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레네는 가까운 데서 딸기를 따고 있었다. 간혹 그[=골드문트]는 그녀가 있는 구역을 슬쩍 지나치면서, 아마포 셔츠 바깥으로 드러난 갈색 살결의 목덜미와 머리를 덤불 너머로 넘겨보거나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러다가 어떤 때는 그녀의 옆에서 딸기를 몇 개 슬쩍 따고는 계속 길을 더듬어 가노라면 한동안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는 그녀를 생각했다.(327)

 

레네는 가까운 데서 딸기를 따고 있었다. 간혹 그[=골드문트]는 그녀가 있는 구역을 슬쩍 지나치면서, 아마포 셔츠 바깥으로 드러난 갈색 살결의 목덜미와 머리를 덤불 너머로 넘겨보거나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러다가 어떤 때는 그녀가 딴 딸기를 몇 개 슬쩍 집어먹고는 계속 길을 더듬어 가노라면 한동안 그녀가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는 그녀를 생각했다.

 

독일어 원문: Lene war in der Nähe und sammelte Beeren, manchmal strich er an ihrem Revier vorüber und sah überm Gesträuch ihren Kopf auf dem braunen Hals aus dem Leinenhemd ragen oder hörte sie singen; einmal naschte er ein paar Beeren bei ihr, dann streifte er weiter und sah sie eine Weile nicht mehr. Er dachte an sie, [...]

 

naschen = 슬쩍 집어먹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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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자네 오늘은 무척 흥겨워 보이는군로베르트가 말했다.

그래, 흥겨워. 당연히 오늘은 흥겨운 날이지. 이렇게 어여쁜 애인을 구했으니 말이야. , 레네, 시체를 치우는 인부들이 나를 위해 당신을 남겨두었다니 정말 잘된 일이야. 내일이면 조그만 보금자리를 찾을 테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야. 우리가 뼈와 살을 맞대고 함께 있을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기뻐. [...](321)

 

자네 오늘은 무척 흥겨워 보이는군로베르트가 말했다.

그래, 흥겨워. 당연히 오늘은 흥겨운 날이지. 이렇게 어여쁜 애인을 구했으니 말이야. , 레네, 시체를 치우는 인부들이 나를 위해 당신을 남겨두었다니 정말 잘된 일이야. 내일이면 조그만 보금자리를 찾을 테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야. 우리가 온전한 살과 뼈를 아직도 제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을 기뻐하게 될 거야. [...]

 

독일어 원문: »Du bist heut so vergnügt«, sagte Robert.

»Ja, ich bin vergnügt, natürlich bin ich heute vergnügt, ich habe ja eine so hübsche Liebste gefunden. Ach Lene, es ist schon gut, daß dich die Totenknechte für mich übriggelassen haben. Morgen werden wir ein kleines Heimatchen finden, da wollen wir es gut haben und froh sein, daß wir Fleisch und Knochen noch hübsch beisammen haben. [...]«

 

beisammenhaben = 온전히 지니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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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골드문트]는 천천히 걸어갔고,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그녀는 손에 작은 보자기를 들고 목에는 빨간 목도리를 감고 있었다.

이름이 뭐요?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함께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318)

 

[=골드문트]는 천천히 걸어갔고, 금방 그녀가 뒤따라왔다. 성문에 이르기 전에 그녀는 골드문트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손에 작은 보자기를 들고 머리에는 빨간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름이 뭐요?그가 그녀에게 물었다.

레네라고 해요. 당신과 함께 가겠어요. 이 도시는 너무 끔찍해요. 모두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가요, 어서!

 

독일어 원문: [...] langsam ging er weiter, bald kam sie nach, noch vor dem Tore holte sie ihn ein, ein kleines Bündel in der Hand, ein rotes Tuch um den Kopf.

»Wie heißt du denn?« fragte er sie.

»Lene. Ich komme mit dir. Oh, es ist so schlimm hier in der Stadt, alle sterben. Nur fort, nur fort!«

 

ein rotes Tuch um den Kopf = 머리에 두른 빨간 수건

 

• 빠진 문장을 보완하고, 단어를 바로잡았다.

 

 

 

보완: 2018.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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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막손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의지할 데 없는 고통의 흔적과 극한의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 엿보였던 것이다. 소년의 머리가 바짝 닿아 있는 문짝에는 고양이가 이빨로 물어뜯은 구멍이 나 있었다.(309)

 

소년의 얼굴은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았지만 문지방 위에 누워 있는 자세나 꼭 움켜쥔 조막손 주먹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의지할 데 없는 고통의 흔적과 극한의 고통에 맞선 절망적인 저항의 흔적이 엿보였던 것이다. 소년의 머리가 바짝 닿아 있는 문짝에는 고양이가 드나드는 구멍이 나 있었다.

 

독일어 원문: [...] sein Gesicht sagte nichts, aber seine Lage über der Schwelle samt den festgeballten Kinderfäusten verkündete viel: ratloses Leid, hilfloses Sichwehren gegen unerhörte Schmerzen. Dicht neben seinem Kopf war in die Tür ein Katzenloch gesägt.

 

Katzenloch = (문 아래쪽의) 고양이 출입구멍 (=chatière)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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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농부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낯선 죽음의 색깔로 흐릿한 빛깔을 띠고 있었으며, 한쪽 팔은 바닥으로 늘어뜨린 채였다. 방바닥에는 질그릇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고, 흘러나온 물은 아직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도 않은 채 쟁반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쟁반에는 작은 홈이 패여 있었다.(308)

 

농부가 틀림없어 보였다. 그의 움푹 꺼진 얼굴은 낯선 죽음의 색깔로 흐릿한 빛깔을 띠고 있었으며, 한쪽 팔은 바닥으로 늘어뜨린 채였다. 방바닥에는 질그릇 주전자가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었고, 흘러나온 물은 아직 완전히 바닥으로 스며들지도 않은 채 약간 낮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거기에는 물이 조금 고여 있었다.

 

독일어 원문: [...] es mußte der Bauer sein. Sein eingesunkenes Gesicht schimmerte fahl in unvertrauten Todesfarben, ein Arm hing bis zum Boden herab, dort lag umgeworfen und ausgelaufen ein irdener Wasserkrug, das zerronnene Wasser war vom Boden noch nicht ganz verschluckt, es war gegen eine Mulde gelaufen, in der stand noch eine kleine Lache.

 

Mulde = 땅이 우묵한 곳

 

Lache = 웅덩이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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