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냄새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고, 냄새가 제물이 되는 세상.

 

그것은 인간이 아직 동물처럼 살면서 신앙을 모르던 그 어두운 선사 시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친구와 적을 냄새로 구분할 수 있고, 잔인한 거인이나 늑대 인간이 다가오는 것도 냄새로 알아차릴 수 있으며,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니에스의 냄새도 맡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무서운 신들에게 악취와 연기를 내뿜는, 불에 구운 제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었다.”(26-27)

 

그것은 인간이 아직 동물처럼 살면서 신앙을 모르던 그 어두운 선사 시대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친구와 적을 냄새로 구분할 수 있고, 그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거인이나 늑대 인간이 냄새로 자신들을 찾아내며,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니에스가 자신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그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무서운 신들에게 악취와 연기를 내뿜는, 불에 구운 제물을 갖다 바치기도 했었다.”

 

독일어 원문: [...] sie [die Menschen] [...] meinten, [...] von kannibalischen Riesen und Werwölfen gewittert und von Erinnyen gerochen zu werden, [...]

 

인간들이 믿는 바가 zu 부정법 형식의 수동태를 취하고 있다.

 

, 인간들이 식인(食人) 거인과 늑대 인간, 복수의 여신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그 체취 때문에 식인(食人) 거인과 늑대 인간, 복수의 여신들에게 발각된다는 뜻.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향수로 명성과 부를 쌓은 발디니, 집을 늘리고 그르누이를 풀어 준다.

 

“1756년 초에 그동안에 그는 이미 샹주 다리 위에 살림집으로 쓸 건물을 하나 더 지어 놓았다. 왜냐하면 옛날 집이 말 그대로 천장 꼭대기까지 향기를 지니고 있는 원료들과 향료들로 꽉 찼기 때문이다 그는 그르누이가 원한다면 자유롭게 풀어 주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풀어 주는 데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는 것이었다(164)

 

“1756년 초에 그동안에 그는 이미 샹주 다리 위에 살림집으로 쓸 건물을 한 채 더 사들였다. 왜냐하면 옛날 집이 말 그대로 천장 꼭대기까지 향기를 지니고 있는 원료들과 향료들로 꽉 찼기 때문이다 그는 그르누이가 원한다면 자유롭게 풀어 주겠노라고 했다. 그러나 풀어 주는 데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는 것이었다

 

독일어 원문: [...] er hatte sich unterdessen das Nebenhaus auf dem Pont au Change zugelegt, ausschließlich zum Wohnen, denn das alte Haus war nun buchstäblich bis unters Dach mit Duftstoffen und Spezereien vollgestopft [...]

 

sich etwas zulegen = ‘구입하다’, ‘사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테리에 신부는 아기 그르누이를 가이아르 부인에게 맡긴다.

 

가이아르 부인은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지만 [...] 내면적으로는 이미 죽어 있는 여자였다. [...] 그녀에게는 친절과 혐오가 동시에 낯선 일이 되어 버렸다. 기쁨과 절망 역시 그녀는 느끼지 못했다. 후일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을 때조차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낳았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 사람이 죽어 갈 때도 슬퍼하지 않았으며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느껴 본 적도 없었다. 남편이 그녀를 때려도 위축되지 않았으며 [...]”(033-034, 부분삭제 인용)

 

가이아르 부인은 아직 서른도 채 되지 않았지만 [...] 내면적으로는 이미 죽어 있는 여자였다. [...] 그녀에게는 친절과 혐오가 동시에 낯선 일이 되어 버렸다. 기쁨과 절망 역시 그녀는 느끼지 못했다. 후일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을 때조차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으며 아이들을 낳았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낳은 자식들이 죽었다고 슬퍼하지 않았고, 또 살아남았다고 기뻐하지 않았다. 남편이 그녀를 때려도 위축되지 않았으며 [...]”

 

독일어 원문: [...] Sie empfand nichts, als sie später ein Mann beschlief, und ebenso nichts, als sie ihre Kinder gebar. Sie trauerte nicht über die, die ihr starben, und freute sich nicht an denen, die ihr blieben.

