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하커,『빈털터리들』, 장희창 옮김, 창비, 2008(8).
야콥.
어머니 안그리트 홀바흐 별세 이후 집안의 변화.
“그녀는 그의 열두 번째 생일 직전에 세상을 떠났고, 피니 고모가 그와 그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점심때마다 요리를 해주었다. [...]
어머니가 죽은 야콥은 몇 주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피니 고모와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피니 고모는 시누이 안그리트의 서재를 조금씩 치워나갔고, 짜증스럽긴 했지만 남동생이 하는 일—그의 직업인 우직한 사무원은 말하자면 남동생이 자기 부인에게 바친 선물과도 같았다—에는 조금도 간섭하지 않았다. 다만 서랍에 들어 있던 편지와 사진들은 치웠다. 그리고 다른 가구들을 들였다. 안그리트 홀바흐가 70년대에 사들였던 안락의자 두 개, 작은 탁자, 알록달록한 색깔의 야콥센 걸상, 그리고 입으로 불어서 만든 투명한 유리 램프 들이었다. 사년 후 피니 고모가 아버지의 새 여자 친구 게르투르트를 위해 집을 비워야 했을 때에야 비로소 야콥은 집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19-20쪽, 띄어쓰기 수정 및 부분삭제 인용)
→“그녀는 그의 열두 번째 생일 직전에 세상을 떠났고, 피니 고모가 그와 그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와서 점심때마다 요리를 해주었다. [...]
어머니가 죽은 야콥은 몇 주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피니 고모와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피니 고모는 시누이 안그리트의 서재를 조금씩 치워나갔고, 짜증스럽긴 했지만 남동생이 자기 아내에게 했었던 선물, 즉 비더마이어풍의 책꽂이 겸용 책상은 손 하나 까닥하지 못한 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다만 서랍에 들어 있던 편지와 사진들은 치웠다. 그리고 다른 가구들은 치워버렸다. 안락의자 두 개, 작은 탁자, 안그리트 홀바흐가 70년대에 사들였던 알록달록한 색깔의 야콥센 의자, 공기 주입이 가능한 플라스틱 투명 의자, 그리고 램프 들이었다. 사년 후 피니 고모가 아버지의 새 여자 친구 게르투르트를 위해 집을 비워야 했을 때에야 비로소 야콥은 집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독일어 원문: Sie war kurz vor seinem zwölften Geburtstag gestorben, und Tante Fini war zu ihm und seinem Vater gezogen, hatte mittags gekocht, [...]
Am Tod. Jakob hatte einige Wochen lang kaum gesprochen, schon gar nicht mit Tante Fini, die peu à peu das Schreibzimmer ihrer Schwägerin Anngrit leer räumte, ärgerlich, daß gegen den Biedermeiersekretär, ein Geschenk ihres Bruders an seine Frau, nichts einzuwenden war. Die Briefe und Fotos räumte sie aber aus den Schubladen, und andere Möbel ließ sie abholen, zwei Sessel, ein Tischchen, die bunten Jakobsen-Stühle, die Anngrit Holbach in den siebziger Jahren gekauft hatte, durchsichtige, aufblasbare Plastikhocker, Lampen. Erst als Tante Fini vier Jahre später das Haus zugunsten der neuen Freundin ihres Bruders, Gertrud, hatte räumen mussen, bemerkte Jakob, wie sehr es verändert war.
• Biedermeiersekretär = 비더마이어 스타일의 책꽂이 겸용 책상.
번역자는 Biedermeier를 ‘우직한’으로, Sekretär를 ‘사무직’으로 보고 이를 동생의 직업과 연관 지어 번역한 듯.
• abholen lassen = 가져가도록 하다.
• die bunten Jakobsen-Stühle, die A [...]gekauft hatte
= A가 구입했던 갖가지 색의 야콥센 의자들
야콥센 의자들에만 구체적인 설명이 덧붙었다.
• Plastikhocker = 플라스틱 재질의 (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보조의자, 스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