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재룡 옮김, 민음사, 1999(1판 2쇄).
책 등
일하던 호텔 술집에서 테레사는 한 엔지니어를 알게 된다.
이 엔지니어는 테레사를 집으로 초대하고, 테레사는 그를 방문한다. 음료수를 가지러,
“그[엔지니어]가 커튼 뒤로 사라지자, 그녀[테레사]는 책꽂이 쪽으로 다가갔다. 책 한 권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대왕 번역본이었다. 모르는 남자의 집에서 이 책을 보니 참으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몇 년 전, 토마스는 자세히 읽어보라면서 이 책을 그녀에게 주었고 꽤 긴 시간 동안 이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신문에 발표했고, 그 기고문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죽박죽 뒤집어놓았던 것이다. 그녀는 이 책의 뒷면을 보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마치 토마스가 여기에 그의 흔적, 자기가 미리 다 준비해 두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메시지를 일부러 남겨둔 것 같았다. 그녀는 책을 뽑아 펼쳐보았다.”(177-178쪽)
→ “그[엔지니어]가 커튼 뒤로 사라지자, 그녀[테레사]는 책꽂이 쪽으로 다가갔다. 책 한 권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대왕 번역본이었다. 모르는 남자의 집에서 이 책을 보니 참으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몇 년 전, 토마스는 자세히 읽어보라면서 이 책을 그녀에게 주었고 꽤 긴 시간 동안 이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생각을 신문에 발표했고, 그 기고문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죽박죽 뒤집어놓았던 것이다. 그녀는 이 책 등을 보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마치 토마스가 여기에 그의 흔적, 자기가 미리 다 준비해 두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메시지를 일부러 남겨둔 것 같았다. 그녀는 책을 뽑아 펼쳐보았다.”
프랑스어 원문: le dos de ce livre = 이 책의 등
내적 모순: 테레사가 “책의 뒷면”을 보았다면, 이는 테레사가 이미 책꽂이에서 책을 뽑아든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