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세계 재건 능력.

 

바깥 세계가 몰락한다 하여도 우리들 중 하나는, 그 세계를 다시 세울 능력이 있다. 산과 강, 나무와 잎, 뿌리와 꽃, 자연의 모든 영상이 우리들 마음속에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영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141)

 

바깥 세계가 몰락한다 하여도 우리들 중 하나는, 그 세계를 다시 세울 능력이 있다. 산과 강, 나무와 잎, 뿌리와 꽃, 자연의 모든 형성물이 우리들 마음속에 미리 만들어져 있어서 영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 wenn die äußere Welt unterginge, so wäre einer von uns fähig, sie wieder aufzubauen, denn Berg und Strom, Baum und Blatt, Wurzel und Blüte, alles Gebildete in der Natur liegt in uns vorgebildet, stammt aus der Seele, [...]

 

착독(錯讀): GeblideteGebilde영상로 순간, 잘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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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산에서 본 풍경.

 

아래쪽에서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높은 곳에서는 폭풍이 부는 것 같았다. 이따금 잠깐씩 금속 빛 어두운 구름장에서 햇살이 창백하면서도 눈부시게 비쳐 나왔다.”(206, 띄어쓰기 수정인용)

 

아래쪽에서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높은 곳에서는 폭풍이 부는 것 같았다. 이따금 잠깐씩 견고한 어두운 구름장에서 햇살이 창백하면서도 눈부시게 비쳐 나왔다.”

 

독일어 원문: Unten ging kaum ein Wind, in der Höhe schien es zu stürmen, mehrmals brach für Augenblicke die Sonne bleich und grell aus dem stählernen Wolkengrau.

 

stählern = 여기서는, ‘굳은’, ‘견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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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피스토리우스.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고쳐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171쪽, 부분삭제 인용)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규정하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독일어 원문: Sein Amt war vielleicht, Menschen zu sich selbst führen zu helfen, wie er es mit mir getan hatte. Ihnen das Unerhörte zu geben, die neuen Götter, war sein Amt nicht.

Und hier brannte mich plötzlich wie eine scharfe Flamme die Erkenntnis: —es gab für jeden ein »Amt«, aber für keinen eines, das er selber wählen, umschreiben und beliebig verwalten durfte. [...] Es gab keine, keine, keine Pflicht für erwachte Menschen als die eine: sich selber zu suchen, in sich fest zu werden, den eigenen Weg vorwärts zu tasten, einerlei wohin er führte. Das erschütterte mich tief, [...]

 

umschreiben = ‘규정하다’, ‘해석하다’.

 

여기서는 비분리 동사로 쓰였다.

 

고쳐 쓰다는 뜻의 분리 동사로 쓰려면, 목적어가 직분Amt이 아닌 문서Text, Artikel, Aufsatz 가 되어야 한다.(이를 Kollokation이라 한다.)

 

 

번역본 비교

 

누구나 한 가지 직분을 갖고 있지만, 이 직분은 스스로 택하거나 마음대로 규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김재혁: 178)

 

누구에게나 <직분>이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직분을 스스로 선택하고 규정하고 임의로 수행할 수 없다[...](김인순: 174, 부분삭제 인용)

 

누구에게나 직무는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그 내용을 규정하고, 마음대로 말아도 되는 일은 없다.(박종대: 188)

 

즉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은 있지만, 누구에게도 스스로 선택하고 정의하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직분은 없다는 것이었다.(홍성광: 181)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고쳐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전영애: 171)

 

누구에게나 사명이 있지만, 누구도 그 사명을 스스로 선택하거나, 고쳐 쓰거나, 마음대로 관장할 수 없다는 사실었다.(이영임: 148)

 

각자에게 직분이 주어져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직접 그것을 고르거나 고쳐 쓰거나 멋대로 지배할 수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안인희: 153)

 

 

보완: 2017.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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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사랑할 때와 죽을 때(세계문학전집 246),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0(4).

 

19444월 초, 러시아 전선.

 

독일군 하사 뮈케와 부하들은 라이케 소위의 시신을 발견한다.

