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발저,세상의 끝, 임홍배 옮김, 문학판, 2017(12).

 

누락

 

어머니의 무덤이었다. 여기선 모든 것이 속삭이고 귓속말을 하고, 말을 걸고 눈짓을 해오는 것 같았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의 생시 모습이 얼굴과 함께, 얼굴의 고결한 표정과 함께, 푸른 잔디가 깔린 조용한 무덤의 헤아릴 수 없는 깊이로부터 면사포처럼 살포시 올라왔다. 하지만 슬프지는 않았다.(37)

 

어머니의 무덤이었다. 여기선 모든 것이 속삭이고 귓속말을 하고, 말을 걸고 눈짓을 해오는 것 같았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의 생시 모습이 얼굴과 함께, 얼굴의 고결한 표정과 함께, 푸른 잔디가 깔린 조용한 무덤의 헤아릴 수 없는 깊이로부터 면사포처럼 살포시 올라왔다. 오래 나는 거기 서 있었다. 하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독일어 원문: Es war das Grab meiner Mutter. Da schien alles nun zu flüstern und zu lispeln, zu reden und zu deuten. Das lebendige Bild der Lieben und der Verehrten stieg mit seinem Gesicht und mit des Gesichtes edlem Ausdruck sanft und schleierhaft hinauf aus des grünen, stillen Grabes unfaßbarer Tiefe. Lange stand ich da. Doch nicht traurig.

 

lange stand ich da

 

= 오래 나는 거기 서 있었다

 

빠진 문장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