 이름에 지나지 않았다."로 표현됐던 디디에 에리봉의 고향 랭스에서 북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요양원이다.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통해 고백한 디디에 에리봉의 계급 탈주의 오디세이는 이제 그의 어머니인 서민 여성 노동자의 내밀한 개인적 늙음과 죽음의 서사를 사회학적 역사적, 철학적으로 치열하게 재해석하는 속편으로 이어진다. 디디에 에리봉은 스스로를 아주 나쁜 아들이라 지칭하지만, 어머니의 사후 씌어진 이 '사회학적 ...

10점
‘뜻밖의 생각’ 『철학으로의 초대』 민이언 지음 – 흐르는 삶과 죽음 - 장현
<철학으로의 초대>
‘뜻밖의 생각’ 『철학으로의 초대』 민이언 지음 – 흐르는 삶과 죽음 출근길 버스 차창으로 어둠이 흐른다. 삶과 어두운 세상이 흐른다. 오늘따라 출근버스는 히터를 세게 틀어놓고 달린다. 벌벌 떨던 새벽의 추위가 멀어졌다. 홍제동 유진상가 정류장에서 양손에 지팡이를 잡은 할머니를 뒤따라 승객들이 우르르 버스에 오른다. 이 춥고 어두운 새벽에 할머니와 승객들은 어디로 가시는가. 검은 배낭을 짊어진 남자가 내 옆에 앉자마다 스마트폰으로 태국 단어를 공부한다. 앞에 앉은 여인은 금융 앱을 열고 생활비를 계산한다. ‘고정지출’ 이란...

10점
무엇을 믿을 것인가? - 불청객
<빛을 먹는 존재들>
과학은 생명이나 죽음, 지능, 의식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는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단어들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 단어들의 정의는 확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아주 넓게 열려 있다. 지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곧장 인간의 지능으로 도약해 버린다. 식물의 지능은 어떨까? 우리의 지능과 상당히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식물에게는 지능이 전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인지에 빗대어 식물을 평가하는 건 그저 식물을 모자란 사람, 덜 떨어진 동물로 만들 뿐이다. 이것이 의인화의 위험성이다.식물학에서는 중요한 무슨 일인가가 ...

10점
조금씩 기온이 오르는 듯 - 꼼쥐
<그해 봄의 불확실성>
금세 익숙해지겠지만 새해는 언제나 낯설고 어색하다. 날짜를 말하거나 쓸 때에도 '2025'라는 이미 지나간 숫자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어서 앞으로도 한동안 나는 '2026'이라는 숫자와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오고 가는 한 해가 그러하듯 계절의 변화 역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도 잠시 금세 여름이 오고 그렇게 끝없이 더위에 헐떡이다 보면 가을인 듯싶다가 이내 겨울이 찾아오곤 한다. 너무나 긴 여름과 미처 계절을 감각할 새도 없이 흘러가버리는 여타의 계절들. ...

10점
책으로 승부를 보는 책방이 많아지기를 - Youngwoong Kim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책으로 승부를 보는 책방이 많아지기를이지민 저,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를 읽고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방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이고, 책방에 대한 좋은 기억들도 하나둘씩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책을 손쉽게 구매하고, 읽고, 팔기까지 하는 이 시대에 오프라인 책방이 갖는 존재감은 비단 소중한 향수를 넘어 지켜야 할 사회적 자산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미국에서 11년을 살았고, 한 아이를 키워본 한 명의 아빠로서 나는 책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조금 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

6점
당신의 바닥은 안녕한가요? - 쿄모혼
<자기만의 집>
‘사람이 변했다.’ 사람의 어떤 점이 변했다는 뜻일까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겉모습이 달라질 수 있지요. 언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후자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생존과 직면했을 때 그렇습니다. <자기만의 집>에는 이 기로에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이 등장합니다. 호은의 부모입니다. 호은의 엄마는 언행을 바꾸고, 호은의 아빠는 언행을 바꾸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갈라섭니다. 교차점은 사라진 듯 보입니다. 그런데 호은의 아빠는 승지를 호은에게 맡기면서 ‘...

