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 골드문트, 이제 너는 결코 학자가 되지 않을 거라는 결심을 나한테 털어놓고 싶은 거지?

골드문트는 당연히 오래전에 이미 그런 결심이 섰노라고 동의했다.

나는 이제 너처럼 집요하게 정신의 길을 추구할 생각은 없어골드문트는 반쯤 웃는 표정으로 말했다.(102-103)

 

[...] 골드문트, 너는 결코 학자가 되지 않을 거라는 내 말을 이제 믿겠니?

물론, 골드문트는 오래 전부터 그 말을 믿었고, 그는 그것에 동의했다.

나는 이제 너처럼 집요하게 정신의 길을 추구할 생각은 없어골드문트는 반쯤 웃는 표정으로 말했다.

 

독일어 원문: »[...] Glaubst du mir jetzt, Goldmund, daß du nie ein Gelehrter sein wirst?«

O ja, Goldmund glaubte es längst, er war damit einverstanden.

»Ich bin gar nicht mehr in das Streben nach eurem Geist verbissen«, sagte er, halb lachend.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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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간혹 어떤 희랍어 글자, 가령 세타(θ)나 오메가(Ω) 같은 글자를 쓰면서 펜을 약간 돌려서 써보면 글자가 꼬리를 치면서 물고기가 될 때가 있어. 그러면 순식간에 이 세상의 모든 개천과 강물이 마음속에 떠올라. 뿐만 아니라 시원하고 물기가 있는 모든 것이 떠오르기도 하지. 호머가 항해하던 큰 바다라든지, 고기잡이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로 거듭나던 그 물가도 생각나지.(101-102)

 

간혹 어떤 희랍어 글자, 가령 세타(θ)나 오메가(Ω) 같은 글자를 쓰면서 펜을 약간 돌려서 써보면 글자가 꼬리를 치면서 물고기가 될 때가 있어. 그러면 순식간에 이 세상의 모든 개천과 강물을 생각나게 해. 뿐만 아니라 시원하고 물기가 있는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지. 호메로스가 항해하던 큰 바다라든지, 베드로가 그 위로 걸었던 물도 생각나게 해.

 

독일어 원문: Manchmal schreibe ich irgendeinen griechischen Buchstaben, ein Theta oder Omega, und indem ich die Feder ein klein wenig drehe, schwänzelt der Buchstabe und ist ein Fisch und erinnert in einer Sekunde an alle Bäche und Ströme der Welt, an alles Kühle und Feuchte, an den Ozean Homers und an das Wasser, auf dem Petrus wandelte, [...]

 

an A erinnern = A를 생각나게 하다

 

다음 단어와 구별할 것:

 

sich an A erinnern = A가 마음속에 떠오르다

 

auf dem Wasser wandeln = 물 위로 걷다

 

베드로의 일화는 <신약성경> 마태복음 14장을 볼 것.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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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런가 하면 그 예감은 때때로 어둡게 마음을 옥죄어오기도 했다. 어머니가 다시 자기를 찾아오신 것이다. 오래도록 잃어버리고 있었던 어머니가. 그것은 숭고한 행복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을 유혹하는 부름의 소리는 그를 과연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그곳에는 어떤 불확실한 것, 미로(迷路)처럼 얽힌 것, 견디기 힘든 것, 어쩌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머니의 부름은 아늑하고 평온한 곳, 안전한 곳, 그러니까 수도사의 독방이나 평생을 함께 할 수도원 공동체 같은 곳으로는 그를 데려갈 것 같지 않았다. 그녀의 부름에는 아버지의 명령과는 전혀 아무런 공통점도 없었다.(96)

 

그런가 하면 그 예감은 때때로 어둡게 마음을 옥죄어오기도 했다. 어머니가 다시 자기를 찾아오신 것이다. 오래도록 잃어버리고 있었던 어머니가. 그것은 숭고한 행복이었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유혹하는 부름의 소리는 그를 과연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그곳에는 어떤 불확실한 것, 미로(迷路)처럼 얽힌 것, 견디기 힘든 것, 어쩌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머니의 부름은 아늑하고 평온한 곳, 안전한 곳, 그러니까 수도사의 독방이나 평생을 함께 할 수도원 공동체 같은 곳으로는 그를 데려갈 것 같지 않았다. 그녀의 부름에는 아버지의 명령과는 전혀 아무런 공통점도 없었다.

