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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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공감과 연대하려는 노력이다. 재밌고 미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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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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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만난 작가이고, 번역도 처음인 듯하다.

아동문학 작가이고 일본어 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쓴 듯한데 한국 소개는 처음 같다.

다른 사람의 눈물 소리를 듣는다는 판타지적 요소를 성장과 잘 엮었다.

그렇게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 섬세한 묘사에 빠져 단숨에 다 읽었다.

풋풋한 중학생들의 첫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공감할 대목이 많아 고개를 자주 끄덕인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하려나?


여중생 미온. 눈물 소리를 듣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엄마에게 받은 것인데 가족마다 차이가 조금 있다.

겉모습과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친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혼자 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데 어딘가에서 낯선 눈물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의 주인을 찾아 다니다가 학생회장인 다카사카 켄을 만난다.

켄은 학생회장에 잘 생겨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가 울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박 같은 부탁을 한다.

교칙에 반에서만 도시락을 먹는 것을 풀어달라는 요청이다.

그는 협박에 굴복하기보다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먼저 묻는다.

도시락을 화장실에서 먹는 학생들이 있다고 말한다.


켄은 미온과 함께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한다.

교칙을 바꾸는 것은 학생회장 단독으로 처리 가능한 것이 아니다.

둘은 자주 만나 대화를 하면서 이 상황을 넘어갈 방법을 찾는다.

그런데 켄이 자주 우는 이유는 울보가 아닌 타인의 감정을 잘 알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의 울음 소리가 음악 같다는 생각을 하는 미온.

미온이 이런 말을 듣고 조용히 미소 짓는 엄마.

어느 순간 미온은 켄의 웃는 모습이 좋아진다.

자신에게만 상냥하지 않고, 거칠게 대하는 선배인 켄을.

개인적으로 이때의 감정을 간결하게 풀어낸 문장을 보고 푹 빠졌다.


늘 혼자 있던 미온.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세나.

그런 세나가 어느 날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그 이유가 학폭이나 왕따 같은 것이 아니라 사랑의 설렘 때문이라니.

매일 세나와 통화를 하면서 친구가 있다는 것을 즐거움을 깨닫는다.

옆집 독박 육아로 힘들어 하는 치카 씨를 만나 조언을 얻기도 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안주해 살아가던 한 소녀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 상처받고 아파하고 혼란을 겪는다.

이 성장통 속에서 혼자도 괜찮다고 한 미온이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고, 가슴이 아팠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면서 겪는 성장의 고통.

자기 앞만 봤던 과거와 달리 옆에 비슷한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놀리는 것에 울컥해 용기를 내는 장면은 또 어떤가.

일상의 작은 것들이 쌓이고,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면서 성장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켄의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다.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면 보이는 현실들을 잘 녹여내었다.

눈물이 슬플 때만 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화려한 능력도, 특별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지만 가슴이 따뜻하다.

독박 육아로 힘들 때 찾아온 미온을 통해 위안을 얻는 치카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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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사가미 전쟁의 신 1 : 天(천)
이마무라 쇼고 지음, 이형진 옮김, 이시다 스이 일러스트 / 하빌리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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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새왕의 방패> 작가다.

이 소설을 재밌게 읽어 1권이지만 신청해서 읽었다.

사무라이 배틀 로열’이란 설정도 무시할 수 없었다.

메이지 11년(1878년)을 배경으로 돈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이 모인다.

이 시기는 신센구미가 사라지고, 사무라이가 이미 기울어진 시기다.

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면 경찰에게 잡힌다.

이런 시절에 십만 엔이 걸린 대회에 대한 기사가 한 신문에 실린다.

모이는 장소는 교토의 사찰 텐류지. 시간은 늦은 밤.

신문에 나온 시간이 모인 사람들은 모두 292명.

경찰이 금지한 모임이지만 이들은 각자의 바람을 품고 이곳에 왔다.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목패 한 장과 규칙을 지켜 도쿄에 오는 것.

도쿄까지 오면서 각 지점마다 통과하는 데 필요한 목패의 개수가 있다.

이 목패를 빼앗기 위해 이들은 피 터지는 살인 경쟁에 빠져든다.

약해 보이는 인물은 가장 먼저 다른 사람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주인공 사가 슈지로는 이 속에서 어린 소녀 카즈키 하타바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녀를 구한 후 슈지로는 목적지로 나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각 단계마다 필요한 목패가 있어 빼앗아야 한다.

자신의 것만이 아니라 하타바의 것도 함께 얻어야 한다.

목패는 단순히 빼앗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타바의 목숨도 지켜야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을 선택했고, 그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이날 모인 무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방을 죽이려고 한다.

각자 패거리를 이룬 후 상대를 공격하기도 한다.

잠시만 방심해도 언제 칼이나 화살이 날아올지 모른다.

누구를 믿으면서 함께 할 수 있는지도 목적지로 가는 데 중요하다.

이때 먼저 다가온 인물이 바로 닌자 출신인 교진이다.

그가 슈지로를 선택한 이유는 그렇게 복잡한 것이 아니다.

예전에 그의 진면목을 본 적이 있고, 현재 하타바를 구하고 보호하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교진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내역에 대해 한 번 더 말한다.

교하치류. 고검술 중 하나이고, 여덟 명이 익힌 후 한 명만 남는 비전이다.

고독이라고 부르는데 무협소설에 자주 나온 것과 닮았다.


사형제들과 죽고 죽이기 싫어 고독 전날 도망친 슈지로.

자신의 살기를 숨기기 위해 무사들 속에 숨어 산 슈지로.

하지만 그의 삶은 아내를 만나면서 변하고, 칼도 내려놓았다.