8점
[리뷰] 물의 시대 : 포르투갈의 정신적 쇄국(鎖國) - 겨울호랑이
<물의 시대>
유럽인들은 수 세기에 걸쳐 사제왕 요한을 발견하기를 꿈꾸었다. 사제왕 요한은 동방 너머 어디인가에서 엄청나게 부유하고 강력한 기독교 왕국을 통치한다고 전해지던 전설 속의 왕이다. 유럽인들은 사제왕 요한이 유럽과 힘을 합쳐 이슬람을 포위하여 보편적인 기독교 제국을 실현하리라고 믿었다. _ <물의 시대>, p.94 대서양의 작은 왕국 포르투갈은 왜 베르데 제도를 통과해 대서양의 무역풍을 따라 희망봉을 건너 모잠비크와 모가디슈를 거쳐 인도 코친에 가는 머나먼 길을 갔을까. 에드워드 윌슨-리의 <물의 시대>는 이러한...

시망은 다미앙과 한때 좋은 친구였지만, 그로서는 다미앙이 라틴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어쩌면 네덜란드어와 독일어까지 할 줄 알기 때문에 가톨릭 신앙에 커다른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시망은 더 기억난 사실이 있다면서 이틀 뒤 다시 종교재판소를 찾았다. - P297


8점
극단의 고통의 목소리에 우리는 왜 감응하고 매혹되는 걸까 - 비의식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비앙(Viens), 이 말은 어디서 들려오는 것일까? 누군가가 이리 오라고, 여기라고 부르는 이 애처롭고 을씨년스러운 목소리, 왠지 결코 직면하고 싶지 않은, 그럼에도 언젠가는 들려오고야 말 것 같은 음성 같기만 하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오랜 설득 끝에 바바라 몰리나르의 글을 수집하여 엮어 펴낸 소설집이다. 뒤라스의 「서문」과 바바라 몰리나르와의 짧은 대화록인 「지하 납골당」, 그리고 총 열세 편의 소설로 이루어진 어렵사리 출간된 책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읽는 것은 바바라 몰리나르가 여덟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극히 일...

10점
질문에 질문을 더하니 삶이 풍요로워졌다. - 그러하다
<쫌 이상한 미술 시간>
미술이 뭐지? 어떤걸, 왜 명작이라고하지? 그 가치는 누가 만들고 미술 작품은 왜 비싸게 팔리고 전시되는거지? 그렇다면 나도 미술을, 작가가 될수있는걸까? 미술의 역사, 가치, 해석, 전시, 판매, 저작권, 복원, AI시대 도래, 치료, 직업군 등 자주듣는 질문들(Q)을 모아모아 대답(A)해주는 구성으로 되어있는 책이다. 하나같이 다 어디서 물어보기엔 애매하지만 머릿속으로 한번쯤은 궁금해했던 순수하고 단순한 질문들이다. ​미(美)이라는 것이 아름다움을 넘어 선함,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통찰'까지 담고있고, 예술(藝術)이라는 ...

10점
긴 잠에서 깨다 - 쎄인트
<긴 잠에서 깨다>
《 긴 잠에서 깨다 》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_정병호 / 푸른숲(2025) 일제강점기(또는 일제항쟁기)때 그들은 우리 국민들을 전리품처럼 일본으로 끌고 갔다. 도착한 곳은 강제노동 현장이었다. 일본의 강제징용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인 1938년 '국가총동원법'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었다. 일본의 국가총동원법으로 징병(조선인 일본군)과 노무 동원을 시행했다. 통계를 보면(통계마다 차이가 나지만)조선인 2,630만 명 중 태평양 전쟁 시기에만 100만 명...

8점
민족주의는 절대 악인가? - 강나루
<상상된 공동체>
선생님들과 독서모임을 하다가 민족주의에 대한 논쟁을 한적이있다. 어느 선생님이 민족주의는 극복의 대상이라 주장했다. 나의 주장은 한국의 민족주의는 유효하며, 열린 민족주의로 나아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 토론을 마무리하며 한 선생님이 열린 민족주의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고 했다. 그날! 잠을 이루지 못한 나는 미니홈피에 '한국의 민족주의는 유효한가'라는 글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 글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그당시 민족주의를 비판하며 이를 '상상의 공동체'라고 말하면...

