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즐거웠던 배움의 시간은 오히려 내게 어떤 두려움을 남겼다. 즉 세상에는 바닷가에 있는 모든 조약돌을 뒤집어 보듯 텍스트를 읽어내는 이들이 있다는 것, 그러므로 땅에 떨어진 남의 깃털을 주워 아무리 몸을 장식하려 해도 결국 누군가에게는 들킨다는 것을 그때 나는 배웠다.

 

김현호, <경향신문>, 2023.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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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목월빵집

 

1

빵집 이름이 목월인데, 목월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요?”

 

조르주 루오 특별전을 보러

광양 도립미술관에 가다

구례 목월빵집에 들러

무화과치즈크림빵, 살구치즈크림빵을 샀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빵을 먹다, 빵집 이름이 궁금했다.

 

목월빵집에 전화했다.

 

사장님이 시인 박목월을 좋아해서, 지은 이름이에요! 하하

 

2

그렇다면, 시인의 목월은 어디서 온 것일까?

 

누구에게도 전화할 수 없어, 검색을 한다.

 

경주 출신으로 본명은 박영종(朴泳鍾),

시를 쓸 무렵 본인의 필명을 목월(木月)이라 함.

 

필명은 그가 좋아하였던 수주(樹州) 변영로의 호()에서

()에 포함된 목()

시인 김소월의 필명, 소월(素月)에서 월()을 따 지은 것이라 전함.”

 

3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목월빵집에 시인의 시집이 어디에도 없었던 것 같은데.

 

다음에

구례 목월빵집에 가면

목월 시집이 있는지 유심히 보겠다.



─박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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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투이는 베트남전 중에는 깊은 구덩이나 지뢰처럼 예측할 수 없는 위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고 했다. “저희 어머니는 항상 혹시 구덩이에 빠지게 되면 하늘을 올려 보라고 하셨어요. 생의 마지막 순간을 껌껌한 굴이 아니라 푸른 하늘로 기억하라면서요.”

 

백수진, <조선일보>, 2020.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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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일어선다는 겁니다. 저한테 자립의 의미는 달라요. 식물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산이나 들에서 나무를 관찰할 일이 많아져요. 처음에는 나무가 혼자서 잘 자란다고 생각했어요. 계속 보다 보면 나무도 땅에, 물에, 바람에 기대서 살고 있어요. 또 다른 생물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죠. 저는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생기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게 자립이라고 생각해요.

 

변희원, <조선일보>, 2020.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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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걱정의 말은 곧 어머니가 늘 말한 ‘사랑의 말’이다. 그 말은 언제나 타인에 대한 관찰에서 나왔다.


허윤희, <한겨레>, 202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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