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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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는 책을 덮고 혼자 중얼거렸어요. '작은 생쥐가 밀림의 왕인 나를 구해줄 수 있다니... 이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야.'(p10)... "세상은 한 번도 생각 못한 일로 가득한 곳이잖아요!" 생쥐가 맞장구를 치며 말했어요.(p174)


 <사자와 생쥐가 한번도 생각 못 한 것들>은 말 그대로 한번도 생각 못 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사자와 생쥐가 친구가 되고, 기대와는 다르게 생긴 바다사자를 만나고, 나무꾼과 막내선녀가 결혼을 하고, 강쇠라는 나쁜 친구를 만나 결혼 생활이 위기에 빠졌다가 다시 하늘 나라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 안의 모든 이야기들은 이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우리 생각대로 살아질 수 없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생각도 못한 것들'은 그렇게 특별한 사건만은 아니다. 작가는 평범한 '생각도 못한 것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롭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함께 다리를 묶고 천천히 멀리 가기를 택하겠다. 함께 다리를 묶고 걸으며 겪은 경험들이 나를 풍부하게 성장시켰으니 말이다. 함께 다리 묶고 걸은 지 삼십 년이 넘어서 이제 진심의 꽃 한 송이 피웠다. - 작가의 말 -


 작가는 어쩌면 특별하지 않을 사건 중 '결혼'이라는 남녀간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내용에 담아냈다. 작품 속에서는 두 친구와 한 부부가 나온다. 사자와 생쥐, 나무꾼과 선녀. 이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서로 닮은 점을 찾기 어렵지만, 우정과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다. 동시에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우정과 사랑은 결혼생활에서 두 사람을 이어주는 끈이기도 하다.


 "나무꾼님이 하늘 공주인 나보다 부족해 보이나요? 천만에요! 그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걸요... 그는 따뜻한 사람이에요. 그와 함께 있을 때 나는 평안을 느끼는걸요... 그는 나를 가장 나답게 빛나게 해줘요." 막내 선녀가 두 손을 모으고 행복한 듯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p92)


 나무꾼을 향한 막내선녀의 이야기는 신혼 초기의 설레임을 안고 있는 새댁의 모습에 다름아니다. 반면, 사자와 생쥐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신혼에서 벗어나 현실을 살아가는 현실 부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연애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안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삶에서 오는 여러 상황들은 사랑의 다른 모습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는 결혼을 통해 사랑이 변한다고 하지만, 결혼생활을 해 본 이들은 우정 역시 결혼 생활에 필요한 감정임을 느낄 것이다.(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생쥐는 사자의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요. 사자는 생쥐가 여기저기 검은 씨앗 같은 똥을 흘리고 다녀 지저분하다고 으르렁대기도 해요. 생쥐는 편식하면 안 된다고 사자에게 야채를 먹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사자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며 생쥐에게 억지로 고기를 권하죠. 그렇게 해가 뜨고 달이 지고.... 끝없이 서로서로 바뀌길 바라며 사자와 생쥐는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다가, 오늘도 사자와 생쥐는 서로 부둥켜안고 따스한 체온을 나누며 달콤한 잠에 빠져듭니다.(p17)


 사랑과 우정. 예전에는 사랑과 우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결혼을 통해 이들 모두가 필요한 감정임을 배우게 된다. 때로는 배우자로서, 때로는 친구처럼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동반자. 작가는 이러한 알 수 없는  곳으로 여행을 함께 하는 부부의 모습을 사자와 생쥐, 나무꾼과 선녀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처음처럼 사자와 생쥐, 그리고 바다사자는 작은 배를 타고 해가 떨어지는 바다 끝을 향해 노를 저어 나아갔어요.(p174)


 <사자와 생쥐가 한번도 생각 못 한 것들>에는 이러한 사랑과 우정 이외에도 삶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만, 이러한 이야기들이 옥황상제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제시되기에 마치 과거 국민학교의 월요일 조회시간의 교장선생님 훈화처럼 다가온다는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인생의 교훈을 여행 안에 담으려는 작가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다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다소 껄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자와 생쥐가 한번도 생각 못 한 것들>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어른을 대상으로 한 좋은 동화라 생각한다. 때맞침 둘이서 만나 하나가 된다는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의미있는 독서가 되었다. 좋은 책을 알려주신 이웃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리뷰를 갈무리한다.


 PS. 사랑(正)과 우정(反)의 완성은 결혼(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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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8 2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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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 06: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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