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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측 불가능한 삶, 그것이 인생이다.
    from 빨간바나나의 서정시대 2014-07-10 21:24 
    그 사람을 안다, 는 문장은 그 사람을 아주 조금 안다, 의 문장에서 ‘아주 조금’이 생략된 것이다. 또는 내가 본 그 사람의 모습을 안다, 의 문장을 함축한 문장이다. 그 사람에 대해 전부 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필립 로스의 소설은 『휴먼 스테인1·2』,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을 읽었다. 출간 시기론 『포트노이의 불평』이 첫 번째지만 읽은 순으로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의 목가1·2』를 읽었다. 그는
  2. 견고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연약성
    from 잡식성의 매력적인 그녀 2014-07-17 15:50 
    북구인의 준수한 외모를 타고나 스웨덴 사람이라는 의미의 '스위드'라는 별명을 가진 시모어 레보브는 미국으로 이민 온 유대인 삼대다. 레보브 가족은 삼대에 이르는 여성용 장갑 사업으로 미국 정착에 성공한 것이다. 그들은 성실히 일했고, 저축했고, 그럼으로써 부를 이루는 면에서 성공함으로써 미국 주류사회에 깊숙이 동화 되었다. 스위드 레보브의 삶은, 내가 아는 한, 매우 단순하고 매우 평범했으며, 따라서 딱 미국인의 기질에 맞게 훌륭했다. -1권, 56
  3. 스위드 레보브에게 진짜로 일어난 일은 무엇이었을까
    from guiness 2014-07-17 22:50 
    엄마 친구의 아들은 왜 다들 똑똑하고 잘생기고 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효자고 자상하고 부드럽고 능력있고 모든 여자들이 다 좋아하는 걸까. 그건 엄마 친구 아들이라서다. 여기서 엄마 친구는 엄마의 모든 친구들의 교집합이다. 실제로 그런 남자, 엄마가 매일 자기 아들과 비교하는 그런 남자가 단일한 인격체로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희귀한 종들을 엄친아라고 한다. 또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올 것 같이 길쭉하게 생겨서 부드러운 머리결을 바람에 휘날리며 상
  4. 질주하는 무질서의 삶 속으로, <미국의 목가>
    from 속삭이는 책 2014-07-19 17:09 
    질주하는 무질서의 삶 속으로세대가 거듭하면서 빚어지는 인간의 역사. 스위드. 달콤하게 울리는 이 마법 같은 이름에는 어떤 역사가 있다. 찬란한 금발에 키가 190cm나 되는 잘생기고 멋진 청년은 어디에 가도 주목을 받았고 어디에 가도 사랑을 받았다. 그 완벽함 너머에 존재하는 어떤 파괴적인 것. 파괴로 빚어지고 파괴로 망가지는 어떤 작은 것이 그의 안에 숨겨진 것도 모른 채 그는 살아왔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미인인 돈 드와이어와 결혼을 하고 아버지
  5. 그들의 낙원은 잃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없었는지 모른다.
    from 행인이 오다가다 2014-07-19 19:03 
    한 남자의 이름으로 시작한다. 그 이름은 스위드다. 소설 속 작가가 아직 초등학생이던 시절 뉴어크의 동네에서 스위드는 마법의 이름이었다. 그는 풋볼에서는 엔드, 농구에서는 센터, 야구에서는 일루수였다. 흔히 말하는 만능스포츠맨이었다. 아직 2차 대전 중이었던 그 시절 유대인이었지만 그는 동네 사람들이 그를 통해 환상에 빠지고, 전쟁을 잊을 수 있게 만들었다. 정말 엄청난 일이다. 이 기억은 화자가 노인이 된 후에 그를 만나 인사만 했는데도 가슴 떨리는
  6. 삶이 가르쳐줄 수 있는 최악의 교훈
    from 피오나님의 서재 2014-07-20 00:54 
    필립 로스의 이번 신작 <미국의 목가>는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휴먼 스테인>과 함께 이어지는 미국 3부작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는데, 1960년대 말의 혼돈스러운 미국을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껏 달아오른 미국의 분위기가 베트남전쟁의 실패와 맞물리면서 어떻게 한 순간 사라지는지를 한 개인의 삶 속에서의 비극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 유대계 미국인인 스위드 레
  7. 개인과 세계의 역사 - <미국의 목가>
    from 동섣달꽃님의 서재 2014-07-20 11:02 
    어떤 소설이나 영화, 음악과 미술에 감명 받고 그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간직하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예술은 그 안에 '개인'의 삶과 정서를 녹이는데 그것이 '세계'의 삶과 정서와 연결이 되지요. 아주 매끄럽고 놀랍게 말입니다. 그리하여 시간이나 공간마저 무색하게 만든 다음 예술이라는 경지에 이름을 새깁니다. 독특하고 비범해서 그저 낯선 작품들이 예술이라는 범주에 굳게 자리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8. 비극은 느리지만 갑작스럽게 온다.
    from 작고 협소한 2014-07-20 11:39 
    “목가란 본래는 서정시의 한 형식으로, 공상적인 황금시대를 동경하고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생활을 미화하는 내용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목가 [pastoral, 牧歌] (두산백과)책의 대제목은 1부 기억 속의 낙원, 2부 추락, 3부 잃어버린 낙원 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제목은 미국의 목가가 부서지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책은 ‘스위드’가 왜 미국의 목가를 대표하게 되었는지, 그가 미국의 국가 정세에 따라 어떻게 추락하는지 보여준다. 작가는 한 나라의 문
  9. 네가 누구인지만 말해봐-미국의 목가
    from 물이 되는 꿈 2014-07-20 17:54 
    네가 누구인지만 말해봐-미국의 목가 ‘스위드’.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그래서 그의 딸과 그의 동생과 그의 아내, 그러니까 스위드의 거의 모든 사람이 그를 재구성한다. 다시 말해 스위드는 스위드의 일을 스스로 말할 수 없다. [스위드는 "달리 내가 어디 있겠어?"하고 말할 수밖에 없었 234]던 것처럼. 소설은 나의 일을 누군가가 재현하는 것으로 볼 때의 무력함을 전한다. 당신이라면 괜찮을까? 누군가에게 의해 말해질 수밖에 없다면. <미국의 목
  10. 이해와 오해 사이에 삶이 있다
    from 샛별이님의 서재 2014-07-20 18:21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62쪽) 아주 오랜만에, 새벽을 관통하면서 책을 읽었다. 자세를 요리조리 바꿔가면서, 점점 무거워지는 눈에게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부탁하면서 결말까지 쉬지 못하고 읽었다. 필립 로스는 워낙 유명한 작가였지만, 나는 <미국의 목가>
  11. 환상 속의 폐허와 마주하기
    from 그리고 남겨진 것들 2014-07-20 20:04 
    스위드.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던 전쟁 시절, 뉴어크의 우리 동네에서 스위드는 마법의 이름이었다. 위대한 스위드에서 살인자의 아버지로 스위드는 신이었다. 모두가 그를 사랑했다. 그를 연호하는 것만으로도 그가 가진 마법 같은 우월함이 자신에게 전해지기라도 하듯이 그를 숭배했다. 유대인에게는 희망이었고 위로가 되는 존재였던 그는 유대인이 아닌 미국인, 그것도 뉴저지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스 뉴저지’와 결혼한다. 유대인이었지만 미국의 무리를 대표하는 운동
  12. 낙원의 몰락
    from zipge's EX-LIBRIS 2014-07-20 22:00 
    목가 Pastoral 牧歌 - 전원생활이나 목가적인 정서를 주제로 한 시문학. 목가라는 것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골의 한적한 느낌이 드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 목가라는 단어에 반어적인 의미가 담긴다면 어떨까. 1960년대는 세계가 격동했던 시기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사회 전반에 걸쳐 격동적인 상황이 많이 펼쳐졌는데 ‘광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전쟁과 반전운동, 젊은 대통령의 당선과 암살, 흑인운동가의 암살, 패권주의와
  13. 생의 불가해성
    from 저녁 2014-07-20 23:03 
    “이것이 놀라운 것 아닌가요?살아왔다는 것.그것도 이 나라에서,이 시대의, 우리로서.이것이 놀라운 일입니다.” ‘스위드’는 시모어 레보브의 별명이다. 북구인의 준수한 외모를 타고나 어린 시절 ‘스위드’(스웨덴 사람)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운동선수로 활약했으며 나중에는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아 사업가로서 자랑스러운 사회적 위치를 획득하게 된다. 그는 명성에 걸맞게 행동했다. 여유롭고 자신만만하게, 그러니까 품위 있게. 그러니까
  14. 허구적 삶이 만들어내는 허구적 이상
