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터 스켈터 - 맨슨 살인 사건의 진실 걸작 논픽션 31
빈센트 부글리오시.커트 젠트리 지음, 김현우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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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간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잔뜩 기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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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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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사장이기도 했던 하워드 스트링거는 '경험의 공유야말로 텔레비전의 가치'라 했다. 나는 이 문장을 살짝 바꿔 '뉴턴 운동 제3법칙이야말로 청킹맨션의 가치'라 하고 싶다.

작용과 반작용, 호혜(互惠), 상호간의 신뢰(의 창출과 동시에 결여). 청킹맨션에 모이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다만 이것은 다소 느슨하게 해석해야 할 텐데, 반드시 기대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

겸사겸사 할 수 있으면 하고, 여의치 않아도 서로 실망하지 않는다는 뜻. (혹 청킹맨션을 배경으로 한 영화 <중경삼림>의 독특한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인간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는 그때그때의 한정적 신뢰는 소위 '뜨내기'의 모습을 떠올리게끔 하니까.

그런데 이 얼기설기하게만 보이는 연결이, 소제목 '동료와 살아간다는 것과 독립독행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틈새에서'처럼, 그들의 청킹맨션을 굴러갈 수 있게 해준다. 외려 이런 시스템이 마굴(魔窟)이라 불리곤 했던 이 공간을 깨어있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일는지도 모를 일.

허구의 세계를 사는 것만 같은 홍콩 거주 탄자니아인(들)의 삶은 고단하기도 하고 덜되 보이기도 한, 그러나 현명함의 테두리 안에서 그들만의 교환과 재분배 관계를 구축하며 카오스 속의 코스모스를 지속시킨다.

"홍콩의 마굴 청킹맨션, 비공식 경제, 아프리카계 브로커, 성 노동자, 지하 은행 등, 이 책의 키워드를 늘어놓고 보면 정말이지 수상쩍다."

저자의 양심고백(!)처럼 수상쩍은 사람들이 수상쩍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런데 거기에 인생의 힌트가 있는, 정말이지 수상쩍게 재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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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의 끝
정해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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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미스터리의 '도서(倒敍)'는 도치 서술을 줄인 것인데 말 그대로 차례나 위치 등을 바꾸었다는 의미다. (심지어 '세계 3대 도서 미스터리'라는 것도 있다) 이것이 추리/미스터리에 적용되면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바로 초반에 범인이 공개된 뒤 탐정이나 형사가 그/그들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관건이 되는 셈으로, <매듭의 끝>이 이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발단은 모성애. 소설은 아들의 살인 고백 후 그의 어머니가 시체 처리를 도맡으며 시작되는데, 아들을 지켜내겠다는 모성의 발로에서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라서,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나가면 놀랄 만한 반전이 나타난다. 제목처럼 내용도 배배 꼬인 매듭이 지어져 있는 까닭. 도서 미스터리는 이미 범인이 특정되었다는 건데 <매듭의 끝>에서는 그것이 한 번 더 꼬아져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인공인 형사의 삶에도 달갑지 않은 매듭이 있다(이쪽도 모성애가 간섭). 물론 결말에 가서는 모두 풀리긴 하지만…. 따라서 제목의 매듭은 등장 인물들에게 얽혀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입장에서도 풀어내야 할 과제인 것.

문득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와 <붉은 손가락>이 떠오르는 건, 어쩐지 <매듭의 끝>과 비슷한 구조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범인 제시, 그리고 형사의 의심. 양쪽 다 범인의 거짓 행적을 추적하는 형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저쪽이나 이쪽이나 재미있다는 것도 매한가지고.

p.s. …그래서 말이지만 이따금 삶의 끈이 돌돌 말아지고 뒤엉키곤 하는 거기 계신 독자님들, 올해 분기점인 6월이 가기 전 잔뜩 꼬인 매듭을 풀러 가지 않으시렵니까. 여기 분홍빛 매듭도 있고 재미있는 미스터리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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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X수학 - 야구로 배우는 재미있는 수학 공부
류선규.홍석만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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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스포츠. 숫자로 시작해서 숫자로 끝나는 스포츠. 이것이 야구에 대한 보통의 설명이고, 관련 책들은 대개 그 규칙이나 에피소드 위주의 내용이 흔하다.

이 책은 야구 룰은 물론이거니와 야구라는 스포츠 전반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쉬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만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꽤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야구 기초를 모른다면 쓸모없는 책일 뿐.

그간 룰 관련 책은 두어 권 읽어봤으니 다소 깊이감 있게 들어가는 책을 접하고 싶었는데 마침맞게 이 책이 나와주었다. 세이버메트릭스뿐 아니라 각종 스탯, 선수들의 연봉 산정, 샐러리캡, FA계약, 코칭, 올해 들어 새로이 도입된 피치클락과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까지.

정말이지 야구와 숫자(수학)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동시에 약 7, 8개월간 프로게임이 치러지며 매 경기 하나도 빠짐없이 생중계되는 이 스포츠를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기록과 통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수, 숫자를 제외할 수는 없다.

내용을 모조리 옮겨 야구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진가를 전하고도 싶지만, 관심 있는 독자라면 목차만 읽고도 충분히 군침을 흘릴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재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있는데, 어떻게 독서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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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의 수명 - 진실한 글을 향한 예술과 원칙의 대결
존 다가타.짐 핑걸 지음, 서정아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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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콩트인가, 만담인가. 에세이 하나를 두고 인턴 편집자가 받은 상사의 지시는 해당 글에 대해 '뭐든' 팩트체크를 하라는 것. 그래서 그는 한다. 문단 한 개, 문장 한 개, 단어 한 개까지, 사사건건. 그리고 작가는 반발한다, 미주알고주알.

"아니 상식적으로…… 아이고." 편집자의 지적에 저항하고 낙담하는 작가처럼, 독자도 책을 두세 쪽만 읽으면 정확히 이런 상태가 되며, 진이 빠져 기진맥진해져서는 헛웃음이 나오고 만다. 신랄하던 편집자도 물론 칭찬을 하기는 한다. 다만 너무 사무적이어서 그저 우스갯말처럼 들릴 뿐.

"존 선생은 언론인이 아니다. 또한 논픽션 작가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픽션이라곤 할 수 없는 기사 비슷한 텍스트를 쓰는 작가다." 담당 편집자 짐이 작성한 메모다. "제발 부탁인데요, 작작 좀 하시죠." 그리고 작가 존의 볼멘소리. 어쩌면 이 둘은 멋진 아삼륙이 아닐까?

책을 내리 읽다 보면,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의 새로고침 작업에서 이 팩트체크가 픽션과 논픽션의 규정, 예술로서의 글쓰기 영역과 사실 관계의 충돌 등으로 뻗어나가 확장하는 걸 보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글 쓰다'가 온전한 자동사로서 동작할 수 있을는지는 다른 문제다.

다행스러운 점은 여기서 (롤랑 바르트가 '스크립투리레scripturire'라 불렀던)'글쓰기-의지'는 포기되지 않는다는 거다. 생산성이야 독자가 읽는 바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니 걱정 없을 테고, 글의 임무와 자유, 다듬기와 날조의 측면에서 봐도 일단 존은 썩 괜찮은 글을 완성했으니까.

물론 창조의 권리만큼 비평의 권리 또한 중요하지만 비평을 하려면 우선 창조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걸 문학의 발전과 도태의 관념에서 볼 게 아니라 '예술과 윤리'의 잣대를 들이밀어야 하는 상황이니 어지러운 것일 뿐. 그렇다면 논픽션의 본질은 뭘까? 이 책에 그 해답 비슷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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