이때 유행한 콜레라에 아내와 아들이 걸리면서 돈이 필요해져 다시 칼을 들었다.

하타바가 이 무시무시한 경쟁에 뛰어든 이유도 같은 병 때문이다.

나머지 사람들도 각자의 사연 때문에 돈이 필요한 무사들이다.

중반 이후가 되면 마지막 장면 중 하나가 떠오르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

그리고 이날의 모임 속에 자신의 사형제들이 참석한 것을 발견한다.

괴물들이 모였다고 하지만 그도 결코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중간에 이 게임을 기획한 사람들의 목적이 흘러나온다.

오래 전에 읽었던 이 시기 일본의 상황 중 일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이와 비슷한 시기를 다룬 만화도 검색하니 나온다. <바람의 검심>이다.

당연히 배틀 로얄이다 보니 계속해서 피 터지는 대결 장면들이 나온다.

일본 무협 장르로 보이는데 재밌게 본 일본 무협 애니의 장면도 생각난다.

아직 반밖에 나오지 않아 진짜 강자와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궁금하다.

서로 죽여야 했던 사형제들과 만났을 때 어떤 선택으로 이어질지도.

11월에 넷플릭스에서 실사 드라마로 나온다고 하니 보고 싶다.

물론 그 전에 후속편이 먼저 나와 주었으면 좋겠다.

1권 마지막 대결이 너무 예상외로 이어지면서 다음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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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장강명 외 지음 / 북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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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강을 무대로 일곱 명의 작가가 모였다.

이 앤솔러지에서 낯선 작가는 딱 한 명 있다. 바로 임지형이다.

그 외 여섯 명의 작가들은 너무나도 낯익고 좋아하는 작가들이다.

이런 작가들이 모인 앤솔러지에 관심이 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실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들려주는 한강 이야기에 푹 빠졌다.

판타지, 미스터리, 아동 폭력,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품고 있다.

작가마다 다른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장소도 다르다.

자신에게 낯익은 장소가 나온다면 잠깐이나마 그곳을 떠올려보는 재미도 있다.

이런 작가들과 다양한 장르라면 언제나 환영이다.


장강명의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은 판타지다.

연작이나 장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작가가 그럴지 모르겠다.

밤섬에 인어들이 살고, 인어들과 소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정이다.

밤섬 밑 한강에서 인어와 청어들이 전쟁을 하고, 이것을 인간 술사가 도와준다.

단단한 문장과 다른 것과 이어지는 듯한 이야기는 다른 소설을 찾아보게 한다.

정해연의 <한강이 보이는 집>은 마지막 반전이 아쉽다.

코인으로 부자가 된 남편, 술에 취해 돌아온 다음 날 아내가 죽은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옷에 묻은 피, 밤에 싸웠던 기억, 자신이 죽인 것 같다.

시체를 유기하려고 하는 데 아내의 오빠가 온다. 그런데 시체가 없다.

CCTV에 남편 이후에 들어온 사람은 두 명, 아버지와 사촌 여동생이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다른 사실들이 드러난다.

작가가 시선을 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그 시선에 경찰도 넘어갔다.


<한강을 달리는 여자>의 임지형은 동화 작가다.

검색하니 많은 동화책을 이미 낸 적이 있다.

화자도 동화 작가로 설정했는데 욕망에 이끌린 실수와 현실을 담담하게 풀어내었다.

한강을 달리다가 발견한 한 소녀. 그 소녀가 귀신인가 생각하는데 아니다.

마지막에 열린 결말로 마무리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좋다.

차무진의 <귀신은 사람들을 카페로 보낸다>은 제목대로 판타지다.

한강변 카페 사장은 직원과 성관계를 하고, 손님이 없어 망하기 일보직전이다.

그런데 한강에서 인면어를 보고, 온몸이 젖은 여성이 카페 손님으로 온 다음 대박이 터진다.

그리고 카페 밖에서 한 노숙자가 주변을 걸어다닌다. 왠지 수상하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마무리이지만 거침없는 말과 표현이 매력적이다.


박산호의 <달려라, 강태풍!>은 화자가 시바견 강태풍이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아 굶주리면서 또 버림받은 것 아닌가 걱정한다.

엄마와 산책하다 발견한 뼈 조각은 예상한 것이었다.

개의 시선으로 상황을 풀어내면서 사건의 진실에 점점 다가간다.

엄마를 찾고, 구하려는 태풍의 노력과 장면 하나하나가 재밌다.

조영주의 <폭염>은 모호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정단식 감독이 쓴 시나리오가 옛날 영화와 비슷하다는 유명 감독 차유진의 회신.

차유진 감독의 초청으로 폭염 속에 산꼭대기 집에 올라오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차로 왔다.

이후 사실과 환상이 교차하고, 뒤섞이면서 사실이 모호해진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이 이야기 전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의문이 들었다.


정명섭의 <해모수의 의뢰>는 가까운 미래인 2034년을 배경으로 한다.

인공지능 해모수가 한강 여객잠수함 아리온호를 시범 운행한다.

승객의 숫자는 모두 열 명, 한 명 한 명 선택된 인물들이다.

두 개의 사건과 유람선 안에 설치된 폭발물. 한정된 시간인 2시간 30분.

너무 짧은 이야기 속에 사건들을 욱여넣으면서 긴장감이 많이 반감되었다.

트렌드와 따라가고, 가독성도 좋지만 설정과 후반부가 너무 약하다.

이 일곱 편 중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장강명, 차무진, 박산호의 단편들이다.

장강명의 소설은 연작이나 장편을, 박산호도 연작을 기대한다.

새롭게 만난 임지형에게는 이 같은 장르를 더 내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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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의 아이들
변윤하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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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세계를 더 확장하고, 더 풀어낼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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