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세계문학전집 66), 임홍배 옮김, 민음사, 2017(45).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헤르만 헤세 선집 7), 윤순식 옮김, 현대문학, 2013.

헤르만 헤세,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배수아 옮김, 그책, 2018(4).

 

kahl = 나뭇잎이 없는, 앙상한

 

Traben = 속보(速步), 총총걸음

 

그녀[=뤼디아]가 걱정되어 그[=골드문트]의 마음은 찢어지는 듯했다. 텅 빈 갈대밭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앙상한 물푸레나무 아래 앉아 쉬는 동안 그는 달콤한 꿈에 잠겨 그녀를 생각했다. 더 이상 추위를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뻣뻣해진 다리로 일어서서 서서히 움직여 점점 걸음을 빨리했다. 흐린 날의 빈약한 햇빛이 벌써 줄어드는 기미였기 때문이다. 빈 들판을 한참 동안 잰걸음으로 걷다보니 어느덧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도 달아나버렸다.(배수아:180-181)

 

독일어 원문: Bitter tat es ihm leid um sie; zärtlich dachte er an sie, während er, mitten im leeren Ried, unter einer alleinstehenden kahlen Esche saß und rastete. Endlich vertrieb ihn die Kälte, mit steifen Beinen stand er auf, brachte sich langsam in einen zügigen Schritt, schon schien das dürftige Licht des trüben Tages wieder abzunehmen. Während des langen Trabens übers leere Gefild vergingen ihm die Gedanken.

 

 

그녀[=뤼디아]에 대한 근심으로 마음이 쓰라렸다. 텅 빈 갈대밭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키 작은 물푸레나무 아래에 앉아 쉬면서 그[=골드문트]는 그녀를 생각하며 달콤한 기분에 젖어들었다. 그러다가 추위가 엄습해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서히 잰걸음을 옮겼다. 흐른 날씨에 변변치 않던 볕이 벌써 줄어드는 것 같았다. 텅 빈 들판을 느릿느릿 걸어가는 동안 이런저런 상념도 달아났다.(임홍배:201)

 

그녀[=뤼디아]에 대한 근심으로 마음이 쓰라렸다. 텅 빈 갈대밭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앙상한 물푸레나무 아래에 앉아 쉬면서 그[=골드문트]는 그녀를 생각하며 달콤한 기분에 젖어들었다. 그러다가 추위가 엄습해 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서서히 잰걸음을 옮겼다. 흐른 날씨에 변변치 않던 볕이 벌써 줄어드는 것 같았다. 텅 빈 들판을 오래 빨리 걷는 동안 이런저런 상념도 달아났다.

 

그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쓰라렸다. 그는 텅 빈 갈대밭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민숭민숭한 물푸레나무 아래에서 쉬면서, 뤼디아를 생각하며 정겨움을 느꼈다. 그러다 마침내 추위에 뻣뻣해진 다리로 벌떡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날이 흐려 안 그래도 초라한 햇볕이 더 줄어드는 것 같았다. 텅 빈 들판을 느릿느릿 걸어가는 동안 그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윤순식:194)

 

그녀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쓰라렸다. 그는 텅 빈 갈대밭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민숭민숭한 물푸레나무 아래에서 쉬면서, 뤼디아를 생각하며 정겨움을 느꼈다. 그러다 마침내 추위에 뻣뻣해진 다리로 벌떡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날이 흐려 안 그래도 초라한 햇볕이 더 줄어드는 것 같았다. 텅 빈 들판을 오래 빨리 걸어가는 동안 그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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