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난초
여름으로 급하게 가는 숲에는 연이어 내린 비의 흔적이 남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습기가 가득하다. 홀딱벗었다고 소리치는 새의 울음소리 처럼 신비한 생명들이 때를 기다렸다 올커니하고 나타나는 때이기도 하다.

한적한 숲에 홀로 우뚝 서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연한 자줏빛이 도는 갈색으로 피는 꽃이 꽃봉우리를 만들어 아래를 향해 서 있다. 알에서 막 깨어난 새끼 새들이 먹이를 찾듯 자잘한 꽃이 얼굴을 내밀고 아우성이다.

약난초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한방에서 위염, 장염, 종기, 부스럼 등의 치료제로 쓰였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꽃을 찾아 다니다보면 무엇이든 시간과 장소가 적절한 때를 만나야 볼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인연'이라는 꽃말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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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수정초
가까이 두고도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몰라서 못보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알고도 때를 놓치거나 사정이 있어 못보게 되면 몹시도 아쉽다. 비교적 가까이 있어 많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습기를 많이 품고있는 건강한 숲에서 봄의 마지막을 장식이라도 하려는듯 불쑥 솟아난다. 무리지어 또는 홀로 다소곳히 고개숙이고 멈칫거리듯 조심스런 모습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동자를 보는듯도 하다.
나도수정초는 부생식물이다. 부생식물이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못하고 다른 식물에 의지해야 살 수 있는 품종을 말한다. 그래서 옮기면 죽는다.
수정처럼 맑은 모습에서 이름도 얻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숲속의 요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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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화려한 모란이 지고 나면 탐스런 작약이 핀다. 이 작약이 피면 비로소 무르익은 봄을 한껏 누리게 된다. 꽃으로는 화중왕이라는 모란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다양한 색상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한몫한다.
지난해 늦가을 대대적인 뜰 공사를 하면서 뿌리를 캐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올해는 꽃을 못보나했는데 다행히 이렇게 꽃이 피었다. 내년에는 더 풍성해질 것이다.
꽃은 5월에 줄기 끝에 1개가 피는데 붉은색, 흰색 등 다양하며 많은 원예 품종이 있다. 요즘엔 겹꽃도 많이 보인다. 꽃만 보면 모란과 흔하게 혼동하는데 모란이 나무라면 작약은 풀이다.
아름다움으로 오나라를 망치게 했던 서시와도 비교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함박꽃이라고도 부르는 작약은 의외로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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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연잎꿩의다리
산과 들에서 볼 수 없는 꽃은 사진으로만 보다가 그치는 경우가 많고 어떤 식물은 다양한 인연으로 내 뜰에 들어오기도 한다. 이 꽃도 내 뜰에 들어와 꽃을 피웠다.

기본종인 잎이 연잎을 닮았다는 연잎꿩의다리 보다 잎의 크기가 작아서 꼭지연잎꿩의다리라고 한다는데 비교대상이 없으니 잘 모르겠다.

연한 자주색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주꿩의다리를 닮은 곤봉 모양이다. 앙증맞은 꽃이 참 이쁘다. 내년에도 꽃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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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린재나무
이른봄부터 초여름까지 낮은 바닷가에서 높은 산 중턱에 이르기까지 꽃을 피운다. 꽃술의 독특한 매력에 꼭 찾아보는 나무다.

자작나무는 수피를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얻은 이름이라면 이 나무는 가을에 잎을 태우면 노란재가 나온다고 하여 노린재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작지만 다소 많은 꽃을 피워 흰색의 향연으로 이끈다. 은근한 향기 또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유사종으로 흰노린재나무, 검노린재나무, 섬노린재나가 있다는데 직접 봤는지는 모르겠다.

이 꽃을 주목하는 다른 이유는 꽃이 떨어져 다른 나무나 풀 위에 살포시 않아 있는 모습이 이뻐서다. 온전한 모습으로 떨어져 한번 더 피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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