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 많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두려워했던 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이 미국과 유럽을 강타했다. 중국과 동아시아 이웃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강도 높은 공중보건 조치를 통해 심각한 코로나 사태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유럽, 라틴아메리카, 미국, 서아시아 전역 어느 곳에서도 코로나를 억누르지 못했다. 겨울이 되자 봄 동안 성공적으로 코로나에 대처해온 스웨덴과 동유럽 국가들, 독일이 모두 곤경에 처했다.

2020년, 기적의 무기에 기댄 것은 미국이었다. 공중보건 정책이 실패한 탓이었다. 국가가 지원하는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희망을 걸어야만 하는 현실은 당혹스러웠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경우가 달랐다. 우리에겐 백신이 필요했다. 백신이 필요한 주된 이유는 장기 성장률을 개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범유행의 불확실성과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수조 달러의 경제 활동 재개와 수억 개의 일자리가 백신에 달려 있었다. 문제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백신을 제공하느냐는 것이었다.

백신 개발은 학문적·인도주의적 포부뿐만 아니라 권력과 이윤 추구에 의해 추진된 경쟁이었다. 인류가 집단으로서 얼마나 시급하게 백신이 필요한지에 비추어볼 때, 이것은 남부끄러운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공중보건과 현대 제약 산업은 과학계와 의학계의 관심사와 기업과 국가의 관심사가 교차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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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된 효과 = 약물의 특이적 효과 + 자연적 치유 과정 + 잔여 효과
이 마지막 잔여 효과를 잠정적으로 위약효과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위약효과’도 알고 보면 서로 다른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위약, 이것은 과연 존재하는가? 위약물은 분명 존재한다! 의학 연구에서 필수적인 대조군 임상실험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가까운 미래에 위약물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위약의 효과the effect of the placebo’에 대해 말하자면 위약에 효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위약효과placebo effect’라 부르는 효과의 경우는,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나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슬롯머신은 스키너의 간헐 강화intermittent reinforcement의 원리를 기초로 하고 있다. 어리석은 쥐처럼 어리석은 사람을 계속해서 손잡이를 잡아당기게 하려면 그저 가끔씩 보상으로 강화를 해주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사람 마음이 다 알아서 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마따나 "우연의 일치들의 합은 확실성과 같다." 우리는 대수롭지 않은 우연의 일치들은 대부분 잊기 때문에,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는 기억하고 무의미한 일치는 무시하는 것이다.

증명의 부담은 창조론자들에게 있다. 진화론이 왜 틀렸고 창조론이 왜 맞는지 창조론자들이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진화론자들에게는 자기들을 지켜내야 할 증명의 부담이 없다.

하지만 과학혁명과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려면, 이론을 무너뜨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낡은 이론으로 설명되는 ‘정상’ 데이터와 낡은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상’ 데이터를 모두 설명해내는 이론으로 그걸 대신해야만 한다. 달리 말해서 더 뛰어난 모형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상대편에 반대되는 증거만이 아니라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까지 제시해야만 한다.

중복의 오류, 논점 회피, 동어반복이라고도 하며, 결론이나 주장이 전제 가운데 하나를 단순하게 다시 말한 것에 불과할 때 일어나는 오류다. 기독교 변증론(신을 변론하는 것)은 동어반복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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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전후관계를 새로 인식한 현대 역사가들은 문제를 다시 검토했다. 혁명가들이 앙시앵레짐이라고부른 것은 무기력하고 타성에 젖었기 때문에 마땅히 사라져야 할 것이었던가? 그들은 이렇게 묻고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검토하면서 구체제, 앙시앵레짐이 역설적으로 죽어가면서 태어났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현대 역사가들은 혁명이 발명한 앙시앵레짐이 아니라 혁명을 낳은 앙시앵레짐, 혁명으로 연결되는 앙시앵레짐의 참모습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프랑스 혁명은 무엇보다도 경제문제 때문에 일어났다. 왕정이 빚을 많이 지고 더는 돈을 끌어올 곳을 찾지 못한 채 세제개혁을 하려 했지만 특권층의 반발로 실패하면서 혁명이 일어났던 것이다. 한편 그 사실못지않게 왕정은 그 나름대로 국가를 ‘근대화‘하려고 노력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것은 문화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대중은 절대왕정의 이상과 이념을 구현하는 왕의몸이 신성하기는커녕 창녀에게 오염되었다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믿음은 앙시앵레짐 문화의 밑바탕이라할 수 있는 절대주의의 절정기가 끝나고 그 표상마저 바뀌었음을 반영한다. 우리는 절대왕정의 중요한요소인 신권le droit divin을 가진 왕이 신성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이처럼 루이 15세에게서 찾을 수 있다.