    from 깐짜나부리님의 서재 2014-07-20 23:23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는 일찍이 출간된 그의 대표작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와 <휴먼 스테인>에 앞서 쓰여진 작품이다. 다시 말하면 필립 로스의 작품 세계의 출발점을 알리는 작품인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지성적이고 유려하며 지극히 미국적이다. 이 소설에는 미국의 과거와 현재, 사상과 가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미국적이라는 것에 한정지을 필요는 없지만, 제목에
  15. 세상이란 절대 보이는 것만큼...
    from 밑줄, 밑줄 2014-07-21 00:37 
    필립 로스의 다른 책을 읽고 있던 중에 날짜가 다가와서 서둘러 [미국의 목가]를 읽기 시작했다. 그 다른 책은 전체의 십분의 일쯤을 넘어섰을 때부터 빠져들기 시작해서, 과연 매해 노벨상을 딸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는 어떤 작가와 그가 같이 후보로 거론되다니 그것은 인간의 깊이에 천착하는 정도나 표현의 밀도만 봐서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해럴드 불룸이 미국 현대문학 4대 작가 중 하나로 꼽았고 수상 이력도 화려한 필립
  16. 우리가 사는 것은 사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from 하하핳님의 서재 2014-07-22 06:59 
    이 소설을 다 읽은 후,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의 목가라는 제목으로 돌아가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제목에 다른 나라 대신 여러 나라의 이름을 붙여봤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장 소설적이면서도 가장 필립 로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몇 손가락 안에 필립 로스의 이름이 들어가는 독자 중 한 명이다. 필립 로스는 언제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묵직한 무언가를 나에게 던져주면서도 내가 작가의 소설을 읽
  17. 미국의 목가
    from 이미지, 텍스트, 아우라 2014-07-23 19:47 
    이것은 일종의 질문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죄는, 폭력은 어디에서 파생되는가? 아니, 어디에서 파생되기는 하는걸까? 거의 700페이지에 다다르는 이 심리학적 분석은 거의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1. 미국은 미국적인 방식으로 존재한다. (혹은 내가 미국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미국적인 방식 중 하나는 지젝이 말한 유대-기독교의 이웃을 대하는 방식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그러나 그것은 타자가 '나의 이웃'인 경우에만 성립될
  18. 미국의 목가
    from 윤스리님의 서재 2014-07-25 17:05 
    민음사 패밀리세일 덕으로 밀란 쿤데라 전집의 일부를 소장하게 되었다. 우스운 사랑, 생은 다른 곳에, 소설의 기술을 제외하곤 이미 소장하고 있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 농담-까지 합쳐 4/5 밀란 쿤데라 전집을 갖게 된 것이다. 당장 읽어야 할 책도 다 읽었고, 지금 당장 천착하고 있는 주제나 관심이 사라져서 무슨 책을 읽을까 책장을 살펴 보던 중 문득 전집을 독파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세계문학전집은 계속 출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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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
    from 행인이 오다가다 2014-06-27 14:12 
    한강의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한강이란 작가를 모를 때 읽은 <그대의 차가운 손>과 <검은 사슴>을 읽고 반했다. 그 후 단편집을 읽었다. 장편과 다른 호흡과 너무 어둡고 암울해 읽기가 힘들었다. 다시 읽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늘 궁금하지만 왠지 손이 쉽게 나가지 않는다. 반면에 몇 권 읽은 장편은 나를 깊은 곳까지 빨아들인다. 이번 소설도 그렇다. 80년 5월 광주로 나를 데리고 간 후 현실로 다시 돌아와 가슴 한 곳을 뒤흔들고
  2.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from 빨간바나나의 서정시대 2014-07-02 14:29 
    많은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어떤 작가는 글로, 어떤 작가는 이미지로 ‘그날’의 광주를 말했다. 한강의 신작 장편『소년이 운다』 역시 그날의 광주를 말한다. 이야기를 접하기 전엔 광주에 관해선 더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게 없다는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나오면 늘 처음 듣는 이야기인양 놀랍고,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인다. 한강의 소설 역시 그러했다. 한강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문장 속으로 침잠하지 않았음에도. 소설은 6장과 에필로그로 되어
  3. 우리는 그날, 심장이 깨어졌다, <소년이 온다>
    from 속삭이는 책 2014-07-02 20:04 
    그러니까 형, 영혼이란 건 아무것도 아닌 건가.아니, 그건 무슨 유리 같은 건가.유리는 투명하고 깨지기 쉽지. 그게 유리의 본성이지. 그러니까 유리로 만든 물건은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거지. 금이 가거나 부서지면 못쓰게 되니까, 버려야 하니까.예전엔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4. 슬픔의 한가운데
    from 샛별이님의 서재 2014-07-09 19:10 
    곧 바스러질 듯 여린 문체 속에도 강력한 힘을 품고 있던 한강의 소설은 줄곧 우리에게 어떤 확실한 위로를 줬다. 그녀의 소설 <채식주의자>와 <바람이 분다, 가라> 는 어둡고 우울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지만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고, <희랍어 시간>에서는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교감을 통해 읽는 이에게 따뜻함을 선사했다. 그런 그녀의 새로운 장편 <소년이 온다>는 이전과
  5. 무력함 속에서 그가 온다면
    from 밑줄, 밑줄 2014-07-11 16:01 
    친구의 마지막 49제가 있어서 고향에 내려온 날, 잠들기 전까지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태풍이 가까운 탓인지 납골당으로 향하는 도로에서는 홍수처럼 비가 내렸는데, 그러면서도 밤 늦도록 끈적하게 더운 여름 날이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으면서 무엇보다 명확히 알게 되는 것은 죽음이 인간 존재의 물질적인 측면을 얼마나 철저하게 삭제해 버리는가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정신적인 측면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만 이어진다.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죽
  6. 이 여름, 소년이 내게로 왔다.
    from guiness 2014-07-14 18:18 
    썼다가 지운다. 다시 썼다가 다시 지운다. 그렇게 일주일이 열흘이 지났다. 격앙된 목소리로 그날의 기록에서 받은 치밀어 오르는 울분을 쏟아내었다.. 지운다. 슬픈 얼굴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글자들을 화면위에 늘어뜨렸다.. 지운다. 눈물로 울음을 울지 못한다. 그동안 흘렀던 눈물과 똑같은 눈물을 흘릴 수는 없다. 그동안 쌓았던 을분과 똑같은 을분을 터뜨릴 수는 없다. 이것은 소소한 감정의 소비로 마무리할 수 있는 종류의 진실이 아니다. 울면 안된다.
  7. 그가 오기 전에-소년이 온다
    from 물이 되는 꿈 2014-07-14 23:35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간다'와 '온다'를 한 번씩 떠올려봤다. 처음 읽은 날 책 옆에 반듯하게 누워서 천장의 무늬를 셌다. 일주일이 지나서 다시 읽었고 그때는 옆으로 누워 표지의 안개꽃을 살폈다. 책은 덮어도 덮히지 않았다. 비명과 개머리판과, 비스듬히 꺾인 팔과, 반쯤 썪어 가는 얼굴과, 흙더미와 마르지 않는 시취가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책을 포장지로 쌌다. 소년이 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억이 옛것으로 남아버렸기 때문이다.
  8. 소년이 온다.
    from 이미지, 텍스트, 아우라 2014-07-16 20:48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그래서 어쩌면 광주를 다룬 그녀의 소설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충분히 가해자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그리고 희생자들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나의 글이 나를 비난하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용산참사가 일어났을 때, 나는 군대에 있었다고 생각했다. 2011년의 어느 날, 내가 살던 용산에서 2년 전에 용산에
  9. 악과 정의의 평범성에 관하여
