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날이 밝자 그녀[=레네]의 얼굴에서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너무나 시들고 짓물러 있었다. 골드문트는 잠시 오두막 밖으로 나가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숲 언저리에 있는 몇 그루의 꾸부정한 붉은색 자작나무 줄기에 벌써 햇살이 비쳤다. 공기는 신선하고 달콤했으며, 멀리 있는 언덕은 아침 안개 때문에 아직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 이 슬픈 아침에도 세상은 아름다웠다.(334)

 

날이 밝자 그녀[=레네]의 얼굴에서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너무나 시들고 짓물러 있었다. 골드문트는 잠시 오두막 밖으로 나가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숲 언저리에 있는 몇 그루의 꾸부정한 붉은색 소나무 줄기에 벌써 햇살이 비쳤다. 공기는 신선하고 달콤했으며, 멀리 있는 언덕은 아침 안개 때문에 아직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 이 슬픈 아침에도 세상은 아름다웠다.

 

독일어 원문: Jetzt beim Hellwerden erkannte er in ihrem Gesicht deutlich den nahen Tod, es war schon so welk und mürbe. Er trat für einen Augenblick aus der Hütte, um Luft zu schöpfen und nach dem Himmel zu sehen. Ein paar krumme rote Kiefernstämme am Waldrand leuchteten schon sonnig, frisch und süß schmeckte die Luft, die fernen Hügel waren noch unsichtbar im Morgengewölk. [...] Schön war die Welt an diesem traurigen Morgen.

 

Kiefer = 소나무

 

자작나무 = Birke

 

단어를 바로잡았다.

 

 

다음 번역문을 볼 것:

 

한참 만에 그들은 듬성듬성 서 있는 소나무 사이로 탁 트인 곳에 다다랐다.(134, 띄어쓰기 수정인용)

 

Nach einer langen Weile kamen sie zwischen einzelnen, weit voneinander stehenden Kiefern 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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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바위 위에서 살짝 잠이 드는 순간 흘러가는 구름 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얼굴이 번개처럼 언뜻 스쳐갔다. 그것은 이브의 얼굴이었다. 이브의 얼굴은 무겁게 내리깐 눈길을 보내다가 갑자기 눈을 번쩍 치켜떴다. 커다란 눈에는 정욕과 살기가 가득했다. 이슬이 몸을 적시기 전에 골드문트는 잠이 들었다.(332-333)

 

바위 위에서 살짝 잠이 드는 순간 흘러가는 구름 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얼굴이 번개처럼 언뜻 스쳐갔다. 그것은 이브의 얼굴이었다. 이브의 얼굴은 무겁게 내리깐 눈길을 보내다가 갑자기 눈을 번쩍 치켜떴다. 커다란 눈에는 정욕과 살기가 가득했다. 이슬에 몸이 젖을 때까지 골드문트는 잤다.

 

독일어 원문: Plötzlich, im Augenblick, da er auf dem Stein entschlief, erschien hinzuckend wie ein Wetterleuchten im treibenden Gewölk bleich ein großes Gesicht, das Eva-Gesicht, es blickte schwer und verhangen, plötzlich aber riß es die Augen weit auf, große Augen voll Wollust und voll Mordlust. Goldmund schlief, bis der Tau ihn näßte.

 

Goldmund schlief, bis der Tau ihn näßte.

 

= 이슬이 골드문트를 적실 때까지 그는 잤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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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누락

 

그는 캄캄한 데서 오락가락하다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는 상념과 깊은 슬픔에 잠겼다. 빅토르가 불쌍했고, 오늘 쳐죽인 사내가 불쌍했으며, 자신의 영혼이 순진함을 잃어버린 것이 슬펐다. 이렇게 허허벌판에 몸을 뉘고, 달아난 가축을 호시탐탐 노리고, 불쌍한 작가를 쳐죽여 돌멩이 속에 파묻는 따위의 짓거리를 위해 수도원에서 도망치고, 나르치스를 떠나오고, 스승 니클라스를 모독하고, 아리따운 리즈베트를 무시했단 말인가?(332)

 

그는 캄캄한 데서 오락가락하다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는 상념과 깊은 슬픔에 잠겼다. 빅토르가 불쌍했고, 오늘 쳐죽인 사내가 불쌍했으며, 자신의 영혼이 순진함과 천진난만함 잃어버린 것이 슬펐다. 이렇게 허허벌판에 몸을 뉘고, 달아난 가축을 호시탐탐 노리고, 불쌍한 작가를 쳐죽여 돌멩이 속에 파묻는 따위의 짓거리를 위해 수도원에서 도망치고, 나르치스를 떠나오고, 스승 니클라스를 모독하고, 아리따운 리즈베트를 포기했단 말인가?