외교문제는 강력한 육군과 해군의 힘에 좌우되었고 군대의 힘은 결국 재정문제에 의지했다. 절대왕정이존재하는 근본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인 상비군을 유지하는 방법은 효율적인 징세제도에서 찾아야 했지만 면세특권과 불평등이 존재했기 때문에 재정적자를 벗어날 길을 찾기란 어려웠다.

네케르는 1788년 11월에 제2차 명사회를 소집했다. 명사들은 전국신분회 소집방식과 절차를 다루면서제3신분의 요구를 거절했다. 제3신분은 제1신분과 제2신분의 대표수를 합친 수만큼이라도 대표수를 늘려달라고 요구했고, 게다가 대표자수가 늘어도 신분별 투표를 개인별 투표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개인별 투표방식을 도입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인구의 98퍼센트인 제3신분은 인구에비례해 대표를 뽑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3신분제의 한도 안에서 제3신분이 차지하는 몫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을 뿐이지만, 14세기 초부터 1614년 마지막으로 열린 전국신분회의 틀에서 볼 때 그들의 요구는 혁명적이었다.

이 이야기는 가난(미제르)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끝나는지 보여준다. ‘미제르‘의 유일한 재산은 자연이주는 선물인데 아무나 훔쳐가기 때문에 가난하며, ‘죽음‘도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미제르, 즉 가난을 데려가지 못한다. 이 이야기가 정확히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은 18세기에만 여남은 개도시에서 14개 판본에 수백만 권이 발간되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이야기를 읽는 민중은 무슨생각을 했을까? 민중은 남에게 자기 물건을 도둑맞기 때문에 가난하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잠자리를 제공할 정도로 선량하다. 그러므로 민중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가난하게 살지 모른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민중을 보호해줄 공권력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직 가난이라는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켜야 할 뿐이다.

"제3신분은 강건한 인간(남자)이지만 한 팔이 아직 사슬에 묶여 있는 사람이다. 만일 특권층을 제거한다면 국민은 전보다 못한 존재이기는커녕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 전부다. 그러나 구속받고 압제에 시달리는 전부다. 만일 특권층이 없다면 그는 무엇이 될 것인가? 전부가 된다. 자유롭고 번성하는 전부가 제3신분이 없이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존재들(제1신분, 제2신분, 특권층)이  없어도 무한히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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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광범위한 프로젝트는 정치적 직접 통제를 넘어 중국의 맹렬한 성장을 길들이려는 노력으로 확대되었다. 핵심은 과도한 신용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금융 규제와 통화 정책이었다.

달리오는 미국이 "엄청난 양의 부채를 만들고 돈을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준비 통화에 위협이 되었다"라고 경고했다. "펀더멘털
(기초적 사항들)
이 미국 달러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도출된 결론은 피할 수 없었다. 미래는 중국의 것이었다.

2020년 봄, 서구에서 있었던 대규모 중앙은행 개입은 의심할 여지없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지만, 그 부작용으로 수익률이 무너졌다. 미·중 냉전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2020년에 자본가에게 가장 돈이 되는 안전자산은 바로 중국 국채였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은 초창기에는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의 승리로 환영받았다. 2020년, 양적 성장은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세계 여론조사는 중국이 점점 더 세계를 주도하는 경제국으로 여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중국은 시진핑의 통치하에서 확고한 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2013년에 던진 첫 번째 수는 아시아 지역의 운송망을 개선하고 지역 간 경제를 연결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AIIB)
이라는 아이디어를 출범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호주, 한국, 심지어 영국마저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AIIB는 계속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인도가 최근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국방 예산 규모는 인도의 거의 4배였고 경제는 거의 6배였다. 중국의 경제적·재정적 영향력은 커도 너무 컸고, 인도는 바로 옆에서 그 영향력을 즉각적으로 느껴야만 했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는 모두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고객이었다. 물론 일대일로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프로젝트는 인도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작아 보이게 했다.