    from 잡식성의 매력적인 그녀 2014-07-17 12:22 
    음, 이 책이 5월의 광주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 못한채로 먼저 서너페이지를 읽었다. 보통 처음 읽는 책은 표지와 뒷표지, 날개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본문을 읽는데비해, <소년이 온다>만은 그냥 덥썩 쥐어들고 곧바로 내용을 펼쳐들었다. 제목만으로 어렴풋이 성장소설쯤 되려나 보다라고 가볍게 생각했기때문이었는데, 나는 바로 이 문장에서 멈춰섰다.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
  10. 삶이 장례식이 되어버린 이들을 위해.
    from 피오나님의 서재 2014-07-19 00:58 
    5.18민주화운동 사망자는 모두 606명으로,이 가운데 165명은 항쟁 당시 숨졌고, 행방불명이 65명, 상이 후 사망 추정자는 376명이다.이 중 30명은 만 18세 이하였다. (고등학생 11명, 중학생 6명, 초등학생 2명)26년이 지난 현재, 65명이 행방불명자로 등록되어 있으며최초 발포 명령자와 장소는 지금도 밝혀지지 않았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11. 모든 살고 죽은 사람들의 진혼곡 - <소년이 온다>
    from 동섣달꽃님의 서재 2014-07-19 14:26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 -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중에서 때때로 '평화'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른 손을 잡고 유치원 가는 아이들과 철마다 모습 바꾸는 나무들, 뭉게구름과 고추잠자리 같은 것들.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소곤거림, 신체에 대한 어떤 강제나 억압도 없고 자유와 권리에 대해 당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12. 양심의 짐을 덜어준 소설
    from 탁발의 서재 2014-07-20 01:00 
    “내가 밤낮없이 짊어지고 있는 더러운 죽음의 기억이, 진짜 죽음을 만나 깨끗이 나를 놓아주기를 기다립니다” 5월 광주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많이 아는 것도 같고 전혀 모르는 것도 같은 것이 80년 오월 광주이다. 나는 요즘도 거의 매일 ‘오월이야기’를 듣는다. 단지 노래가 좋기 때문일 뿐 매일같이 오월광주를 기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까닭 없이 울컥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여지없이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일상의 모든
  13. 각자의 에필로그를 붙이며
    from 하하핳님의 서재 2014-07-20 07:16 
    이 소설을 출간 후 한강 작가님은 어느 인터뷰에서 소설을 쓰는 동안 자신의 자의식이 별로 들어가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씀 하신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 이야기는 아마도 작가가 소설의 사건, 인물들을 이끌었다기보다는 소설의 사건, 인물들이 작가를 이끌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작가님은 소설을 쓰는동안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셨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절제가 이 소설에서 어떤 하나의 새로운 감정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사람이 쓴 사람의 절제된 감정,
  14. 그날을 기억하겠습니다. 반복되지 않도록..
    from 작고 협소한 2014-07-20 10:08 
    1980년 5월 18일. 그날의 역사로부터 아직 한 세기도 채 지나지 않았다. 매년 “5.18행사때 이 해는 518 몇 주년입니다.”라고 적힌 플랭카드가 도심에 걸렸다. 나는 해마다 달라지는 숫자를 지나쳤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걸 왜 잊었을까. 나의 세대는 그 때의 상처가 아직 아물기 전이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차츰 해결되어야 한다. 나는 518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나는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15. '전생의 것 같은 존엄을 기억해내는 순간'
    from 저녁 2014-07-20 20:28 
    출간 전부터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이 내게 특별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80년 5월 광주'라는 소재 때문만은 아니었다. 5.18광주민주화항쟁을 소재로 한 소설이 문학사에서 희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러 작가들이 저마다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역사적 증언에 힘을 보탰고, 그 행위는 독자들에게 하나의 깊은 울림을 가진 메시지로 전달되어 왔을 테니 말이다. <소년이 온다>를 기대한 이유는 순전히 한강이라는 소설가의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16. 왜 슬퍼하기도 전에 분노에 지쳐야하는가
    from 그리고 남겨진 것들 2014-07-20 21:41 
    죽음이 한없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병에 걸리지않기 위해 매일 아침 알로에를 갈아대는 믹서기 소리. 초록불이 바뀌어도 성급히 발을 뻗지 않고 좌우를 살피는 치밀함. 내일을 위한 저축, 내일을 위한 공부, 내일을 위한 오늘의 모든 것. 그러니까 지금 바로 현재, 숨 쉬고 있는 순간 하나하나가 허무하다. 죽음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 아무런 이유 없이 찾아온다. 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경계선이 결코 멀리 있지도
  17. 이미 잊힌 과거
    from zipge's EX-LIBRIS 2014-07-20 21:58 
    세상은 불합리하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다.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이 불합리한 세상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불합리한 세상에서 살아온 우리는 너무나도 약하고 어리석고 약삭빨라서 불평도 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피눈물을 흘렸던 80년의 광주는 폭동으로 매도되고 그것을 자행한 인간들은 오히려 배를 두드리며 얼굴에 기름을 번득이며 국회의원들에게 큰절까지 받아가며 여전히 잘 살아가고
  18. 그 날의 목소리를 듣는다.
    from 깐짜나부리님의 서재 2014-07-20 22:12 
    소설은 1980년 5월 바로 그날의 한 가운데에서 출발한다. 총성이 울리고 피비린내가 퍼지는 광주 한 가운데, 반투명한 창자를 쏟아내고 죽은 시신들이 밀려오는 상무관에 한 소년이 찾아온다. 옆구리에 총을 맞고 죽은 친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다. 그 죽은 사람 중에서는 청년도 있고 여자도 있고 소년도 있다. 그 날의 비극을 만든 가해자는 아직도 살아있는데 이 비극은 조금씩 잊혀진 과거가 되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한강은 그의 소설 <소년이
  19. 소년을 기다리며 1부
    from 윤스리님의 서재 2014-07-21 00:46 
    7월-2014에로 5월-1980으로부터(황지우 시인의 봄-나무에로 겨울-나무로부터에서 차용) 하늘이 도와 해남 미황사에서 주최한 ‘청년출가학교’에 참여할 수 있었다. 9박 10일 간의 심적, 지적, 어쩌면 영적 여정. 새벽 5시 반 아침예불을 반기는 새소리와 밤 12시 가로등 아래 수행일지(일기)를 구경나온 각종 벌레들도 반가웠던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스님들과 외부에서 초청된 교수님들이 강의를 해주셨는데 그 중에 황지우 시인의 ‘아우’인 황광
  20. 소년을 기다리며 2부
    from 윤스리님의 서재 2014-07-21 03:55 
    불가능한 애도를 위하여 80년 1월 소녀 한강은 수유리로 둥지를 옮긴다. 결과적으로 운 좋게 ‘그것’을 피하게 된 것이다. 어린 소녀는 어른들이 아주 낮은 목소리로 나눴던 대화를 들으면서 ‘그것’과 함께 살게 된다. 어떤 시절에는 소녀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떤 살해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아니 어쩌면 그렇지 않았던 시대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다만 직접적인 충격의 여파에 따라, 고통에 대한 감수성에 따라
  21. 소년을 기다리며 3부
    from 윤스리님의 서재 2014-07-22 05:23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소년이 온다>의 서사적 특징은 복수의 관점이 아닐까 싶다. 한 사람의 고정된 시점이나 모든 인물을 내려다 보는 전지적 시점으로는 그날과 그날 이후를 그려내는 데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비가 올 것 같아로 시작해 반투명한 날개처럼 파닥이는 불꽃의 가장자리를 나는 묵묵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로 끝나는 소설. 아주 멀리서

