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크로머와 싱클레어.

 

나는 광장에서 기다리며, 흠뻑 젖은 검은 나무들에서 떨어지는 축축한 마로니에 이파리를 두 발로 헤집고 있었다. 돈은 못 가지고 왔고, 크로머에게 뭐라도 줘야 하겠기에 케이크 두 조각을 가져와 들고 있는 참이었다. 나는 벌써 오래전부터, 그렇게 어딘가 한구석에 서서 오래도록 그애를 기다리는 데 익숙해 있었다.”(48-49)

 

나는 광장에서 기다리며, 흠뻑 젖은 검은 나무들에서 떨어지는 축축한 마로니에 이파리를 두 발로 헤집고 있었다. 돈은 못 가지고 왔고, 크로머에게 뭐라도 줘야 하겠기에 케이크 두 조각을 따로 챙겨 놨었고 그걸 들고 있는 참이었다. 나는 벌써 오래전부터, 그렇게 어딘가 한구석에 서서 오래도록 그애를 기다리는 데 익숙해 있었다.”

 

독일어 원문: [...] da[=dem Burgplatz] stand ich nun und wartete und wühlte mit den Füßen im nassen Kastanienlaub, das noch immerzu von den schwarzen triefenden Bäumen fiel. Geld hatte ich nicht, aber ich hatte zwei Stücke Kuchen beiseite gebracht und trug sie bei mir, um dem Kromer wenigstens etwas geben zu können. Ich war es längst gewohnt, so irgendwo in einem Winkel zu stehen und auf ihn zu warten, oft sehr lange Zeit, [...]

 

beiseite bringen = 옆으로 치우다.

 

과거완료로 쓰였다. 이는 미리 케이크를 챙겨 놨었다는 뜻.

 

 

 

다음 작품의 내용을 참고할 것:

 

헤르만 헤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소년=[골드문트]은 소맷자락에서 아침 식사 때 남겨둔 빵 조각을 꺼내더니 잘게 뜯어서 말에게 먹였다.(24)

 

Er zog aus dem Ärmelumschlag ein Stück Frühstücksbrot, das er beiseitegebracht hatte, und gab es in kleinen Brocken dem Tier zu fressen.

 

 

보완: 2018. 1. 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열한 살의 감정 세계

 

아직 열한 살도 안 된 아이가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할 사람들도 더러 있을 줄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내 일을 이야기하지 않겠다. 인간을 보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겠다. 자신의 감정들의 한 부분을 생각 속에서 수정하기를 익힌 어른은,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생각을 잘못 측정하고, 이런 체험들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그 당시처럼 깊게 체험했으며 괴로워했던 때도 드물다.”(48)

 

아직 열한 살도 안 된 아이가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할 사람들도 더러 있을 줄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내 일을 이야기하지 않겠다. 인간을 보다 잘 아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겠다. 자신의 감정들의 한 부분을 생각으로 변환하는데 익숙한 어른은, 이런 생각이 어린아이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이런 체험들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그 당시처럼 깊게 체험했으며 괴로워했던 때도 드물다.”

 

독일어 원문: Ich weiß, daß manche nicht glauben werden, daß ein Kind vo n noch nicht elf Jahren so zu fühlen vermöge. Diesen erzähle ich meine Angelegenheit nicht. Ich erzähle sie denen, welche den Menschen besser kennen. Der Erwachsene, der gelernt hat, einen Teil seiner Gefühle in Gedanken zu verwandeln, vermißt diese Gedanken beim Kinde, und meint nun, auch die Erlebnisse seien nicht da. Ich aber habe nur selten in meinem Leben so tief erlebt und gelitten wie damals.

 

A in B verwandeln = AB로 바꾸다.

 

감정이 생각 가운데 수정되는 게 아니라, 감정이 생각으로 바뀌는 것이다.

 

vermissen = 없는 것을 아쉬워하다.

 

번역자는 이 동사를 vermessen재다’, ‘측량하다의 재귀동사 sich vermessen잘못 재다으로 오해했다.

