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웨어 데이터 과학 : 공격 탐지 및 원인 규명
Joshua Saxe.Hillary Sanders 지음, 전인표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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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상에도 인질극이 벌어진다. 바로 랜섬웨어다. 랜섬웨어는 시스템 화면이나 파일을 암호화해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한다. 이때 복구를 위한 암호 해독키를 보내줄테니 거액의 돈을 내라고 요구한다. 이때 인질은 주로 데이터다.

 

은행을 생각해 보자. 중앙 서버에는 고객 정보와 예출금, 대출금과 이자 납부 현황 등이 방대하게 저장돼 있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해 보자. 홍길동 씨가 찾아와 예금을 내달라고 한다. 은행 측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돈을 내줄 수 없다. 은행은 잠시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악당들은 이 점을 노리는 것이다.

 

랜섬웨어를 비롯해서 악의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실행프로그램을 멀웨어(malware)’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멀웨어는 컴퓨터를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하는 모든 악성 코드를 말한다. 여기서 ‘mal-’악성의’, ‘나쁜뜻을 지닌 접두어다. 가령 악성 종양은 ‘malignant tumor’라고 한다. 영화 말레피센트(Maleficent)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악녀 말레피센트를 주인공으로 했다.

 

멀웨어 배포 방식은 피싱이 대표적이다. 이메일이나 문자로 전송된 첨부 파일이나 URL을 클릭하면 악성 코드가 깔리는 방식이다. 광고 배너를 클릭하거나 감염된 USB를 통해서도 전파된다.



이제 창과 방패, 훔치는 자와 지키는 자의 싸움이 시작된다. 훔치는 자가 악성 코드를 뿌린다면 지키는 자는 데이터 과학 알고리즘으로 맞선다. 데이터 과학은 통계, 수학, 데이터 시각화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알고리즘 도구들을 말한다. 여기에는 머신러닝, 데이터 마이닝과 데이터 시각화라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다.

 

데이터 과학이 사이버 보안에 관건이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보안은 데이터가 전부다. 보안 전문가들은 파일, 로그, 네트워크 패킷 등 아티팩트의 형태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이버 위협을 탐지한다. 즉 멀웨어를 사전에 탐지하고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

 

둘째, 인터넷 상의 사이버 공격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이버 보안의 데이터 과학이 중요해졌다. 멀웨어는 최근 2008년 약 100만 개에서 20121억 개로 늘어나더니 20187억 개 이상이 되었다.

 

셋째 데이터 과학은 근 10년간 보안 산업 분야에서 기술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AI, 자율주행, 드론 같은 분야에서 데이터 보안은 핵심이다.



책은 크게 12장으로 구성됐다.

 

1장 기본 정적 멀웨어 분석

멀웨어 파일들을 판별하고 이들이 컴퓨터에서 어떻게 악의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지 알아내기 위한 정적 분석 기법을 다룬다.

 

2장 기본 정적 분석을 넘어 - x86 디스어셈블리

x86 어셈블리 언어와 멀웨어의 디스어셈블 및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법에 대한 개요를 설명한다.

 

3장 동적 분석 개요

동적 분석에 대해 논의하면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섹션을 마무리하며, 통제된 횐경에서 멀웨어를 실행하여 행동양식을 학습한다.

 

4장 멀웨어 네트워크를 이용한 캠페인 공격 식별

멀웨어 프로그램이 호출하는 호스트 이름과 같은 공유 속성을 기반으로 멀웨어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5장 공유 코드 분석

멀웨어 샘플의 공유 코드 관계를 식별하고 시각화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6장 머신러닝 기반 멀웨어 탐지기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7장 멀웨어 탐지 시스템 평가

최선의 접근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통계 매소드들을 사용하여 머신러닝 시스템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8장 머신러닝 탐지기 만들기

머신러닝 시스템 구축에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 머신러닝 도구를 소개하고 사용법을 알아본다.

 

9장 멀웨어 트렌드 시각화

악성적인 공격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파이썬을 사용하여 멀웨어 위협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방법과 보안 데이터를 분석할 때 일상적인 워크플로우에 데이터 시각화를 통합하는 방법을 다룬다.

 

10장 딥러닝 기초

딥러닝의 기초가 되는 기본 개념을 다룬다.

