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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이 카뮈의『페스트』를 번역, 책세상에서 단행본으로 출판한 건, 1992년,
여기서는 계절의 변화도 하늘을 보고 읽을 수 있을 뿐이다. 봄이 오고 있다는 것도 오직 바람결이나 어린 장사꾼들이 교외에서 가지고 오는 꽃광주리를 보고서야 겨우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시장에서 파는 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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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이 이 단행본『페스트』를 <알베르 카뮈 전집 7권>으로 재출간한 건, 1998년.
여기서는 계절의 변화도 하늘을 보고 읽을 수 있을 뿐이다. 봄이 오고 있다는 것도 오직 바람결이나 어린 장사꾼들이 교회에서 가지고 오는 꽃광주리를 보고서야 겨우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시장에서 파는 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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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김화영은 민음사에서『페스트』를 재출간하면서 기존 책세상의 전집 7권,『페스트』를 살펴보다가 깜짝 놀란다.
교외가 교회로 바뀌다니.
책세상 편집부에서 <알베르 카뮈 전집> 교정 작업을 하다, 교외를 교회로 오해하고 고쳤구나.
김화영은 이런 오해를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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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온, 2011년 민음사『페스트』(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7) 번역본:
여기서는 계절의 변화도 하늘을 보고 읽을 수 있을 뿐이다. 봄이 온다는 것도 오직 바람결이나 어린 장사꾼들이 변두리 지역에서 가지고 오는 꽃 광주리를 보고서야 겨우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시장에서 파는 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