 

아울러, 간접화법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문장을 수정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27)

 

2, <카인> 첫 문장.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쪽에서 왔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삶 안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36)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쪽에서 왔다. 동시에 구원과 함께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삶 안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

 

독일어 원문: Die Rettung aus meinen Qualen kam von ganz unerwarteter Seite, und zugleich mit ihr kam etwas Neues in mein Leben, das bis heute fort gewirkt hat.

 

빠진 문구 보완:

 

mit ihr(=der Rettung) = 구원과 더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의 무의식과 크로머.

 

그의 사악한 눈은 악마처럼 번득였다. 그는 내가 잠들 때까지 바짝 내 곁에 있었다. 그러나 잠든 다음 그의 꿈을 꾸지는 않았다. 오늘에 대해서도 꿈꾸지 않았다. 꿈에 보인 것은, 우리가, 부모님과 누이들과 내가 한 배를 타고 가는데 온통 휴일의 평화와 광채가 우리를 에워싸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깨었는데, 그때까지도 그 행복의 뒷맛이 느껴졌고, 누이들의 흰 여름옷이 햇빛 속에서 빛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28-29)

 

그의 사악한 눈은 악마처럼 번득였다. 그는 내가 잠들 때까지 바짝 내 곁에 있었다. 그러나 잠든 다음 그의 꿈을 꾸지는 않았다. 오늘에 대해서도 꿈꾸지 않았다. 꿈에 보인 것은, 우리가, 부모님과 누이들과 내가 한 배를 타고 가는데 온통 방학 하룻날의 평화와 광채가 우리를 에워싸는 것이었다. 한밤중에 깨었는데, 그때까지도 그 행복의 뒷맛이 느껴졌고, 누이들의 흰 여름옷이 햇빛 속에서 빛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

 

독일어 원문: [...] sein böses Auge blitzte teufelhaft. Er war dicht bei mir, bis ich einschlief, dann aber träumte ich nicht von ihm und nicht von heute, sondern mir träumte, wir führen in einem Boot, die Eltern und Schwestern und ich, und es umgab uns lauter Friede und Glanz eines Ferientages. Mitten in der Nacht erwachte ich, fühlte noch den Nachgeschmack der Seligkeit, sah noch die weißen Sommerkleider meiner Schwestern in der Sonne schimmern [...]

 

단어의 뜻을 바로잡았다.

 

Ferientag = ‘휴가나 방학 중의 날Tag in den Ferien를 말하며, ‘휴일Ruhetag = Tag, an dem nicht gearbeitet wird과 다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26)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와 싱클레어.

 

특별한 충동이 나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소년들의 놀이를 다시 해보게 했다. 나는 얼마만큼은 나보다 어린, 아직 선하고 자유롭고 죄 없고 안정감 있는 소년의 역을 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로, 늘 예상하고 있음에도 늘 놀라게 하는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그 어딘가로부터 울려와, 줄을 탁 끊었고, 상상들을 짓부수었다. 그러면 나는 가야 했다.”(33, 띄어쓰기 수정인용)

 

특별한 충동이 나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소년들의 놀이를 다시 해보게 했다. 나는 얼마만큼은 나보다 어린, 아직 선하고 자유롭고 죄 없고 안정감 있는 소년의 역을 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로, 늘 예상하고 있음에도 늘 소스라치게 방해하고 놀라게 하는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그 어딘가로부터 울려와, 줄을 탁 끊었고, 상상들을 짓부수었다. 그러면 나는 가야 했다.”

 

독일어 원문: [...] ein sonderbarer Trieb hieß mich, Knabenspiele früherer Epochen wieder aufzunehmen; ich spielte gewissermaßen einen Knaben, der jünger war als ich, der noch gut und frei, unschuldig und geborgen war. Aber mitten hinein, immer erwartet und immer doch entsetzlich aufstörend und überraschend, klang der Kromersche Pfiff von irgendwoher, schnitt den Faden ab, zerstörte die Einbildungen. Dann mußte ich gehen, [...]

 

빠진 문구entsetzlich aufstörend를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