열심히 달려 어느덧 올해도 중반이고, 신간평가단도 중반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14기 신간평가단 세번째 리뷰도서가 조금 전 확정되어 알려드립니다 ^^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번 달도 잘 부탁드려요! 




소설 분야




















에세이 분야





















유아/어린이/가정/실용 분야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경제/경영 자기계발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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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곰 2014-06-17 10:41   좋아요 0 | URL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그래서 너무 좋네요 ㅎㅎ
어서 읽어보고 싶어요~

사랑지기 2014-06-17 10:42   좋아요 0 | URL
좋은 책 선정 너무 감사드려요~ ^^

alma 2014-06-17 10:56   좋아요 0 | URL
우우. (저는 에세이 신간평가단이지만) 한강소설가님의 소년이 온다는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마음과 기억에 남는 책이면서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었어요!! 소설 신간평가단 분들께 의미 있는 책이 되리라 믿습니다. 담당자님 수고 많으셨어요 :)

댄스는 맨홀 2014-06-17 11:09   좋아요 0 | URL
우와 마음에 드는책이~ 그렇지 않아도 천연식초 만들고 싶었는데 넘 좋아요. 감사합니다.

CREBBP 2014-06-17 11:29   좋아요 0 | URL
가장 읽고 싶은 책이 선정되었어요. 미국의 목가는 출판되기 한참 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감사드려요

큐브 2014-06-17 11:55   좋아요 0 | URL
제 눈에 띄지 않은 책이라서 더욱 기대가 되는데요~!! ^__^
감사합니다~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뒤팽 2014-06-17 14:52   좋아요 0 | URL
보고 싶은 책이 되어서 기쁩니다!!!!

초코머핀 2014-06-17 18:39   좋아요 0 | URL
둘다 괜찮은데요 ㅎㅎㅎ

샛별이 2014-06-17 19:10   좋아요 0 | URL
보고 싶었던 책들이라 기쁘네요! +_+ 어서 지난 달 리뷰를 마무리하고 새 책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네요- 좋은 책 선정하느라 애쓰시는 담당자님 감사합니다!

