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들은 해가 뜨면 양들에게 풀을 뜯기고, 어둠이 내리면 양들을 모아들인다. 낮과 밤, 일출과 일몰, 기상과 취침, 놓아줌과 불러들임. 양치기들의 일상은 순환의 반복이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다.

 

반복적인 양치기들의 일상으로 비일상적인 사건이 침입한다. 상상 속에나 있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눈앞에 나타나 놀랍고 기이한 소식을 전했다. 한 아기가 태어났는데, 그가 세상 모든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양치기들은 그 생명을 찾아 나섰고, 그 생명의 존재를 확인한다.

 

양치기들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해가 뜨면 양들에게 풀을 뜯기고, 어둠이 내리면 양들을 모아들인다. 하지만 양치기들에게 오늘이 더 이상 어제가 아니다.

 

반복적인 일상으로 침입한 비일상적인 사건이, 생명의 이야기가 항상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양치기들은 그 이야기를 늘 반복해서 들려주고 들으면서, 일상과 비일상을 동시에 산다.

 

 

Bartolomé Esteban Murillo Anbetung der Hirten (um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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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엄기호(2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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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에게 중요한 것은 대의명분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토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진행형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기술적인 성실함이 더 중요하다.

 

안정효, 주간조선, 201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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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하얀 전쟁이나 6·25를 다룬은마는 오지 않는다같은 작품을 쓴 안씨는 문단에서 반전(反戰) 작가라 불리기도 한다. 안씨는 전쟁에 반대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소설을 쓰지 않았어라고 말한다. “난 오히려 전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국가 안에서도 나쁜 사람이 있으면 검경이 출동하잖아. 국가 간에도 상대국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괴롭히면 마땅히 응징을 해야한다고 봐. 명백한 악의 세력을 두고 그냥 눈감고 있는다면 그건 오히려 선을 기만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난 전쟁이 인간성을 보호하는 행위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중앙일보, 201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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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는 로마 병사 롱기누스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창으로 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성서는 한 로마 병사(전승에서는 롱기누스라고 알려져 있다)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창으로 찔러 죽음을 확인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윤비, <한겨레>, 201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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