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문광훈 선생님께

 

소설 첫 부분은 18세기 말, 다른 서유럽과 달리 이베리아 반도에서만 유독 중세적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를 지리적·정치적·종교적·역사적 요인과 배경을 언급하며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경직된 정신적 상태를 소재로 삼아 세르반테스가돈키호테와 그 인물을 창조했다고 평가합니다.

 

“18세기 말 이베리아 전통은 비극적일 만큼 우스꽝스럽게 굳어 있었다. 이미 200년 전 이 땅의 가장 위대한 작가는 어둡고 기이한 불굴의 의지로 작품의 소재를 끌어냈다. 그는 낡고 기사도적이며 쓸모없게 돼버린 관례를 포기할 수 없는 어느 기사 이야기로부터 영원히 타당한 한 가지 비유를 창조해냈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그 주인공은 감동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전 세계에 유명해졌다.”(9)

 

18세기 말 이베리아 전통은 비극적일 만큼 우스꽝스럽게 굳어 있었다. 이미 200년 전 이 땅의 가장 위대한 작가는 어둡고 기이한 불굴의 의지로부터 작품의 소재를 끌어냈다. 그는 낡고 기사도적이며 쓸모없게 돼버린 관례를 포기할 수 없는 어느 기사 이야기로부터 영원히 타당한 한 가지 비유를 창조해냈고, 참으로 사랑스러운 그 주인공은 감동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전 세계에 유명해졌다.”

 

독일어 원문: Zu Ende des achtzehnten Jahrhunderts war die iberische Tradition auf tragisch lächerliche Art erstarrt. Zweihundert Jahre zuvor schon hatte sich der größte Dichter des Landes aus diesem finster grotesken Willen zur Beharrung seinen Stoff geholt. Er hatte in der Geschichte von dem Ritter, der von den alten, ritterlichen, sinnlos gewordenen Bräuchen nicht lassen kann, ein für immer gültiges Gleichnis geschaffen, und sein höchst liebenswerter Held, rührend und lächerlich, war berühmt geworden über den Erdkreis.

 

 

여기서 어둡고 기이한 불굴의 의지는 세르반테스가 작품 창작에 임하는 태도나 자세가 아니라, 세르반테스가 비판하고자 했던 당시 스페인 사회를 옥죄고 있던, 정신적 조류번역문에 나오는 말로 설명하자면, “낡고 기사도적이며 쓸모없게 돼버린 관례를 말합니다.

 

 

der größte Dichter hatte sich aus diesem Willen zur Beharrung seinen Stoff geholt

 

= 그 위대한 작가는 이 불굴의 의지로부터 자신의 소재를 얻었다

 

 

당시 스페인 사회의 어둡고 기이한 불굴의 의지는 이 소설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소설의 서두는 이 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번역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018. 3. 28.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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