 

11장 케라스를 활용한 신경망 멀웨어 탐지기 만들기

오픈 소스 툴을 사용하여 파이썬에 딥러닝 기반 멀웨어 탐지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12장 데이터 과학자 되기

데이터 과학자가 되기 위한 다양한 경로와 실무에 도움이 되는 소양을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부록 편에서 책에 나온 데이터셋과 도구의 구현을 설명한다.


이 책은 멀웨어의 알고리즘을 분석하여 데이터 보안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다룬다. 멀웨어 데이터 과학을 이해한다면 네트워크 공격 탐지, 피싱 이메일 또는 의심스러운 해커 행동 등 여타 보안 영역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과학의 프로파일링이 아닐 수 없다.

책의 주 독자층은 컴퓨터 보안에 데이터 과학을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학습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이나 거의 전문가 수준의 매니아를 대상으로 한다. 일반 독자들도 읽을 수는 있겠으나, 데이터 과학 보다는 보안과 메소드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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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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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교수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후 8년 만에 새로운 화두, ‘공정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의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능력주의의 폭정: 과연 무엇이 공동선을 만드나?)’로 지난 9월 출간됐다.

 

현재 공정이라는 말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가 아닐 수 없다. 가령 기업은 공정 채용문제로 혼란에 빠져 있고, 정치권에선 공정 경제관련 법안으로 떠들썩하다.

 

책에서 샌델 교수는 우리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고 보상해주는 능력주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노력한 대로 받는다는 능력주의 이상이 허구라고, ‘공정함은 곧 정의라는 통념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그러고 보면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비되는 것처럼 이미 사람들은 스타트 선상에서부터 각자 다른 조건에서 시작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이나 교육을 많이 받은 집안에서 자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계층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갖기 마련이다. 이는 곧 부의 세습이요, 자본의 대물림이다.

 

여기서 우리는 능력주의적 경쟁에서 비롯된 불평등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봉착한다. ‘그렇다라고 답변한다면 당신은 능력주의 옹호론자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지점에서 경주를 시작하느냐 그리고 훈련, 교육, 영양 등등 똑같이 접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코로나19 시대 강남 엄마들은 신이 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선행 학습과 고액 과외를 맘껏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다 보니 학력 격차도 점점 심해지는 모양이다.

 

샌델 교수는 특유의 문답과 예시로 독자들을 논리의 향연으로 이끄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신간 역시 그가 펼치는 논리 전개는 스스로 생각하기, 스스로 실천하기에 이르는 소크라테스식 해법이 주된 방식이다. 이제 교수와 함께 능력주의와 관련한 철학과 윤리 문제를 살펴보기도 하자.

 

책은 20193월 미국에서 터진 대형 입시 스캔들로 시작한다.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은 자녀를 명문대에 넣기 위해 입시 부정에 가담했다. 윌리엄 싱어라는 브로커는 학부모들에게 거액을 건네받아 SAT 답안지를 조작하거나 가짜 체육특기생을 만들어냈다. 그는 무려 8년간 2500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지난 11월 한국에서도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에게 입시 컨설팅 명목으로 거액을 받고 고교 성적증명서 등 서류를 조작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 스캔들은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분노는 단지 특권층 부모들이 불법적 수단으로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켰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누가 앞서가고 있으며, 그것이 왜 허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만들어냈다. 샌델 교수가 이번 책에 착안하게 된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노력과 재능 만으로 누구나 상류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미국인의 믿음은 더 이상 사실과 맞지 않는다. 기회 균등에 대한 담론이 과거와 같은 반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라 볼 수 있다. (중략)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을 돕는 방안으로는 무마될 수 없다. 사다리 자체가 점점 오르지 못할 나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 51

 

지만 현실은 어떤가? 샌델 교수는 1980년부터 하버드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쳐오면서 해가 지남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이 바뀌는 것은 없는지 살펴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에 따르면 1990년대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는 현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성공은 자신의 덕이며,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따라 얻은 것이라는 신념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 자체가 문제라고 진단한다. 능력주의는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주는 가혹한 현실이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에 따르면 능력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견 불일치는 공정성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성공과 실패 또는 승리와 패배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도, 그리고 자신보다 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승리자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도 문제다.