 

독일어 원문: Im Dunkeln ging er auf und ab, setzte sich dann auf einen Stein, saß und versank in Gedanken und in tiefe Traurigkeit. Es tat ihm leid um Viktor, es tat ihm leid um den, den er heut erschlagen hatte, es tat ihm leid um die verlorene Unschuld und Kindheit seiner Seele. War er darum aus dem Kloster fortgegangen, hatte Narziß verlassen, hatte den Meister Niklaus beleidigt und auf die schöne Lisbeth verzichtet [...]?

 

Unschuld und Kindheit = 순진과 천진난만

 

auf A verzichten = A를 포기하다, 단념하다

 

빠진 단어를 보완하고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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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빅토르

 

그리고 까마귀한테 잡아먹히지만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주교(主敎)라는 성가신 직업에 봉직해야만 할 것 같아.(207)

 

그리고 까마귀한테 잡아먹히지만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대주교(大主敎)라는 성가신 직업에 봉직해야만 할 것 같아.

 

독일어 원문: [...] und wenn ich nicht vorher von den Krähen gefressen werde, so wird es mir kaum erspart bleiben, mich dem lästigen Beruf eines Erzbischofs widmen zu müssen.

 

Erzbischof = 대주교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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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재회의 감회는 그 자신도 때때로 놀랄 만큼 아주 야릇한 감정을 동반했다. 여기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수도원장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 하지만 마당의 나무들이나 현관의 기둥과 창문들, 방앗간과 수차(水車), 복도 바닥에 깔린 돌이나 십자가의 길에 있는 메마른 장미덩굴, 곳간의 황새 둥지나 수도사 식당 등은 모두 낯이 익었다. 모든 구석에서 그의 과거가, 사춘기의 추억이 달콤하고 가슴 뭉클한 향기로 다가왔다.(421-422)

 

재회의 감회는 그 자신도 때때로 놀랄 만큼 아주 야릇한 감정을 동반했다. 여기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수도원장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 하지만 마당의 나무들이나 현관의 기둥과 창문들, 방앗간과 수차(水車), 복도 바닥에 깔린 돌이나 회랑에 있는 메마른 장미덩굴, 곳간의 황새 둥지나 수도사 식당 등은 모두 낯이 익었다. 모든 구석에서 그의 과거가, 사춘기의 추억이 달콤하고 가슴 뭉클한 향기로 다가왔다.

 

독일어 원문: Mit einem so heftigen Zauber, daß er selbst sich manchmal darüber verwunderte, ergriff ihn das Wiedersehen. Niemand hier kannte ihn außer dem Abt, [...] Aber es kannten ihn die Bäume des Hofes, es kannten ihn die Portale und Fenster, die Mühle und das Wasserrad, die Fliesen der Gänge, die welken Rosenbüsche im Kreuzgang, die Storchennester auf Kornhaus und Refektorium. Es duftete aus jeder Ecke seine Vergangenheit, seine erste Jugendzeit ihm süß und rührend entgegen, [...]

 

Kreuzgang = 회랑

 

단어를 바로잡았다.

 

 

다음 번역문89, 111, 113, 434쪽과 더불어을 볼 것:

 

회랑(回廊)으로 들어섰다.(76)

 

in den Kreuzgang geraten

 

그러고는 그윽하게 실려오는 장미 향기에 이끌려 잠시 숨을 돌릴 요량으로 회랑 쪽으로 걸어갔다.(78)

 

Jetzt trat er, vom leise herziehenden Rosenduft angezogen, für einen Augenblick, um Luft zu schöpfen, in den Kreuz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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