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 - 기능 저하의 함정에서 벗어나 내 몸을 제대로 돌보는 법
김광일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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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뻔한 이야기 말고 새로운 내용은 없나요?" (223)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의 김광일 교수가 국립외교원에서 강의하다가 청중에게 받은 돌직구였다. 의대 교수이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 센터장으로서 그런 질문을 듣고 오죽 불쾌했으면 책에까지 쓰셨을까 싶다. 사실, 건강한 노년을 위한 특별 비법 같은 없다. 덜 짜게, 조금 모자란 듯 식사하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사람들을 곁에 두고 있다면 될 테니까.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에 "뻔한" 건강 상식이 나열되었다면 읽는 재미가 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건강 에세이에는 의료전문가가 20여 년간 현장에서 만나온 다양한 환자와 가족 등 인간 군상을 통해서 독자를 성찰로 이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1장은 기본적 질문으로 시작한다. 예를 들어,

인간은 왜 모두 늙는가?

노화와 노쇠는 어떻게 다른가?

노화를 질병이나 의료화의 대상으로 봐야 할까?

수명연장이 과연 인류에게 축복일까?

생애 주기에서 노년기의 기준점을 어떻게 설정할까?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노화를 자연스러운 생명 과정으로 볼 것인지, 측정하고 개입해야 할 대상으로 볼지를 두고 여러 목소리가 경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사이 ‘수명연장' 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제 ‘잘 늙고 있는가’라는 질문조차 숫자로 번역된다. 아래는 노화와 건강수명을 평가할 때 활용되는 여러 지표들이다.

biological age (생물학적 나이) = 57.3세

frailty index (노쇠 지수) = 0.21

VO₂max (최대산소섭취량) = 24 ml/kg/min

muscle mass (근육량) = ○kg

HbA1c (당화혈색소) / glucose variability (혈당 변동성) = ○

epigenetic age acceleration (후성유전학적 연령 가속도) = +4.7년


2장부터 본격적으로 "멋지게 나이 들기" 실사례가 등장한다. 저자의 환자 중에는 "내가 그동안 이 병원에 쓴 돈이 얼마인데..." 하면서 외래 예약 시간에 늦고서도 바로 진료 보겠다고 고집 피우는 노인도 있다. 건강 염려증에 걸려서 노트 가득 빼곡히 건강 일지를 적어왔는데 의료진의 진료조차 불신하는 분, 80대가 되어서까지 서울 경기여고 출신임을 훈장처럼 자랑하는 분, 이웃사촌 집값 올라 부자 되자 배가 아파 실제 병이 나신 분, 교수 임용되지 못한 신세를 한탄하며 알코올 중독자가 된 선배 등등 다양한 사례가 책에 등장한다. 한 마디로 강력한 '반면교사'이다.


저자는 멋지게 나이 들려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야 한다며 멋진 환자분들의 실사례도 잔뜩 지면에 실었다. 예를 들어, 90대 중반의 나이인데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새벽에 책을 읽으시는 분, 작은 데도 감사하는 분,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고 배우시는 분들 등.