미국은 중국 산업의 급소를 공격했다. 반도체는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자동차에서 항공우주, 가전제품, 첨단 에너지 전송 장치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들어가는 부품이다. 중국의 산업에 대한 공세 정책에는 상당한 대가가 따랐다. 미국 반도체 산업 매출의 4분의 1은 대중국 판매에서 나왔다. 그러나 상업은 더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 핵심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진보를 막는 것이었다.

2020년 5월, ‘두 회의’에서 제시한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은 "이중순환 dual circulation" 모델이었다. 순환 가운데 하나는 국제무역 경제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경제 발전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중순환 모델의 핵심은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후자를 전자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이었다.

선거에서 미국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로 백인 노동자 계층이었다. 만약 교육을 사회 계층의 대리 변수로 본다면, 트럼프에게 투표할지 예측하는 가장 좋은 변수는, 인종을 제외하면, 대학 학위의 부재였다. 그 결과 공화당은 문화적 동일성과 모순된 정책이라는 테마로 점철된 정당이 되었다.

문제는 록다운이 아니라 바이러스였다.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자신감이 회복될 때까지, 직장 생활과 학교 교육, 쇼핑과 사교, 보육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서 거둔 확실한 승리는 의회에서 민주당의 완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원을 장악하는 것은 민주당일 수도 공화당일 수도 있었다. 이것은 2021년 1월 5일 조지아에서 열릴 두 번의 결선투표 결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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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 변화가 일어나면 하나 이상의 물질에서 원자들이 재배치된다. 예를 들면, 천연 가스 중에 있는 메테인(CH4)이 공기 중에서 타서 산소(O2)와 결합하면(combustion), 이산화탄소(CO2)와 물(H2O).  이 과정은 반응물(reactant, 메테인과 산소)은 화살표 왼쪽에, 생성물(product, 이산화탄소와 물)은 화살표 오른쪽에 표시한 화학반응식(chemical equation)으로 나타난다 :  CH4 + 2O2 ----> CO2 + 2H2O 


 여기에서 원자들이 재배치되었음에 주목하라. 결합이 깨어지고 새 결합이 형성되었다. 화학반응에 있어서 원자들이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_ 스티븐 줌달, <줌달의 일반화학 (Zumdahl)> , p123


 반응물과 생성물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화학 반응식. 물질이 산소와 결합(燃燒)하는 화학변화를 통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위의 단순한 식(式)은 화학변화를 통해 원자들의 변화는 발생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원자 생성이 아닌 원자 재결합/배치를 설명한 위의 내용에서 열역학제1법칙(에너지 보존의 법칙) 을 떠올리게 된다. 법칙에 따르면 에너지 또한 원자와 마찬가지로 생성/소멸되지 않는다.


 열역학 제1법칙을 말로 표현하면 에너지는 결코 생성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형태와 위치만 변할 수 있다.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면 에너지 변화는 시스템이 받은 열 Q에서 시스템 자체가 외부에서 수행한 일 W를 뺀 것과 정확히 같다는 것을 말해준다. 초기 상태에서 최종상태로의 시스템 에너지 변화는 두 상태의 에너지 차이에만 의존하고, 상태 간에 이동하는 경로에는 의존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닫힌 순환과정을 거쳐 초기 상태로 되돌아가면 시스템의 에너지 변화는 없다._ 스티븐 베리, <열역학> , p29/129


 이러한 두 개념을 연소방정식을 통해 우리는 원자(atom)와 열(熱)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줌의 일반화학>에서는 연소반응식을 통해 '계'와 '주위' 사이에 에너지보존법칙을 보여준다. 미시적 세계에 속하는 원자가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며 만들어지는 생성물과 에너지. 이 중 에너지는 온도, 압력, 밀도, 질량, 부피 등 거시적 특성을 변환시키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현대문명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임을 수식을 통해 발견한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을 통한 생성물인 이산화탄소에 눈이 가는 것은 기후변화문제가 시급한 지금의 시점에서 당연할 것이다.


