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처형장과 관람석. 그 주변에 모인 만여 명의 구경꾼.

 

살인자 그르누이가 마차에서 내려온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기적과 비슷한 일이라고 해두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중에 기적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까 말이다. 그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 들어 본 적도 없고 믿을 수도 없는 그런 일이었다. 혹시 훗날 그 일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다면 사람들은 언제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건에 자신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수치스러워하며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352-353)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기적과 비슷한 일이라고 해두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중에 기적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으니까 말이다. 그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 들어 본 적도 없고 믿을 수도 없는 그런 일이었다. 훗날 그 일이 화제에 올랐다면 사람들은 분명 그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사건에 자신이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죄다 수치스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Und dann geschah ein Wunder. Oder so etwas Ähnliches wie ein Wunder, nämlich etwas dermaßen Unbegreifliches, Unerhörtes und Unglaubliches, daß alle Zeugen es im nachhinein als Wunder bezeichnet haben würden, wenn sie überhaupt noch jemals darauf zu sprechen gekommen wären, was nicht der Fall war, da sie sich später allesamt schämten, überhaupt daran beteiligt gewesen zu sein.

 

위 문장을 간추리면 이렇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이 일어났다.

 

목격자들로서는 기적이었노라고 항상 말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한데 그럴 수 없었다. = was nicht der Fall war

 

목격자들이 바로 그 사건수치스러운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was nicht der Fall war’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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