 

독일어 원문: Oft war die Ahnung beseligend, hielt ihn halbe Nächte wach wie eine süße Verliebtheit; oft auch war sie dunkel und tief beklemmend. Die Mutter war wieder zu ihm gekommen, die lang Verlorene; das war ein hohes Glück. Aber wohin führte ihr lockender Ruf? Ins Ungewisse, in Verstrickung, in Not, vielleicht in den Tod. Ins Stille, Sanfte, Gesicherte, in Mönchszelle und lebenslängliche Klostergemeinschaft führte sie nicht, ihr Ruf hatte nichts gemein mit jenen väterlichen Geboten, [...]

 

ihr lockender Ruf = 그녀의 유혹하는 부름

 

= 어머니의 유혹하는 부름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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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사이에 나르치스한테는 얼마 전부터 모종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수련 과정을 마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골드문트와의 체험을 겪은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마는 어떻든 그는 혼자 틀어박혀서 고행을 하고 정신적 단련을 쌓아야 할 필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던 것이다. 금식을 하면서 오랫동안 기도를 드리고 자주 참회를 하고 자발적으로 고해를 하고픈 충동이 일기 시작했다.(95)

 

그사이에 나르치스한테는 얼마 전부터, 수련 과정을 마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골드문트와의 체험을 겪은 탓인지는 알 수 없지마는 어떻든 그는 혼자 틀어박혀서 고행을 하고 종교적 단련을 쌓아야 할 필요성이 눈뜨기 시작했던 것이다. 금식을 하면서 오랫동안 기도를 드리고 자주 참회를 하고 자발적으로 고해를 하고픈 충동이 일기 시작했다.

 

독일어 원문: Inzwischen war bei Narziß in jüngster Zeit, sei es mit der Vollendung seines Noviziats oder infolge der Erlebnisse mit Goldmund, ein Bedürfnis nach Zurückgezogenheit, Askese und geistlichen Übungen erwacht, eine Neigung zu Fasten und langen Gebeten, häufigen Beichten, freiwilligen Bußübungen, [...]

 

두 단어를 구별할 것:

 

geistlich = 종교적

 

geistig = 정신적

 

단어를 바로잡고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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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골드문트의 아버지가 잃어버린 아내에 관해 곧잘 이야기하는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내켜하지는 않았지만, 골드문트를 수도원에 맡기면서 수도원장에게 대강의 암시를 주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들이 어머니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골드문트는 그런 이야기를 의식 한켠으로 밀쳐내고 거의 잊어버리도록 교육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그는 어머니의 진짜 모습도 까맣게 망각하고 상실해 버렸다.(92)

 

골드문트의 아버지가 잃어버린 아내에 관해 곧잘 이야기하는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내켜하지는 않았지만, 골드문트를 수도원에 맡기면서 수도원장에게 대강의 암시를 주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아들이 어머니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골드문트는 그런 이야기를 의식 한켠으로 밀쳐내고 거의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 그는 어머니의 진짜 모습도 까맣게 망각하고 상실해 버렸다.

 

독일어 원문: Dies etwa war es, was Goldmunds Vater über sein verlorengegangenes Weib zu erzählen pflegte, obwohl er nicht gerne darauf zu sprechen kam, und Andeutungen davon hatte er bei Goldmunds Einlieferung auch dem Abte gemacht; und dies alles war, als schreckliche Sage, auch dem Sohne bekannt, obwohl er gelernt hatte, es beiseitezuschieben und beinahe zu vergessen. Ganz und gar vergessen und verloren aber hatte er das wirkliche Bild der Mutter, [...]

 

lernen, zu inf. = 익숙해지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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