저자는 중국의 명의 편작에 얽힌 일화를 소개한다. 그의 두 형 역시 명의인데 큰 형님은 병이 깊어지기 전이 환자의 표정과 음색으로 징후를 포착한다고 한다. 이 일화는 일상의 예방과 실천적 건강이 중요함을 담고 있는데, 이 글 시작하며 언급했던 "뻔한 이야기"와 다시 연결된다. 뻔하게 들리는 만큼 어쩌면 건강한 삶, 아름다운 노화에 기본 강령일 것이다. 병이 오기 전에 현명하게 예방하고, 노화는 자연스러운 생명 과정으로 인식하되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는 삶. 그래야 "9988234(99세까지 88 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다가 4망)"을 바라는 술자리 건배사가 과한 욕심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다. 나이 듦을 성찰하고 싶은 분들에게 [어떻게 나이 들지 배웁니다]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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몫이 있는 사람 - 수박 농사꾼이 우주공학자가 되기까지, 우직한 하루가 만들어낸 삶의 경이
공근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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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의 완성도로는 별5이 아니지만 진솔한으로 울림을 주고 삶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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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 어떻게 존엄하고 품위 있게 이별할 것인가
김형숙 지음 / 뜨인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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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서 저자의 그윽한 인품과 학자이자 (간호)전문가로서의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지금 딱 제게 필요한 메시지와 알아야 할 (감춰진) 상식을 담고 있는 책인지라 간만에 별 다섯 다 채워 기록하고 갑니다. 김형숙 저자님, 늦게 시작하신 간호학 박사 학위 순항 마무리시하셔서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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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자꾸만 나더러 '성인 ADHD'인 게 분명하다고 해서, 왕창 쫄아서, 전문가의 'ADHD' 셀프 체크 리스트를 확인했다. 휴~~~ 안심이야. '**야! 응~~아니야~~아냐~ 나,~~~ADHD아니야!' 왜냐하면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나를 비껴갔다. ADHD라면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힘, 즉 엉덩이 힘'이 약하다는 데, 나는 조건만 맞으면(책만 재밌으면) 12시간이라도 거뜬하게 앉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엉덩이 힘의 달인'으로서 부작용은 분명히 겪었다. 전체 키는 줄지 않아서 고3때나 똑같은데, 수년 전 맞았던 정장 팬츠의 바짓단이 2~3cm 더 내려온다. 이는... 논리적으로, 인체공학적으로 따져 봤을 때, "엉덩이 기억 상실증"의 신체화된 증상이라고 밖에는..... 한때, 전직 국가 대표 리듬 체조 선수의 칭찬을 받았던 엉덩 라인은 무너져서 납작화 수순을 밟았고, 정장 바지는 질질 끌리는 중이다.

​

서두가 길었는데,

그래서 [의자병]을 읽었다. '엉덩 기억상실증'도 '의자병'의 일환인지라!



분명히 해두지만 [의자병]은 백제시대 의자왕義慈王과 아무 관련 없다. 엉덩이 기억상실증과 각종 근골격계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

저자 최성민은 20년 이상, 무려 40000건의 임상 경험을 축적해 온 이 분야 전문가이다. 책을 읽으며 소명의식을 갖고 정성을 다해 환자들을 치료하신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예인, 기업인 등등 소위 셀러브리티가 이 분을 믿고 찾으며, 대치동 학원가가 망쳐 놓은 몸을 가진 수험생들도 이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아온 듯하다. 매 챕터마다 내원 환자들이 '의자병' 치료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일반인 독자로서 유명인 이야기가 귀가 솔깃하지만 동시에 환자의 TMI가 많이 노출되어서, 내방했던 셀러브리티들은 불편하겠다 싶다. 예를 들면, LA 공연도 있는 K-POP 유명 남성 그룹(BTS??) 일원이 협찬받은 명품 슬리퍼를 신고 다니다가(협찬이라서 많이 노출하라는 조건 때문에) 다리 통증을 얻은 경우를 설명한다. 또, 본문에서 유명 드라마 작가가 자신을 찾았을 때 스쾃 2개도 못할 지경의 체력이었다는 등등의 TMI를 실었는데 [의자병]의 서문에 추천사를 쓴 사람이 바로 그 유명 드라마 작가라는 건 눈치 없는 사람도 다 알게 생겼다. 이런 소소한 개인 정보 누출을 빼고는 이 책은 매우 의미 있다. 핵심 주장은 명확하다.


의자에 앉는 자세만 바로 해도

통증이 상당히 준다.



발목을 교차시키거나,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고 앉는다거나, 엉덩이를 앞으로 쭈욱 빼고 느슨하게 앉는다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꺾어서 L자 형으로 앉는 자세는 좋지 않다(고 한다). 디스크 수술, 성형하거나 치아 교정할 게 아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면, 오복이 저절로 굴러 들어온다! 아! 그런데 습관 만들기야말로 어렵지 않을까? 좋은 자세를 습관화하도록 어떤 "당근과 채찍"을 쓸지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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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6-04-27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자에 바르게 앉는 거 너무 힘들어요 ㅠㅠ
 
철거되는 기억 - 도시 문헌학자의 사진 기록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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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관심 많아 답사까지 다니는 친구가 이 분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김시덕. 나는 그 방면에 까막눈이라 시큰둥하게 반응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분은 부동산 관계자가 아니라 학자였다. 그것도 "도시문헌학자." 출사표(?)를 던질 때 심정은 이러했다고 한다.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문헌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 속의 문헌을 연구하는 것은 이제까지 제가 옛 문헌을 연구하던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가능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답사하면서 수집한 문헌을 연구하는 것을 '도시문헌학'이라고 이름 붙이기로 했습니다.