드림모노로그 2014-06-18 09:31   좋아요 0 | URL
오홋 ~ 6월은 너무 바빠서 신간페이퍼도 작성하지 못했는데 ..ㅠㅠ죄송합니다
신간이 뭐가 나왔는지도 몰라.. ^^;;

7월에는 꼭 페이퍼 올리겠습니다 ^^
좋은 책이 선정되었으니 , 감사한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

Toy 2014-06-23 21:03   좋아요 0 | URL
신간평가단의 묘미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리고 어쩌면 쭉 발견하지 못했을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이번에는 두 권 다 처음 보는 작품이 걸렸네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서흔(書痕) 2014-06-25 00:32   좋아요 0 | URL
이번에는 책 두께가 좀 얇아서 다행입니다... ㅋㅋ

봄덕 2014-06-25 18:32   좋아요 0 | URL
이번에도 기대가 되는 책, 얼른 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신간평가단 담당자입니다. 

늘 좋은 리뷰를 써주시는 14기 분들께 감사드리며, 

첫번째 좋은 리뷰 선정작을 발표합니다. 


선정되신 분들께는 알라딘 상품권 1만원권을 이메일로 발송해드립니다. 

(금일 발송 예정이니 꼭! 이메일을 확인해주세요) 


소설 분야


guiness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705307136/6993514


시간과 공간은 한 시점의 기억에서 다른 기억으로 자유롭게 흩어졌다 모아짐을 반복하며 배치되고,  확장하며 변화하다가 다채로운 언어로 변주되며, 클래식 음악처럼 흐른다. 사건은 오로지 사유와 사유가 맞닿는 지점에서 사고를 설명하기 위해서만 작가 임의대로 아주 조금씩 재생된다. 자전적 소설과 에세이의 아무 지점에서라도 서더라도 성립되지 않을 것 같은 무질서한 문장은 우울과 결핍을 열정과 광기로 채색하며 행간 없이 잇는다. 한 문단의 무질서한 자유는 작가의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그리움과 회환을 끌어안은 채 변주를 끝낸다. 냉소적 유머와 위트가 끝나고 책을 덮고 푸욱 한숨을 쉬고 나면, 그 다음날부터 울림은 시작된다. 슬픔도 그렇게 계속된다.  아이들이 물 속에 있어서 슬픈 것인지, 인간은 검은 죽음의 그림자를 몰고 다니는 친구의 죽음을 외면해도 그것을 납득할 수 있는 존재여서 슬픈 것인지.




윤스리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740029108/7005496


최근 만난 책들 중에 가장 섹시한 뒤태의 소유자였던 김중혁 작가의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통해 간간이 들을 수 있었던 ‘그 소설’이 ‘이 소설’, 정확히 말하면 ‘이런’ 소설이란 걸 알게 되고 약간의 고충에 시달리게 되었다. 어떻게 리뷰를 쓸 것인가. 그의 스텝은 경쾌하다. 경쾌한 상상력과 유머로 무장해 “좀 더 느슨한 세상”(빨간책방에서 언급)을 지향하는 그의 소설은 신형철 평론가의 ‘느낌의 공동체’에서 적었듯 37.5도의 미지근한 열정이 느껴진다. 독자를 주눅 들게 하면서 동시에 작가를 경탄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문장력이나 인간과 세상에 대한 대가적 통찰은 그의 소설의 무기가 아니다. 김천 출신 문인 3인방 – 김연수, 김중혁, 문태준을 놓고 각각 도서관형, 박물관형, 마을회관형이라 표현한 것처럼 김중혁의 세계는 박물관, 세상에 잡다한 존재들이 한데 모여 그들만의 독특한 온도와 분위기, 질감을 만들어내는데 그 느낌이 꼭 밴드음악과 닮았다. 보컬과 기타, 베이스, 드럼 혹은 트럼펫, 키보드 같은 악기들이 처음엔 좀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더니 투덕거리며 시간을 함께 견뎌가면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내게 ‘볼매’다. 뇌쇄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으로 어필하기보다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천천히 마음에 스미는 정든 친구 같은.



에세이 분야


알마!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syun/7012305


강하고 차갑지만 생각보다 훨씬 연민 넘치는 남자, 의외로 겸손하고 생각 깊은 남자, 악마적 가학성을 끔찍히도 싫어하고 사랑에 모든 걸 걸려고 하는 남자, 그래서 필립 말로가 그러하듯이, 믿을 수 있는 사람. 타락한 사회에서 괜찮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정직한 사람이자 외롭고 가난하고 위험하고 동정심이 강하며 어떤 불편한 사람에 의해 어떤 불편한 시간에 깨어나 어떤 불편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을 운명으로 타고난 인간. 결코 패배하지 않는, 강한 남자이면서 어쩔 수 없는 감상주의자. 실제의 챈들러가 완벽히 저런 인간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내가 이제까지 상상해 왔던 그의 모습과 이 책을 통해 만난 그의 모습은 꽤 유사했다. 반갑고 기뻤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필립 말로 시리즈를 다시 읽고 있다. 그저께 빅 슬립을 새삼 펼쳐들었는데 여전히 말로는 매력적이었다. 근 한 달 동안 소리내어 웃을 일도 별로 없었는데, 말로 덕분에 또다시 자주 소리내어 웃을 수 있었다. 예측된 패배가 기다리고 있어도 두려움 없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새삼 다짐해본다. 고마워요, 필립 말로. 고마워요, 레이먼드 챈들러 :)



푸리울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timeslip/7014331


이 책은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긴하지만 결코 그녀의 하루하루가 가볍게 비춰지지 않는다. 그간 국내에 소개된 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일로, 만화책이 몇 컷으로만 전해지는 짧은 말과 생각들로 상상되는 묘미의 것이라면 이 책은 오롯이 그녀의 사생활과 주변의 이야기들로 픽션이 아닌 현실감으로 크게 다가오는 매력의 책이다. 그녀는 역시 하루하루 세상과 만나고 자신의 지혜를 베풀며 곁의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줄 아는 어른이다.

 

우리는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나이를 경험해야 하고 젊음과는 멀어지면서 괜한 쓸쓸함, 기대감으로 또 앞으로의 나이에 맞서는 낯섦을 겪는다.  

마스다 미리의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나이가 들어서도 역시 변하지 않을 소중한 가치에 대한 견고함, 안일함엔 소심한 복수라도 할 줄 아는 용기, 세상에 좀 더 나은 ‘나’일 수 있는 의지가 돋보이는 책이다.  

여전히 세상을 배우고, 어제의 나보다 오늘이 나은 사람이기를 희망해 보는, 누가 뭐래도 지속가능해야 할 '어른'인 삶을 참 근사하게 살아보고 싶어지는, 용기가 전해지는 책이었다.




유아/어린이/실용/가정 분야


꿀꿀페파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esuin77/6988470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칼리는 더 이상 새아버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밝혀지는 진실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경제적인 풍족이 아닌 진짜 가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열두 살 소녀의 눈으로 만나게 되는 낯선 위탁 가정과의 만남, 새로 만난 가족들과 하나씩 쌓아가는 추억과 정들어 가는 과정들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든다. 내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몇몇 장면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딸아이에게 딸! 사랑해!라는 간질간질해지는 말 대신 슬쩍 이 책을 건네야겠다.