 

가이아르 부인에게 슬픔과 기쁨을 주지 못한 대상은 주위 사람”,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녀가 낳은 아이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그르누이의 도움을 받아 발디니는 명성과 부를 쌓는다.

 

런던의 훌륭한 사무실들과 파르마 궁전에서도 발디니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바르샤바 성과 리페 데트몰트를 오가는 백작들의 성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 발디니는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향수 제조인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파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164, 부분삭제 인용)

 

런던의 훌륭한 사무실들과 파르마 궁전에서도 발디니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바르샤바 성과 리페-데트몰트 백작작은 성에서도 다를 바가 없었다. [...] 발디니는 일흔 살이 되었을 때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향수 제조인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파리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

 

독일어 원문: In den feinen Kontoren der Londoner City duftete es ebenso nach Baldinis Parfums wie am Hofe von Parma, im Warschauer Schloß nicht anders als im Schlößchen des Grafen von und zu Lippe-Detmold. [...]

 

im Schlößchen des Grafen von und zu Lippe-Detmold = 리페-데트몰트 백작의 작은 성에서.

 

von und zu오가는으로 해석하고, Lippe-Detmold를 왕래하는 도시로 생각한 듯.

 

Lippe-Detmold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강 이름과 지명에서 유래한 성().

 

그리고 von und zu는 출신지를 나타내는, 즉 귀족 신분을 드러내는 성()의 일부.

 

대부분 von만을 단독으로 쓴다. 그러나 이 백작의 경우, vonzu를 함께 쓰고 있다. 아주 희귀한 경우.

 

백작에 해당하는 원문의 Graf가 단수, 소유격인 것도 고려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겉으로 보기에, 향수 만드는 작업을 지시하고 명령하는 사람은 수석 도제 드뤼오.

 

하지만 그 지시와 명령의 실제 주관자는 그르누이.

 

그르누이는 향기가 꽃잎에서 기름으로, 기름에서 또 알코올을 거쳐 그 귀한 작은 향수병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드뤼오보다 더 정확하게 코로 추적하고 감시했다. [...] 그는 드뤼오보다 훨씬 더 일찍 후각을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 그리고는 아주 공손한 태도와 완곡한 어법으로 <기름이 너무 뜨거워진 게 아닐까요>, <지금 여과시켜도 될 것 같은데요>, <증류기에서 알코올이 다 증발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리 똑똑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멍청이도 아닌 드뤼오는 결국 그르누이의 말을 따르거나 그르누이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물론 그것은 자신의 판단에 의해 그때가 가장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르누이는 단 한 번도 주제넘거나 건방진 태도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지 않았다. [...] 시간이 흐르자 드뤼오는 점점 더 그르누이의 판단에 의지하게 되었다.”(269-270, 부분삭제 인용)

 

그르누이는 향기가 꽃잎에서 기름으로, 기름에서 또 알코올을 거쳐 그 귀한 작은 향수병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드뤼오보다 더 정확하게 코로 추적하고 감시했다. [...] 그는 드뤼오보다 훨씬 더 일찍 후각을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 [...] 그리고는 아주 공손한 태도와 완곡한 어법으로 <기름이 너무 뜨거워진 게 아닐까요>, <지금 여과시켜도 될 것 같은데요>, <증류기에서 알코올이 다 증발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리 똑똑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멍청이도 아닌 드뤼오는 결국 그르누이의 말을 따르거나 그르누이에게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르누이는 단 한 번도 주제넘거나 건방진 태도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지 않았다. [...] 시간이 흐르자 드뤼오는 점점 더 그르누이의 판단에 의지하게 되었다.”

 

독일어 원문: [...] Und Druot, der zwar nicht gerade fabelhaft intelligent, aber auch nicht völlig dumpfköpfig war, bekam mit der Zeit heraus, daß er mit seinen Entscheidungen justament dann am besten fuhr, wenn er das tat oder anordnete, was Grenouille gerade »so glaubte« oder »irgendwie im Gefühl« hatte. [...]

 

드뤼오가 설명했다는 번역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