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정장진 옮김, 열린책들, 2016(10).

    

79세 노부인 메르타. 보행기와 지팡이를 의지한 채 은행털이에 나선다.

 

“[...] 메르타는 주위를 다시 한번 유심히 살피면서 창구 앞에 섰다. 지팡이를 집어 카운터에 올려놓고 머리를 끄덕여 창구 직원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 그런 다음 메르타는 신문에서 오려 낸 기사 쪼가리를 내밀었다.

이것은 완벽한 은행털이!’

[...]

<3백만 크로나를 내놔, 얼른!>

창구 여직원은 조금 전보다 더 크게 웃었다.

<돈을 인출하시겠다는 거죠?>

<아니야. 당신이 가서 돈을 가져오란 말이야,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달 연금은 아직 입금이 안 됐어요. 매달 중순경에 들어와요. 아시겠어요, 할머니?>

메르타는 일이 꼬여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일들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양상을 보이곤 한다. 그러면 계획을 수정해서 다시 시도해야 한다. 그것도 빨리. 메르타는 외투를 벗어서 창구 여직원의 코앞에 대고 마구 흔들어 보이다가 창구 옆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계속 소리쳤다.

<어서, 서두르란 말이야! 내 돈 3백만 크로나를 내놔!>”(10-11, 문장부호 수정인용)

 

“[...] 메르타는 주위를 다시 한번 유심히 살피면서 창구 앞에 섰다. 지팡이를 집어 카운터에 올려놓고 머리를 끄덕여 창구 직원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 그런 다음 메르타는 신문에서 오려 낸 기사 쪼가리를 내밀었다.

이것은 완벽한 은행털이!’

[...]

<3백만 크로나를 내놔, 얼른!>

창구 여직원은 조금 전보다 더 크게 웃었다.

<돈을 인출하시겠다는 거죠?>

<아니야. 당신이 가서 돈을 가져오란 말이야,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달 연금은 아직 입금이 안 됐어요. 매달 중순경에 들어와요. 아시겠어요, 할머니?>

메르타는 일이 꼬여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일들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양상을 보이곤 한다. 그러면 계획을 수정해서 다시 시도해야 한다. 그것도 빨리. 메르타는 지팡이를 집어 들고 창구 유리창의 구멍을 통해 마구 휘둘렀다.

<어서, 서두르란 말이야! 내 돈 3백만 크로나를 내놔!>”

 

Hon tog tag i käppen och körde in den genom luckan. Så nötte hon med den därinne så gott det gick.

 

Elle enleva son imperméable qu’elle passa de l’autre côté du guichet tout en l’agitant sous le nez de la caissière :

 

She lifted up her walking stick ans poked it through the gap under window, brandishing it as best she could.

 

Sie griff nach ihrem Stock und stieß ihn durch die Schaltereröffnung. Dann fuchtelte sie damit herum, so gut es ging.

 

프랑스어 번역본(=한국어 번역본): 강도 행각과 협박이 통하지 않자 메르타는 외투를 벗어 이것으로 창구 여직원을 위협하며 시위한다.

 

하지만 스웨덴어 원문(=영어·독일어 번역본③④): 창구 여직원을 위협하며 시위하는데 쓰는 도구는 메르타가 카운터에 올려놓았던 지팡이.

 

프랑스어 번역자는 스웨덴어 käpp지팡이kappa외투, 순간적으로 잘못 읽은 듯.

 

그리고 계속 소리쳤다.”는 한국어 번역자/편집자가 덧붙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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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정장진 옮김, 열린책들, 2016(10).

 

<노인 강도단> 단원, 스티나.

 

그 아들과 딸, 안데르스와 엠마의 대화.

 

“<[...] 너도 신문에서 봤지? ‘스웨덴에서 일어난 역대 가장 큰 예술 작품 도난 사건!’ 난 그런 엄마가 존경스럽기까지 해, 지금은. 삶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큰일을 해야 했던 거야. 그런데 난,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야.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일을 하지만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해.”

<오빠만 그런 거 아냐. 대부분 사람들이 다 그래.> 엠마가 말했다.

<그럴 거야 월급이 충분하지가 않아. 몇 번 선거를 한 다음부터는 집세도 거의 세 배나 올랐어. 아내와 난 집을 옮겨야만 해. 시외로 나가서 사는 것도 괜찮을 것도 같고…….>”(277, 문장부호 수정인용)

 

“<[...] 너도 신문에서 봤지? ‘스웨덴에서 일어난 역대 가장 큰 예술 작품 도난 사건!’ 난 그런 엄마가 존경스럽기까지 해, 지금은. 삶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큰일을 해야 했던 거야. 그런데 난,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을 하고 있을 뿐이야.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일을 하지만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해.”

<오빠만 그런 거 아냐. 대부분 사람들이 다 그래.> 엠마가 말했다.

<그럴 거야 월급이 충분하지가 않아. 전셋집 상하수도와 난방 설비관을 완전히 교체한 다음부터는 집세도 거의 세 배나 올랐어. 아내와 난 집을 옮겨야만 해. 시외로 나가서 사는 것도 괜찮을 것도 같고…….>”

 

Sedan stambytet har de tredubblat hyran

 

Depuis les élections, le loyer a été triplé.

