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헨 도트 시리즈 16
연여름 지음 / 아작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제 기술로 죽은 뒤 다시 살아 돌아온 재생인(再生人)과 그렇지 않은 일생인(一生人)의 공존. 재생인인 쌍둥이 언니와 일생인 동생이 공동 소설가로서 사용하는 필명 또한 '공존'이다.

등장인물 둘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며 공유한다는 설정은 당연히 작가의 의도일 터. 하지만 그중 하나는 죽고, 오랜 공백을 거친 뒤 재생된다. 미스터리였다면 소위 '쌍둥이 트릭'이 나올 법도 한 작품(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도 볼 수 없는).

쌍둥이 자매가 함께 쓰는 필명이 '공존'이듯 이 작품 역시 공존을 다루고 있지만, 그 공존이 늘 좋고 밝은 얼굴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짐이 되기도, 실망스럽기도 한 관계들…. <메르헨>은 제목처럼 아름답기만 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잔잔한 재미를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방인의 심장이 묻힐 곳은 도트 시리즈 8
백사혜 지음 / 아작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발신자 불명의 메일을 받고 인적 없는 산장으로 향하는 인물과 산장 주인, 종업원, 기이한 사진 작가 들의 이야기. 초반에는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으며, 동시에 이 작품의 제목이야말로 제 역할 이상의 것을 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들은 드물다. 언젠가는 부식하거나, 노화하거나, 부패하거나, 곱아들거나, 움츠러들거나, 경직되거나, 뭉쳐지거나, 해체되거나, 박살나거나, 깨지거나, 물들거나, 빛이 바래거나, 마모되거나, 끊어진다."

변하면서 변하지 않고 원주민이면서 이민자인 인간이거나 인간이 아닌 것들의 우주에 관한 이야기. 다 읽고 난 지금 "이들은 무엇을 원해서 이곳에 머무르는 것일까"라는 카피 속에서 헤매고 있다. 발견자의 기쁨 따윈 없지만 와류에 떠내려가지 않는 것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고블 씬 북 시리즈
모래 지음 / 고블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녹색은 마녀의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걸까? 작중의 바이라마 바이러스는 인도의 여성 사회개혁가 판디타 라마바이의 이름을 이용한 것이고? 여전히 미지수다.

'사파 SF'라는 표현이 그럴싸하다. 아니, 그럴싸한 게 아니라 적확하다고 해야겠다. 성소수자 담론을 이다지도 유려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내 머릿속에서 모래 작가에 대한 평가(라기보단 짐작)가, 작가의 다른 작품 <드리머>를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르게 정립돼 버렸다.

아아, 이거 정말이지 꼭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므로. 이토록 작고 얇은 책이 가진 힘, 혼자만 읽기엔 아깝다고 느낄 정도로. 전작 <드리머>보다 더 좋았다. 좀 더 갖추어진 세련미와 여유로움이 돋보이는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방인의 심장이 묻힐 곳은 도트 시리즈 8
백사혜 지음 / 아작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발신자 불명의 메일을 받고 인적 없는 산장으로 향하는 인물과 산장 주인, 종업원, 기이한 사진 작가 들의 이야기. 초반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제목만큼은 제 역할 이상의 것을 해내고 있다는 느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들은 드물다. 언젠가는 부식하거나, 노화하거나, 부패하거나, 곱아들거나, 움츠러들거나, 경직되거나, 뭉쳐지거나, 해체되거나, 박살나거나, 깨지거나, 물들거나, 빛이 바래거나, 마모되거나, 끊어진다."

변하면서 변하지 않고 원주민이면서 이민자인 인간이거나 인간이 아닌 것들의 우주에 관한 이야기. 다 읽고 난 지금 "이들은 무엇을 원해서 이곳에 머무르는 것일까"라는 카피 속에서 헤매고 있다. 발견자의 기쁨 따윈 없지만 와류에 떠내려가지 않는 것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사 사진부와 죽은 자의 마지막 피사체 고블 씬 북 시리즈
김영민 지음 / 고블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남자의 죽음이 아닌 그가 무슨 사진을 찍으려 했는지 알아내 달라는 의뢰를 받아 고립된 섬에 도착한 대학생들의 미스터리한 여름 방학.

모종의 이유로 주인공(들)이 섬(고립은 필수)에 들어가고 그(들)를 배척하는 주민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혼재, 수상쩍은 분위기, 누군가의 실종 등 익히 기성작들에서 표현된 것들이 주르륵 나오지만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설득력이 부족한 지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속도감 있는 중편이라는 부분을 감안하면 스윽 넘어갈 수 있을지도. 여기서 다루는 소재가 참 매력적인데도 그간 이 이야기를 주제로 한 소설은 딱 한 편 읽은 기억이 있다. 그쪽은 장편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난사 사진부…>는 중편.

물론 갖고 놀기 까다로운 소재임에는 틀림없다(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밝히기 어려움). 그런데도 이렇게 짧은 분량 안에서 연착륙시킬 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