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생활이 지나칠 정도로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기에, 모든 컴퓨터가 어느 날 갑자기 작동을 멈춘다면 지구 문명 자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질 것이다. 과학자들이 양자컴퓨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이점은 수백 종에 달하는 주요 화학반응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컴퓨터만을 이용하여 원자 규모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반응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모든 화학자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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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세금, 다모클레스의 칼처럼, 열역학 제2법칙은 우리 모두와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마찰로 무질서한 열이 생성되는 것과 비슷하게, 흩어놓는 힘들은 끊임없이, 가차없이 작용하면서 모든 계를 붕괴시킨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30

<스케일>은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법칙)이 자연계 뿐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안의 상관관계가 선형이 아닌 비선형 지수함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망델브로가 탁월하게 공헌한 부분은 리처드슨이 발견한 것을 확고한 수학적 토대 위에 올려놓고, 수학자들이 만지작거렸던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 기이한 기하학이 사실상 모든 면에서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알아본 것이었다... 주식시장의 행동은 모든 시간 규모에 걸쳐서 지수나 그와 동등한 프랙털 차원을 통해 정량화할 수 있는, 거듭제곱 법칙을 따라서 반복되는 자기 유사적 프랙털 패턴이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205

관찰자 입장에서는 임계점을 지나서 발생하는 변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음을 말하는 본문의 내용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잘 설명한다. 동시에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예외없이 평형상태로 가는 전단계임을 생각한다면, 우울한 인류의 미래가 떠오르는 것 또한 피하기 어렵다. 한 가지 위안이 된다면 지수법칙의 적용을 피할 수 없겠지만, 우리가 속하는 계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계수와 승수의 변화를 통해 생명의 순간을 이어갈 수 있지않을까...

기업이 도시처럼 초선형이 아니라 저선형으로 규모 증가를 한다는 사실은 기업이 혁신과 착상보다 규모의 경제로 승리하는 대표적인 사례임을 시사한다... 이와는 달리 도시는 혁신이 규모의 경제를 이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도시는 훨씬 더 분산된 양상으로 돌아가며, 권력이 시장과 시의회에서 기업과 시민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조직 구조들에 흩어져 있다. _ 제프리 웨스트, <스케일>, p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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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탄생 - 자력과 중력의 발견, 그 위대한 힘의 역사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이영기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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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욕망함으로써 모든 것을 인식하고,  그 위에 군림할 수 있으며 자연의 주인으로서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이 관념은 중세의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런 논리라면 신에게만 허락되었던 기적을 인간이 행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마술이다. 즉 인간 중심설은 그 이면에 마술의 복권을 동반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29


 자력과 중력의 역사를 다룬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은 우리에게 2천 년에 걸친 과학사를 통해 거대한 사상적 흐름을 보여준다. 플라톤과 에피쿠로스, 루크레티우스나 데카르트가 대표하는 환원주의적 철학이 아닌 경험적이며 귀납적인 방법론을 통해 비로소 근대 과학은 자리잡을 수 있었다.

 

 중세 말기에서 근대 초에 걸쳐 힘 특히 원격력, 구체적으로는 자력이나 조수간만에서 보이는 천체들 사이의 영향을 주요한 문제로 바라본 것은 마술과 점성술이었다. 그 중에서도 후기 르네상스의 자연마술은 전기력을 포함한 자연계의 많은 힘을 '공감과 반감', '숨겨진 힘'이라 부르며, 그 본질을 묻기보다는 실험과 관측을 통해 현상을 조사하고 이용하였다... 결국 힘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연 것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힘에 대한 수학적인 법칙을 확정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869


 <과학의 탄생>에서 저자는 근대 과학의 뿌리를 신학과 철학 대신 마술에서 찾는다.  삼단논법으로 대표되는 논리적인 철학 대신 연금술과 같은 비과학적인 마술과 합리적인 과학을 연결짓는 흐름은 독자들에게 혼돈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고대와 중세기를 거치면서, 이데아와 신과 같은 제1원인으로부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아닌, 현상으로부터 이론을 도출해내는 '가설-증명'이라는 수많은 노력이 축적되면서 근대 과학이 성립했음을 저자는 방대한 내용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해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과학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수많은 가설들의 실패 속에서 현실을 설명하는 가장 합리적인 이론을 찾아내는 것이며, 수학적 정합성은 그 결과물임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400년대의 마술은 로저 베이컨의 영향에서 시작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때문에 전자의 마술은 종교적이며 사변적인 언어의 세계에 갇히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1500년대의 마술은 경험적이며 수학적인 동시에 실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장인들의 기술과 결부되었다. 여기서 실험적 방법과 수학적 추론에 근거하고, 기술적인 응용을 목적으로 하는 근대 과학이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53