[철거되는 기억] 79쪽

김시덕은 재능이 이끄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발을 옮기다가 '도시 문헌학자'에 이르렀다. 일본문학을 오래 공부한 그는 일본 문헌학 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시덕은 "답사를 직업으로 삼은 이래로 여름마다 열사병에, 대상 포진에, 한 가지씩 병을 얻고 있다"(245)면서도 직업적 사명감으로 서울 경기 일대는 물론 전국을 돌며 답사 중이다. 답사마다 100~500장까지 사진을 남기다 보니 자료가 엄청나게 쌓였는데 그 중 책에 수록하지 못했던 사진을 엮어 [철거되는 기억]을 썼다.


​

[철거되는 기억]은 2017년 이후 10년의 궤적을 담은 사진기록 중 175장을 엄선하여 총 4부로 엮었다.

1. 길에서 마주하다: 집과 길, 그리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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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리에서 발견하다: 간판과 글자, 그리고 그림

​

3. 역사의 흐름을 기록하다: 포구, 그리고 광산촌

​

4. 철거되는 기억: 사라진, 사라질 개발의 풍경

평소 가볼 일 드문 경상도, 전라도, 인천, 강원도, 제주도 등의 풍경도 흥미로웠지만 답사 내공 9단의 김시덕이 남긴 현장 방문의 소회와 후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이런 식이다.


전라남도 화순군 오동리...화순 탄광의 광산촌으로서 번성했을 듯한 이 말은 폐광 이전에 이미 활기를 잃은 상태였습니다...화순 탄광은 2023년 6월에 정식으로 폐광되었지만 탄광촌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이 천운장 마을은 지금의 오래되고 단정한 경관을 한동안 유지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179쪽

김시덕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담벼락에 꼬마들이 남긴 낙서, 예를 들어 프랑스 만화 캐릭터 바바파파네 가족들, 나 마을 주민들이 플라스틱 통에 정성껐 가꾼 도시 화원, 눈 밭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고양이들 발자국 등이다. 나는 그의 이런 따스한 시선이 무척 맘에 든다. 사람과 공간을 포용하는 그의 너그러움이 나에게 힐링이 된다.

서울 중구 회현의 시민 아파트. "세탁물 널지 마십시오"라고 써 있는데 바로 그 옆에 이불을 말리고 있다! 와! 하지 말라는 것만 쏙쏙 골라서 하는 K 반항 기질이 김시덕의 카메라에 담겼다.



예전에는 "후지필름" 같은 데서 슈퍼나 전파사 간판을 대신 해주고 자신의 회사 로고를 넣어 간접광고를 제대로 했다 한다. 그나저나 후지 필름이라니! 와!


"차부"는 여성을 말하는 단어가 아니었다! 맙소사! 이것은 "버스 정류장"의 옛말이다! 나는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슈퍼라는 뜻인 줄 알았다.


의외로 이 책에는 기지촌 사진이 많다. 김시덕이 일부러 기지촌 흔적을 많이 담았거나 한국에는 아직도 기지촌 흔적이 남아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어느편이 맞는지 모르겠다. 기지촌 창이 휑하게 뚫린 숙소(?)에 왜 자개 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윗 사진은 경기도 의정부시 옛 캠프 라과디아 주변 기지촌이라 한다. 아래는 놀랍게도 경기도 수원. 팔달산과 화성이 있을 듯한 주소 "팔달구"인데 거리 한 복판에 이렇게 성매매 업소가 있다니 놀랐다. 심지어 성매매 집결 정비 사업에 반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민이 있어 애도의 문구가 유리창에 붙어 있다.

4월 중에 김시덕의 다른 책들도 다 찾아 읽을 생각이다. 사진 자료가 많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갈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 부려보는 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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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6-04-0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저는 왜 이런 책을 몰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