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헤르만 헤세 선집 7), 윤순식 옮김, 현대문학, 2013.

 

im bloßen Hemde = 단지 속옷 차림으로

 

여기서 bloß드러 내놓은, 벌거벗은아 아니라 다만 그것만의라는 뜻.

 

독일어 원문: Mit dem brennenden Span in der Hand stöberte Goldmund weiter und fand im selben Raum, auf der Schwelle zu einer hinteren Stube, noch eine Leiche hegen, einen Knaben von vielleicht acht oder neun Jahren, mit verschwollenem, entstelltem Gesicht, im bloßen Hemde.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들고서 골드문트는 계속해서 방안을 뒤져보았다. 같은 공간에서 뒤쪽 방으로 통하는 문지방 위에 또 하나의 시체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덟이나 아홉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얼굴은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속옷은 걷어부친 채였다.(임홍배:307)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들고서 골드문트는 계속해서 방안을 뒤져보았다. 같은 공간에서 뒤쪽 방으로 통하는 문지방 위에 또 하나의 시체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덟이나 아홉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얼굴은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속옷만 입은 채였다.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든 채 골드문트는 계속해서 방 안을 살펴보았다. 뒷방으로 통하는 문지방 위에 또 하나의 시체가 가로놓여 있었다. 여덟 살이나 아홉 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얼굴은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속옷은 벗겨져 있었다.(윤순식:297)

 

불이 붙은 장작개비를 든 채 골드문트는 계속해서 방 안을 살펴보았다. 뒷방으로 통하는 문지방 위에 또 하나의 시체가 가로놓여 있었다. 여덟 살이나 아홉 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얼굴은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속옷만 입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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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헤르만 헤세 선집 7), 윤순식 옮김, 현대문학, 2013.

 

ein rotes Tuch um den Kopf = 머리에 두른 빨간 수건

 

독일어 원문: [...] langsam ging er weiter, bald kam sie nach, noch vor dem Tore holte sie ihn ein, ein kleines Bündel in der Hand, ein rotes Tuch um den Kopf.

»Wie heißt du denn?« fragte er sie.

»Lene. Ich komme mit dir. Oh, es ist so schlimm hier in der Stadt, alle sterben. Nur fort, nur fort!«

 

 

[=골드문트]는 천천히 걸어갔고,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그녀는 손에 작은 보자기를 들고 목에는 빨간 목도리를 감고 있었다.

이름이 뭐요?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함께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임홍배:318)

 

[=골드문트]는 천천히 걸어갔고,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성문에 이르기 전에 그녀는 골드문트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손에 작은 보자기를 들고 머리에는 빨간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름이 뭐요?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함께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

 

그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자,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성문 앞에 이르기 전에 그녀는 골드문트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작은 보따리를 손에 들고, 목에는 빨간 목도리를 감고 있었다.

이름이 뭐에요?” 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같이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가 죽어 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윤순식:308)

 

그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자,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성문 앞에 이르기 전에 그녀는 골드문트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작은 보따리를 손에 들고, 머리에는 빨간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름이 뭐에요?” 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같이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가 죽어 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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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헤르만 헤세 선집 7), 윤순식 옮김, 현대문학, 2013.

 

Katzenloch = (문 아래쪽의) 고양이 출입구멍 (=chatière)

 

독일어 원문: [...] sein Gesicht sagte nichts, aber seine Lage über der Schwelle samt den festgeballten Kinderfäusten verkündete viel: ratloses Leid, hilfloses Sichwehren gegen unerhörte Schmerzen. Dicht neben seinem Kopf war in die Tür ein Katzenloch gesägt.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막손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의지할 데 없는 고통의 흔적과 극한의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 엿보였던 것이다. 소년의 머리가 바짝 닿아 있는 문짝에는 고양이가 이빨로 물어뜯은 구멍이 나 있었다.(임홍배:309)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막손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의지할 데 없는 고통의 흔적과 극한의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 엿보였던 것이다. 소년의 머리가 바짝 닿아 있는 문짝에는 고양이가 드나드는 구멍이 나 있었다.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그만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었다. 소년의 머리 바로 옆의 문짝에는 고양이가 이빨로 물어뜯은 구멍이 나 있었다.(윤순식:298)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그만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었다. 소년의 머리 바로 옆의 문짝에는 고양이가 드나드는 구멍이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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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헤르만 헤세 선집 7), 윤순식 옮김, 현대문학, 2013.