8점
연대기의 집성, ‘최초의 세계사‘ - beatrice1007
<몽골제국 연대기>
연대기의 집성, '최초의 세계사'- [집사(集史)], 라시드 앗딘, 1317.​​"1226년 초봄이 되었을 때 칭기스 칸은 옹군 달란 쿠둑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왜냐하면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물러나자 칭기스 칸은 아들들에게 조용히 훈계를 내렸다. 그는 우구데이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유촉을 모두 마친 뒤 이렇게 충고했다... '... 나는 집안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 나의 명성과 영예를 지키며 저승으로 가겠노라...' ... 그는 말을 모두 마친 뒤...

10점
아직도 이렇게 소설을 쓸 수 있구나 - Falstaff
<설산의 사랑>
. 중국 간쑤성 티베트족 자치구 린탄현에서 난 딩옌은 이슬람을 신봉하는 둥샹족東鄕族 출신이다. 그러니까 문학사 상 누구와 비슷한 혈족인가 하면, 당신도 알고 있는 요술램프의 주인 알라딘. 알라딘이 티베트에서 북동쪽 사막지대에 살던 회족回族이었다. 앙투안 갈랑이 쓴 《천일야화》에 의하면 그렇다. 2019년에 데뷔했고 이 책이 두번째 작품집으로 ‘화성문학상花城文學賞’ 중편소설상을 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 신예 작가 딩옌. 출판사 글항아리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는 소설집이 《설산의 사랑》이다. 글항아리의 중국어 소설 시리즈 ...

10점
때로는 순서대로 읽는게 맞다. - 반유행열반인
<눈과 사람과 눈사람>
-20260108 임솔아. 맨 마지막 소설 ‘눈과 사람과 눈사람’을 제일 먼저 읽었다. 신년이라서 어울릴까 했는데 배경이 신년이긴 했다. 눈이 쌓인 호숫가에 모인 여성들, 여섯이었다가 넷만 모였지만 멀리 하나까지 다섯이 계속 이어지려 애쓰고 있었다. 연대하다 싸우다 다시 자신 없이 희망을 끌어올리려 분투하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오래 전 읽은 윤이형의 ‘작은마음동호회’와 ‘붕대감기’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바로 윤이형의 발문이 이어졌다. 고통으로 가득찬 소설집이면 아마 나중으로 미뤄뒀을 것 같다. 고통 서사 중독자이긴 했는데, 오 지...

10점
음식에서 얻는 안정과 치유 - 책읽는나무
<H마트에서 울다>
올해의 첫 책으로 완독한 책이긴 하지만 작년에 이어서 조금씩 나눠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은 출간되었을 때부터 유명하여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미리 알고 있었기에 읽을 때 조심해서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러 집밖에 나가 있을 때, 또는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닐 때 펼쳐 읽었다. 왠지 이 책을 읽는 시간은 계속 먹먹하거나 눈물을 줄곧 흘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지하철에서 또는 미용실에서 책을 붙잡고 읽었던 지혜로움 덕분에 눈물바람 없이 잘 읽었다. 그래도 눈가에 물기를 머금은 시간이 종종 있었다만 그정도쯤이야 하품을 수...

8점
잊힌 아이들과 밝은 귀 - 희선
<라디오 포포프>
사람은 어릴 때 부모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아기 때는 더하겠다. 나이를 먹는다고 괜찮아질까. 어릴 때 누군가한테 사랑 받지 못하면 자라서도 그걸 바랄지도. 그런 거 생각하지 않고 자기 가정을 가지고 아이한테 사랑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런 사람은 잘 자란 거구나. 부모나 부모 비슷한 사람이 없었다 해도 자기 아이한테 사랑을 주는 건. 다들 그렇게 자라면 좋겠지만, 그건 어렵겠지. 사랑을 받아도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왜 그럴까.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게 갖춰져서 그런가.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하구나. ...

10점
오해의 순간이 걷히며 진실의 빛이 조금 드러날 때 - 잠자냥
<또 여기인가>
요즘 집사2의 새로운 취미(?)는 텔레비전을 켜고 유튜브로 <세상에 이런 일이>, <현장르포 특종세상> 같은 철지난 프로그램들을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개, 고양이 호더(Hoarder) 방송 위주로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방송에 나오는 ‘호더’의 대부분이 몹시 열악한 상황에서도 동물을 보호(수집/저장하는....수준)하는 사람들이라 그랬는지 어느덧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불안에서 비롯된 저장강박증이 있는 노숙인이나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살거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무인도에서...

