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이 성당에 고해실은 있었지만 고해실 어디에도 신부님은 보이지 않았다. 신부님들은 죽었거나 병상에 누워 있거나 도망을 쳤고, 감염을 두려워하여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성당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골드문트의 발소리가 둥근 돌기둥에 반사되어 공허하게 울렸다.(350)

 

이 성당에 고해실은 있었지만 고해실 어디에도 신부님은 보이지 않았다. 신부님들은 죽었거나 병상에 누워 있거나 도망을 쳤고, 감염을 두려워하여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성당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골드문트의 발소리가 둥근 석조 천장반사되어 공허하게 울렸다.

 

독일어 원문: Aber wohl gab es Beichtstühle in der Kirche, doch in keinem einen Priester; sie waren gestorben, lagen im Hospital, waren geflohen, fürchteten Ansteckung. Die Kirche war leer, hohl klangen Goldmunds Schritte im Steingewölbe wider.

 

Steingewölbe = 석조 궁륭(穹窿)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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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소녀는 침울하게 그의 말을 듣더니 벌떡 일어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소녀를 쫓아가서 붙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기 전에는 이곳을 떠날 수 없었다.

레베카그가 말했다. 너도 봐서 알겠지만 나는 너한테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았잖아. 너는 실의에 빠져 있고,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어. [...](345)

 

소녀는 침울하게 그의 말을 듣더니 벌떡 일어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소녀를 쫓아가서 붙들지 않을 수 없었다. 말을 이어 가야 했다.

레베카그가 말했다. 너도 봐서 알겠지만 나는 너한테 나쁜 마음을 품지 않았잖아. 너는 실의에 빠져 있고,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어. [...]

 

Finster hörte sie ihn an, sprang auf und lief davon. Er mußte sie jagen und fangen, eh er fortfahren konnte.

»Rebekka«, sagte er, »du siehest doch, daß ich es nicht schlimm mit dir meine. Du bist betrübt, du denkst an deinen Vater, [...]«

 

fortfahren = (멈추었던 것을) 계속하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128, 번역문을 볼 것:

 

골드문트는 입을 다물고 한숨을 쉬었다. [...] 이윽고 골드문트가 말을 이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지는 마. 그렇지 않아. [...]

 

Er schwieg und seufzte, und sie saßen, aneinandergelehnt, traurig und doch glücklich im Gefühl ihrer unzerstörbaren Freundschaft. Dann fuhr Goldmund fort: »Du mußt nicht glauben, daß ich ganz blind und ahnungslos bin. Ne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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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이런 석상들은 아름답고 품위가 있어 보이긴 했으나 다소 지나치게 엄숙하고 어쩐지 경직되고 구태의연한 느낌을 주었다. 그후 첫 번째 기나긴 방랑 생활이 끝나가던 무렵 니클라우스 선생의 달콤하고도 슬퍼 보이는 마리아 상에 너무나 매료되고 열광한 이후로는 고대 게르만 시대의 엄숙한 석상들이 지나치게 무겁고 경직되고 낯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석상들을 관찰할 때면 모종의 우월감이 느껴졌으며 스승의 새로운 창작 방식이 훨씬 더 생동감 넘치고 내밀하고 영혼이 살아 있는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349)

 

이런 석상들은 아름답고 품위가 있어 보이긴 했으나 다소 지나치게 엄숙하고 어쩐지 경직되고 구태의연한 느낌을 주었다. 그후 첫 번째 기나긴 방랑 생활이 끝나가던 무렵 니클라우스 선생의 달콤하고도 슬퍼 보이는 마리아 상에 너무나 매료되고 열광한 이후로는 고풍의 엄숙한 석상들이 지나치게 무겁고 경직되고 낯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석상들을 관찰할 때면 모종의 우월감이 느껴졌으며 스승의 새로운 창작 방식이 훨씬 더 생동감 넘치고 내밀하고 영혼이 살아 있는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어 원문: [...] sie schienen ihm schön und würdevoll, aber ein wenig zu feierlich und etwas steif und altväterisch. Später dann, nachdem er am Ende seiner ersten großen Wanderschaft von jener süßen traurigen Mutter Gottes des Meisters Niklaus so sehr ergriffen und entzückt worden war, hatte er diese altfränkisch feierlichen Steinfiguren allzu schwer und starr und fremd gefunden, er hatte sie mit einem gewissen Hochmut betrachtet und hatte in der neuen Art seines Meisters eine viel lebendigere, innigere, beseeltere Kunst gesehen.

 

altfränkisch = altväterisch = altmodisch

 

= 구식의, 고풍의, 유행에 뒤진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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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골드문트가 조용히 말했다. 레베카, 어쩌면 네 말이 옳을지 몰라. 나는 선량한 사람이 아냐. 너한테는 선의를 가지고 대했지만 말이야. 용서해 다오. 이제야 네 마음을 이해하겠어

그는 모자를 쓴 채 깊숙이 몸을 숙여 마치 여왕을 대하듯이 그녀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는 길을 떠났다. 마음이 무거웠다.(347)

 

골드문트가 조용히 말했다. 레베카, 어쩌면 네 말이 옳을지 몰라. 나는 선량한 사람이 아냐. 너한테는 선의를 가지고 대했지만 말이야. 용서해 다오. 이제야 네 마음을 이해하겠어

그는 모자를 벗은 깊숙이 몸을 숙여 마치 여왕을 대하듯이 그녀에게 작별의 인사를 하고는 길을 떠났다. 마음이 무거웠다.

 

독일어 원문: »Rebekka«, sagte er leise, »du hast vielleicht recht. Ich bin kein guter Mensch, obwohl ich es mit dir gut gemeint habe. Verzeih mir. Ich habe dich erst jetzt verstanden.«

Mit gezogener Mütze grüßte er sie tief wie eine Fürstin und ging davon, schweren Herzens; [...]

 

mit gezogener Mütze = 모자를 벗고서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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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소녀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열네 명의 다른 유대인과 함께 당국의 명령에 따라 화형에 처해져 재만 남았던 것이다. 그녀는 도망을 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절망에 빠져 되돌아와 자기도 함께 타죽지 않은 것을 원망하고 있었다.(344)

 

소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열네 명의 다른 유대인과 함께 당국의 명령에 따라 화형에 처해져 재만 남았던 것이다. 그녀는 도망을 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절망에 빠져 되돌아와 자기도 함께 타죽지 않은 것을 원망하고 있었다.

 

독일어 원문: Sie klagte um ihren Vater, der war samt vierzehn anderen Juden auf Befehl der Obrigkeit zu Asche verbrannt worden, sie aber hatte fliehen können, war nun aber verzweifelt zurückgekehrt und klagte sich an, daß sie sich nicht habe mitverbrennen lassen.

 

sie klagte um ihren Vater = 그녀는 자기 아버지를 애도했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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