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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라질 어젠다>
브라질 하면 딱 떠오르는 몇 가지가 있다. 축구, 아마존, 카니발, 룰라대통령 등. 일주일 후면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두고 몇 해 전부터 말이 많았다. 브라질 축구의 대부 펠레가 지연되는 경기장 공사와 관련된 각종 부패와 비리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었는데, 며칠 전에는 자국민들의 반월드컵 시위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도리어 국민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노동자 출신 진보 대통령인 룰라가 집권하면서 나름 브라질 전체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와 빈부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했는 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니 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다보니 사실 알고 있는 바가 전혀 없다. 그래서 브라질 사람의 눈에서 바라본 현대 브라질의 48가지 모습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 대해 흥미가 생긴다. 한두사람이 쓴 책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쓴 책이 어떤 경우에는 더 객관적일 수 있다.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알려진 브라질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리라 생각된다.
2.<뜨는 도시 지는 국가>
며칠 전 6.4 지방선거가 있었다. 민선6기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한 선거였다.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선거 중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고 관심도 적은 선거인데, 사실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가장 큰 체감효과를 주는 선거다.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후 민주정부를 거치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힘이 더욱 강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전의 관선 단체장들은 현역 국회의원이나 정부의 눈치를 당연히 봐야 했고 따라서 시민이나 군민보다는 현 권력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명령에 복종하는 상하 개념이었다.
이번에 재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를 보면 지자체장을 잘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그것이 시민의 생활을 어떻게 더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두 시장 모두 재임기간 내내 반대편에 의해 공격받고 음해 당했지만 결국 시민들이 두 분 시장을 투표로 결정한 것이다. 실제로 시민 자신들의 실생활의 질적 개선이 없었다면 두 시장은 재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세계의 도시들을 소개한다. 국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도시가 주체적으로 해나가서 성공을 거둔 사례들을 소개한다. 더 이상 국가 권력이나 지속되어 온 기득권에 의해서가 아니라 도시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유의미하다. 제목처럼 도시가 더 발달하고 주체적이어야 생동감을 담보할 수 있다.
3. <칼날 위의 평화>
지난 대선 직전 참여정부, 특히 고 노무현 대통령을 끈질지게 물고 늘어졌다. 처음에는 NLL대화록의 내용이 이상하다고 하다가 여의치 않자 사초가 어떻고 저떻고 하며 대선 내내, 대선 이후에도 난리를 쳤다. 그런데 얼마 전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노 전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뭐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워낙 이쪽 야당은 무능하고 한심해서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도 일언반구 말도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참여정부 시절 NSC를 설계하고 사무처장으로 일하기도 한 전 통일부장관 이종석씨다. 흔히 보수는 안보에 특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지난 이명박 시절 노크 귀순 북한군이 넘어오기도 하고 연평도 포격이 일어나기도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적어도 참여정부 시절에는 총체적 국가 안보를 컨트롤 하는 NSC라는 타워가 있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지만 철저하게 안을 다지는 실속있는 안보개념인 것이다. 겉으로만 통일 통일 어쩌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아무래도 참여정부에서 실질적인 분야를 담당한 저자이다 보니 생생한 뒷이야기는 물론, 전체적인 상황도 아우르는 그림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4. <18세기 한중지식인의 문예공화국>
이제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정민 교수의 책이다. '추사 김정희' 전문가로 알려진 후지쓰카 지카시의 수집 서적 중 일부가 흘러들어간 하버드 옌칭도서관에서 찾아낸 문서들을 고증한 책이다. 18세기 청나라의 지식인들과 조선의 지식인들이 어떤 교류를 했는지에 대한 여러 고문서들을 하버드 대학 옌칭연구소의 방문학자로 있는 1년 동안 탐독하며 쓴 책이라 할수 있겠다.
다른 내용이나 목차보다 궁금한 것은 조선의 지식인들과 청나라의 지식인들간의 교류라는 것이다. 흔히 알고 있기로 당시 조선의 사대부와 유림들은 청나라보다는 명나라를 숭상하고 기꺼이 어버이로 모시는 정도였는데, 어떻게 청나라의 지식인들과 교류가 있었냐는 것이다. 물론, 청나라가 완전히 대륙을 장악하고 동아시아의 패권국이었지만 적어도 명말부터 청초까지는 조선의 궁정에서조차 기울어가는 명나라를 더 위하고 청나라를 대놓고 무시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그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겠지만 문화, 인문학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청나라와 조선의 지식인들간의 교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국가 간 정치적인 역학관계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아나키즘적 지식인들간의 교류였을까? 진짜 내용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