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장구채

남덕유산 정상에서 서봉에 이르는 능선이 꽃들의 세상이다. 더딘 걸음을 자꾸 멈추게하는 꽃과의 만남은 서봉에 올라서니 절정이다. 그 길에서 처음 만난 꽃이다. 이번에는 향적봉에서 중봉가는 길에서 만났다.

장구채는 꽃자루가 가늘고 길어서 얻은 이름이다. 장구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더욱 가늘게 자라는 것이 바로 가는장구채다.

흰색으로 피는 데다가 조그만 바람에도 잘 흔들거려 사진 찍기가 쉽지 않은 꽃 중에 하니다. 무리지어 피어도 떨어져 한개만 있어도 보는 맛과 멋이 저절로 생기는 꽃이기도 하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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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취
꽃은 주목 받아야 한다. 피는 까닭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결실을 맺어 대를 이어야하는 사명에 충실한 꽃은 대부분 화려한 색이나 모양 그리고 향기를 가진다. 하지만 때론 그렇게 핀 꽃에 주목하지 못하고 제 이름을 갖는 경우가 제법 있다.

잎이 단풍나무의 잎을 닮았다고 해서 단풍취라는 이름을 얻었다. 대개 7갈래로 갈라지는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생겼다. 꽃의 입장에서 보면 서운할 일이지만 그래도 독특한 모양으로 피어 일부러 찾아보는 꽃이다. 하얀색의 꽃이 자그마한 실타래 풀어지듯 핀 모습도 이쁘기만 하다.

참취, 곰취와 같이 식물이름에 '취'가 붙으면 나물로도 이용된다는 의미다. 단풍취 역시 마찬가지다. 약간 매운맛이 난다고 하는데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여름 숲에서 하얗게 핀 단풍취 군락을 만나면 우선 반갑다. '순진'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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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이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높은 산에 올랐다. 산 아랫동네의 더위와는 상관 없다는듯 바람은 시원하고 꽃들이 만발했다. 꽃들과 눈맞춤하며 느긋하게 걷는 이 맛에 높은 산에 오르는 수고로움을 기꺼어 감내한다.

홍자색 꽃이 꽃줄기 끝에 모여 핀다. 꽃봉우리가 아래서부터 실타래 풀리듯 위로 피어간다.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피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바위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이쁘다.

오이풀이란 이름은 잎에서 오이 향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잎을 뜯어 냄새를 맡아보지만 딱히 알 수가 없다. 오이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오이풀, 산오이풀, 긴오이풀, 큰오이풀, 가는오이풀, 애기오이풀 등이 있다.

산오이풀은 비교적 높은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가야산과 덕유산, 지리산을 오르는 길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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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사랑함에 대하여

물과 땅에서 나는 꽃 중에는 사랑스러운 것이 매우 많다.
진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이씨의 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몹시 사랑했으나
나는 홀로 연꽃을 사랑한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맑은 물 잔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으되 밖은 곧아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도 없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우뚝 깨끗하게 서 있으니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되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
나는 말하겠다.
국화는 꽃 중의 은일자요.
모란은 꽃 중의 부귀한 자요.
연은 꽃 중의 군자라고.
아!
국화에 대한 사랑은 도연명 이후에는 들은 적이 드물고
연꽃에 대한 사랑은 나와 같은 이가 몇 사람인고
모란에 대한 사랑은 많을 것이 당연하리라.

*주돈이周敦頤의 애련설愛蓮說이다. 연꽃 피는 여름이다. 연못에 연을 심어두고 꽃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나 불볕 더위에도 연꽃을 보러가는 이들은 알까. 주돈이의 이 애련설로 출발하여 연꽃을 향한 마음들이 고귀해졌다는 것을.

김소월의 진달래, 김영랑의 모란, 이효석의 매밀꽃, 김유정의 동백(생강나무), 도종환의 접시꽃ᆢ등. 그 사람이 있어 꽃이 있는 듯 특정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졌다. 한사람의 칭송이 그렇게 만든 시초이나 뭇사람들의 암묵적 동의가 따라붙어 형성된 이미지리라.

꽃따라 사계절을 주유하는 마음 한가운데 특정한 꽃을 놓아두고 시시때때로 떠올리며 정취를 누리는 마음이 행복이다. 무슨 꽃이면 어떠랴, 향기와 모양, 색으로 들어와 은근하게 피어날 꽃이면 그만이다. 주돈이의 연꽃 보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차일피일 미루다 때를 놓쳤다. 꽃 피었다 지는 것은 지극히 짧으니 그 때를 놓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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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장나무
속눈썹을 길게 뽑아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의 꽃으로 기억된다. 길을 가다 보이면 "앗~ 꽃 피었다"며 눈맞춤한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일부러 찾아보는 경우는 그리없다.

누리장나무, 봄부터 여름까지 누린내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에서는 누린내나무이고, 중국 이름은 냄새오동, 일본 이름은 냄새나무다. 하지만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이쁜 꽃을 피우고도 이런 이름을 얻었으니 좀 억울할 만도 하다.

꽃만큼이나 독특한 모습의 열매를 보여준다. 붉은 말미잘 모양의 열매받침과 보석처럼 파랗게 빛나는 열매의 어우러짐이 압권이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잔가지와 뿌리는 말려서 약용한다. 꽃도 이쁘고 독특한 열매까지 볼 수 있어 정원수로 가꾸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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