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 여기에는 의무도 없고 계약도 필요없어. 자네는 언제라도 다시 떠날 수 있네. 자네기 내 조각칼 몇 개쯤 부러뜨려도 그만이고, 나무 막대기를 몇 개쯤 망가뜨려도 상관없어. 그렇게 해서 목공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곧장 다른 일을 해도 좋아, 이런 조건에 만족할 수 있겠나?(248)

[...] 여기에는 의무도 없고 계약도 필요없어. 자네는 언제라도 다시 떠날 수 있네. 자네기 내 조각칼 몇 개쯤 부러뜨려도 그만이고, 조각 통나무몇 개쯤 망가뜨려도 상관없어. 그렇게 해서 나무 조각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곧장 다른 일을 해도 좋아, 이런 조건에 만족할 수 있겠나?

 

독일어 원문: »[...] Es geschieht ohne Verpflichtung und Vertrag, du kannst zu jeder Stunde wieder gehen. Du kannst bei mir ein paar Schnitzmesser zerbrechen und ein paar Holzklötze verderben, und wenn es sich zeigt, daß du kein Holzschnitzer bist, mußt du dich eben zu anderem wenden. Bist du damit zufrieden?«

 

Holzklotz = 통나무

 

단어를 바로잡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이틀 밤낮이 지나서야 골드문트는 숲을 벗어났다. [...] 그는 그늘진 보리수 아래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물 흐르는 소리에 넋을 잃고 귀를 기울였다. 물은 목재 홈통에서 흘러나와 길쭉한 나무 함지박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시원한 단물을 들이켜고는 라일락 사이로 초가지붕 두엇이 눈에 들어오자 반가웠다. 라일락 열매는 벌써 까맣게 익어 있었다.(146-147)

 

이틀 밤낮이 지나서야 골드문트는 숲을 벗어났다. [...] 그는 그늘진 보리수 앞에서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물 흐르는 소리에 넋을 잃고 귀를 기울였다. 물은 목재 홈통에서 흘러나와 길쭉한 나무 함지박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시원한 단물을 들이켜고는 블랙엘더베리 위로 솟은 초가지붕 두엇이 눈에 들어오자 반가웠다. 블랙엘더베리 열매는 벌써 까맣게 익어 있었다.

 

독일어 원문: Erst nach zwei Tagen und zwei Nächten kam er aus dem Walde heraus. [...] stand er plötzlich vor einem schattigen Lindenbaum, hörte entzückt die Melodie eines Brunnens, dessen Wasser aus hölzerner Röhre in einen langen Holztrog fiel, trank kaltes köstliches Wasser und sah mit Freude ein paar Strohdächer aus den Holundern ragen, deren Beeren schon dunkel waren.

 

Holunder = 블랙엘더베리

 

학명 = Sambucus nigra L.

 

라일락 = Flieder

 

학명 = Syringa vulgaris

 

단어와 문장을 바로잡았다.

 

 

 

블랙엘더베리 나무와 열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돌프가 골드문트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돌프는 그가 주먹질로 첫 대면을 했던 바로 그 생도였는데, 골드문트는 지난겨울에 그 친구와 함께 저녁 식사 후 자유 시간을 잡아 유클리트 기하학 공부를 시작했었다. 자유 시간이 되면 생도들은 공동 침실에서 놀거나 생도 휴게실에서 잡담을 나누거나 수도원 외곽의 뜰에서 산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35, 띄어쓰기 수정인용)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아돌프가 골드문트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돌프는 그가 주먹질로 첫 대면을 했던 바로 그 생도였는데, 골드문트는 지난겨울에 그 친구와 함께 유클리드 기하학 공부를 시작했었다. 그때는 저녁 식사 후, 자유 시간이었다. 자유 시간이 되면 생도들은 공동 침실에서 놀거나 생도 휴게실에서 잡담을 나누거나 수도원 외곽의 뜰에서 산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일어 원문: Da sprach eines Abends Adolf ihn an, jener Schüler, dessen erste Begegnung mit ihm damals ein Faustkampf gewesen war und mit dem er in diesem Winter den Euklid zu studieren begonnen hatte. Es war in der Stunde nach dem Abendessen, einer Freistunde, in der das Spielen in den Dormenten, das Plaudern in den Schülerstuben und auch das Spazieren im äußern Klosterhof erlaubt war.

 

es war in der Stunde nach dem Abendessen, einer Freistunde

 

= 그때는 저녁 식사 후, 자유 시간이었다

 

 

자유 시간 = 유클리드 기하학을 공부한 시간이 아니라, 아돌프가 골드문트에게 말을 붙인 때.

