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선물 처음공부 - 단돈 100만 원으로 달러, 금, 오일, 나스닥선물을 시작할 수 있는 ㅣ 처음공부 시리즈 9
김직선 지음 / 이레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 트레이더의 기준에서 쓴 글이라 서평에 트레이딩 관련 용어가 많습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많고 많은 트레이딩 중에서 굳이 왜 데이를 하시나요?'
'스윙이나 장투를 하면 더 좋지 않아요? 매일같이 매매하는 데이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나요?'
수백 번 들었던 질문 중 하나다. 트레이더분들을 만나서도 자주 듣는 말씀. 그럴 때는 그냥 '배워 먹는 것이 도둑질이라서, 이거 위주로 합니다.'라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이유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 볼까 한다. 데이트레이딩은 주로 그날 하루에 진입하여 매매를 끝내고 청산하여 무포로 마감하는 매매를 뜻한다. 물론 포지션을 홀딩하여 끌고 오는 종가배팅도 데이트레이딩의 일종이지만 올바른 종배러라면 시초갭의 유무에서 승부를 인정하고 매매를 종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홀딩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배 역시 데이트레이딩의 일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데이를 한 이유는 세 가지가 있었다.
1. 돈이 급하게 필요했다. 남들처럼 여윳돈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 하루하루 돈이 필요했기에 데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회전율도 높은 데이를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2.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데, 나는 잦은 매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던 편이다. 데이트레이딩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한데, 매매 그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매매를 자주 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고 적성에도 맞다.
3. 앞에서 말했던 말과 비슷하다. 배워 먹은 것이 데이였기에 데이에 몰두하는 것이다.
데이 매매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당일 진입 청산을 목표로 하는 매매법이기에 장에 유무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그날의 주인공 종목에서만 매매를 하고 청산하기에 매크로, 미장의 영향도 잘 받지 않는다. 하락장이더라도 그날의 주인공 종목은 반드시 존재한다. 장세에 따라 그런 종목을 매매하기가 까다로운 경우는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 종목만 잘 선택한다면 매매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점을 꼽아보자면 단기 파동을 먹는 매매이기에 욕심을 너무 부리면 안 된다. 1% 면 많이 먹는 거고 2% 면 정말 많이 먹는 거고 3% 면 상한가다. 데이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줄먹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매매를 일정 규모 이상의 비중을 넣어서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매매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경험이 없는 분들은 데이트레이딩을 하면 안 된다. 손절도 중요하다. 사람들이 데이를 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손절이 쉽지 않아서다.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나도 손절은 아직까지 힘들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인데 데이를 잘 하는 분들은 손절을 잘 지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데이의 꽃이라고 하는 돌파매매는 손절과 한 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데이는 사람의 기질과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 2번째에서 이야기하던 부분. 데이는 기본적으로 매매를 좋아하는 분들이 잘할 가능성이 높다. 트레이딩 속에서도 여러 가지 부류가 있다. 매크로나 시황을 이용하여 매매하는 모멘텀 플레이어나 추세를 중심으로 매매를 하는 추세추종 트레이더, 매매에 대한 기교가 뛰어난 스캘핑이나 데이트레이딩 등... 이 중 데이트레이딩은 잦은 매매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스캘핑과 데이는 매매가 잦을 수밖에 없고, 매매가 잦다는 것은 손절도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선물 관련 책 앞에서 데이트레이딩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까닭은, 선물 역시 데이트레이딩 매매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파생 매매를 크게 하는 형님이 나에게 권한 것도 파생매매였다.
'아무에게나 파생을 권하진 않지, 너처럼 매매를 좋아하고 잦은 매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부류들은 차라리 해선이나 옵션이 나을 수 있다. 파생이 위험하다곤 하지만 그건 일반론적인 이야기고, 제대로 공부해서 매매를 한다면 파생만큼 정직한 게 없단다. 파생이 위험한 이유는 손절을 못하기 때문이야. 파생에서 손절 못하면 청산이거든. 방향을 잘 봐야 해. 그리고 잘못된 방향을 탔으면 바로 손절을 할 수 있어야 해.'
그날 음식도 좋았고, 술도 맛있었지만, 내 마음에 불을 지핀 것은 파생이었고, 형이 주는 자료를 통해 파생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선물과 옵션을 공부하면서, 현물인 주식에 대해서는 넘치도록 많은 책들이 나오는데 반해 이쪽 시장은 워낙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볼 만한 책이 거의 없었다. 뭐랄까 마치 과거에 트레이딩 관련 책이 희귀하던 시절과 비슷하다. 과거에 주식 쪽에서는 가치 투자가 정설로 받아들여져서 트레이딩에 대한 고전이나 명저들이 드물었다.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사실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혼자서 찾아서 공부하는데 그런 와중에 《해외선물 처음공부》라는 책의 출간 소식을 접했다. 책을 받아서 읽어보니 과연 친절하게 해외선물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저자의 매매 기법들도 정리되어 있었다. 선물과 옵션, 파생은 과연 도박일까? 공부를 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국장보다 나은 점도 많았다.
