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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지만 로망 찾아 떠납니다 - 좋아하는 일들로 나를 채운 나트랑 한 달 살기
김세현(클로드)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5월
평점 :
나트랑 한 달 살기와 제목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엄마가 홀로 나트랑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아이는 국제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그 시간 동안 엄마는 나트랑을 탐험한다.
국제학교에서 만난 누군가의 엄마들과 함께 요가를 하고, 식사도 같이 한다.
각자의 이름 대신 누구의 엄마로 서로를 인식한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아내의 카톡 등록 이름들이 떠올랐다.
이런 표기 때문에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의 눈길을 끌었고, 한 달 살기의 로망을 불질렀다.
다른 책들에서 여러 번 본 것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육아 휴직을 내고 딸 아이와 둘이 떠난 나트랑 한 달 살기.
걱정으로 가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한다.
아이의 물갈이를 걱정하는 장면에서 필리핀에서 생수를 사먹었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처음 며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 후 현지 식당 물까지 마셨다니 대단하다.
곳곳에 한 달 살기를 하면서 겪게 될지 모를 걱정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이 걱정 중 가장 큰 것은 아마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학교를 재밌어 하고, 즐거워한 듯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후배의 딸과 아내가 떠났던 태국 영어학교 이야기가 떠올랐다.
공부보다 수영하고, 다른 곳을 다녔던 이야기들.
책을 읽으면서 주변에서 듣고, 책으로 본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계속 스쳐 지나갔다.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엄마는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
직장이라면 꿈도 꾸지 못한 시간들은 독서, 요가, 걷기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 시간들에 대한 기록을 읽다 보면 오래 전 배낭여행을 하던 내가 떠올랐다.
길지 않는 시간이지만 커피숍에서 책을 읽던 나.
동네를 걸어다니면서 낯선 곳을 돌아다니고, 맛집을 찾던 나.
나보다 더 긴 시간,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낸 듯해 살짝 부럽다.
이 한 달 살기를 단순히 맛집이나 관광지 이야기로 채웠다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과 한 것들이 나왔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나도 아이와 함께 이런 여행을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엄마와 오랫동안 여행을 하는 아이를 보면 오래 전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딸들과 함께 동남아를 겨울 방학 동안 여행하던 엄마의 모습이다.
처음 걱정과 달리 아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더 싫어했다는 그 말과 그날의 모습.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모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외국 여행에서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병 나고 다치는 것이다.
아이의 왼팔 골절로 제대로 마지막 여행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도 보인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원하는 시간만큼 머물 수 있었다.
나트랑 택시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외국 손님을 속인 한국 택시 기사들 이야기도 떠올랐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생긴 오해도 나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
베트남 여행에서 그랩으로 택시를 타고 다녔던 일이 생각났다.
여행의 후반부에 남편이 왔지만 가족 세 명이 함께 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아이의 학교 시간 둘만의 작은 여행 이야기가 간단하게 다루어질 뿐이다.
긴 한 달 살기 이후를 다룬 마지막 장은 현실적이면서도 감상적이다.
겨우 일주일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후 몇 년을 우려먹는 나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 보고 싶다는 욕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킨 여행인 듯하다.
그리고 나의 욕망도 슬며시 고개를 들고 떠나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