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심철민 옮김, 도서출판 b, 2017(4).
심철민 선생님께
1
밀란 쿤데라가 장탄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독일어 원문과 프랑스어 번역본을 비교하면서였습니다.
카프카가 쓴 모두 같은, 한 단어를 비슷한 뜻의 다른, 여러 단어로 죄다 바꾸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쿤데라가 보기에, 카프카는 의도적으로 동일한 단어를 반복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2
Die zunehmende Proletarisierung der heutigen Menschen und die zunehmende Formierung von Massen sind zwei Seiten eines und desselben Geschehens.
3
벤야민이 ‘의도적’으로 ‘zunehmend’를 반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동일성’의 운율이 흐르는 것 같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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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쪽, 해당 번역:
현대인의 급증하는 프로레타리아화와 대중의 광범한 형성은 동일한 사태의 두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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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대인의 점진적인 프롤레타리아트化와 대중의 점진적인 형성은 동일한 사건의 양면이다.
② 오늘날 사람들의 점진적인 무산계급화와 대중의 점진적인 형성은 동일한 사건의 양면이다.
③ 오늘날 인간의 점진적인 프롤레타리아化와 대중이란 표현이 늘어난 것은 한 사건의 양면이다.
6
쿤데라라면, ‘점진적인/점진적인’이 반복되는 번역을 선호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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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음악성’ 있는 번역을 고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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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위 인용 번역의 옮긴이는 순서대로 반성완, 최성만, 차봉희입니다.
박진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