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쇄).
이노셍 묘지와 납골당.
자정이 지나면 온갖 천민들이 모여드는 곳.
“그르누이가 납골당에서 일어나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그런데 마치 땅속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푸른 옷을 입은 작은 남자가 작은 병을 손에 들고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가 병마개를 열었다. 누군가 거기에 서서 병마개를 여는 것,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첫 순간이었다. 그 남자는 작은 병의 내용물을 이리저리 흩뿌리기 시작했고, 그러자 갑자기 환한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아름다움이 퍼져 나갔다.”(377쪽, 맞춤법 수정인용)
→ “그르누이가 납골당에서 일어나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을 때 처음에는 그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
그런데 마치 땅속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푸른 옷을 입은 작은 남자가 작은 병을 손에 들고 거기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가 병마개를 열었다. 누군가 거기에 서서 병마개를 여는 것,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첫 순간이었다. 그 남자는 작은 병의 내용물을 온전히 자기 몸에 흩뿌리기 시작했고, 그러자 갑자기 환한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아름다움이 퍼져 나갔다.”
독일어 원문: [...] Und dann habe er sich mit dem Inhalt dieses Fläschchens über und über besprenkelt [...]
• 병의 내용물을 그르누이가 자기 몸에 뿌렸다는 사실은, 텍스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
이노셍 묘지의 천민들이 그르누이에게 달려들어 그를 죽이고, 그의 몸을 찢어 먹게 되는 것은 바로, 그르누이가 이 향수를 자기 몸에 온전히(über und über) 끼얹었기(sich besprenkeln)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