 

문장을 바로잡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사실 골드문트와의 우정이 아무리 유혹적이라 해도 그것은 위험한 조짐으로 다가왔으며, 자기 생활의 핵심이 그런 위태로운 우정 때문에 흐려지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핵심은 정신을 도야하고 언어를 탐구하는 일이었으며, 또한 스스로의 이익을 포기하고 조용한 가운데 우월한 정신으로, 자기한테 맡겨진 생도물론 그에게 맡겨진 생도만은 아니었지만들을 숭고한 정신적 목표로 인도하는 일이었다.(35)

 

사실 골드문트와의 우정이 아무리 유혹적이라 해도 그것은 위험한 조짐으로 다가왔으며, 자기 생활의 핵심이 그런 위태로운 우정 때문에 흐려지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핵심은 정신에 봉사하고 하느님 말씀에 봉사하는 일이었으며, 또한 자기한테 맡겨진 생도물론 그에게 맡겨진 생도만은 아니었지만들을 숭고한 정신적 목표로 조용하고 침착하게, 스스로의 이익을 포기하며 인도하는 일이었다.

 

독일어 원문: Nein, mochte die Freundschaft mit Goldmund noch so verlockend sein, sie war eine Gefahr, und den Kern seines Lebens durfte er von ihr nicht berühren lassen. Der Kern und Sinn seines Lebens war der Dienst am Geist, der Dienst am Wort, war das stille, überlegene, auf eigenen Nutzen verzichtende Führen seiner Schüler und nicht nur seiner Schüler zu hohen geistigen Zielen.

 

Dienst am Geist= 정신에 대한 봉사

 

Dienst am Wort = (하느님) 말씀에 대한 봉사 (= Predigt = 설교)

 

 

여기서 Wort는 일반적인 언어가 아니라, ‘하느님 말씀’.

 

 

das stille, überlegene, auf eigenen Nutzen verzichtende Führen

 

= 조용하고 침착하게, 스스로의 이익을 포기하며 인도하기

 

 

단어와 문장을 바로잡았다.

 

 

129쪽의 번역문을 볼 것:

 

친구는 자신의 젊음과 가슴과 감성을 십자가에 못박아 제물로 바치고, 순종을 요구하는 엄격한 가르침에 따르지 않았던가. 오직 정신에만 봉사하고 온전히 하느님 말씀을 받드는 종이 되기 위하여!

 

[...] seine Jugend, sein Herz, seine Sinne ans Kreuz schlug und zum Opfer brachte und sich der strengsten Schule des Gehorsams unterzog, um nur dem Geiste zu dienen und ganz zum minister verbi divini zu werde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게다가 그는 수습 교사로서 비록 교사의 위치에 있긴 해도 아직 그 직함이나 권위는 없었기에 그만큼 각별한 주의와 분별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르치스는 자기보다 불과 몇 살 아래인 소년을 마주 대할 때면 마치 스무 살쯤은 더 나이 든 것처럼 처신하는 데 익숙해 있었고, 또 어떤 학생도 편애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 생도에게는 억지로라도 각별히 신경을 써주고 공정하게 대하고자 늘상 미음을 다졌다.(34)

 

게다가 그는 수습 교사로서 비록 교사의 위치에 있긴 해도 아직 그 직함이나 권위는 없었기에 그만큼 각별한 주의와 분별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르치스는 자기보다 불과 몇 살 아래인 소년들 마주 대할 때면 마치 스무 살쯤은 더 나이 든 것처럼 처신하는 데 익숙해 있었고, 또 어떤 학생도 편애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 생도에게는 억지로라도 각별히 신경을 써주고 공정하게 대하고자 늘상 미음을 다졌다.

 

독일어 원문: Außerdem war er als Lehrgehilfe, der im Rang eines Lehrers stand, ohne doch dessen Amt und Autorität zu haben, an besondere Vorsicht und Wachsamkeit gewöhnt. Er war daran gewöhnt, den um wenige Jahre Jüngeren gegenüberzustehen, als sei er zwanzig Jahre älter, er war daran gewöhnt, sich jede Bevorzugung eines Schülers streng zu verbieten, sich gegen jeden ihm widerwärtigen Schüler zu besonderer Gerechtigkeit und Fürsorge zu zwingen.

 

den Jüngeren gegenüberstehen = 소년들을 대하다

 

 

단수로 쓸 경우, 골드문트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음.

 

단어를 바로잡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