 

저자는 오늘날 민주사회의 정치 담론 중심에 있는 자유시장 자유주의복지국가 자유주의를 비교 분석한다. 이에 따르면 두 사상 모두 성공관에 있어 능력주의와 구별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능력을 정의의 기반으로 삼는 일에 반대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적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경제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부 노력에 반대하면서 자유시장이 각자에게 걸맞은 보상을 해준다고 보았다. 또한 소득이나 부의 재분배를 반대하기 위하여 시장은 능력에 대한 보상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와 반대로 롤스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며 계층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완전히 보상해 주는 체제라 해도 정의로운 사회로 부르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재능의 차이는 계층의 차이 만큼이나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우연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부자는 돈을 벌 만한 자격이 있어서 번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해 재분배를 옹호했다하이에크와 롤스 모두 경제적 보상이 개인의 자격에 근거하면 안 된다고 봤다. 이처럼 두 사람은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것을 가져야 한다는 능력주의 신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샌델 교수의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능력주의자들이 초래하기 쉬운 오만과 굴욕에 벗어나 공동선을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을 주된 비판 대상으로 삼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좌파 엘리트들의 능력주의적 태도와 기술관료적 통치가 세계화에서 낙오된 패자들을 제대로 품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능력주의의 폭정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 원한 것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통한 분배적 정의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존중인데 그것을 미처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파고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이 제시하는 대안은 일의 존엄성회복이다.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싶겠지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교수가 전제하는 것은 시장의 성과는 각자가 공동선에 기여한 것의 참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논리를 뒤엎는 것이다. 시장의 낙인에서 벗어나 우리가 공동선에 진정으로 가치 있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의 일환이다.

 

일의 존엄성을 회복함으로써 우리는 능력의 시대가 풀어버린 사회적 연대의 끈을 다시 매도록 해야 한다.” - 343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더 바람직한 공정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샌델 교수는 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태도로 연대하며, 일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곳이든 일정 능력은 필요로 하는 법. 다만 능력을 극대화되어야 할 이상으로 보기보다 일정 관문을 넘을 수 있는 조건으로만 보는 등 사회적 합의를 거쳐 어떤 기준을 정해놓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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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 - 무로이 야스오가 알려주는
무로이 야스오 지음, 김재훈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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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애니메이터 무로이 야스오(室井康雄) 씨는 20192DVD와 함께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작화 기술(영진닷컴)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저자는 일본 중앙대학 졸업 후 스튜디오 지브리에 입사했다. 퇴사 후 나루토, 에반게리온 신극장판등의 작품을 거쳐, 전뇌 코일의 여러 회에 참가했다. 현재 애니메이션 학원을 설립하여 원생을 지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돼 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번 신간은 저자가 20년간의 그림 인생을 바탕으로 입문자부터 취미생활, 나아가 프로 지망생까지 두루 참고하기 좋은 그림 그리는 방법을 담았다.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아닐지는 재능과 센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 하면 충분히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은 기술입니다. 그림에 대해 가진 많은 사람이 오해를 푸는 것도 이 책의 목적입니다.” - 머리말에서

 

 

책은 그림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연습 방법과 관찰력을 키우는 방법, 창작 의욕을 유지하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유용한 팁이 마련돼 있다. 마지막에는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이 6장으로 구성됐다.

1장 그리는 일이 좋아진다
2장 더 잘 그려보자
3장 모작/데생
4장 다양한 방법과 성장법
5장 프로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
6장 그리는 법을 삶의 방식에 활용한다

저자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잘 살펴야 꾸준히 그려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흉내내거나 자신의 스타일을 찾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거나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것은 긴 항해와 같습니다. 때로는 칭찬받고, 때로는 무시당하고, 무엇이 나의 그림인지조차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면, 평생 창작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항(길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장소)’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잃었다면 초기 충동으로 돌아가세요.” - 18

 

책은 이처럼 그림 그리는 기법에 대한 팁 말고도 그림 그리는 자세와 도전 정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렇지 않은가, 무엇을 하든 강한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철학이 중요하다.   

 

 

내 생각에 그림 그리는 일은 글 쓰는 것과 많이 닮았다. 가령 “‘주관만이 아니라 객관성을 가지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76)거나,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릴 수 있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보면서 그려야 한다”(100)는 대목 등이 그러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그림에 관심을 두는지 여부를 떠나서 최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염두에 두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안겨준다.