힐씨쨩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hillsea/7013453


아마도 사전에 독자기획단 등의 독자조사를 하고 그 목소리를 꼼꼼하게 담아내서리라.

전문가의 레시피에 대한 베이킹 초보자들의 사전 검증이 있었다니

아직 오븐마저 없어 실전으로 시도해보지 못한 레시피에 대한 믿음이 절로 든다.


레시피마다 분량과 조리시간, 오븐 온도, 보관 방법,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을 표시하고

필요한 도구와 재료들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아이콘으로 표시해주어 가독성을 높였다.

그리고 알아보기 편한 사진과 설명은 기본.




경제/경영/자기계발 분야


Mikuru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sosmikuru/7009226


텍스트로부터 혜택을 이미 우리는 입고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이 헤택은 좀 더 커질 것이고, 우리의 일상에서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책 《컨텍스트의 시대》에서는 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다섯 가지 기술의 힘(모바일,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센서, 그리고 지역 기반 기술)을 위주로 다양한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뭐,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비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책 자체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설명이 조금 난해하고 지루한 부분이 있어 다소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건 내가 마냥 호기심으로 읽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평소 IT 산업에 대해 비전을 품고 있거나 좀 더 넓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앞으로 투자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에 지루함보다 좀 더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책을 읽는 독자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표맥(漂麥)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aspire/7003250


완전 강추!!! <케인스 하이에크 -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 이건 필독서다. 경영·경제학도라면 반드시, 꼭 읽어봐야 할 A급 책이다. _ 이렇게 한 줄 평으로 끝내고 싶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랴……._ 근자에 읽은 경제 관련 책 중에서 가장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 책이다. 이 책의 매력은 자본주의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경제학의 두 석학이 뿜어내는 아우라와 내공 대결에만 있는 것이 아니더라. 이번 독서를 통하여 무엇보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여러 경제학자들의 사상적 밑바탕을 유기적으로 이해하게 됨으로써 현대 경제학의 흐름도가 제대로 그려지는 수확이 있었다는 점에 나는 매료되었다. 일종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케인스'와 '하이에크'라는 두 거장의 대립적 경제 해법을 이번 차에 더욱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그것 보다 두 이론을 지지하는 여러 경제학자들의 성향을 알게 되니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미국 경제정책의 변천사와 경제학자와의 관계가 저절로 이해되더란 거다. 그러다보니 세계경제의 추이에 따라 변화될 정책적 전개가 대충 그려지고 그 주역이 어떤 인물이 될 것인지 대강 느껴진다는 거다. 한마디로 경제정책의 인과관계를 이번 참에 확실하게 꿰어 찼다는 즐거움이 있었던 책읽기였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lmicah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710162156/7011967


그때는 도로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버스가 다니는 큰 도로를 제외하면 모조리 우리, 동네 꼬마들이 뛰어 다니고 뒹굴 수 있었던 골목이 많았다. 이 책 「반란의 도시」는 우리들이, 우리들과 같은 공간에 존재했었던 바보형들이 어떻게 도시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찰을 다루고 있다. <도시권>은 생소한 개념이지만 이해하기 쉬운 개념이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도시인들이 당연하게 가지는 권리다. 그땅에서 살고 있고 그 도시에서 세금을 내고 그렇게 세금을 내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권리를 가진다는 개념이다. 도시는 원래 공유재다. 국가와 사회도 그렇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땅과 도로는 공유재다. 일정한 공유재를 도시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이 공유해서 사용해도 남았을때는 현대 도시가 갖는 제반 문제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공유재가 파괴되고, 그것을 가지는 이가 사유화하면서 도시는 급속도로 파괴되었다. 이 책에서 논하는 파괴는 일반적인 파괴의 개념과는 다르다. 시대가 변하고 도시가 개발되면서 도시는 물론 발전했다. 높은 건물이 생기고 더 많은 도로가 생기고 온갖 편의시설과 공공시설, 교육시설이 만들어 졌다. 분명 예전보다 더 살기 좋고 편리하고 유용한 삶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바보형들이 없어졌다. 일부러 내쫓은 것도 아니고 모두 모아서 어떤 장소에 가두어 놓은 것도 아닐텐데, 없어졌다.



아이리시스 님의 리뷰 http://blog.aladin.co.kr/irisis83/7017134


벤덤과 푸코가 말한 구시대의 '판옵티콘'이 벽과 철창으로 분리된 감옥 안에 든 피감시자를 감시자가 일방적으로 지켜보는 개념이었다면, 한병철 교수가 말하는 현시대의 '디지털 판옵티콘'은 각자가 자발적으로 공론장에 나와 노출증과 관음증을 동시상영하는 개념으로, 모두가 감시자인 동시에 피감시자가 되는 사회다. 후자는 실질적으로 '좋아요'만 존재하는 공간이며(페이스북의 경우), 자타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자발적으로 검열하고 통제하는 행위는 결국 강요와 같다. 마치 경쟁하듯 아이 똥기저귀 사진까지 찍어 올리던, 가사와 육아의 뿌듯함과 고충을 낱낱이 고해바치던 맘들은 생산한 정보가 타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범죄와 협박의 시초가 되는 데 두려움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다. SNS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친구수, 시간 등 현재와 최초에 목매고 숫자에 안도하는 모습은 그다지 이상할 게 없다. 그사람이 공개하기로 하는 한, 우리는 얼굴 모르는 사람의 주말 스케쥴과 사생활을 줄줄 꿸 수 있다. 때때로 부분의 합체는 전체의 아류가 되기도 하는 법. 부재하는 사유에 대한 무통無痛은 가시적 소통의 증가를 관계의 깊어짐으로 오해하게 한다. 가보지 못한 지구 반대편 친구를 통해 듣는 단면적 생활이 마치 내가 지구를 누비는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에 시달리게 한다. 때로는 유명인(셀러브리티)들의 삶을 제것으로 여기며 일주일 동안 빽빽하게 우리를 사로잡고 놔주지 않는 티브이 속 가상연애, 가상결혼, 가상동거, 가상육아, 가상여행을 통해 모든 것을 자신의 삶으로 여기는 착각에 빠진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남의 것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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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4-06-05 17:05   좋아요 0 | URL
헉! 감사합니다!