8점
[마이리뷰] 티무르 승전기 - 거리의화가
<티무르 승전기>
몽골에 이어 또 하나의 제국을 이루었던 곳이 티무르다. 작년 말 출간 이후 추천 도서로 계속 있었는데 꼭 읽어야 하나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시간을 보내다 지금까지 왔다.결론적으로 몽골에 대한 역사는 관련 전문서와 교양서 등을 읽었지만 티무르 제국은 관련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저 유라시아를 중심으로 한 제국의 역사 중 한 부분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럴 땐 역시 읽어봐야겠구나 싶었다. 이 책은 티무르 제국을 연 사힙키란 티무르에 대한 승전기다. 티무르 제국은 몽골 제국에 이어 거대한 영토를 다스렸고 ...

10점
[외국어 학습담] 나를 돕는 것은 나!! - 다락방
<외국어 학습담>
외국어를 학습하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은 뭘까?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요즘 SNS 를 보면, '그'동안 당신이 들인 시간과 노력은 헛되었다, 이 방법만 알면 3개월만에 영어 능통자가 된다','그동안 네가 학습해온 영어는 실제생활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온라인 튜터와 함께라면 현지인들의 영어를 할 수 있다' 고 광고한다. 그렇게 광고하는 사람들은 실제 자신이 공부한 방법으로 효과를 보고 사람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일지 모르겠으나, 여러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로버트 파우저'는 외국어를 학습하기에 쉬운 방법은 없다고, 재차 얘기한다. 시간...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국인 백인 남성‘인 나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 구조적인 위치는 물론 ‘외국어 학습자‘로 서의 위치 역시 돌아볼 지점이었다. 전 세계 패권국가이면서 제국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초강대국 주류 문화 계층에 속해 있는, 미국인이자 백인 남성이다. - P9


10점
언제쯤 원하는 삶을 살게 될지 - 자목련
<안녕이라 그랬어>
나이를 먹으면서 어떤 면에서는 거리낌 없어지고 어떤 면에서는 의뭉스러워진다. 뭔가를 소유하고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 이뤄야 한다는 의무감이 가득하다. 대화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깊이는 얕아진다. 진심을 표현하는 게 어렵고 가벼운 수긍이나 농담으로 눙 치는 경우가 늘었다. 사느라 그런 거라고, 고단해서 그런 거라고 여기면서도 돌아서면 내심 서럽고 웅크러진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 속 단편을 읽으면서 그런 기분을 느꼈다. 작가와 함께 나이를 들고 작가가 그려낸 소설 속 인물이 전혀 남 같지 않음이 반가우...

10점
긍정에너지의 위력이 이정도일 줄이야 - 기진맥진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
저자를 처음 본것은 '천재견 토리' 라는 쇼츠 영상에서다. 강아지가 우리집 개와 똑같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던 거다. ('말티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 다만 우리집 개보다 훨씬 작고, 우리 개도 똑똑한 편인데 훨씬 더 똑똑했다. (그러니까 천재견이라는 영상을 찍었겠지?) 개의 재롱에 웃다가 그제서야 개아빠 한솔씨한테 눈길이 갔다. 그가 개와 대화중 지나가듯 자신의 눈이 안보인다고 말했을 때 깜짝 놀랐다. 아 시각장애인이구나. 근데 엄청 밝고 유쾌하시며 움직임도 자연스러우시네. 그런 생각을 했다. 이후로도 토리 쇼츠는 종...

10점
[마이리뷰] 백년보다 긴 하루 - 곰돌이
<백년보다 긴 하루>
최근에 박완서 작가님의 <기나긴 하루>를 읽으면서 얼마나 삶의 무게와 고민이 깊은 하루이길래 제목마저 기나긴 하루가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이번에는 백 년보다 더 긴 하루란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소설은 카자흐스탄의 초원에 있는 간이역에서 성실한 노동자인 ‘예지게이’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까잔갑’의 장례를 위해 끝없이 펼쳐진 사막 위에 장례 행렬을 인도하며, 지난 삶을 회상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이 사는 광대하고 척박한 사막, 사로제끄 마을은 세계대전의 참상으로...