 

본문은 왼쪽 면에 설명이 나오고, 오른쪽 면에 그림 그리는 노하우가 사례로 소개된다. 사례 그림의 난이도는 조금 높아서 입문 과정을 익히고 난 다음 보면 더 좋겠다. 저자가 운영하는 애니매이션 학원을 위한 교재로 염두에 두었을 법하다. 작년 이 책을 준비할 때 학원에서 배출한 애니메이터는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즐거운 인생을 보내려면 우선 해야 할 일은 즐겁게 사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삶의 자세를 가능한 범위에서 모방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모작하면서 그림 실력을 키우는 방법도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동경하는 영웅 흉내를 내면서 노는 것과 실제 인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제가 그려도 될까요?’가 아니라 나는 그리는 일이 좋다!’, ‘인생이 즐겁다!!’하고 당당화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 맺음말에서

 

한때 만화가가 꿈이었던 김재훈 번역 작가가 우리말로 옮겨 읽기에 더 없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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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부터 배우는 강화 학습
노승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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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3월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와의 한판 승부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려 10170승이라고 알려져 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과연 인간의 두뇌를 따라올 수 있으려나 했다. 그렇지만 이세돌, 아니 인간은 무릎을 꿇었다. AI를 통한 딥 러닝이 이 정도로 발전했구나 싶었다.

이 책은 딥 러닝과 핵심이 되는 강화 학습을 초보자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강화 학습에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부터 실무 사례까지 한 권으로 정리했다.

 

 

저자 노승은 씨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현재 엔씨소프트 GameAI랩에서 강화 학습을 연구하고 있다. 강화 학습 유튜브 채널 팡요랩도 운영 중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집필하면서 특히 두 가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밝힌다. 첫 번째는 쉽게’, 두 번째는 기본에 충실하게.

책은 강화 학습의 뼈대가 되는 MDP부터 딥 러닝과 강화 학습이 만나는 지점 및 학습 방법론, 알파고, 알파고 제로까지 기초부터 응용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실제 사례로 저자가 몸 담은 엔씨소프트 GameAI랩에서 개발한 블레이드&소울 비무를 통해 강화 학습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책은 다음과 같이 모두 11장으로 구성돼 있다.

 

1. 강화 학습이란
2. 마르코프 결정 프로세스
3. 벨만 방정식
4. MDP를 알 때의 플래닝
5. MDP를 모를 때 밸류 평가하기
6. MDP를 모를 때 최고의 정책 찾기
7. Deep RL 첫걸음
8. 가치 기반 에이전트
9. 정책 기반 에이전트
10. 알파고와 MCTS
11. 블레이드&소울 비무 AI 만들기

 

먼저 강화 학습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지도 학습이 지도자가 가르쳐 주거나 정답이 있는 상태에서 배우는 것인 반면, 강화 학습은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개념은 전이 확률과 보상 함수다.

전이 확률이란 현재 상태가 s이며 에이전트가 액션 a를 선택했을 때 다음 상태가 s이 될 확률을 말한다. 표기는 다음과 같다.

 

 

보상 함수는 어떤 상태 s에 도달했을 때 받게 되는 보상을 의미한다. 전이 확률과 보상 함수는 값이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대치로 표시된다.


 

다음은 MP, MRPMDP에 대해 살펴본다. MP는 마르코프 프로세스(Markov Decision Process)를 말하여 가능한 상태를 모두 모아놓은 집합을 뜻한다. MP에 보상의 개념이 추가되면 MRP (Markov Reward Process)가 되고, MRP에 에이전트가 더해지면 MDP (Markov Decision Process)가 된.

 

 

MDP는 의사결정 과정을 모델링하는 틀을 제공한다. MDP의 구성 요소는 S, A, P, R, γ 등 5가지다. 여기서 S는 상태의 집합, A는 액션의 집합, P는 전이 확률 행렬, R은 보상 함수, γ는 감쇠 인자를 뜻한다.

저자는 일반 독자들이 강화 학습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과 용어를 알기 쉽게 다룬 다음, 알파고를 위해하기 위한 MCTS를 설명한다. MCTS (Monte Carlo Tree Search)는 주어진 상황에서 시작하여 그냥 많이 둬 보는방법론을 말한다. 바둑에 최적화된 기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저자가 참여한 블레이드&소울 비무게임에서 어떻게 강화학습이 적용됐는지 엿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으로 AI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딥 러닝과 강화 학습이 어떤 프로세스로 작동되는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자동 로봇을 활용한 코딩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 아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강화 학습과 관련된 개념과 기법을 초보자도 알기 쉽게 풀어준 저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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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발달장애가 아닙니다
한창완 지음, 이호정 옮김, Mamiko OTA 삽화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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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대학 교육학부에서 시작된 IN-Child 프로젝트연구 성과의 결과물이다.