건방진곰 2014-06-05 17:06   좋아요 0 | URL
좋은 글 써주신 분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2014-06-05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9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4-06-05 19:18   좋아요 0 | URL
이달의 리뷰 당선보다 더 기뻐요. 감사합니다.

lmicah 2014-06-06 13:2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힐씨쨩 2014-06-06 20:13   좋아요 0 | URL
우와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Mikuru 2014-06-06 22: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봄덕 2014-06-06 22:52   좋아요 0 | URL
모두 모두 축하드려요~~

댄스는 맨홀 2014-06-10 15:48   좋아요 0 | URL
축하드립니다. 부럽싸와요.
 

안녕하세요. 인문/사회/과학/예술 14기 신간평가단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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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기간 : 6월 2일~6월 6일까지 


 

인문/사회/과학/예술 해당 분야

 

고전 (문학 작품 제외)

과학

사회과학

역사

인문학

예술/대중문화

만화 > 교양만화



대상  : 2014년 5월 1일~5월 31일 내 출간도서 ('새로 나온 책' 해당 분야에서 보시면 편리합니다) 


그럼 잘 살펴보시고 좋은 책 많이 추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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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군의 5월 신간 소개
    from 기억의 습작 2014-06-02 11:08 
    리군의 5월 신간 소개 불볕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뜨거운 만큼, 신간들 역시도 열이 나게 발간되고 있었다. 이번 달 역시도 신간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좋은 양서들이 너무 많이 발간돼서 고르기가 참 쉽지 않았었다. 보고 싶은 책들이 참 많이 나왔었고, 대체적으로, 인문 쪽에 관심이 가는 책이 많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서론을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3 문화 부분에서 가장 눈에
  2. 5월의 인문/사회 도서
    from savvy? 2014-06-02 11:36 
    <제주도>일본 문화인류학자의 30년에 걸친 제주도 보고서. 제주의 지질, 동식물 분포, 신화와 역사, 의식주, 종교, 언어, 풍습 등 제주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제주, 아아, 제주!<만국사물기원역사>동서양의 여러 사물들에 대한 기원과 역사를 백과사전 형식으로 기술한 책.천문, 지리, 인류, 과학, 교육, 종교, 예절, 정치, 군사, 위생, 공예, 상업, 농사, 직조물, 복식, 음식, 건축, 음악, 기계 등을 비롯해 음식,
  3. 2014년 5월에 출간된 인문 서적 관심 갖기
    from 책만 먹어도 살쪄요 2014-06-02 12:35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하루 하루 보내는 것이 힘들었던 5월이 지나갔다. 내겐 그것만으로도 숨을 한 번 더 쉴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모든 것이 허망하고 가끔은 뼈마디가 아파왔던 것이 오늘이 6월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살짝 풀어졌다. 그럴 수도 있구나, 이다지도 허약한 것이 인간이구나 싶다. 윤지형의 교사 탐구 시리즈가 마지막 책인 [세상의 교사로 살다]를 출간하면서 3권 세트로도 함께 출간되었다. 1권과 2권이 학교 내부의
  4. 5월에 출간된, 주목할 만한 도서
    from 새빨간 활 2014-06-02 12:38 
    ■ 5月에 출간된, 주목할 만한 도서 - 알라딘 신간 평가단 14기 활동 1. 식사하셨어요 ? 한울아카데미 출판사'에서 출간된 < 음식의 문화학 > 은 음식 문화를 사회과학적 틀 안에서 바라본다(라고 출판사는 말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저자가 쓴 텍스트를 책 한 권으로 엮어서 내놓는 방식을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일단 한울아카데미'라는 출판사를 믿고 고른다. 책에 대한 정보가 미흡할 때는 좋은 출판사를 믿고
  5. 20140602
    from 너의 의미 2014-06-02 17:56 
    책 가격, 페이지수 같은 소리 한다. 신간평가단 추천 메뉴얼 같은 헛소리. 책은 죄가 없고 고르는 나도 죄가 없긴 마찬가지지만 리뷰 쓰기에는 늘 정해진 기한이 있다. 마감일이 죄다. 빌린 책은 꼭 다 못 읽고 반납하게 되는 딜레마라든지 일단 사고 보자는 욕망. 잔뜩 지르고 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지기도 하는 순간의 채움을 사랑한 적이 있다. 어떤 책을 남겨두고 어떤 책을 없애버릴까만큼 어려운 선택이 또 있던가. 결과적으로 죄다 지는 쪽에 표를 던졌던 이십대
  6. 6월 무더위에 대비하는 독서 목록
    from 비평가의 서재 2014-06-02 21:07 
    2014년 5월부터 무쟈게 덥더니, 어느덧 유월인데, 더위 걱정이 가장 크다.한창 여름이 되면 기온이 50도나 올라가지 않을까 걱정이란 말이다.몸이 더우면 마음도 더워지는 법, 짜증이 늘어나고 불쾌지수가 높아만 진다.몸도 덥고, 마음도 더운데, 세상까지 더우면, 할 말 없음이다.몸, 마음, 세상 무엇 하나라도 시원하게 하자. 자연 현상을 우리가 어찌 막겠나? 마음이라도 시원하게 하자면,시원한 세상을 만들자면, '독서'가 좋은 방법이지 싶다.자! 무더위에
  7. 2014년 5월의 책들
    from 책무덤 2014-06-03 02:00 
    * 어릴 때 '위인전'이란게 있었다. 학급 문고판에는 유명한(?) 위인들의 이야기가 신화의 인물처럼 그려진 책들이 진열되어 있기도 했다.(말그대로 진열이었다. 누구도 읽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깐.) 그리고 으레 어른들은 '공부 잘 하니?'라는 질문과 함께 존경하는 위인이 누군지 묻고 했었던 기억도 난다.(사실,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본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은 그때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맘에 없는 유명한 위인의 이름을 대곤 했다.) 그런데 요즘
  8. 6월, 여름의 초입 함께하고픈 책을 만나다.
    from Quasimodo님의 서재 2014-06-03 20:21 
    6월, 첫번째 추천책은 역사서입니다. 중국 당나라의 역사학자 유지기의 책인데요. 무려 1500여년 전에 쓰여진 '역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물음에 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심지어 공자와 사마천 역시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고 하니 역사서의 공정성에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뜨거운 6월 한복판에서 두꺼운 역사서를 읽는 것도 하나의 큰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6월 첫번째 추천책은 유지기의
  9. 인문/사회/과학/예술 5월 신간...
    from 부드러운 흔적님의 서재 2014-06-03 23:54 
