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함의 어둠을 견디고 있던 책을 꺼내 빛 아래 두었다.
모처럼의 고요.
고요는 불안을 품고 있다. 이벤트는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벤트 덕에 배운 건 무탈한 하루에 대한 감사.
오늘 하루도 무탈하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베르톨트 브레이트,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김소연, [시옷의 세계] 40쪽 재인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간은 봄을 향해 가고 있다. 마음도 덩달아 기대에 부푼다.

휴대폰을 뒤적이다 어느 계절에 메모했던 문장을 봤다. 살아갈수록 삶이 쉬워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워진다.

안심하는 순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생긴다. 어쩌면 짐작했으면서도 외면했던 일인지도.

길 바닥 깨진 틈를 비집고 푸름이 나온다. 잡초도 생은 숭고하다. 힘을 들여 올라갔다 내려오길 반복하는 삶,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유다.

세상에 턱걸이를 하는 일이었다.


160쪽,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윤대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간이 날 때마다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한다. 뒤척이다 일어나 일정을 지워간다. 2018년엔 응급실을 2번 갔다. 한번은 어머니. 한번은 아버지. 병원은 두 번째 집이 되었다. 감사와 우울은, 기쁨과 불안은 하루에도 수차례 시소를 탄다.



˝미스 타운센드, 저는 몇 시간 동안 혼자 있고 싶어서 이 호텔을 찾아왔어요. 내가 있는 곳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완전히 혼자 있고 싶어서요.˝

- 305쪽, 「19호실로 가다」,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을 바꾸면 마음이 편해지지만 생각을 바꾸는 일은 어렵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현실이기에. 세월과 함께 굳어진 생각은 내 머리에 달라붙어 떨어질줄 모르니.


모든 사람은 죽는다. 죽으면 육체는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어린 시절 죽음이 가장 두려운 상상이었던 이유다. 하지만 원자론의 입장에서 죽은은 단지 원자들이 흩어지는 일이다. 원자는 불멸하니까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너무 슬플 때는 우리 존재가 원자로 구성되었음을 떠올려보라. 그의 몸은 원자로 산산이 나뉘어 또 다른 무엇인가의 일부분이 될 테니까. 모든 것이 원자의 일이라는 말에 허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허무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이 모든 일은 사실 원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으니 원자를 알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 49쪽, 김상욱, 「떨림과 울림」


* 휴대폰으로 페이퍼를 쓰면 상품 이미지 등록이 안 된다.(내가 모르는 건가)
* 북플은 제목 쓰기가 안된다.'[마이리뷰]책제목'이 자동으로 저장된다.(역시 나만 모르는 건가)(추가. 북플에서 '글쓰기' 자체를 클릭하면 제목을 쓸 수 있음을 알게 됨)
* 오랜만에 서재에, 그것도 휴대폰으로 쓰려이 낯설다. 한동안 독서도, 리뷰쓰기도 하지 않았다. 밑줄긋기라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8년이 저물고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현실이 된 예감에 휘청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순간을 사는 일 뿐이었다. 그래도 순간을 살다보니 어느새 새로운 해가 눈 앞에 왔다. 거창한 계획 따윈 세우지 않는다. 그저 순간을 열심히 살리라 다짐한다.

“라루는 우리가 하루하루 혹은 한 해 한 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항상 순간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말을 하곤 했다” _165쪽, 최윤필, 「가만한 당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