 역학적 변화의 예는 화학 변화가 일어나는 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테인은 여러 미국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이것의 연소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CH4(g) + 2O2(g) ----> CO2(g) + 2H2O(g) + 에너지(열)


 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하면 발열(exothermic)이라고 하며, 에너지가 계(system)로부터 방출된다. 예를 들면, 메테인의 연소에서는 에너지가 열의 형태로 계에서 주위(surroundings)로 흘러나간다... 주위가 얻은 에너지는 계가 잃은 에너지와 같아야한다. 주위로의 열 흐름은 반응이 일어나는 계의 퍼텐셜 에너지가 낮아지는 것에 기인한다. 이는 언제나 참인 명제이다. 어떠한 발열 반응에서라도, 화학결합에 저장되었던 퍼텐셜 에너지의 일부가 열을 통해 열에너지(무질서한 운동 에너지)로 변환된다. _ 스티븐 줌달, <줌달의 일반화학 (Zumdahl)> , p268


 <줌달의 일반화학>에서 설명된 반응식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에너지 생성을 보여주는데,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테인 뿐 아니라, 휘발유의 성분인 옥테인(Octane C8H18)도 결국은 이산화탄소와 물,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탄소화합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이들의 공통점이 가져오는 부작용이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green house effect)다.


 석탄 또는 천연가스의 경우 에너지는 화학결합에 저장되며, 부분적으로 열로 변환될 수 있다. 이 과정은 석탄 또는 가스가 연소(쉽게 말하면 그냥 태우는 것)라고 하는 화학반응을 거치면서 탄소 원자들끼리의 결합, 또는 탄소와 수소 원자 사이의 결합이 원래 연로에는 없었던, 산소와의 새롭고 더 강력한 결합으로 대체됨으로써 일어난다. 이런 방식으로 일부 화학 에너지를 열로 변환할 수 있다. _ 스티븐 베리, <열역학> , p18/129


 앞서 화학 반응식을 통해 현재 에너지원으로 석유, 석탄,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석 적외선을 만나 열을 발생시키고, 그 열로 온실효과가 생겨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연결지을 수 있다.


 CO2 분자는 기본적으로는 전기적인 치우침을 갖지 않는 분자이다. 그러나 극히 작은 전기적인 치우침이 일시적으로 생기는 일이 있다. 그래서 CO2가 전자기파를 받으면, CO2 분자가 가지는 두 곳의 'C와 O의 결합 부분'이 스프링처럼 신축하거나 구부러진다. 그 결과 CO2분자가 진동해서 열이 발생한다. 이러한 진동을 유발할 수 있는 전자기파는 적외선 뿐이다. _ 일본 뉴턴프레스, <지구 온난화 :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과제> , p64



 물론, 기온을 올리는 원인이 온실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태양 복사'와  지구' 반사율' 변화도 다른 주요한 요인이지만, 최근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기온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이산화탄소 증가율임을 생각해 본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의 주된 요인은 인간의 활동임이 명백하다. 이산화탄소 동위원소의 조성 변화로부터 증가된 이산화탄소가 대부분 식물성 물질, 즉 화석 식물에서 유래한 바이오매스biomass 나 화석연료의 연소 같은 과정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기 중 산소 농도의 미세한 변화도 증가된 이산화탄소가 식물성 물질의 연소로부터 나왔음을 말해준다. 또한 해양의 이산화탄소 농도도 함께 증가해왔는데,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가 바다에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된 결과일 수는 없음을 말해준다. 모든 증거를 종합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인위적 원인에 의한 것이며, 주로 화석 연료의 연소 때문임이 명백하다. _ 태피오 슈나이더, <온실가스의 증가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 스켑틱 SKEPTIC vol.10 : 지구 온난화의 과학>,  p110/226


 이와 함께 우리는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많은 식물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에너지원을 얻는 광합성작용(photosynthesis)으로 산업화시대 이전 지구의 대기는 안정화상태에 있었다. 이들 반응식을 나란히 쓴다면, 아래 [그림]처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조건들이 일정하다면, 우리의 문제는 이들 두 개의 화학 반응식으로 초점을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생성물로서 이산화탄소를 반응물로 돌리는 광합성 작용으로 오랜 기간 대기는 안정화되어왔다. 그렇지만, 이러한 순환구조는 늘어나는 에너지 발전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급증과 함께 늘어나는 산림파괴로 인해 균형이 파괴되었다는 것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CO2(Carbon dioxide) + 6H2O(water)  ----(Light)--->  C6H12O6(sugar)+ 6O2(oxgen)