    ‘여성 영웅의 탄생’ 여성 영웅이란 말은 여성 여걸이란 말로 바꿔야 옳지만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융 학파의 심리학자인 존 샌포드의 ‘우울한 남자의 아니마, 화내는 여자의 아니무스’와 클라리사 에스테스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자들’을 읽은 이래 융 심리학에 대해 더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중에 최근 나온 모린 머독의 ‘여성 영웅의 탄생’은 주목된다. 저자인 모린 머독(Maureen Murdock) 역시 융학파의 심리학자이다. ‘
  10. 5월 주목되는 책
    from 마음이 머무는 곳 2014-06-04 21:27 
    역사유적에서 불교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불교의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우리 옛 그림 역시 이런 불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 많습니다. 우리 옛 그림을 불교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자 조정육의 이야기 또한 기대됩니다. 조선시대 선비들과 관련된 일화를 중심으로 모아 선비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박수량, 이규보, 기건 등의 조선 선비들의 일상을 접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11. 6월에 읽을 만한 책
    from gorinus님의 서재 2014-06-05 19:57 
    음식의 문화학밥 애슬리, 조안 홀로스, 스티브 존스, 벤 테일러 지음, 박형신, 이혜경 옮김. 한울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음식에 관한 관심은 매우 뜨겁지만 정작 음식과 관련한 사회과학적 연구서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죠. 이 책은 단순히 특정 문화적 배경 아래에서 어느 재료가 어떤 향신료를 첨가해서 어떻게 조리되는지에 대해 실증적으로 연구한 글이 아닙니다. 날 것의 재료를 음식으로 변형하는 과정에 숨어 있는 의미를 연구한 레비-스트로스의 고찰, 엘리아스의
  12. 인문/사회 14기 신간평가단 - 세번째 추천도서 (6월)
    from lmicah의 서재 2014-06-06 14:04 
    1. <브라질 어젠다> 브라질 하면 딱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축구, 아마존, 카니발, 룰라대통령 등. 일주일 후면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두고 몇 해 전부터 말이 많았다. 브라질 축구의 대부 펠레가 지연되는 경기장 공사와 관련된 각종 부패와 비리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었는데, 며칠 전에는 자국민들의 반월드컵 시위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도리어 국민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13. 2014년 6월 신간추천(인문/사회/과학/예술분야)
    from 김현욱님의 서재 2014-06-06 16:51 
    1. <히틀러의 철학자들> 이본 셰라트(김민수) 히틀러와 (주로 독일)철학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책이다. 칸트, 헤겔, 쇼펜하워, 니체 등 나치가 왜곡해서 이용한 철학자들, 칼 슈미트나 하이데거처럼 나치에 부역한 철학자들, 아렌트, 아도르노, 벤야민처럼 나치에 박해받은 철학자들. 서양지성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 나치즘이란 무엇이었는지, 나치즘 철학의 구체적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2. <조선과 중화> 배우성 일본은 한국이 옛날부
  14. 2014년 5월 사회/ 문화/ 예술 추천 도서
    from 슈겔님의 서재 2014-06-06 17:12 
    선풍기를 꺼냈습니다 ! 너무 빨리 꺼낸것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니 벌써 6월이라는...더워서 땀도 많이 나고 의욕도 자꾸 떨어지는데요,올해 여름은 시원한 선풍기 바람 쐬면서 좋은 신간들 읽는 재미로 보내고 싶네요 ^^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 밥을 나누는 약자들의 생존술에 서 배우다 우치다 타츠루 & 오카다 도시오 지음, 김경원 옮김 / 메멘토 / 2014 년 5 월 '하류지향'을 읽으신 분이라면 우치다 타츠루란 이름이 익
  15. 인문/사회/과학/예술 6월 신간추천입니다.
    from 잡학서재 2014-06-06 20:56 
    『음식의 문화학』 밥 애슬리 외 지음, 박형신, 이혜경 옮김, 한울, 2014. 5. 요리 전문 채널와 유투브에서 세계적인 쉐프의 요리 동영상을 언제든지,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다. 각자 즐겨먹는 야식을 소개하는 프로에서 스타 맛집까지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음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일 수 있으나, 사적 취향에 대한 사회문화적 연구는 자기 이해와 성찰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레비스트로스, 엘리아스가 문명에 관한 사회학적 분
  16. 5월의 신간
    from 최마록 2014-06-06 23:03 
    못된 건축 / 이경훈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라는 문제적(?) 제목의 책을 펴냈던 저자가 다시 한 번 도시를 이야기한다. 일전에는 다소 광의적인 의미에서 녹지나 공원 조성이 아닌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이야기했다면 이번엔 조금 구체적으로 건축에 대한 썰을 풀어낸다. 서울토박이인 내가 부산이나 제주를 여행하게 되면 그곳에는 확연한 문화가 있음을 느낀다. 그리곤 돌아오는 길에 반문한다. 서울과 자본 사이에 문화가 존재할까. 서울은
  17. 6월의 추천하고픈 주목 신간
    from 얄라알라북사랑 2014-06-06 23:37 
    <조선 시대 옷장을 열다>를 읽고 나서야 부끄러운 생각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내 나라, 내 조상들의 옷에 관심 한 번 가져본 적 없었구나!'하는........'백의 민족'답게 흰옷을 즐겨 입었다는 상식에 만족했습니다다. 이런 무심함을 꿰뚫어보았는지 저자 조희진은 이렇게 말합니다. "참 이상하고도 안타까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왜 그 사실을 우리만 모르고 있는 걸까요? (121쪽)" "외국인도 척척 찾아냈던 우리 옷에 담긴 조상들의 지혜를 이
  18. 2014년 5월의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from 말그림의 서재 2014-06-07 00:03 
    개인적으로 6월은 참 아쉬운 달입니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문 지옥에 빠져야 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5월 주목신간은 이어집니다. 1. 초신성의 후예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은 많은 수가 출판되고 있고, 그래서 접하기도 쉽다. 그에 비해 과학과 관련된 대중서적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알라딘에서 과학 분야를 살펴보다 <초신성의 후예>란 책을 발견했다. <초신성의 후예>는 한국을 대표하는 천
  19. 5월의 신간추천...
    from 헤르메스님의 서재 2014-06-07 03:08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한가지 좋지 않은 점은 여행 중에도 갑자기 이렇게 기한이 생각나 새벽에 느닷없이 이렇게 신간 추천을 쓰게 되는 일인 것 같다. 아무튼 5월에 나온 인문 신간중 가장 눈에 번쩍 뜨인 책 중의 하나는 존 힐의 '켄 로치'였다. 페이지가 무려 560 페이지인데다 부제가 '영화와 텔레비젼의 정치학'인 것을 보면 켄 로치의 감독 경력 전부를 소개하고 있는 듯 하다. 더구나 켄 로치하면 영국국영방송에서 텔레비젼 감독을 하던 초창기부터 영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