 대항해 시대와 함께 서적 중심의 지식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지식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특히 지구와 자석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세기적 변환은 과학의 새로운 담당자가 등장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술과 마술이 근대 과학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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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물리 - 생활 속에서 재미있게 배우는 물리 백과사전 누구나 과학 시리즈
게르트 브라우네 지음, 정인회 옮김, 곽영직 감수 / Gbrain(지브레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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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무엇인가? 물리학은 시간의 본질을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물리학적 의미만을 다룬다. 즉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1879 ~ 1955의 말에 따르면, "시간은 시계가 측정하는 것이다." 이 말은 유치하게 들릴지 몰라도 바로 이러한 시각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20세기 초에 이르러 우리의 전통적인 시간관념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새로운 시간개념이 생겨나게 되었다(p15)... 앞에서 인용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이용하면 "길이는 자가 측정하는 것이다." _ 게리트 브라우네, <누구나 물리> , p17

고전 물리학부터 양자 물리학, 천체 물리학까지 물리학 이론을 실생활 사례와 접목시킨 알기 쉬운 물리학 입문서. 책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요약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알기 쉬운'과 '입문서'는 호완 가능한 단어는 아니라는 생각을 갖기에 사용에 조심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어느 분야에 처음 접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입문서'는 초급자들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깊이와 분량을 많이 가져갈 수 없는데 반해, 내용적으로는 얇게나마 폭넓게 정리되는 것이 공통이다. 입문서의 이런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많은 내용들이 분명 제시되지만, 그 내용들의 인과관계나 내용의 의미를 독자들이 충분히 생각할 여유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입문서는 결코 알기 쉬운 책이 아니라 여겨진다.

내용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 '하고 기존 책과 다른 점을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그러한 입문서를 발견하는 것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 이론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사건을 찾는 것만큼 어려울 것이라 여겨진다. <누구나 물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서두에 제시한 <누구나 물리>의 한 문장은 물리학의 많은 부분을 보여준다 생각되어 옮겨본다.

시간과 공간을 대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학문인 물리학. 시계와 자로 시간과 공간을 측정하듯, 물리적 의미를 기준점을 가지고 측정한다는 문장 안에서 기준 단위(m, kg, J 등)를 통해 사건들이 빛에서 열로, 에너지가 운동으로 변환되는 것을 정량(定量)적으로 측정하는 구조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환구조 속에서 추상적인 수학과는 다른 물리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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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에게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순간, 그 찰나의 순간에 일어나는 관찰은 이전까지 허수(imaginary number)로 표현되는 부분을 실수(real number)로 만든다. ‘허수 i의 제곱 = -1‘을 통해 파동함수는 붕괴되며, 동시에 삷과 죽음의 중첩상황은 확률문제로 전이된다. 또한, 힘과 작용의 관계는 사건(event)의 발생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확률과 파동 함수는 다르다. 우선 확률은 0과 1 사이의 실수real number다. 반면 파동함수는 실수와 허수imaginary number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복잡한수, 이른바 복소수complex number다. 이렇게 다른 두양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파동함수는 측정이 이루어지는 순간 확률로 바뀐다. 구체적으로 확률은 파동 함수의실수 부분과 허수 부분을 각각 제곱한 후에 더한 값, 즉 파동 함수의 절댓값의 제곱으로 결정된다. 참고로 이렇게 파동 함수가 확률로 바뀌는 것을 ‘파동 함수의 붕괴 collapse of the wave function‘라고 표현한다. - P76

결론적으로 전자가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하게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삶과 죽음이라는 두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고양이의 최종 상태는 고양이가 갇혀 있는 방의 문을 열어 확인하는 순간, 삶과 죽음 중 한 상태로 떨어지며, 그 확률은 측정 이전에 존재하는 전자의 파동 함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구체적으로 고양이가 살 확률과 죽을 확률은 각각 전자의 바닥 상태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 성분과 들뜬 상태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 성분의 절댓값의 제곱으로 주어진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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