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물방울이 맺힐 것 같다. 이렇게 짙은 안개를 본 적이 있었던가. 이슬비라고 해도 좋을 축축한 안개가 중세의 골목에 무겁게 가라앉아 움직일 줄 모른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청년의 등 뒤에 하얀 알갱이들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전조등을 밝힌 자동차는 소리 없이 나타났다가 점멸하는 비상등 불빛을 끌고 사라진다.

 

최정동(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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