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전집 6), 이재룡 옮김, 민음사, 2013(37).

 

  

테레자와 기술자의 만남.

 

테레자의 영혼은 자신의 육체를 관찰한다.

 

영혼은 태어났을 때부터 음모 바로 위에 있던 동그란 갈색 반점으로부터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영혼은 이 반점에서 자기 스스로 육체에 남긴 도장을 보았고, 낯선 사람의 사지가 이 신성한 도장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모욕적이라고 생각했다.”(254)

 

영혼은 태어났을 때부터 음모 바로 위에 있던 동그란 갈색 반점으로부터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영혼은 이 반점에서 자기 스스로 육체에 남긴 도장을 보았고, 낯선 사람의 성기가 이 신성한 도장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모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음모와 바로 그 위에 있는 동그란 반점. 지금까지 그녀에게 단순한 피부의 반점에 불과했던 이 흔적은 그녀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녀는 낯선 사람의 신체와 밀접한 상태에 있는 그것을 보고 또 보고 싶었다.”(264-265)

 

그녀의 음모와 바로 그 위에 있는 동그란 반점. 지금까지 그녀에게 단순한 피부의 결점에 불과했던 이 흔적은 그녀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그녀는 낯선 사람의 성기와 밀접한 상태에 있는 그것을 보고 또 보고 싶었다.”

 

 

프랑스어 원문: le membre = 성기

 

모호한 단어로 번역된 문장은 독자들의 이해를 방해할 뿐.

 

 

396아담의 성기를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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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3(7).

 

묘석 깔고 앉기

 

양로원을 빠져나온 100세 노인, 알란은 공원과 장터를 지났다.

 

그렇게 몇백 미터 정도를 걸은 알란은 이 고장의 큰 자랑거리인 중세 교회당 뒤편에 있는 한 무덤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릎을 조금 쉬게 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지금 자신이 엉덩이를 깔고 앉은 묘석 아래에 누어 있는 헨닝 알고트손이라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9쪽, 부분삭제 인용)

 

그렇게 몇백 미터 정도를 걸은 알란은 이 고장의 큰 자랑거리인 중세 교회당 뒤편에 있는, 묘석들 곁에 있는 한 벤치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릎을 조금 쉬게 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지금 자신이 엉덩이를 깔고 앉은 벤치 맞은 편, 묘석 아래에 누어 있는 헨닝 알고트손이라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죽은 이들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예의가 있다. 아무리 100세 노인이라 해도 무덤이나 묘석을, 엉덩이를 깔고앉지는 않는다.

 

한국어 번역본은 프랑스 번역본의 중역(重譯)이다. 프랑스 번역본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 Allan s’assit sur une tombe ...

 

번역본이 뭔가 미심쩍다면, 원본이나 다른 외국어 번역본을 살펴봐야 한다.

 

스웨덴어 원본: Allan ... slog sig ner på en bänk intill några gravstenar ...

 

영어 번역본: Allan ... sat down on a bench next to some gravestones ...

 

독일어 번역본: Allan ... setzte sich auf eine Bank neben den Grabstein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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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전집 6), 이재룡 옮김, 민음사, 2013(37).

 

화가의 고객

 

테레자의 불만: 유륜이 너무 넓고 색깔이 짙다는 것.

 

커다란 사격 표지판 같은 검붉은 색 젖꼭지는 촌뜨기 화가가 성에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음란한 이미지들로 꾸민 작품 같아 보였다.”(225, 띄어쓰기 수정인용)

 

커다란 사격 표지판 같은 검붉은 색 젖꼭지는 촌뜨기 화가가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음란한 이미지들로 꾸민 작품 같아 보였다.”

 

프랑스어 원문: nécessiteux = 가난한 사람, 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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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울만,동급생,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17(2).

 

전학생, 콘라딘.

 

급우들과 대조되는 옷차림.

 

그러나 이 소년은 달랐다. 그는 우리들의 옷처럼 빨래집게에서 떼어낸 게 아닌 것이 분명한, 멋지게 재단해서 주름을 잡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의 양복은 비싸 보였다. 헤링본 무늬에 밝은 회색으로 거의 틀림없이 <보증된 영국제>였다.”(25)

 

그러나 이 소년은 달랐다. 그는 우리들의 옷처럼 기성복 아닌 것이 분명한, 멋지게 재단해서 주름을 잡은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의 양복은 비싸 보였다. 헤링본 무늬에 밝은 회색으로 거의 틀림없이 <보증된 영국제>였다.”

 

영어 원문: But with this boy it was different. He wore long trousers, beautifully cut and creased, obviously not off the peg like ours. His suit looked expensive: [...]

 

off the peg = 기성복(旣成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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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정장진 옮김, 열린책들, 2016(10).

 

스톡홀름 그랜드 호텔의 청소 직원 페트라.

 

청소 수레에 특실프린세스 릴리안 스위트룸에서 떼어 낸 그림 두 점을 싣고, 창고로 간다.

 

창고에 그림들을 내려놓으려고 할 때, 남자 친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나갔다. 남자 친구는 그녀가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봤다고 하면서 해명을 해보라고 마구 다그쳤다. 그래서 단지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 설명하면서 남자 친구를 달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페트라 자신도 남자 친구의 오해를 풀어 주고 돌려보내는 데 너무 기진맥진해서 청소 수레 같은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하철을 탔을 때야 비로소 그림들을 창고에 그대로 놔두고 왔다는 생각이 났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278)

 

창고에 그림들을 내려놓으려고 할 때, 남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남자 친구는 그녀가 낯선 남자와 함께 술집에 있는 것을 봤다고 하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그래서 단지 직장 동료일 뿐이라고 남자 친구를 납득시키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통화 때문에 페트라는 너무 기진맥진해서 청소 수레 같은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지하철을 탔을 때야 비로소 그림들을 창고에 그대로 놔두고 왔다는 생각이 났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Mais, juste à ce momenta-là, son petit copain avait appelé. Il l’avait vue au bar avec un inconnu et exigeait une explication. Il lui avait fallu pas mal de temps pour le convaincre que l’autre n’était qu’un collègue. La conversation l’avait tellement chamboulée qu’elle avait complètement oublié le chariot. Ce n’est qu’une fois dans le métro qu’elle s’était rappelé, mais trop tard, que les tableaux étaient restés dans le débarras.

 

appeler = ‘전화하다’.

 

부르다로 잘못 해석하는 바람에 남자 친구가 페트라를 직장으로 찾아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실랑이다그치고, 달래고를 벌이고 화해오해를 풀고, 돌려보내고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번역되었다.

 

(참고로, 스웨덴어 원문, 영어·독일어 번역문③④을 함께 적는다.

 

Men just då hade hennes pojkvän ring.

 

But at that moment her boyfriend had phoned.

 

Genau in dem Moment hatte ihr Freund angerufen.)

 

빠진 부분도 보완했다: “술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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