어제도 어느 트레이더분과 전화를 하는 도중, 현물과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다. 국장 현물이 가지는 단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현물은 일단 방향이 한 방향밖에 없다. 공매의 탈을 쓴 대주매매가 있다곤 하지만 수수료 문제도 그렇고 종목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현물시장에서 매매를 하려면 롱 포지션만 고수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비롯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국장에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게 되면 롱으로 수익을 내는 경우가 드물어진다. 낮은 유동성은 박스권 국장이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인데 이로 인해 돈을 가진 세력들이 허약한 국장에서 비교적 수월한 금액으로 소형주 주가를 주무를 수 있다. 테마주는 보통 이렇게 움직인다. 그래서 하락장에서 주도하는 종목들의 대부분은 차트의 저항과 지지가 괴랄하다. 아무리 재료가 좋고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변동성이 강하면 털릴 가능성이 높다. 책이나 트레이딩 선배들이 말하는 정형적인 차트 패턴들도 보란 듯 붕괴하는 케이스도 흔하다.
그리고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점 중 하나는 재료와 시장을 매일같이 복기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 기업에는 어떤 재료가 있고 새로운 테마는 무엇이며 그 테마에 반응하는 종목들인 뭐가 있고, 대장은 누구고... 이런 시장 주도주에 대한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게 쉬워 보여도 범위가 무척 방대하다. 시장서 살아남은 고수들은 이런 국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적응하고 있다. 종목에 대한 특성이나 재료 등등에 대해서도 수십 년, 수년의 짬밥을 통하여 알고 있고 경험치도 많다. 이런 방대한 학습량도 국장 현물시장에 단점이다.
선물, 특히 해외선물은 이런 점에서 국장과는 반대다. 선물은 포지션을 양방향으로 구축할 수 있다.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그날의 방향만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면 해당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으면 그만이다. 롱으로도 숏으로도 양방향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게 선물의 장점이다. 두 번째 빈약한 유동성에 대해서... 해외선물시장은 유동성이 엄청 풍부하다. 지수와 오일, 화폐 등등은 하락장이건 상승장이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것들이기에 유동성이 풍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차트가 비교적 정직하다. 적은 유동성의 시장이 아니라서 여러 기관들과 개인의 집단 심리가 정직하게 반영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매매를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손절을 잘 할 자신이 있다면, 오히려 국장 현물시장보다 해외선물 매매가 수월할 수 있다.'
세 번째로 특정 종목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달러, 금, 오일에 대해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익숙한 자원들을 거래하는 것이기에 국내 현물시장에서 테마나 모멘텀을 공부하듯 방대하게 공부 범위를 넓히지 않아도 된다. 경제 상황이 대략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글로벌적으로 굵직한 이슈들만 챙겨보면서 매매를 해도 무방하다. 파생을 권한 형님도 나에게 솔직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나이가 있어서, 국장에 밑도 끝도 없이 밀려오는 재료 이슈들을 보기도 버거워. 그냥 지수로 파생 단타를 하는 게 훨씬 속 편하더라.' 형님의 말씀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이겠다.
물론 선물이 장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점도 존재한다. 파생은 기본적으로 현물 상품에서 파생되어서 만들어진 상품이다. 전체 파이가 정해져 있고, 이 파이 안에서 포지션 방향을 정해서 상대 방향을 죽일 때까지 싸우는 '제로섬 게임'이다. 현물의 경우 물렸을 때에 방치하듯 존버가 가능하지만 파생에서 이런 고집을 부렸다간 강제로 청산을 당한다. 그렇기에 추세와 역행하는 방향에 포지션을 잡았다면 빠르게 '손절'하고 기회가 된다면 추세 방향으로 포지션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파생이 도박이라는 점. 선물과 특히 옵션의 경우,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 위험하지만 그 위험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요인은 인간의 심리다. 역추세를 탔을 때 빠르게 손절해야만 한다. 레버리지나 비중이 높을 때에는 더더욱 중요한 개념이다. 이런 훈련이 돼지 않은 트레이더라면 파생을 하는 것 자체가 도박일 수 있다. 그래서 훈련이 되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파생을 아예 권하지 않는 것이다. 현물 데이트레이딩에서도 이 개념은 중요하다. 비중 컨트롤, 레버리지 컨트롤은 정상위 트레이더들이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다. 현물이라고 해서 물렸을 때 안 자르고 버티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파생에서 이런 짓을 했다간 돈이 삭제될 수 있다.
데이트레이딩의 최종 진화형은 파생 트레이더다. 이를 부인할 순 없다. 나 역시 준비하고 있었다. 파생 매매에 대해서,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례미디어의 처음공부 시리즈는 참 좋은 것 같다. 내가 본 시리즈는 《채권투자 처음공부》와 《기업분석 처음공부》인데 둘다 내용이 좋았다. 《기업분석 처음공부》의 경우 채리형부님의 저서로 정량적 분석에 따른 이론을 잘 정리한 책으로 유명하다. 다른 시리즈는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내가 본 시리즈는 다 괜찮았다. 《해외선물 처음공부》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기업분석 책보다 이 책이 훨씬 좋았다. 생소한 해외선물 매매에 대해서 잘 정리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필두로 국내에 파생에 관련된 명저들이 번역되거나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미 있는 책을 발견해서 좋았다. 좀 더 애독하면서 해외선물 매매를 공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