[그림] 화석연료와 광합성의 화학 반응식(by 겨울호랑이)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에 적절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2.7월호의 기사는 이제는 상식이 되버린 환경문제를 경제문제로 해석하고 오답을 써내리는 우리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1도의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앙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50 bp(1 basis point=0.01%, 50bp=0.5%)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늘어나는 이자상환 부담은 대재앙으로 받아들이는 현실. 아무래도 우리는 기후위기가 금융위기가 되기 전까지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1973년의 석유파동은 서구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지만 석유의 시대를 연장하고 궁극적으로 OPEC의 영향력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북해, 페르시아 만, 멕시코, 알래스카 유전들의 개발 수익성이 보장된 것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배럴당 유가가 20달러, 30달러, 나아가 50달러라는 한계 가격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오일샌드, 베네수엘라의 중유 그리고 미국 셰일 오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셰일 오일은 이제 미국의 석유 자급자족의 초석 역할을 하고 있다. _<석유의 시대를 연장한 오일 쇼크> <르몽드디플로마티크 2022.7> 中


 이런 현실은 마을의 풍경만 봐도 알 수 있다. 골짜기가 많은 이 지역에는 산봉우리 몇 개가 눈에 보일 뿐, 푸른 방목장과 젖소만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우리가 만난 목축업자들은 척박한 토양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았다. 풀이 한 겹 사라지면 즉시 토양이 메마르기 때문이다. 비료는 워낙 비싸 목축업에 쓰기에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고, 새로운 방목지를 찾으려면 어쩔 수 없이 또 한 곳을 벌목해야 한다. 그러면 또 이 새로운 방목지가 고갈되고, 또 다른 벌목이 이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된다. 최근 발표된 통계치에 따르면 2020년 7월~2021년 8월 이런 식으로 파괴된 아마존 우림의 면적은 1만 3,000㎢로, 2019~2020년 동 기간 대비 22% 증가했다. 이로써 2021년은 아마존 산림 파괴에 있어 또 한 번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_<산림파괴의 상징, 벼랑 끝의 아마존 횡단도로> <르몽드디플로마티크 2022.7> 中


 그나마 최근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는 기온을 보면서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공통 평형상태까지는 우리에게 시간이 주어졌다고 위안을 삼아야 할까. 공통 평형상태에 이르기 전 대부분의 생물들과 인간들이 멸종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엔트로피 변화는 시스템의 단위 온도 당 교환되는 열의 양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열교환에 대해서 엔트로피 변화는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더 크다. 저온에서 약간의 열이 입력되면 고온일 때보다 새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의 수가 크게 달라지며, 엔트로피는 시스템이 도달할 수 있는 상태의 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엔트로피는 어떤 식으로든 낭비되거나 의도하지 않았거나 무질서한 것을 반영 또는 측정하는 것이다. _ 스티븐 베리, <열역학> , p34/129



 제2법칙의 또 다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열의 형태로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들은 처음에는 서로 다른 온도에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초기 온도와 열용량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어떤 공통 온도에 도달하게 된다. 복합시스템은 가능한 가장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이동하여 공통 평형상태로 완화된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들이 같은 온도를 공유하는 상태에다. 시스템의 온도가 서로 다른 모든 상태는 엔트로피가 낮다. _ 스티븐 베리, <열역학> , p3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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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7-19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진정 넘나드는 독서하시는 분임은 알고 있었지만, 열역학 전공책까지^^ 감히 존경합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14:48   좋아요 2 | URL
에고 아닙니다. 저도 잘 몰라서 찾아보는 것 뿐입니다... 책의 내용은 거기에 있고, 저는 여기에 있는 ㅜㅜ 다만, 입문서를 보면 저자가 알기 쉽게 설명한다고 친절을 베풀어서 뜻이 모호해지고 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에, 가능하다면 전공서를 찾아보려 하는 편입니다.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자주 접하면 친숙해지긴 하는 것 같아요. 얄라얄라님 감사합니다. ^^:)

mini74 2022-07-19 14: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답글을 달고싶은데 아는게 없어요 호랑이님 ㅎㅎㅎ 진짜 대단하세요. 줌달 저 책은 왜 제가 읽은걸로 나올까 고민했는데 아이가 사달래서 사 준 책이네요.ㅎㅎㅎ호랑이님 언제나 파이팅 ! 멋지십니다 *^^*

