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는 두렵지 않았다. 레네를 불타는 오두막에 남겨두고 떠나온 이후 죽음이 휩쓸어가는 땅을 매일같이 통과하게 되고부터는 인생에 더 이상 미련도 없었다. 그런데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이 그를 충동질하고 깨어 있게 했다. 그는 지칠 줄 모르고 시체 치우는 인부들을 구경하면서 허무의 노래를 들었으며, 어떤 상황도 회피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늘 그 현장에 있고 싶었고, 두 눈을 번쩍 뜨고 이 지옥을 통과해 가고 싶은 은밀한 격정에 사로잡혔다.(340-341)

 

그는 두렵지 않았다. 레네를 불타는 오두막에 남겨두고 떠나온 이후 죽음이 휩쓸어가는 땅을 매일같이 통과하게 되고부터는 인생에 더 이상 미련도 없었다. 그런데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이 그를 충동질하고 깨어 있게 했다. 그는 지칠 줄 모르고 죽음의 신을 지켜보며 허무의 노래를 들었으며, 어떤 상황도 회피하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늘 그 현장에 있고 싶었고, 두 눈을 번쩍 뜨고 이 지옥을 통과해 가고 싶은 은밀한 격정에 사로잡혔다.

 

독일어 원문: Er hatte keine Furcht, es schien, als sei ihm nichts mehr am Leben gelegen, seit er Lene in der brennenden Hütte zurückgelassen hatte, seit er Tag um Tag durch das vom Tod verheerte Land zog. Aber eine ungeheure Neugierde trieb ihn und hielt ihn wach; er war unermüdlich, dem Schnitter zuzusehen, das Lied der Vergänglichkeit zu hören, nirgends wich er aus, überall ergriff ihn dieselbe stille Leidenschaft, dabei zu sein und mit wachen Augen den Gang durch die Hölle zu tun.

 

Schnitter = Sensenmann = 죽음의 신

 

서양에서 큰 낫으로 풀 베는 사람죽음의 신의 다른 이름.

 

단어를 바로잡았다.

 

 

 

그림을 참고할 것:

 

Schnitter

Jean Fouquet, Französisches Stundenbuch, um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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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건조한 자작나무 벽은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337)

 

건조한 금작화 벽은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독일어 원문: Hellauf brannte im Augenblick die dürre Ginsterwand.

 

로베르트는 암염소를 칸막이벽 뒤로 끌고 갔다.(333)

 

로베르트는 암염소를 금작화 칸막이벽 뒤로 끌고 갔다.

 

독일어 원문: Die Ziege packte er und nahm sie zu sich hinter die Ginsterwand.

 

Ginster = Besenginster = 금작화(金雀花) = 양골담초

 

학명 = Cytisus scoparius

 

단어를 바로잡았다.

 

 

323, 번역문을 볼 것:

 

기둥 사이의 공간은 금작화(金雀花) 줄기를 엮어서 잇도록 했다.

 

Die Zwischenräume aber, so verfügte er, mußten mit Flechtwerk aus Ginster zugebaut werden.

 

 

 

아래 그림을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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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는 마지막으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엮어놓은 벽 뒤로 가서 마지막으로 죽은 자의 가련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죽은 여인을 그대로 두기가 꺼림칙했다. 그는 밖으로 나가서 마른 나무와 시든 덤불을 한아름 끌어모아 오두막 안에 던져 넣고는 불을 질렀다. 그가 오두막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라곤 성냥이 전부였다.(337)

 

그는 마지막으로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엮어놓은 벽 뒤로 가서 마지막으로 죽은 자의 가련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죽은 여인을 그대로 두기가 꺼림칙했다. 그는 밖으로 나가서 마른 나무와 시든 덤불을 한아름 끌어모아 오두막 안에 던져 넣고는 불을 질렀다. 그가 오두막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라곤 점화도구 전부였다.

 

독일어 원문: Nun ging er zum letztenmal in die Hütte und hinter die geflochtene Wand, sah zum letztenmal das arme Totengesicht. Es widerstrebte ihm, die Tote da liegenzulassen. Er ging und suchte Arme voll Dürrholz und welkes Gestrüpp zusammen, das warf er in die Hütte, schlug Feuer und zündete an. Aus der Hütte nahm er nichts mit sich als das Feuerzeug.

 

Feuerzeug = 점화도구

 

성냥 = Holzstrich

 

이 소설의 배경이 중세(中世)인 것을 기억할 것.

