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금지된 것’, 데미안, 싱클레어에게 설명하다.

 

지나치게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가지. 늘 그러게 마련이듯이 그런 사람은 살기가 쉬워. 다른 사람들은 운명을 자기 속에서 스스로 느끼지. 그들에게는 어느 명예 있는 남자건 날마다 하는 일들이 금지되어 있어.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폄하되는 다른 일들은 허용되어 있어.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86)

 

지나치게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지금 있는 그대로의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가지. 그런 사람은 살기가 쉬워. 다른 사람들은 계명을 자기 속에서 스스로 느끼지. 그들에게는 어느 명예 있는 남자건 날마다 하는 일들이 금지되어 있어.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금지된 다른 일들은 허용되어 있어.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

 

독일어 원문: Wer zu bequem ist, um selber zu denken und selber sein Richter zu sein, der fügt sich eben in die Verbote, wie sie nun einmal sind. Er hat es leicht. Andere spüren selber Gebote in sich, ihnen sind Dinge verboten, die jeder Ehrenmann täglich tut, und es sind ihnen andere Dinge erlaubt, die sonst verpönt sind. Jeder muß für sich selber stehen.

 

Gebot(e) = ‘법칙’, ‘명령’, ‘계명’; verpönt = 금지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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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불을 응시한다.

 

불을 응시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기분 좋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내가 그때까지 본래의 삶의 목표로 가는 길에서 찾아낸 얼마 안 되는 경험들에 이 새로운 경험이 추가되었다.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비이성적이고, 얽히고설킨, 기이한 자연의 형태들에 몰두하는 것은 우리들 내면에서, 영상을 이루어지게 한 우리 내면의 의지와의 일치감을 낳는다우리는 곧 그 일치감을 우리들 자신의 기분으로, 우리들 자신의 창조로 여기려는 유혹을 느낀다우리는 우리와 자연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고, 흐려지는 것을 보고, 분위기를 알게 된다. 그 분위기 속에서 우리 망막 위의 이 여상들이 바깥의 인상들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내면의 인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140-141, 띄어쓰기 수정인용)

 

불을 응시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기분 좋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내가 그때까지 본래의 삶의 목표로 가는 길에서 찾아낸 얼마 안 되는 경험들에 이 새로운 경험이 추가되었다.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 비이성적이고, 얽히고설킨, 기이한 자연의 형태들에 몰두하는 것은 우리들 내면에서, 영상을 이루어지게 한 우리 내면의 의지와의 일치감을 낳는다우리는 곧 그 영상을 우리들 자신의 기분으로, 우리들 자신의 창조로 여기려는 유혹을 느낀다우리는 우리와 자연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고, 흐려지는 것을 보고, 분위기를 알게 된다. 그 분위기 속에서 우리 망막 위의 이 영상들이 바깥의 인상들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내면의 인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독일어 원문: Es[=das Starren ins Feuer] war merkwürdig wohltuend und bereichernd, das zu tun!

An die wenigen Erfahrungen, welche ich bis jetzt auf dem Wege zu meinem eigentlichen Lebensziel gefunden hatte, reihte sich diese neue: das Betrachten solcher Gebilde, das Sichhingeben an irrationale, krause, seltsame Formen der Natur erzeugt in uns ein Gefühl von der Übereinstimmung unseres Innern mit dem Willen, der diese Gebilde werden ließ wir spüren bald die Versuchung, sie für unsere eigenen Launen, für unsere eigenen Schöpfungen zu halten wir sehen die Grenzen zwischen uns und der Natur zittern und zerfließen und lernen die Stimmung kennen, in der wir nicht wissen, ob die Bilder auf unserer Netzhaut von äußeren Eindrücken stammen oder von inneren.

 

sie[=diese Gebilde] für unsere eigenen Launen, für unsere eigenen Schöpfungen zu halten = 그것들[=이 영상들]을 우리 자신의 기분들, 우리 자신의 창조들로 간주하다.