10점
내게 고도는? - chkim4199
<고도를 기다리며>
가끔 아내가 하는 말이 뭘 뜻하는지 모르겠지만 '알았어'라고 대답한다. 일단 대답해 놓고 속뜻을 알려고 노력해 보지만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좀 그렇다. 그런데 그냥 뭐 모르는 채 아니면 내가 생각한 대로 해석하고 지내도 우리 사이에 별일은 없다.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내 이런 상황과 비슷하다. 뭘 이야기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일단 대답해놓고 뭘 의미하는지 찬찬히 살펴봐도 되는 작품이다. 뭐 꼭 뭔지 몰라도 아니면 내 나름대로 해석해도 괜찮다.'시골길,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저녁.에...

10점
화학으로, 문학으로 빛난다 - 풀꽃선생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우리는 흔히 자연/천연의 것은 좋은 것인데 현대인의 삶은 화학물질과 화공약품에 뒤덮여 사느라 비참한 것처럼 말한다. 나 역시 욕실과 화장대에 가득한 좋은 물건들을 열심히 사용하면서 ‘그런데 저것들은 모두 화학물질 ‘범벅’이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화학에 대해 그렇게 일천한 생각을 가진 게 고작인 내가 화학자가 쓴 에세이를 읽었다. 요즘엔 왜 이렇게 장르를 합종하는 멋진 에세이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다루는 분야는 전문적인데 얼마나 문학적인 필치로 그것들을 옮겨 담는지, 게다가 그 안에는 얼마나 인간적인 서사들이 담기는지, 세월이...

10점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정지음 - 돼쥐보스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내 마음 나조차 몰라. 정말 몰라의 요즘이다. 괜히(진짜 괜히 왜 그럴까) 마음이 푹 가라앉고 있다.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바로 후회한다. 이게 맞는 걸까 고민을 해보지만 맞지 않을 걸 알기에 선택의 후회는 더 깊다. 번복은 어렵고 좌절은 쉽다. 내일, 미래, 앞으로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게 두렵다. 5년, 6년, 20년 후의 미래는 아득해서 울고만 싶다.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책 정지음의 신간 에세이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를 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지금의 내 상황으로서. 제목에서 알았다. 지금 나는 망하는 중인데...

8점
스피노자의 거미 - fg4729
<스피노자의 거미>
이 책은 자연 생태계와 인간 사회의 구성 원리를 비교하는 책입니다.『스피노자의 거미』는 “자연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며, 자연을 단순히 적자생존과 승자독식의 전쟁터로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저자는 제한된 자원이 소수의 생물에 의해 독점되기보다는 비교적 고르게 분배됨으로써 다양한 생물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의 원리를 ‘자연의 민주주의’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종과 개체 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쟁과 다툼이라는 현실을 외면하며 자연을 이상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연을 오직 적자...

8점
[마이리뷰] 싯다르타 - 물감
<싯다르타>
나는 언제나 참여하는 쪽이 아니라 관람하는 쪽이었다. 감정과 의욕은 있었지만 다스리고 표현할 줄 몰라서 항상 울타리 밖을 맴돌았고,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직관이 발달한 케이스였다. 알다시피 직관적인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도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을 쏟는 편이며, 버릇 같은 의미 부여와 습관적인 본질 파악으로 스스로를 학대하는 젠틀한 사디스트라고 볼 수 있다. 한창 성장기일 때만 해도 다들 나랑 똑같은 줄 알았는데, 말로만 들었던 잔잔한 돌아이가 나였다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나의 ‘남다름‘을 감추고 살아봤지만 ...

10점
절망으로 돌아오는 ‘뫼비우스의 띠’ - 그레이스
<사탄탱고>
청각적 시각적 이미지들이 상징과 묵시를 만들어 낸다. 무엇이 진실이고, 내가 알고 믿고 있는 것들은 과연 실제로 있는가? 도무지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일들은 일어나지만 사람들은 믿지않고, 허상에서 의미와 암시를 받는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세계를 오독하고 오해함으로 오류를 행한다. 종소리아침에 종소리를 듣고 깨어나는 후터키의 장면은 카프카의 『소송』을 떠올리게 한다. 아침에 눈을 뜬 요제프 K 앞에 나타난 검은 색 재킷을 입은 낯선 남자들처럼(『소송』 카프카), 종탑이 없는 마을에서 종이 울리는 것은 기이하다. 후...