 

저자 한창완 박사는 도호쿠대에서 2005년에 의학계연구과 박사 학위(장애과학)를 취득하고 2011년에 경제학연구과 박사 과정(경영학)을 졸업했다. 이후 우송대 의료사회복지학과 조교수를 지내고, 류큐대 교육학부 특별지원교육 전공 교수를 거쳐 현재 시모노세키시립대 이사와 ·부총장을 역임하고 있다.


‘IN-Child (Inclusive Needs Child)’라는 용어는 2015년부터 시작된 연구에서 나왔다. ‘IN-Child’의 뜻은 포괄적인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동으로 의료기관에서 실제 진단을 받은 아동도 포함하고, 진단은 받지 않았지만 학습 및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포함한다.



‘IN-Child’ 프로젝트에서 주목하는 대상은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증후군’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자폐스펙트럼장애’ (ASD, Autism Spectrum Disorders)를 보이는 아동이다.

‘IN-Child’ 프로젝트는 ADHDASD 증상을 보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어떻게 진단하고, 어떻게 교육시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심층 연구다.

교육 현장에 있는 분이라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패턴과 사례를 통해 개별교육플랜을 설계할 수 있다. 개별교육플랜은 세 편(결과·분석·개입)으로 구성되어 있어 단계별로 작성해야 한다. 저자는 교육 현장에서 ‘IN-Child’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아동 행동 패턴 23가지와 ‘IN-Child’ 성공 사례 10가지를 소개한다.


여기에 ‘IN-Child Record’를 활용하여 아이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과 적절한 지원 방안을 수립하는 방안을 이야기한다. ‘IN-Child Record’‘IN-Child’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 총 14영역 82문항의 아동관찰 기록지다. 이때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충동성 중 어느 쪽이라도 점수가 낮으면 ADHD 경향을 보이고, 집착·고집과 커뮤니케이션 중 어느 쪽이라도 점수가 낮으면 ASD 경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ADHD 아동의 성공 사례를 보자. 아이는 수업 중 느닷없이 교실을 뛰쳐나가거나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및 게임 이야기를 할 때는 매우 집중했다. 선생님이 다른 친구에게 음악과 게임에 관해 질문해도 자신이 대답한다. 저자는 이 사례의 아동에게 선생님이 틈틈이 말을 걸면서 아이의 장점을 살려 학급 내 역할과 지위를 부여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리더십과 책임감을 북돋우는 것이다. 그 결과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성적도 올랐다! 전후 변화 모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전의 모습

지원 후의 모습

수업 중에 자리를 이탈하여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을 했고, 수업 내용을 놓치는 것이 많았다.

국어와 사회 과목에 유달리 취약하여 전교 순위가 200명 중 190등이었다.

 

수업에 집중해서 참가할 수 있게 되어, 내용을 놓치는 일이 줄어들었다.

전교 순위가 200명 중 100등으로 올랐다.

아동의 변화로 주변 아이들까지 자극을 받아 함께 노력하게 됐다.

 

ASD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말한다. ASD를 겪는 사람 중 특정 분야에 한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책에는 ASD 아동의 특정 행동 패턴이 나온다. 가령 한 아동은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해서 혼자서 놀 때가 많다. 친구들 보다는 어른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화라기에는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조별 활동 시간에도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혼자만 계속 이야기하려 한다.



이런 아동에게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 우선 특정 관심사에 관한 이야기만 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 너는 을 참 좋아하는구나!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지 않을래?”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지시는 구체적으로 한다. 가령 조금 이따 하자보다는 “10분 후에 하자”, “책상을 좀 옮겨줄래?” 보다는 책상을 이 빨간 선까지 옮겨줄래?”라고 하자.

조별 활동 때 의견을 말할 때는 각자 발표 시간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마칠 수 있도록 한다. 수업 중 지켜야할 규칙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가령 선생님이 낸 퀴즈에 답을 알고 있을 때는 손을 들어 지명 받은 뒤에 발표한다는 식이다.

이 책은 다른 성장 과정 또는 발달 장애를 보이는 아동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아동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되돌아보게 한다. 교육 현장 뿐만 아니라 가정 교육과 육아에 관심 있는 이에게 일독을 적극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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