 

A für B halten = ‘AB로 간주하다라고 할 경우, AB는 각각 단수(單數)이거나, 복수(複數)로 일치해야 한다. 여기서는 복수.

 

 

Übereinstimmung일치감은 단수로, 뒤쪽 복수와 불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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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세계 재건 능력.

 

바깥 세계가 몰락한다 하여도 우리들 중 하나는, 그 세계를 다시 세울 능력이 있다. 산과 강, 나무와 잎, 뿌리와 꽃, 자연의 모든 영상이 우리들 마음속에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영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141)

 

바깥 세계가 몰락한다 하여도 우리들 중 하나는, 그 세계를 다시 세울 능력이 있다. 산과 강, 나무와 잎, 뿌리와 꽃, 자연의 모든 형성물이 우리들 마음속에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영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 wenn die äußere Welt unterginge, so wäre einer von uns fähig, sie wieder aufzubauen, denn Berg und Strom, Baum und Blatt, Wurzel und Blüte, alles Gebildete in der Natur liegt in uns vorgebildet, stammt aus der Seele, [...]

 

착독(錯讀): GeblideteGebilde영상로 순간, 잘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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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산에서 본 풍경.

 

아래쪽에서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높은 곳에서는 폭풍이 부는 것 같았다. 이따금 잠깐씩 금속 빛 어두운 구름장에서 햇살이 창백하면서도 눈부시게 비쳐 나왔다.”(206, 띄어쓰기 수정인용)

 

아래쪽에서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높은 곳에서는 폭풍이 부는 것 같았다. 이따금 잠깐씩 견고한 어두운 구름장에서 햇살이 창백하면서도 눈부시게 비쳐 나왔다.”

 

독일어 원문: Unten ging kaum ein Wind, in der Höhe schien es zu stürmen, mehrmals brach für Augenblicke die Sonne bleich und grell aus dem stählernen Wolkengrau.

 

stählern = 여기서는, ‘굳은’, ‘견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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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피스토리우스.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고쳐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171쪽, 부분삭제 인용)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규정하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독일어 원문: Sein Amt war vielleicht, Menschen zu sich selbst führen zu helfen, wie er es mit mir getan hatte. Ihnen das Unerhörte zu geben, die neuen Götter, war sein Amt nicht.

Und hier brannte mich plötzlich wie eine scharfe Flamme die Erkenntnis: —es gab für jeden ein »Amt«, aber für keinen eines, das er selber wählen, umschreiben und beliebig verwalten durfte. [...] Es gab keine, keine, keine Pflicht für erwachte Menschen als die eine: sich selber zu suchen, in sich fest zu werden, den eigenen Weg vorwärts zu tasten, einerlei wohin er führte. Das erschütterte mich tief, [...]

 

umschreiben = ‘규정하다’, ‘해석하다’.

 

여기서는 비분리 동사로 쓰였다.

 

고쳐 쓰다는 뜻의 분리 동사로 쓰려면, 목적어가 직분Amt이 아닌 문서Text, Artikel, Aufsatz 가 되어야 한다.(이를 Kollokation이라 한다.)

 

 

번역본 비교

 

누구나 한 가지 직분을 갖고 있지만, 이 직분은 스스로 택하거나 마음대로 규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김재혁: 178)

 

누구에게나 <직분>이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직분을 스스로 선택하고 규정하고 임의로 수행할 수 없다[...](김인순: 174, 부분삭제 인용)

 

누구에게나 직무는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그 내용을 규정하고, 마음대로 말아도 되는 일은 없다.(박종대: 188)

 

즉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은 있지만, 누구에게도 스스로 선택하고 정의하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직분은 없다는 것이었다.(홍성광: 181)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고쳐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전영애: 171)

 

누구에게나 사명이 있지만, 누구도 그 사명을 스스로 선택하거나, 고쳐 쓰거나, 마음대로 관장할 수 없다는 사실었다.(이영임: 148)

 

각자에게 직분이 주어져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직접 그것을 고르거나 고쳐 쓰거나 멋대로 지배할 수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안인희: 153)

 

 

보완: 2017.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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