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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웃기는 이야기 내 친구는 그림책
우치다 리사코 글, 사사키 마키 그림 / 한림출판사 / 1990년 11월
평점 :
절판


둥지 밑을 파헤치는 두더지 때문에 알을 위기에 처한 종달새 부부. 두더지를 쫓아 줄 것을 늑대에게 부탁하지만, 늑대는 번번히 약속을 어기고 자신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웃겨줄 것을 요구한다.

폴란드 민화인 「먹고 마시고 웃기는 이야기」는 재목만큼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다. 13세기 십자군 전쟁 무렵부터 독일기사단과의 치열한 다툼, 16세기 오스만 투르크로부터 중부 유럽을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했음에도 19세기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3국 분할로 이어지는 폴란드의 역사와 연관지어 본다면 더욱 그렇다.

이야기 안의 늑대는 다행히 약속을 지켜 두더지를 쫓아내지만, 현실 속의 강대국들은 역사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폴란드 민화 속에서 약소 민족의 슬픔과 희망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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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6-02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연한 일입니다.
저도 오늘 근대 폴란드 역사책 읽었는데요.
우연한 일이 반갑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6-02 15:41   좋아요 1 | URL
^^:) 폴스카로 대동단결 입니다 ㅋㅋ 북다이제스터님 즐거운 주말 독서 시간 되세요!

2019-06-03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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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1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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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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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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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시골 마을의 작고 아름다운 집 이야기.

시골이 개발되어 도시가 되면서, 변화하는 주위에 적응하지 못한 작은 집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작은 집은 너무 슬프고 외로웠습니다. 칠이 벗고지고 더러워졌습니다... 유리창은 깨지고 덧창은 비뚜름히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은 집은 초라해 보였습니다..
작은 집 안은 변함 없이 훌륭했는데도요.(p35)

그런 작은 집은 집을 만든 사람의 손녀의 도움으로 다시 먼 시골로 옮겨가게 되고 행복을 찾습니다.

유리창이랑 덧창도 말끔하게 고치고 바깥 벽에는 옛날처럼 분홍색이 도는 색깔로 예쁘게 칠을 했습니다. 작은 집은 이 언덕 위로 옮아오고 나서부터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p42)

다행히 집이 행복을 찾는 이야기로 끝이 나서 아이도 다행으로 생각하며 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저는 조금은 엉뚱한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작은 집을 튼튼하게 지은 사람이 말했어요.
˝금과 은을 다 주어도 이 작은 집은 절대로 팔지 않겠어.이 작은 집은 우리 손자의 손자, 그리고 그 손자의 손자가 여기서 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야.˝(p5)

다리가 없어 움직일 수 없는 작은 집의 불행은 여기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집을 만든 이의 완고한 마음으로 인해 작은 집은 변화하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은 채 외롭게 죽어갔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는 주변이 아닌 과거에 머물러 있는 작은 집이 불행의 근원이 아니었을까.

훌륭한 집 안을 가지고 있는 작은 집이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의 의인화된 표현이라면, 이러한 점은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바쁘게 일에 쫓기고, 도시에서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자리를 포기하지 못하는 현대인들. 그 비극을 작품속에서 깊이 느끼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작은 집은 도시에서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도 건물 용적률, 건폐율을 높이고 재개발을 해야겠지만요. 도시에 맞는 작은 빌딩으로서 변화했다면 나름의 행복이 있지 않았을까요.

다른 의미에서 작은 집의 불행은 선택할 수 없었던 것에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도시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할 수도 없었고, 남에 의해 시골로 강제 이주(?)당한 작은 집. 그곳마저 도시로 변화한다면 그때까지 작은 집은 아마도 불행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위안을 받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우리가 선택을 주저한다면 그것은 ‘욕심‘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도시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려는 마음, 시골에서 편리하게 지내려는 마음이 그런 종류의 것이겠지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진정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큰 행복이 아닐까를 딸에게 「작은 집 이야기」를 읽어주고 난 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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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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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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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 16: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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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08: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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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오늘 딸아이도 입학식과 함께 새학기를 맞이 하게 됩니다. 3년 동안 다니던 유치원을 그렇게 졸업하고 싶어하더니, 막상 초등학교 입학식을 하려니 낯선 환경에 긴장되나 봅니다.

밤늦게 잠 못이루는 딸아이와 함께 책을 읽던 중 내성적인 성격의 ‘연희‘가 친구를 못 사귀는 대목을 같이 보게 되었네요. 내일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많이 궁금해 하는 딸아이 ‘연의‘를 보면서 좋은 ‘버디‘를 만나길 아빠로서 바라 봅니다.