겨울호랑이 2022-07-19 14:52   좋아요 2 | URL
참 쑥스럽습니다... 책을 쓰신 분들도 있는걸요... 다만, 책의 내용과 우리 현실을 연결지어 보면 추상적인 이론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인상깊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내용은 길었습니다만, 페이퍼의 내용은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인 것을 봐도 제가 갈 길이 참 멀어보입니다... 꾸준히 계속 노력해야겠지요, 미니님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7-19 14: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후변화가 정말 심각하다는걸 최근 몇년 들어서 더 인지하게 됩니다 고물가에 석탄 및 원전 절제는 다시 회귀하고 있고요. 요즘 유럽은 미친 듯한 폭염으로 시뻘겋고 호주는 홍수로 난리라네요. 말씀하신대로 먹고 사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발붙이고 살 땅이 있어야 그것도 가능한 것인데 말이죠ㅠ

겨울호랑이 2022-07-19 15:24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거리의화가님 말씀처럼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은 알면서도 발등의 불로 변하기 전까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멀리갈 것도 없이 제 생활을 돌이켜봐도 참 반성할 것이 많네요... 다른 사람들과 정책에 대해 비판하기 앞서 먼저 작은 실천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순간인듯 합니다...

레삭매냐 2022-07-19 17: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서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천여명 이상
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정말 충격이
었습니다.

기후위기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
닌데 여전히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이 참 답답하네요.

겨울호랑이 2022-07-19 17:22   좋아요 3 | URL
그렇지요.... 마치 미국 대선에서 실패한 트럼프가 우리나라 와서 재선한 듯한 모습에 참 갑갑합니다... 여기에 코로나도 다시 재유행조짐을 보이고, 경제는 매우 불안하고, 정치도 이에 못지 않으니 여러 모로 가라앉게 되네요...

바람돌이 2022-07-19 17: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날씨가 워낙 극단적이다보니 냉방과 난방 시설이 워낙에 잘 되어 있어 기후위기에 대해 오히려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무감각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최재천샘 얘기를 들어보면 어쩌면 10년도 안 남은거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항상 겨울호랑이님의 공부에는 감탄만 하게 됩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19:42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여기에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외부와 단절되어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지낼 수 있는 여건이 되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재천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 저 역시 지금 당장 멸망하더라도 그렇게 이상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너무도 중한 병에 이미 걸려 통증도 없는 상태가 아닌가 싶어 마음이 어두워지네요... 개인의 작은 생활의 변화로 사회 전체가 통증을 느낄 수 있다면 그때부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7-19 18: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겨울호랑이님이 왜 대학교재를? 하고 들어왔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대단하십니다.
대학 1학년때 필수로 들어야 했던 일반화학! 대학생물학과 함께 들고 다니기 힘들어서 꼭 베낭을 매야했던... 그래서 멋부리기 힘들었던 기억 소환중입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19:26   좋아요 4 | URL
제가 화학 관련해서 많이 알지 못해서 뒤늦게 책을 들어 보고 있습니다. 대학교재를 읽기는 합니다만,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라 큰 줄기 잡는 정도 수준으로 대단치 않습니다. 비전공자다 보니 제가 갖고 있는 얄팍한 배경지식과 연결지어 생각하면서 즐겁게 보려고 합니다.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

그렇게혜윰 2022-07-19 19: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들을 다 소화하시다니 그저 존경스럽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7-19 19:30   좋아요 5 | URL
사실, 다 소화하진 못했고 그저 혀끝으로 조금 맛을 느끼는 수준입니다. ㅜㅜ 그렇게혜윰님 말씀을 듣고 보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

오거서 2022-07-19 20: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제 양손 엄지척 받으세요. 😊👍👍

겨울호랑이 2022-07-19 21:22   좋아요 4 | URL
오거서님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