 

“<즉시 보고해야겠다. 여기서 대기하도록! 나는 곧 돌아올 테니까.> 뮈케가 말했다.

뮈케는 중대장이 있는 본부로 달려갔다. 그곳은 그나마 유일하게 쓸 만한 건물로, 혁명 이전에는 아마도 교황 소속이었을 것이다. 라에는 넓은 바에 앉아 있었었다. 뮈케는 불이 타오르는 커다란 러시아제 난로를 증오에 찬 눈길로 쳐다보았다. [...] 뮈케가 보고를 마치자 라에는 즉시 시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20)

 

“<즉시 보고해야겠다. 여기서 대기하도록! 나는 곧 돌아올 테니까.> 뮈케가 말했다.

뮈케는 중대장이 있는 본부로 달려갔다. 그곳은 그나마 유일하게 쓸 만한 건물로, 혁명 이전에는 아마도 러시아정교회 신부가 살았을 것이다. 라에는 넓은 바에 앉아 있었었다. 뮈케는 불이 타오르는 커다란 러시아제 난로를 증오에 찬 눈길로 쳐다보았다. [...] 뮈케가 보고를 마치자 라에는 즉시 시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독일어 원문: [...] Er ging zu dem Hause hinüber, in dem der Kompanieführer wohnte. Es war das einzige, das noch einigermaßen instand war. Vor der Revolution hatte es wahrscheinlich dem Popen gehört. [...]

 

Pope = (슬라브어권의) 정교회 신부.

 

중대장 라에가 막사로 쓰는 건물은 러시아 혁명 후 몰수된 러시아정교회 신부의 거주지.

 

로마가톨릭 교황은 사전적 의미의 무리한 적용.

 

 

2. 줄리언 반스,시대의 소음, 송은주 옮김, 다산책방, 2017(5).

 

Pope

 

러시아 마을 신부

 

그의 아버지는 이전 전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그는 마을 신부의 축복을 받고 고향과 차르를 위해 싸우러 떠났다. 돌아왔을 때는 신부도 차르도 이제 없고 고향도 예전 같지 않았다.”(11)

 

독일어 번역문: Sein Vater hatte den vorigen Krieg überlebt. Der Dorfpope hatte ihn gesegnet, und dann war er in den Kampf für Zar und Vaterland gezogen. Als er zurückkam, gab es keinen Popen und keinen Zaren mehr, und sein Vaterland war nicht mehr dasselbe.

 

영어 원문: His father had been a survivor of the previous war. Blessed by the village priest, he had set off to fight for his homeland and the Tsar. By the time he returned, priest and Tsar were gone, and his homeland was not the same.

 

 

보완: 2017.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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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데미안과 싱클레어.

 

그 무렵이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활발한 논쟁을 벌였다. 그것은 바로 교리문답 수업 전이었다. 내 친구는 단추라도 채워진 듯, 꽤 노숙하고 점잔빼는 것이었을 내가 늘어놓은 이야기에 아무런 기쁨을 느끼지 않았다.

<우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라고 그가 서먹할 만큼 진지하게 말했다.”(88, 문장부호 수정인용)

 

그 무렵이었다. 다시 한 번 우리는 활발한 논쟁을 벌였다. 그것은 바로 교리문답 수업 전이었다. 내 친구는 냉담했고, 꽤 노숙하고 점잔빼는 것이었을 내가 늘어놓은 이야기에 아무런 기쁨을 느끼지 않았다.

<우리,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라고 그가 서먹할 만큼 진지하게 말했다.”

 

독일어 원문: In jenen Tagen war es, daß ich wieder einmal lebhaft mit ihm disputierte; es war gerade vor einer Unterweisungsstunde. Mein Freund war zugeknöpft und hatte keine Freude an meinen Reden, die wohl ziemlich altklug und wichtigtuerisch waren.

»Wir reden zu viel,« sagte er mit ungewohntem Ernst.

 

zugeknöpft = ‘냉담한’, ‘마음을 터놓지 않은’, ‘무뚝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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