 

Since they renovated the plumbing and drains in our block of flats, the rent has tripled

 

Seit sie die neuen Rohre in der Wohnung verlegt haben, hat sich die Miete verdreifacht,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원래 스웨덴 소설.

 

이 소설의 한국어 번역본은 프랑스어 번역본을 저본(底本)으로 옮긴 것.

 

일종의 중역(重譯)인 셈.

 

따라서 한국어 번역본의 번역자와 편집자가 주의하지 않는다면, 프랑스어 번역본의 오역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

 

위 번역문은 그 한 가지 예.

 

프랑스 번역본(=한국어 번역본)은 집세가 3배 오른 것이 선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스웨덴어 원문(=영어·독일어 번역본③④)을 보면 이는 집의 개보수 공사 때문.

 

(스웨덴어 stambyte = ‘노후 상하수도 및 난방 설비관의 완전한 교체를 말한다.)

 

중역의 경우, 저본의 오역을 늘 염두에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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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가이아르 부인의 말년(末年)

 

“1797년이 되자 그녀는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평생을 힘들게 일해 모았던 전 재산을 잃어버리고 코키유 거리에 있는 가구 딸린 방에서 살게 되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10년이나 20년쯤 뒤늦은 죽음이 찾아왔다. 그녀의 식도에 만성적인 종양이 꽉 들어찬 것이었다. 그 병은 처음에는 식욕을 빼앗아 가더니 그 다음에는 목소리를 빼앗아 가서 그녀가 시립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에는 단 한 마디의 말도 할 수가 없었다.”(49-50, 띄어쓰기 수정인용)

 

“1797년이 되자 그녀는 이제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평생을 힘들게 일해 모았던 전 재산을 잃어버리고 코키유 거리에 있는 가구 딸린 방에서 살게 되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10년이나 20년쯤 뒤늦은 죽음이 찾아왔다. 그녀의 후두(喉頭)에 만성적인 종양이 꽉 들어찬 것이었다. 그 병은 처음에는 식욕을 빼앗아 가더니 그 다음에는 목소리를 빼앗아 가서 그녀가 시립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에는 단 한 마디 항의의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독일어 원문: [...] der Tod [...] kam in Gestalt einer langwierigen Geschwulstkrankheit, die Madame an der Kehle packte und ihr erst den Appetit und dann die Stimme raubte, so daß sie mit keinem Wort Einspruch erheben konnte, als sie ins Hotel-Dieu fortgeschafft wurde.

 

수정:

 

Kehle의 사전적 의미: 1. , 경부 2. 기관(氣管), 식도, 후두.

 

호흡기의 한 부분으로 공기가 통하고 목소리를 내는 기관은 후두.

 

 

보완:

 

Einspruch erheben = 항의하다, 이의를 제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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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7년간 동굴 생활을 한 그르누이, 에스피냐스 후작의 이론적 뒷받침이 된다.

 

라 타이아드 에스피냐스 후작은 강연을 통해 그르누이는 치명적 유동체 이론의 정당성을 입증해 주는 살아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르누이의 육체에서 차례차례 누더기를 벗겨 내면서 유동체가 그르누이의 육체에 미친 무서운 영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독가스의 부식 작용으로 인한 농포와 흉터, 가슴에 있는 빨갛게 빛나는 커다란 악성 종기에 주목할 것을 요청했다. 곳곳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썩은 피부와 뚜렷하게 튀어나온 기형적 두개골, 안짱다리와 곱사등이 역시 유동체의 영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216)

 

라 타이아드 에스피냐스 후작은 강연을 통해 그르누이는 치명적 유동체 이론의 정당성을 입증해 주는 살아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그르누이의 육체에서 차례차례 누더기를 벗겨 내면서 유동체가 그르누이의 육체에 미친 무서운 영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독가스의 부식 작용으로 인한 농포와 흉터, 가슴에 있는 빨갛게 빛나는 커다란 악성 종기에 주목할 것을 요청했다. 곳곳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썩은 피부와 뚜렷하게 튀어나온 기형적 뼈대, 안짱다리와 곱사등이 역시 유동체의 영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독일어 원문: [...] eine deutliche fluidale Verkrüppelung des Skeletts [...]

 

Sklelett = ‘해골’, ‘골격’, ‘뼈대

 

두개골 = Schä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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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이탈리아 여행 후에도 아직 살아 있다면 메신나 근처의 시골에(102)

 

이탈리아 여행 후에도 아직 살아 있다면 메시나 근처의 시골에

 

 

메신나로 여행을 떠날 때(109)

 

메시나로 여행을 떠날 때

 

 

이 작업대를 메신나로 가져갈까?(110, 띄어쓰기 수정인용)

 

이 작업대를 메시나로 가져갈까?

 

 

이미 노년을 메신나에서 쓰라린 가난 속에서 보낼 작정을 했던 발디니는(164)

 

이미 노년을 메시나에서 쓰라린 가난 속에서 보낼 작정을 했던 발디니는

 

 

독일어 원문: Messina

 

메시나 =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있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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