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데미안(세계문학전집 44), 전영애 옮김, 민음사, 2010(257).

 

더러움과 끈적거림 너머로, 깨진 맥주잔과 독설로 지새운 밤 너머로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주문에 걸린 몽상가가, 추하고 더러운 길을 쉬지 않고 고통당하며 기어가는 모습이. 공주님을 찾아가는 길인데, 오물 웅덩이에, 악취와 쓰레기 가득한 뒷골목에 박혀 있는 그런 꿈들이었다. 내 형편이 그랬다.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이런 식으로 나는, 외로워지도록, 그리고 무정하게 환히 웃는 문지기들이 지키고 있는 잠긴 낙원의 문 하나를 나와 유년 사이로 세우도록 정해져 있었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나 자신에 대한 향수의 눈뜸이었다.”(103, 띄어쓰기 수정인용 )

 

더러움과 끈적거림 너머로, 깨진 맥주잔과 독설로 지새운 밤 너머로 내 모습이 보였다. 내가, 주문에 걸린 몽상가가, 추하고 더러운 길을 쉬지 않고 고통당하며 기어가는 모습이. 공주님을 찾아가는 길인데, 오물 웅덩이에, 악취와 쓰레기 가득한 뒷골목에 박혀 있는 그런 꿈들이었다. 내 형편이 그랬다.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이런 식으로 나는, 외로워지도록, 그리고 무정하게 칼을 번쩍거리는 문지기들이 지키고 있는 잠긴 낙원의 문 하나를 나와 유년 사이로 세우도록 정해져 있었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나 자신에 대한 향수의 눈뜸이었다.”

 

독일어 원문: Über Schmutz und Klebrigkeit, über zerbrochene Biergläser und zynisch durchschwatzte Nächte weg sehe ich mich, einen gebannten Träumer, ruhelos und gepeinigt kriechen, einen häßlichen und unsaubern Weg. Es gibt solche Träume, in denen man, auf dem Weg zur Prinzessin, in Kotlachen, in Hintergassen voll Gestank und Unrat steckenbleibt. So ging es mir. Auf diese wenig feine Art war es mir beschieden, einsam zu werden und zwischen mich und die Kindheit ein verschlossenes Edentor mit erbarmungslos strahlenden Wächtern zu bringen. Es war ein Beginn, ein Erwachen des Heimwehs nach mir selber.

 

ein verschlossenes Edentor mit erbarmungslos strahlenden Wächtern = 무자비하게 칼을 번쩍거리는 문지기들이 지키는 굳게 잠긴 에덴의 문.

 

이 구절의 출전(出典)은 구약성경 <창세기> 3: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문지기들과 번쩍거리는 불 칼(독일어 루터 성경의 해당 구절: “mit dem flammenden, blitzenden Schwert”)이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지킨다.

 

결국, mit erbarmungslos strahlenden Wächtern에서 ‘strahlend’는 문지기들이 환히 웃는모습이 아니라 문지기들이 무장한 칼의 번쩍거림.

 

어떤 텍스트가 다른 텍스트를 인용하고, 인유(引喩)할 경우 해당 텍스트를 찾아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파악해야만 적절한 번역어를 선택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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