8점
그림 속 인물을 통해 본 합스부르크 집안의 역사 - kinye91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흥미로운 기획이다. 역사를 딱딱한 객관적 서술로 하지 않고 그림을 통해서 서술하다니... 특히 그림으로 표현된 인물들을 통해서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흥미로운 사실들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합스부르크, 합스부르크라고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잘 알지 못했던 한 왕가의 역사를 훑어주고 있어서 좋다.총 12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림 12장을 통해 합스부르크 역사를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그림이 12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된 그림들이 제시되고 있어서, 명...

10점
나 홀로 누수소송을 읽고... - 즐라탄이즐라탄탄
<나 홀로 누수소송>
소송이라는 건 가급적 안하는 게 정신 건강에 가장 좋겠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과실로 인해 재산상에 피해를 입었을 때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아야 하는 경우 도저히 상대방과 협의가 안된다는 등의 이유로 피치못하게 법적 대응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의 대표적인 사례로 누수로 인한 분쟁을 들 수 있다.저자는 누수전문변호사로 자신이 직접 누수와 관련된 민사소송을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누수 소송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해배상청구 금액이 소액이다보니 변호사 비용이나 감정비용 ...

10점
첩보 소설의 문학적 금자탑 - yamoo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 카레 소설은 헌책방에서 발견하는 즉시 한 권씩 구매했다. 그 결과 번역본을 거의 다 갖추게 됐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너무도 재밌게 봐서 원작 소설을 찾아 보고 르 카레 전집을 구입하기 소망했다. 그리고 영화를 본 지 약 8년 만에 번역본을 거의 다 소장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르 카레 전집을 생각나는 대로 읽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에이전트 러너>를 읽은 게 약 2년 전이다. 총 6 작품을 읽었다. 로버트 러들럼과는 결이 다른 재미다. 독서토론 때문에 <추운 나라에서...

10점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 카타유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2024년에 동유럽을 여행했습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도착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 잘츠부르크, 할슈타트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원래 동유럽의 의미는 소련에게 지배당하는 공산국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한 국가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입장에서 억울하지만, 동유럽 여행 패키지에 오스트리아가 포함됩니다. 패키지 여행을 하는 동안 방문하는 장소마다 합스부르크 가문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도시, 궁전, 사냥터, 미술 작품, 건축 등을 구경했습니다. 여행 전에 합스부르크 가...

호프부르크 궁전은 합스부르크 가문의 겨울 궁전이었고, 지금은 빈의 주요 관광 명소이다. - P15


8점
나사의 회전 - 베터라이프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는 1843년 4월, 미국 뉴욕의 맨해튼 자치구, 워싱턴 스퀘어 인근 워싱턴 플레이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헨리 제임스 시니어와 메리 월시로, 부친은 총명하고 거기에 호감가는 인물로 강사이자 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친인 메리는 뉴욕시에 오랫동안 정착한 부유한 집안 출신의 여식이었습니다. 이런 헨리는 사남일녀 가운데 둘째로, 한 살 위인 윌리엄과 남동생인 가스 윌킨슨, 로버트슨이 있었습니다. 헨리가 한 살이 되기 전에 그의 부친은 워싱턴 플레이스의 집을 팔고 가족 모두를 데리고 유럽으로 기한 없던 이주를 ...

이 풍채 좋고 단순하고 소박하고 깔끔하며 건전한 아낙, 그로스 부인이 무척 반가운 나머지 너무 티를 내지 않으려고 확연히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음을 인지하기까지는 도착 후 반 시간도 안 걸렸다.


10점
우리 모두 저마다의 고민과 아픔 어려움을 겪으며 힘겨운 나날을 살아 가고 있다. - scott
<나목>
1932년 조선 미술전에서 유화 작품으로 첫 입선 한 박수근은 4년 뒤에 소묘 작품으로 두 번째 입선을 한다.제 15회 선전 출품작 <일하는 여인>박수근,1936당시 심사 위원 중 한 명이였던 일본인 다나베는 박수근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가를 했다.'데생 위에 엷은 색채를 칠해 놓고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았다. 소묘 담채란 이런 것이다.'일본인 심사 위원 다나베와 달리 한국 심사위원들은 박수근의 작품에 대해 저 마다 혹평을 날렸다.-어설프게 서양 화풍을 따라 했는지 인물이 화면 중심에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안정...

