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점심식사를 할 때면 늘 나는 이런 자리가 아니라 좀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식탁 분위기가 좀 더 명랑한 자리, 여기와 마찬가지로 훌륭하지만 좀 더 고상하게 식사할 수 있는 그런 자리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더 나은 음식과 더 활기찬 대화가 오가는 그런 곳은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27)

 

점심식사를 할 때면 늘 나는 이런 자리가 아니라 좀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식탁 분위기가 좀 더 명랑한 자리, 여기와 마찬가지로 훌륭하지만 좀 더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자리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에 빠진다. 그리고 더 나은 음식과 더 활기찬 대화가 오가는 그런 곳은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독일어 원문: Wenn ich zu Mittag esse, denke ich immer, ich könnte eigentlich anderswo, wo es vielleicht fideler zuginge am Eßtisch, ebenso gut, oder noch feiner essen, und denke dann darüber nach, wo das wohl sein könnte, wo die lebhaftere Unterhaltung mit dem besseren Essen verbunden wäre.

 

fein = 양질의, 정선된, 고급의

 

여기서, fein이 뜻하는 바는 식탁 분위기나 식사하는 사람들의 품위, 또는 몸가짐의 수준이 아니라, 음식의 질이다.

 

문장을 잘 살펴보면, 형용사 fein은 음식과 형용사 fidel은 대화와 관련된다.

 

fein das bessere Essen

맛있는 더 나은 음식

 

fidel die lebhaftere Unterhaltung

명랑한 더 활기찬 대화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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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평균 체형인 나는 유난히 작거나 혹은 혼자만 불쑥 튀어나오게 크지 않다는 사실에 기뻐할 명분이 생긴다. 그러니까 문어체로 말하자면 온건한 척도에 해당하는 것이다.(27)

 

평균 체형인 나는 유난히 작거나 혹은 혼자만 불쑥 튀어나오게 크지 않다는 사실에 기뻐할 명분이 생긴다. 그러니까 문자를 써서 말하자면 표준 신장이다.

 

독일어 원문: Ich bin mittelgroß von Gestalt und habe deshalb Gelegenheit, mich zu freuen, darüber, daß ich weder hervorstechend klein, noch herausplatzend groß bin. Ich habe so das Maß, wie man auf schriftdeutsch sagt.

    

das Maß haben = 표준 신장을 갖다

 

schriftdeutsch = hochdeutsch in der (bestimmten sprachlichen Gesetzmäßigkeiten folgenden) schriftlichen Form = 문자 쓰다

 

문장을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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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고독하다는 것. 얼음과 같은, 쇠붙이와 같은 전율, 무덤의 냄새, 자비심 없는 죽음의 전조. , 한 번이라도 고독했던 자는 다른 이의 고독이 결코 낯설지 않은 법이다.(16)

 

고독하다는 것. 얼음과 같은, 쇠붙이와 같은 전율, 무덤의 예식(豫食), 자비심 없는 죽음의 전조. , 한 번이라도 고독했던 자는 다른 이의 고독이 결코 낯설지 않은 법이다.

 

독일어 원문: Einsam sein: eisiger, eiserner Schrecken, Vorgeschmack des Grabes, Vorbote mitleidlosen Todes. O, wer selber einsam war, dem kann jemandes anderen Einsamkeit unmöglich fremd sein.

 

Vorgeschmack = etwas, wodurch man einen gewissen Eindruck von etwas Bevorstehendem bekommt = 미리 맛봄, 예식(豫食)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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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한 번이라도 가난하고 고독한 신세를 경험해본 자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타인의 가난과 고독을 더 잘 이해한다. 우리는 타인의 불행, 타인의 굴욕, 타인의 고통, 타인의 무력함, 타인의 죽음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므로 최소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15)

 

한 번이라도 가난하고 고독한 신세를 경험해본 자는 그후에 이웃의 가난과 고독을 더 잘 이해한다. 우리는 이웃의 불행, 이웃의 굴욕, 이웃의 고통, 이웃의 무력함, 이웃의 죽음을 조금도 막지 못하므로 최소한 이웃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

 

독일어 원문: Wer selber arm und einsam gewesen ist, der versteht andere Arme und Einsame nachher um so besser. Wir sollten unsern Mitmenschen wenigstens verstehen lernen, da wir sein Unglück, seine Schmach, seinen Schmerz, seine Kraftlosigkeit und seinen Tod nicht zu verhindern vermögen.

 

Mitmensch = Mensch als Geschöpf, das mit andern in der Gemeinschaft lebt, den Lebensraum mit andern teilt = 동료, 동포, 같은 인간, 이웃

 

로베르트 발저의 단어 사용에 주의할 것:

 

발저는 타인der Andere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함께 사는 사람der Mitmensch이라고 말한다. 이 차이를 구분해서 번역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로베르트 발저의 언어와 그의 세계에 영영 이를 수 없다.

 

단어를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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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발저,산책자, 배수아 옮김, 한겨레출판, 2017(3).

 

사회 속으로, 다시 말하자면 세상을 의미하는 곳, 세상의 온갖 것들이 모이고 회동하는 곳으로 나는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실패한 자였으므로 그런 곳에서는 아무런 볼일이 없었다.

가엾은 빌케 부인, 머지않아 당신은 죽게 되는구나.(15)

 

사회 속으로, 다시 말하자면 세상을 의미하는 곳, 세상의 온갖 것들이 모이고 회동하는 곳으로 나는 결코 가지 않았다. 나는 실패한 자였으므로 그런 곳에서는 아무런 볼일이 없었다. 사람들 가운데서 성공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서 구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가엾은 빌케 부인, 머지않아 당신은 죽게 되는구나.

 

독일어 원문: In die Gesellschaft, d.h. dorthin, wo sich die Welt zusammenfindet, die die Welt bedeutet, ging ich nie. Ich hatte dort deshalb nichts zu suchen, weil ich erfolglos war. Leute, die unter Leuten keinen Erfolg finden, haben bei Leuten nichts zu suchen.

Arme Frau Wilke, bald darauf starbest du.

 

Leute, die unter Leuten keinen Erfolg finden, haben bei Leuten nichts zu suchen

 

= 사람들 가운데서 성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사람들에게서 구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

 

빠진 문장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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