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게걸음으로(세계문학전집 334),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5(21).

 

코니가 다비드 슈트렘플린에게 총을 쏜다.

 

그 직후 총탄 세 발이 발사되었다. 햇살이 비치는 날임에도 코니는 파카를 입고 있었다. 헐렁한 파카 주머니, 오른쪽 주머니에서 그는 무기를 꺼내어 네 차례 쏘았다. 러시아제 권총이었다. 첫 발은 배에, 나머지 총알들은 머리와 목 그리고 다시 머리에 적중했다. 다비드 슈트렘플린은 말 한 마디 못 한 채 뒤로 나자빠졌다.”(214, 부분삭제 인용)

 

그 직후 총탄이 발사되었다. 햇살이 비치는 날임에도 코니는 파카를 입고 있었다. 헐렁한 파카 주머니, 오른쪽 주머니에서 그는 무기를 꺼내어 네 차례 쏘았다. 러시아제 권총이었다. 첫 발은 배에, 나머지 총알들은 머리와 목 그리고 다시 머리에 적중했다. 다비드 슈트렘플린은 말 한 마디 못 한 채 뒤로 나자빠졌다.”

 

독일어 원문: Gleich danach fielen die Schüsse. [...] Aus einer der geräumigen Taschen, der rechten, zog er die Waffe und schoß viermal. [...] Der erste Schuß traf den Bauch, die folgenden Kopf, Hals und Kopf. [...]

 

내적 모순: “세 발이 발사되었다.” 네 차례 쏘았다.”

 

첫 문장은 몇 발을 발사했는지 구체적인 언급 없이, 그냥 총을 쏘았다는 진술이다:

 

Gleich danach fielen die Schüsse. = 바로 그 뒤 총탄들이 발사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전영애 선생님께

 

1

20여 년 전, 1997년 선생님이 번역하신데미안을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데미안의 계급이 대위, 피스토리우스 아버지의 직업이 신부로 번역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지난 한 달여 동안, 그 외 수정되어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살펴보시고, 개정판을 내셔서, 독일문학과 헤르만 헤세를 사랑하는 청소년들과 독자들에게 정본의 큰 기쁨을 안겨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2017. 5. 17.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31)

 

피스토리우스가 싱클레어에게.

 

그러나 나는 늘 무엇인가, 내가 아름답고 성스럽게 느끼는 것에 에워싸여 있어야 해. 오르간 음악이든 비밀 의식이든, 상징과 신화든, 나는 그런 것이 필요해. 그리고 그런 것에서 떠나지 않겠네. 그게 나의 약점이지. 왜냐하면 나도 때때로, 싱클레어, 내가 그런 소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 그것이 사치이며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 만약 내가 아주 단순하게 아무런 요구 없이 운명에 자신을 내맡긴다면, 그 편이 더 위대한 일일 거야. 더 올바른 일일 거야. 그러나 나는 그럴 수가 없어.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유일한 일이지.”(173)

 

그러나 나는 늘 무엇인가, 내가 아름답고 성스럽게 느끼는 것에 에워싸여 있어야 해. 오르간 음악이든 비밀 의식이든, 상징과 신화든, 나는 그런 것이 필요해. 그리고 그런 것에서 떠나지 않겠네. 그게 나의 약점이지. 왜냐하면 나도 때때로, 싱클레어, 나도 이따금 내가 그런 소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아. 그것이 사치이며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 만약 내가 아주 단순하게 아무런 요구 없이 운명에 자신을 내맡긴다면, 그 편이 더 위대한 일일 거야. 더 올바른 일일 거야. 그러나 나는 그럴 수가 없어.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유일한 일이지.”

 

독일어 원문: Aber ich muß immer von etwas umgeben sein, was ich als schön und heilig empfinde, Orgelmusik und Mysterium, Symbol und Mythus, ich brauche das und will nicht davon lassen. Das ist meine Schwäche. Denn ich weiß manchmal, Sinclair, ich weiß zuzeiten, daß ich solche Wünsche nicht haben sollte, daß sie Luxus und Schwäche sind. Es wäre größer, es wäre richtiger, wenn ich ganz einfach dem Schicksal zur Verfügung stünde, ohne Ansprüche. Aber ich kann das nicht; es ist das einzige, was ich nicht kann.

 

빠진 단어를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누락(30)

 

싱클레어.

 

특이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로부터 압락사스에 대하여 들은 것을 짧게 다시 들려줄 수 없지만 그에게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 위의 또 한 걸음이었다. 나는 당시에, 열여덟 살의 평범치 않은 젊은이였다. 수백 가지 일에서 조숙하고, 다른 수백 가지 일에서 몹시 뒤처지고 무력했다.”(146)

 

특이한 음악가 피스토리우스로부터 압락사스에 대하여 들은 것을 짧게 다시 들려줄 수 없지만 그에게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 위의 또 한 걸음이었다. 나는 당시에, 열여덟 살가량의 평범치 않은 젊은이였다. 수백 가지 일에서 조숙하고, 다른 수백 가지 일에서 몹시 뒤처지고 무력했다.”

 

독일어 원문: Was ich von dem sonderbaren Musiker Pistorius über Abraxas erfuhr, kann ich nicht in Kürze wiedererzählen. Das Wichtigste aber, was ich bei ihm lernte, war ein weiterer Schritt auf dem Wege zu mir selbst. Ich war damals, mit meinen etwa achtzehn Jahren, ein ungewöhnlicher junger Mensch, in hundert Dingen frühreif, in hundert andern Dingen sehr zurück und hilflos.

 

빠진 낱말을 보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싱클레어, 피스토리우스.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고쳐 쓰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171쪽, 부분삭제 인용)

 

그의 직분은 어쩌면, 나에게 해주었듯이, 인간이 그 자신에게로 이르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그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것, 새로운 신들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그의 직분이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서 갑자기 예리한 불꽃같은 인식이 나를 불태웠다. 누구에게나 하나의 <직분>이 있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자의로 택하고 규정하고 그리고 마음대로 주재해도 되는 직분은 아니라는 것. [...]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기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독일어 원문: Sein Amt war vielleicht, Menschen zu sich selbst führen zu helfen, wie er es mit mir getan hatte. Ihnen das Unerhörte zu geben, die neuen Götter, war sein Amt nicht.

Und hier brannte mich plötzlich wie eine scharfe Flamme die Erkenntnis: —es gab für jeden ein »Amt«, aber für keinen eines, das er selber wählen, umschreiben und beliebig verwalten durfte. [...] Es gab keine, keine, keine Pflicht für erwachte Menschen als die eine: sich selber zu suchen, in sich fest zu werden, den eigenen Weg vorwärts zu tasten, einerlei wohin er führte. Das erschütterte mich tief, [...]

 

umschreiben = ‘규정하다’, ‘해석하다’.

 

여기서는 비분리 동사로 쓰였다.

 

고쳐 쓰다는 뜻의 분리 동사로 쓰려면, 목적어가 직분Amt이 아닌 문서Text, Artikel, Aufsatz 가 되어야 한다.(이를 Kollokation이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