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골드문트는 귀리를 훑어서 씹었다. 예정된 땅이 그를 다정하게 마주보고 있었다. 숲의 오랜 황량함이 끝나고 모든 사물이, 오솔길과 귀리, 한창때가 지나 빛이 바랜 패랭이꽃들이 사람 냄새를 풍기는 정겨운 분위기로 그를 맞아주었다. 이제 골드문트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147)

 

골드문트는 호밀을 꺾어서 씹었다. 경작된 땅이 그를 다정하게 마주보고 있었다. 숲의 오랜 황량함이 끝나고 모든 사물이, 오솔길과 귀리, 한창때가 지나 빛이 바랜 선옹초들이 사람 냄새를 풍기는 정겨운 분위기로 그를 맞아주었다. 이제 골드문트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독일어 원문: Goldmund pflückte Roggen und kaute, freundlich blickte das bestellte Land ihn an, menschlich mutete und gesellig nach der langen Waldwildnis alles ihn an, das Wegchen, der Haber, die verblühten weißgewordenen Kornnelken. Nun würde er zu Menschen kommen.

 

Roggen = 호밀

 

학명 = Secale cereale

 

bestellt = 경작된

 

오독(誤讀):

 

주문하다’, ‘예약하다는 뜻을 그대로 적용했다.

 

Kornnelke = Kornrade = 선옹초

 

학명 = Agrostemma githago

 

단어와 문장을 바로잡았다.

 

 

 

호밀

선옹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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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여보게골드문트가 말했다.나는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네. [...] 어머니에 대해 말하던 참이었지. 어머니의 손길이 내 가슴을 둘러싸고 있다고. 여러 해 전부터 어머니의 손가락을 만드는 일이 가장 하고 싶은 신비로운 소망이 되었다네. 어머니의 손가락은 모든 형상 가운데 가장 성스러운 형상이었네. 손가락을 언제나 품고 다녔네. 사랑과 신비가 가득한 모습이었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의 손가락을 만들지도 못하고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 참기 힘들었지.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생각까지 했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놀랍게도 나는 어머니의 손가락과 늘 함께 있었던 걸세. 내 손으로 어머니의 손가락을 형상화하기는커녕 어머니의 손가락이 나를 만들어주신 걸세. 그녀는 내 심장에 손을 대어 심장을 떼어내고 나를 비워주셨던 거야. 그래서 나를 죽음까지 인도하시는 걸세. 나와 더불어 나의 꿈도 죽을 테고, 아름다운 형상, 위대한 어머니 이브의 모습도 사라지겠지. [...](476-477)

 

→「여보게골드문트가 말했다.나는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네. [...] 어머니에 대해 말하던 참이었지. 어머니의 손가락이 내 가슴을 둘러싸고 있다고. 여러 해 전부터 어머니의 만드는 일이 가장 하고 싶은 신비로운 소망이 되었다네. 어머니의 모든 형상 가운데 가장 성스러운 형상이었네. 언제나 품고 다녔네. 사랑과 신비가 가득한 모습이었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의 만들지도 못하고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 참기 힘들었지.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아무 소용도 없다는 생각까지 했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정말 놀랍게도 나는 어머니의 늘 함께 있었던 걸세. 내 손으로 어머니를 형상화하기는커녕 어머니가 나를 만들어주신 걸세. 그녀는 내 심장에 손을 대어 심장을 떼어내고 나를 비워주셨던 거야. 그래서 나를 죽음까지 유혹하시는 걸세. 나와 더불어 나의 꿈도 죽을 테고, 아름다운 형상, 위대한 어머니 이브의 모습도 사라지겠지. [...]

 

독일어 원문: »Mein Lieber«, flüsterte er, »ich kann nicht bis morgen warten. [...] Ich wollte dir von der Mutter erzählen, und daß sie ihre Finger um mein Herz geschlossen hält. Es ist seit manchen Jahren mein liebster und geheimnisvollster Traum gewesen, eine Figur der Mutter zu machen, sie war mir das heiligste von allen Bildern, immer trug ich es in mir herum, eine Gestalt voll Liebe und voll Geheimnis. Vor kurzem noch wäre es mir ganz unerträglich gewesen zu denken, daß ich sterben könnte, ohne ihre Figur gemacht zu haben; mein Leben wäre mir unnütz erschienen. Und nun sieh, wie wunderlich es mir mit ihr gegangen ist: statt daß meine Hände sie formen und gestalten, ist sie es, die mich formt und gestaltet. Sie hat ihre Hände um mein Herz und löst es los und macht mich leer, sie hat mich zum Sterben verführt, und mit mir stirbt auch mein Traum, die schöne Figur, das Bild der großen Eva-Mutter. [...]«

 

Finger = 손가락

 

Figur = ()

 

착독 + 오독:

 

FigurFinger로 잘못 읽었다.

 

단어와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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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여름이 갔다. 양귀비와 달구지국화, 선옹초와 아스터도 시들어 사라졌고, 연못의 개구리도 조용해졌다. 황새도 높이 날아올라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무렵 골드문트가 돌아왔다.(462)

 

여름이 갔다. 양귀비와 수레국화, 선옹초와 향기별꽃 시들어 사라졌고, 연못의 개구리도 조용해졌다. 황새도 높이 날아올라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무렵 골드문트가 돌아왔다.

 

독일어 원문: Der Sommer ging hin, Mohn und Kornblume, Rade und Sternblume welkte und schwand, still wurden die Frösche im Weiher, und die Störche flogen hoch und bereiteten sich zum Abschied. Da kam Goldmund wieder!

 

Kornblume = 수레국화

 

학명 = Centaurea cyanus

 

Sternblume = 향기별꽃

 

학명 = Ipheion

 

단어를 바로잡았다.

 

 

 

수레국화

향기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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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저 멀리 아래로는 파란색 타원을 그리며 강이 흐르고 있었고, 도시는 작은 장난감처럼 세워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예배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378)

 

저 멀리 아래로는 파란색 타원을 그리며 강이 흐르고 있었고, 도시는 작은 장난감처럼 세워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독일어 원문: [...[ weit unten in blauem Bogen floß der Strom und lag die Stadt klein wie Spielzeug hingebaut, von dort war kein Ton mehr zu hören als die Geläute zu den Betzeiten.

 

Betzeit = 기도 시간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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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곳에는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그대로 비쳐들었고, 사람 발소리에 놀란 지빠귀들이 덤불 속으로 달아나더니 겁을 먹고 웅크리고 앉아 움푹 들어간 까만 눈으로 둥지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378)

 

그곳에는 앙상한 나무들의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부드럽게 비쳐들었고, 사람 발소리에 놀란 지빠귀들이 덤불 속으로 달아나더니 겁을 먹고 웅크리고 앉아 반짝이는 까만 눈으로 덤불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독일어 원문: Da schien die Sonne lau durch das Gestänge der kahlen Bäume, Amseln flohen vor seinen Schritten ins Gebüsch, saßen scheu geduckt und schauten aus schwarzblanken Augen aus dem Dickicht, [...]

 

• lau = 부드러운, 온화한

 

schwarzblank = 까맣게 반짝이는

 

Dickicht = 덤불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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