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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가족연습 위탁가정을 말하다.

 

 

이 책은 12살 소녀가 위탁가정에서 지내는 모습을 들려준다.

가정위탁은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을 경우 일정 기간 아이를 맡아주는 제도로 우리나라에 도입된지도 10년이나 지났다고 한다.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하지 않고 정서적,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아이를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입양과는 다른 개념이다.

 

엄마와 새아버지와 살고 있는 12살 소녀 칼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가벼운 말싸움을 하다 엄마가 넘어졌는데 그걸 보고 새아버지가 칼리를 나무란다. 칼리는 말장난과 독설을 즐기는 까칠한 여자아이였다. 새아버지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던지고 만다. 참지 못한 새아버지는 칼리는 죽이려 달려든다. 칼리는 내심 엄마가 새아버지에 맞서 자신을 지켜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엄마는 도망치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새아버지가 자신을 때리도록 했다. 심한 폭행에 칼리의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엄마가 새아버지를 도와 자신을 폭행하게 했다는 사실,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다는 사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칼리는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지금 나는 꼼짝없이 차에 갇힌 채 맥어보이 부인이 이끄는 대로 가는 중이다. 새아버지가 사고를 친 뒤, 두려움에 떨며 줄곧 생각했다. 내가 가게 될 위탁 가정은 어떤 곳일까......그리고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내 앞에서 오가는 이 낯선 언어를 안감힘을 다해 이해하려고 애썼다. 머피 부인은 마치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무언가를 바라보듯 아들을 쳐다보았다. 아들이 그릇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머피 부인이 사다 준 주스를 더는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싱크대에 가서 주스를 쏟아 버렸다.나는 이 집에 어울리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고 지하실에서 재우는 위탁모와 사는 게 차라리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너희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해서 내걸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야."

 

"에릭, 하지 말라는데 자꾸 하면 틀림없이 문제가 생기게 돼. 내게도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새아버지는 구속되고 엄마는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칼리는 위탁가정에 보내진다. 칼리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엄마와 살던 삶과 너무도 비교가 되는 따뜻한 가정이었다. 칼리는 상상도 하지 못한 따뜻한 엄마의 모습과 귀여운 동생들과의 생활로 점점 이 집의 가족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 한편으로는 친엄마를 사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받아보지 못한 따뜻한 가족의 한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처음엔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탁가정의 따뜻함에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점점 그들의 진심을 느끼고 서로 정을 나누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그 과정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가족이란 것은 이런 모습이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칼리는 겉으로 보면 위탁가정에 보내진 문제아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런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은 존재한다. 그런 것들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이야기가 책 속에 등장한다. 자식을 향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는 부모를 표현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가족이란 서로에게 오롯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위탁가정이 입양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가정위탁 제도와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책 속에서는 아이가 친모와 다시 살게 되면 서로 연락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짐작이 가긴 하지만 한편으로 아이들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이가 친부모와 살기 전까지 보육 시설에서보다 따뜻한 가정의 품에서 평범하게 생활하게 되는 것.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똑같이 대하지만 부모는 될 수 없다는 것.

입양과는 다른 이유가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다.

 

행복하고 풍족한 위탁가정에서 지내며 행복한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칼리를 만나게 된다. 칼리는 친엄마보다 위탁가정의 엄마가 더 좋아지기 시작하고 이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칼리는 더 이상 새아버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밝혀지는 진실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경제적인 풍족이 아닌 진짜 가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열두 살 소녀의 눈으로 만나게 되는 낯선 위탁 가정과의 만남, 새로 만난 가족들과 하나씩 쌓아가는 추억과 정들어 가는 과정들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든다. 내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몇몇 장면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딸아이에게 딸! 사랑해!라는 간질간질해지는 말 대신 슬쩍 이 책을 건네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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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0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