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판 57쇄).
누락(1)
“이따금씩 내 삶의 평화로움에 놀라곤 했다. 나는 워낙 오래 홀로였고, 포기를 연습하고, 내 자신의 고통으로 힘들게 허우적거리는 데 익숙했던 터라 H시에서의 이 몇 달은 꿈의 섬처럼 느껴졌다. 거기서 나는 요술에 걸린 듯 편안하게 오직 아름답고, 유쾌한 일과 생각들 속에서 살 수 있었다. 이것이 우리가 구상하는 보다 높은 새로운 공동체의 전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나는 넘치는 만족과 쾌적함 속에서 숨 쉬도록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고통과 쫓김이 필요했다.”(210-211쪽, 띄어쓰기 수정인용)
→ “이따금씩 내 삶의 평화로움에 놀라곤 했다. 나는 워낙 오래 홀로였고, 포기를 연습하고, 내 자신의 고통으로 힘들게 허우적거리는 데 익숙했던 터라 H시에서의 이 몇 달은 꿈의 섬처럼 느껴졌다. 거기서 나는 요술에 걸린 듯 편안하게 오직 아름답고, 유쾌한 일과 생각들 속에서 살 수 있었다. 이것이 우리가 구상하는 보다 높은 새로운 공동체의 전조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때때로 이 행복 너머로 나를 사로잡은 것은 깊은 슬픔이었다. 이 행복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넘치는 만족과 쾌적함 속에서 숨 쉬도록 태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고통과 쫓김이 필요했다.”
독일어 원문: Zuweilen wunderte ich mich über die Friedlichkeit meines Lebens. Ich war so lang gewohnt, allein zu sein, Verzicht zu üben, mich mühsam mit meinen Qualen herumzuschlagen, daß diese Monate in H. mir wie eine Trauminsel vorkamen, auf der ich bequem und verzaubert nur in schönen, angenehmen Dingen und Gefühlen leben durfte. Ich ahnte, daß dies der Vorklang jener neuen, höheren Gemeinschaft sei, an die wir dachten. Und je und je ergriff mich über dies Glück eine tiefe Trauer, denn ich wußte wohl, es konnte nicht von Dauer sein. Mir war nicht beschieden, in Fülle und Behagen zu atmen, ich brauchte Qual und Hetze.
빠진 부분을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