8점
얼마나 천사 같은가 - 망고
<얼마나 천사 같은가>
1962년에 출간된, 캘리포니아가 배경인 추리 소설이다. 작가 마거릿 밀러는 그 시절 다작하는 추리소설 작가로 꽤나 유명했던 것 같은데, 나는 이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 사실 추리소설을 딱히 즐기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시대의 추리 소설로는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 정도만 재미있게 읽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번역된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들을 다 읽긴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나... 내가 이래서 추리 소설을 잘 안 읽는 거다. 읽을 당시에는 도파민이 터져서 재미있게 읽는데, 조...

10점
나를 스쳐간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 봄밤의 모든 것 - 백수린 - 키치
<봄밤의 모든 것>
인생은 예측불허다. 그래서 괴롭지만 그래서 즐겁기도 하다. 백수린의 소설집 <봄밤의 모든 것>에는 인생의 예측불허한 면 때문에 기대하지 않은 경험을 하고 예상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나온다. <아주 환한 날들>의 70대 여성 '옥미'는 사위가 맡기고 간 앵무새 때문에 뜻밖의 시간을 보낸다. 처음에는 사이도 좋지 않은 딸 부부가 혼자 사는 자신의 집에 낯선 새를 맡기고 간 게 마뜩잖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정성을 다해서 생명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니 오래전 딸을 키우던 때가 생각이 나기도 ...

10점
박경리선생의 일본론, 일본산고 - 차트랑
<일본산고>
[[[ 일본을 이웃으로 둔 것은 우리 민족의 불운이었다. - 일본 산고 ]]]손에 쥐는 순간, 끝장을 보게되는 책들이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특히 무협지가 그랬다. 대입을 나름 잘 끝내고, 지금처럼 추운 겨울 날, 방안에 틀어박혀서는 그동안 읽고 싶었던 무협지를 빌려와 쌓아 놓고 읽었다. 밥때도 잊었고, 잠도 잊었다. 그러기를 한 달, 드디어 코피를 쏟으며 앓아 누웠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께서 정비석 삼국지를 읽으시며 코피를 쏟으실때 알아봤어야 했는데....나에게는 무협지못지 않게 끝장을 보게되는 책들이 있다. 그 중 하...

10점
안개가 걷히고 들꽃 화관이 떠내려가는 풍경 - 라벤더
<뜻밖의 카프카>
​ 첫 인상은 평생 간다고 했던가. 처음부터 던지는 궁금증을 반기며 표지를 찬찬히 훑어본다. 멀리서 능선에 걸린 해가 보인다. 여명인지 해거름인지 모를 해는 하늘과 땅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언덕 정상에는 웅장한 성곽이 돌올하다. 성 쪽으로 난 구불구불한 오솔길 하나가 선명하다. 은은하면서도 감각적인 파스텔 색조의 책 표지다. 누가 봐도 단번에 카프카의 성을 연상하게 한다. 그 성을 바라보고 서 있는 한 사람, 아마 작가 자신이라 생각된다. 왜 작가는 첫 장을 펼치기도 전에 망연히 성을 바라보는 일로, 입을 열기 시작했을까. ...

6점
어쨌든 인공지능이 대세다 - 페넬로페
<먼저 온 미래>
언젠가 네이버에 ‘일론 머스크’가 한 말이 올라와 읽은 적이 있다. 머스크의 말이 약간 생뚱맞았는데, 거기에 달린 댓글 하나가 강렬해 잊혀지지 않는다. ‘저 미친X이 하는 말이 나중엔 다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머스크가 한 말처럼 설마 했던 일이, 인간의 상상이라고만 여겨졌던 것들이 지금 우리 눈앞에 버젓이 실현되고 있다. 단숨에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 바둑의 원리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완패(물론 5국 중 이 9단이 1승은 챙겼지만)했을 때 나 또한 충격이 컸다. 바둑은 결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8점
세상에 의인이 없으니 - 레삭매냐
<이처럼 사소한 것들>
책장 정리를 하면서 남길 책과 떠나보낼 책을 고르느라 연초부터 마음이 분주하다. 한 번 읽고 나서 다시 읽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책들은 눈 딱 감고 정리했다. 그리고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전에 교보문고에서 한 번 읽고 나서 동네책방 책모임 도서로 선정되어 결국 샀다지. 동네책방에서는 연독을 하는데, 읽다 말았나 보다. 그리고 정리 도서 대상으로 지목되어 어제 정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읽었다. 때는 1985년, 올해 39세의 석탄 목재상 빌 펄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처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