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문장 구조(1)
문광훈 선생님께
마드리드, 1월 어느 저녁.
눈비 섞인 소나기와 바람을 뚫고, 진창길을 걸어 고야는 집으로 갑니다:
담을 따라 비바람을 뚫고 가는 동안, 그는 언짢은 듯 거친 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길 한복판은 발목 높이까지 진창이었기 때문이다.(27쪽)
→ 그는 언짢은 듯 거친 숨을 쉬었다. 비바람을 뚫고 가는 동안, 담을 따라 걸어야 했다. 왜냐하면 길 한복판은 발목 높이까지 진창이었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Er schnaufte unwillig durch die Nase, während er sich durch das Wetter weiterarbeitete, die Hausmauern entlang; denn die Mitte der Straße war knöchelhoher Matsch.
고야의 심리적·신체적 상태는 ‘언짢음’과 ‘거친 숨’으로 요약됩니다.
두 가지 외적 (방해) 요소 때문입니다: 비바람과 진창.
이 적대적인 외적 상황에 맞서, 고야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담을 따라 걷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담 쪽의 땅이 비교적 더 단단해, 길 한복판의 진창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이히트방어는, ‘담을 따라’─die Hausmauern entlang─와 ‘왜냐하면’─denn─를 나란히 붙여,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야가 담을 따라 걸어야 했던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번역문을 수정했습니다.
2018. 4. 10.
박진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