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을 맞추다

중심을 향하는 마음이다.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눈이 닿는 범주 속으로 들어가 마주하는 것이다. 눈맞춤이 그 시작이고 마지막이다.

해가 지는 시간 황혼이다. 마침 비행을 시작한 한무리 재두루미가 그 속에 들었다. 새의 겹침이 색감에 묻어나는 시간의 깊이를 더했다. 아득하고 아늑하다.

사람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관심의 범주에 들어와 주변을 서성이는 사이 마주치는 시선은 같은 방향을 향하며 두 마음의 중심으로 모아진다.

함께 쌓아온 시간이 깊고 넓다. 정성을 다해 당신에게 초점을 맞춰 집중한 결과다. 이 모든 것이 눈맞추길 허락해준 당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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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들다

둘이 아닌 하나다. 서로가 서로를 허용한 순간 비로소 시작된다. 서로의 다름이 한 범주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 근거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빛이 어둠을 향하고 어둠이 그 빛을 받아들임으로 서로를 품었다. 둘이 만나 하나될 수 있는 지점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 틈에 여행자 마냥 재두루미가 깃들었다.

한 범주를 지향하는 당신과 나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서로가 스며듬을 허용한 순간부터 그렇게 쌓아온 시간이 쌓여 오늘 여기에 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며 만들어 내는 새로운 세계는 당신의 순하고도 넓은 아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다 당신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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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올까.
겨울날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기대하는 것은 눈이다. 눈이 흔했던 곳인데 올 겨울들어 한번도 내리지 않은 눈으로 참 밋밋한 겨울이다.

옷깃을 열만한 따스한 볕도 없고 찬바람 쌩하게 부는 매서운 겨울날씨도 아니라서 맹한 기운이 도는 시간을 건너고 있다.

냉기만을 품었을 것 같은 바위에 기대어 살지만 늘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생명의 힘을 본다. 바위의 힘이 지구 속 마그마가 근원이라면 지상의 시간을 건너는 동안 자신의 품에 생명을 품는 것을 이해 못할바도 아니다.

돌에서도 온기를 얻듯이 겨울은 이처럼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꿈을 향한 온기로 가득한 시간을 건너고 있다.

당신의 웅크린 가슴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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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것은 햇빛 때문만은 아니다.

때를 알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줄 아는 계절이 함께 있기에 더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사람사는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기에

내가 빛나기 위해서는 내 안에 다른 이들이 들어올 틈을 내어주고

더불어 빛나고자 하는 마음의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너와 내가 더불어 빛날 수 있는 전재 조건이다.

볕이 좋은 겨울날,

그 무엇도 홀로 빛나는 것이 없음을 다시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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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25-12-2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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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국
같은 이름의 꽃인데 환경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그 차이가 주는 느낌을 담고자 늘 멀고 가까운 길을 나서서 꽃놀이를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해국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도의 검은돌 바닷가에서 보는 것과 동해의 울진 바닷가는 분명하게 다르게 다가온다. 대상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어우러짐을 주목하는 것의 차이랄까?

바닷가 바위에서 짠 바람에 맞서며 꽃을 피운다. 바닷바람 때문에 키가 크지 못하고 낮게 엎드려 살지만 당당하게 피운 꽃이라서 더 주목받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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