 

 

참고로, 성냥은 19세기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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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러고는 뻣뻣해져서 비틀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눈 덮인 메마른 히드를 헤치며 바삐 걸으면서도 그는 다시 슬픔에 취하고 또 깜박거리는 생의 욕구에 들떠 의기양양하게 뭐라고 속삭이기 시작했다.(219)

 

그러고는 뻣뻣해져서 비틀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눈 덮인 메마른 칼루나 헤치며 바삐 걸으면서도 그는 다시 슬픔에 취하고 또 깜박거리는 생의 욕구에 들떠 의기양양하게 뭐라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독일어 원문: Und wieder, während er mit steifen stolpernden Beinen durchs beschneite dürre Heidekraut trabte, trunken vor Weh, triumphierend vor flackernder Lebensgier, begann er zu flüstern; [...]

 

그러고도 한동안 골드문트는 레네의 곁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러고는 야외로 나가서 히드 덤불에 주저앉았다.(337)

 

그러고도 한동안 골드문트는 레네의 곁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러고는 야외로 나가서 칼루나 덤불에 주저앉았다.

 

독일어 원문: Er kniete noch eine Weile neben Lene, dann ging er ins Freie und setzte sich in die Heidekraubüsche.

 

Heidekraut = Besenheide = 칼루나

 

학명 = Calluna vulgaris

크기 = 60cm

개화시기 = 6-9

원산지 = 유럽, 북아메리카

 

 

아울러 219, 각주 10번의 오류를 수정할 것:

 

겨울에서 봄 사이에 꽃이 피는 관목의 일종.

 

 

 

참고 사이트:

 

1. 두덴 사전

https://www.duden.de/rechtschreibung/Heidekraut

 

2. 독일 위키피디아

https://de.wikipedia.org/wiki/Besenheide

 

3. 국가표준식물목록

http://www.nature.go.kr/kpni/SubIndex.do

 

4. 네이버 허브도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71254&cid=46686&categoryId=46694

 

 

 

아래 그림을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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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그날 밤 레네는 숨을 거두었다. 그녀는 비원(悲願)도 없이 죽어갔다. 다만 짧게 한 번 움찔하더니 숨이 멎었고, 살갗 위로 한 가닥 숨결 같은 파동이 지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골드문트는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죽어가던 물고기가 떠올랐다. 그는 생선 시장에서 죽어가는 물고기들을 보면서 곧잘 슬퍼하곤 했었다. 그녀도 꼭 그렇게 숨이 꺼졌다. 한 번 움찔하면서 한 가닥 미풍처럼 잔잔한 전율이 그녀의 살갗을 스쳐가면서 목숨을 거두어갔던 것이다.(336-337)

 

그날 밤 레네는 숨을 거두었다. 그녀는 비원(悲願)도 없이 죽어갔다. 다만 짧게 한 번 움찔하더니 숨이 멎었고, 살갗 위로 한 가닥 숨결 같은 파동이 지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골드문트는 마음이 요동쳤다. 그리고 죽어가던 물고기가 떠올랐다. 그는 생선 시장에서 죽어가는 물고기들을 보면서 곧잘 슬퍼하곤 했었다. 그녀도 꼭 그렇게 숨이 꺼졌다. 한 번 움찔하면서 한 가닥 미풍처럼 잔잔한 전율이 그녀의 살갗을 스쳐가면서 목숨을 거두어갔던 것이다.

 

독일어 원문: In der folgenden Nacht starb sie. Sie starb, ohne zu klagen, es war nur ein kurzes Zucken, dann stand der Atem still, und es lief ein Hauch über die Haut, bei dem Anblick wogte ihm das Herz, und es fielen ihm die sterbenden Fische ein, die er oft auf dem Fischmarkt gesehen und bedauert hatte: gerade so waren sie erloschen, mit einem Zuck und mit einem leisen wehen Schauder, der über ihre Haut lief und den Glanz und das Leben mitnahm.

 

wogen = 파도치다, 물결치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착독 + 오독

 

wogtewiegen의 과거 wog로 간주.

 

사전의 용례를 그대로 적용:

 

[js. Herz] wiegen = 누구의 마음을 가라앉히다

 

 

참고로, wog의 부정형 wiegen()에 적용한 것과 다른 뜻.

 

wiegen wiegte - gewiegt = 흔들다

 

wiegen wog - gewogen = 무게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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