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꽃무릇)
붉디붉은 기운이 한 철을 다 덮고도 남는다. 애뜻함의 상징처럼 무엇인가를 대변하는 강렬함이 사람들 마음을 이끄는 것일까. 무리지어 핀 자리에 발걸음이 쌓이고 쌓인다.

석산(石蒜)은 "서해안과 남부 지방의 사찰 근처에 주로 분포하고,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사찰 근처에 많이 심은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흔적이 남아 여전히 절 아랫땅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걸까.

붉음의 상징처럼 보이던 꽃무릇에 돌연변이가 생긴 것일까. 붉다 못해 타버린 속내가 하얗게 된 것일까. 초가을 곱게 핀 흰색으로 핀 꽃무릇을 만났다. 이제 꽃진 자리에 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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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연꽃
더위가 한창인 어느 여름날 어리연이 핀다는 연못을 찾아갔다. 낯선 곳이고 첫방문이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자그마한 저수지에 절반은 어리연이 덮었고 앞산을 넘는 햇살에 꽃잎이 벌어지며 빛을 발하는 순간을 운 좋게도 만났다.

그곳에 몇개체의 가시연꽃이 있었고 처음으로 눈맞춤 했다. 그후론 좀처럼 볼 회가 없었다.

가시연꽃이라는 이름은 열매와 잎에 가시가 있는 연꽃이라는 뜻에서 온 것이다. 7~8월에 꽃잎이 많고 꽃받침조각보다 작은 자주색 꽃이 피는데 잎 사이에 가시가 돋은 긴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조그마한 꽃이 착생한다. 낮에 벌어졌다가 밤에는 닫힌다.

올 여름 어느날 길을 가다 언듯 조그마한 웅덩이에 눈에 익은 모습을 발견하고 차를 멈췄다. 이른 시간이라 여러개의 꽃대만 확인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그후 몇 번의 반복적인 방문 끝에 본 모습이다. 자생지인지 누군가 심은 것인지는 모르나 이제 확인했으니 다음 시즌엔 때맞춰 꽃구경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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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란
수년 전 아는 이들을 따라 해남 어느 산으로 풍란을 보러갔지만 꽃이 핀 모습은 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꽃 피는 시기가 아니였던 것 같기도 하다.

꽃을 보고자 몇해 전부터 제주도를 드나들며 본 것이 처음인듯 싶다. 올해도 그곳에서 핀 꽃을 보았다.

꽃은 순백색으로, 7월에 피는 풍란은 말 그대로 바람을 좋아하고 공기 중에서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여 살아가는 난이라는 뜻이다. 바위나 나무에 붙어 사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변습도가 높고 햇볕이 잘 들어오거나 반그늘의 바위나 나무의 이끼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주인장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잘 자라고 매년 꽃을 피우니 얼마나 반가울까 싶은 생각에 보는 내내 뿌듯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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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
짠물 건너야 볼 수 있나 싶었다. 육지에서도 크고 작은 사찰 근처에서 생강과 닮은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긴 했으나 꽃피는 시기를 맞추지 못하니 꽃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동안 유심히 봐둔 몇곳 사찰에는 가지 못하고 꽃무릇 보러간 강천사에서 우연하게 만났다. 그후 노고단을 내려와 들린 천은사 입구에서 다시 본 것이다. 선암사도 있고 집근처 관음사 입구에도 태안사 능파각 지나서도 있다. 그런거보면 사찰에서는 흔한 식재료였나 보다.

여름에 엷은 노란색 꽃이 피나 하루 만에 시든다고 한다. 특이한 향기가 있고, 어린순과 피기 전의 꽃줄기는 먹는 식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특이한 모양과 색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기에 올 초여름 제주에서 얻어온 뿌리를 담장 밑에 묻어 두었는데 돌아오는 봄에 새싹이 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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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비난초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을 만났다. 자생지가 아닌 화분에 식재된 상태였지만 꽃이 가진 특성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언제 다시 볼지 몰라 이리보고 저리보며 구석구석 눈에 익혀두었다.

활짝 핀 모습이 마치 해오라비가 날아가는 모습 같다고 해서 해오라비난초라고 한다. 해오라비란 경상도 사투리로 해오라기를 말하며, 백로과에 속하는 새다.

꽃친구가 키우던 것을 무서하게 번졌다며 뿌리나눔하여 나눠준 것을 얻어와 화분에 심었다. 꽃이 언제 필지는 모르나 올 겨울을 잘 건너서 새싹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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