 

Mulde = 땅이 우묵한 곳

 

Lache = 웅덩이

 

두 번역자 모두, 같은 오독을 했다.

 

독일어 원문: [...] es mußte der Bauer sein. Sein eingesunkenes Gesicht schimmerte fahl in unvertrauten Todesfarben, ein Arm hing bis zum Boden herab, dort lag umgeworfen und ausgelaufen ein irdener Wasserkrug, das zerronnene Wasser war vom Boden noch nicht ganz verschluckt, es war gegen eine Mulde gelaufen, in der stand noch eine kleine Lache.

 

 

농부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낯선 죽음의 색깔로 흐릿한 빛깔을 띠고 있었으며, 한쪽 팔은 바닥으로 늘어뜨린 채였다. 방바닥에는 질그릇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고, 흘러나온 물은 아직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도 않은 채 쟁반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쟁반에는 작은 홈이 패여 있었다.(임홍배:308)

 

농부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낯선 죽음의 색깔로 흐릿한 빛깔을 띠고 있었으며, 한쪽 팔은 바닥으로 늘어뜨린 채였다. 방바닥에는 질그릇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고, 흘러나온 물은 아직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도 않은 채 약간 낮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거기에는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집주인이 틀림없었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희뿌연 죽의 빛을 발산하고 있었고, 한쪽 팔은 바닥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방바닥에는 흙으로 빚은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고, 거기서 흘러내린 물은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 못한 채 쟁반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쟁반에는 작은 홈이 패여 있었다.(윤순식:297)

 

집주인이 틀림없었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희뿌연 죽의 빛을 발산하고 있었고, 한쪽 팔은 바닥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방바닥에는 흙으로 빚은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고, 거기서 흘러내린 물은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 못한 채 약간 낮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거기에는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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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아름다움의 구원, 이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6(5).

 

 

이재영 선생님께

 

 

저자 한병철의땅의 예찬출간 소식에, 관심이 생겨 기존 번역본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번역한 위 책, 25쪽 번역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카메라에 나타나는 자연은 눈에 보이는 자연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So wird handgreiflich, daß es eine andere Natur ist, die zu der Kamera als die zum Auge spricht.

 

 

잘 아시겠지만, 이는 발터 벤야민의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혹시 한병철이 인용한 벤야민의 문장을 번역하면서, 이를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기존 번역본들에서 찾아보셨는지요?

 

 

따라서 카메라에 나타나는 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임이 분명하다.(반성완)

 

따라서 카메라에 나타나는 것은 육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성질의 것임이 분명하다.(최성만)

 

이렇게 볼 때 카메라를 통해서 나타나는 것과 육안을 통해서 포착되는 것은 다른 성질의 것이라는 점이 쉽게 이해될 수 있겠다.(차봉희)

 

 

여기서 eine Natur자연이 아니라, ‘성질’, 또는 특성입니다.

 

자연(自然), 정관사 die와 함께 씁니다: die Natur.

 

 

위 번역문은 이렇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카메라에 나타나는 특성은 눈에 보이는 특성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인용문이 나올 경우, (번역본이 존재한다면) 기존 번역본에서 해당 문장의 번역을 살펴보고 번역하는 것도 좋은 번역 방법일 것입니다.

 

 

뿔뿔이 흩어져 개별자로 남아 오독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선학 번역자들의 텍스트 이해와 그 결과물들을 (경우에 따라서는 비판적으로) 공유하고 축적하고 계승하면, 좋겠습니다.

 

 

2018. 3. 20.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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