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그러다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바보라고 믿는다. 하지만 바보인지 존경받는 사람인지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빗방울은 당나귀 등판에나 덕망 높으신 분 머리에나 똑같이 떨어지는 법인데. 햇빛은 또 어떤가!(37)

 

그러다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바보라고 믿는다. 하지만 바보인지 존경받는 사람인지 그것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빗방울은 바보 머리나 덕망 높으신 분 머리에나 똑같이 떨어지는 법인데. 햇빛은 또 어떤가!

 

독일어 원문: Man glaubt schließlich selber, daß man ein Einfaltspinsel ist. Aber was macht es aus, ob man ein Tropf oder ein Mann von Achtung ist, da doch der Regen ebensogut auf einen Esel wie auf eine respektable Erscheinung herabregnet. Und gar die Sonne!

 

Esel = 여기서는, 바보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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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나는 내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내 일이 나에게 지적으로 만족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두 번째는 그것이 지적인 외양을 아주 조금이라도 입는 즉시 내 머리를 뛰어넘고 불쑥 자라버리기 때문이다.(30)

 

나는 내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내 일이 나에게 지적으로 만족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두 번째는 그것이 지적인 외양을 아주 조금이라도 입는 즉시 나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Deshalb mag ich meine Arbeit nicht gern, weil sie mir einesteils zu wenig geistvoll ist und mir andersteils sogleich über den Kopf hinauswächst, sobald sie den Anstrich des Geistvollen erhält.

 

A über den Kopf hinauswächst

 

= A를 능가하다, A가 감당할 수 없게 되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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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업무 때문에 나는 늘 두려움에 빠져서 손바닥으로 책상 상판을 여기저기 계속 쓰다듬지만, 다들 나를 조롱의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때까지 그 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혹은 손으로 뺨을 톡톡 치거나 턱 아래를 잡고 코를 문지르고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공들여 쓸어 넘긴다. 마치 내 앞 책상에 잔뜩 펼쳐진 서류 위가 아니라 내 이마에 업무 내용이 적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29)

 

업무 때문에 나는 늘 두려움에 빠져서 손바닥으로 책상 상판을 여기저기 계속 쓰다듬지만, 다들 나를 조롱의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때까지 그 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혹은 손으로 뺨을 톡톡 치거나 턱 아래를 잡고 눈을 쓸어내리고 코를 문지르고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공들여 쓸어 넘긴다. 마치 내 앞 책상에 잔뜩 펼쳐진 서류 위가 아니라 내 이마에 업무 내용이 적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독일어 원문: Ein Auftrag erschreckt mich immer, veranlaßt mich, mit meiner flachen Hand strichweise über den Pultdeckel zu fahren, bis ich entdecke, daß ich höhnisch beobachtet werde, oder ich tätschle mir mit der Hand die Wangen, greife mich unter das Kinn, fahre mir über die Augen, reibe die Nase und streiche die Haare von der Stirne weg, als ob dort meine Aufgabe läge, und nicht auf dem Bogen Papier, der vor mir, auf dem Pult, ausgebreitet liegt.

 

sich über die Augen fahren = 눈을 쓸어내리다

 

빠진 부분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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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내가 좋은 집안 출신인 데다가 아버지는 지방에서 존경받는 사업가이기도 하므로, 나는 내게 가까이 다가오려 하는 것들, 내가 짊어져야 하는 일에 대해 무조건 아주 쉽게 흠을 잡아내는 편이다. 예를 들어 그 무엇도 내 눈에는 흡족할 만큼 고급스럽지 않다.(28)

 

내가 좋은 집안 출신인 데다가 아버지는 지방에서 존경받는 사업가이기도 하므로, 나는 내게 가까이 다가오려 하는 것들, 그래서 내가 밀쳐 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무조건 아주 쉽게 흠을 잡아내는 편이다. 예를 들어 그 무엇도 내 눈에는 흡족할 만큼 고급스럽지 않다.

 

독일어 원문: Da ich ein Mensch aus guter Familie bin, mein Vater ist ein angesehener Kaufmann in der Provinz, so finde ich leicht an den Dingen, die sich mir nähern wollen, und denen ich auf den Leib rücken soll, allerlei auszusetzen, zum Beispiel: es ist mir alles zu wenig fein.

 

jemandem auf den Leib rücken = umgangssprachlich: jemanden bedrängen, auf jemanden Druck ausüben = 누구를 세게 밀다, 육박하다

 

an jemandem etwas aussetzen = 누구의 무엇을 비난하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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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막 깨어난 싱그러운 아침, 나는 유명 호수가 있는 대도시를 출발하여 거의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호수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가는 도중에는 오직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산책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것들만을 마주쳤다. 스케이트를 타는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을 만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고, 이것이 전부이다.(122)

 

막 깨어난 싱그러운 아침, 나는 유명 호수가 있는 대도시를 출발하여 거의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호수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가는 도중에는 오직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것들만을 마주쳤다. 곡식을 베어 들이는 몇몇 부지런한 사람들을 만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고, 이것이 전부이다.

 

독일어 원문: Es ist ein frischer Morgen und ich fange an, von der grossen Stadt und dem grossen bekannten See aus nach dem kleinen, fast unbekannten See zu marschieren. Auf dem Weg begegnet mir nichts als alles das, was einem gewöhnlichen Menschen auf gewöhnlichem Wege begegnen kann. Ich sage ein paar fleissigen Schnittern „guten Tag“, das ist alles; [...].

 

Schnitter = (곡식 따위를) 베어 들이는 사람, 풀 베는 사람, 수확자

 

착독:

 

Schnitter수확자Schlitten썰매으로 순간, 잘못 읽었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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