한유총 사태로 많이 어수선한 새학기가 되었네요. 하루빨리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되지 않고, 아름다운 유치원과 학교 생활을 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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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0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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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4 15: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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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4: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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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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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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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15: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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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그림찾기 : 찾아라!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제목처럼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숨은 그림 찾기 책입니다. 사진처럼 예쁜 그림속에 숨겨진 물건 또는 생물을 반복적으로 찾도록 구성된 책 속에서 단순히 숨은 그림 찾기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각 장의 하단에는 찾아야하는 대상과 숨겨진 대상의 갯수가 나옵니다. 예를 들면 ‘개(그림)×3 마리‘ 이런 식이지요. 여기까지는 다른 책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만,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독자들은 책의 특징을 파악하게 됩니다. 복수로 찾아야하는 대상들은 나름의 차이가 있습니다. 크기가 다른 새, 먹다 남은 사과, 치와와와 푸들 등이 각각 같은 범주의 대상으로 묶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를 통해 크기, 상태, 종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를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 자신들은 잘 모르겠지만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1+1=2‘라는 수리적 계산을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다름‘을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 그림책 하나를 가지고 너무 깊게 생각한 것은 아닐까 하면서도, 이 책 속에 담긴 뜻을 나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읽을 책들이니 이런 고민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면서 저는 어린이 책에 담긴 숨은 의미를 찾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ps. 의도치 않게 포켓몬스터 그림을 자주 그리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상해 씨‘를 그렸는데, 원본 그림과 사본에 많은 공통점이 있길 바라보면서 이번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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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8-08-17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번 여름 휴가때 요 비슷한 책 덕분에 조카들은 물론 부모님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ㅎㅎ
컬러풀해서 보기에도 즐겁고 은근 다들 집중하면서 찾게 되더라구요. ^^
그나저나 그림실력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8-08-17 09:33   좋아요 1 | URL
^^:) 숨은 그림 찾기나 끝말 잇기 등의 놀이는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설해목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아빠보다는 잘 해‘라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끄적거려 봅니다. ㅋ

후애(厚愛) 2018-08-17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숨은 그림 찾기 좋아하는데 좀 어려운 책들을 구매해 놓은지 오래 되었는데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정말 잘 그리세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8-08-17 10:25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 덕분에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책은 여러 권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먼저번에 찾았던 그림을 기억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즐거운 독서를 위해서는 복습을 게을리할 필요가 ㅋ 후애님 부족한 그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선한 가을 날이 느껴지는 오늘 하루 상쾌하게 보내세요^^:)

2018-08-17 1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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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1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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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14: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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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7 15: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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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8-17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는 것! 멋진 능력입니다

연의가 본질을 볼 수 있는 귀한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축복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8-17 18:13   좋아요 2 | URL
나와같다면님 감사합니다.^^:) 아마도 저자는 저보다 훨씬 많은 고민을 했을테니, 보다 많은 가르침이 책 안에 담겨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이번에 동화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 간결해보여도 그 이면의 저자 고민은 만만치 않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연의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이 한층 성장하면서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저 역시 함께 기원합니다!
 
안데르센 동화전집 현대지성 클래식 1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한스 테그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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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 ~ 1875)의 <안데르센 동화전집>은 안데르센의 작품 168편을 모아 놓은 전집이다. 본문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어공주>, <못생긴 새끼 오리>,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등 여러 동화가 담겨 있다. 안데르센은 머리말을 통해 자신의 동화 유래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비평가들이 동화집에 대한 평가를 꺼려하자, 다시는 동화를 쓰고 싶은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동화와는 거리가 먼 작품에 매달리고 있을 때 "인어공주"의 줄거리가 머릿속을 맴돌아 다시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시절, 나는 동화와 이야기를 즐겨 들었다. 어릴 때 들었던 이런 이야기를 옮겨 쓰면서 고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될 때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야기에 신선함을 가미했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 중 <부싯깃 통>, <장다리 클라우스와 꺼꾸리 클라우스>, <못된 아이>, <길동무>는 이렇게 쓰여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아나크레온의 시에 <못된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꼬마 이다의 꽃>, <엄지 아가씨>, <인어 공주>는 창작한 것이다.(p11) <머리말> 中


 머리말을 통해 <안데르센 전집>에 실린 동화의 성격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덴마크 전래 민담을 작가가 적절하게 고친 이야기들이며, 다른 하나는 작가의 창작 작품들이다. 유래가 다른 이들 동화는 각각 어떤 특성이 있는지 이번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1. 전래 동화 : <못된 아이> <길동무>에 담긴 권선징악과 해악


 <안데르센 동화전집> 속 중에서 전래 동화로 전해 지는 <못된 아이>와 <길동무> 속의 이야기에는 전형적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성격과 해학(諧謔, Humour)이 담겨 있다. <못된 아이> 속 큐피드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전래 도깨비의 모습을 연상하거나, <길동무>에서 경상도 아랑전설(阿娘傳說) 속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전래 동화 속 이야기들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기초했음을 깨닫게 된다.


  큐피드는 못된 아이다. 절대로 큐피드와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된다. 큐피드가 여러분의 늙은 할머니 심장을 쏘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할머니는 아주 오래 전에 화살을 맞아서 이제 아픔을 느끼지 못하지만 결코 잊지 못한다. 짖궂은 큐피드! 이제 여러분도 그를 알게 될 것이다. 큐피드가 얼마나 못됐는지를!(p59) <못된 아이> 中


 "아닐쎄, 이제 시간이 다 되었다네. 난 자네에게 진 빚을 갚았을 뿐이네. 교회에서 나쁜 사람들이 시체를 내던지려 했던 일을 기억하나? 자넨 그 죽은 남자가 무덤 속에서 편히 쉬도록 전 재산을 내놓았네. 내가 바로 그 죽은 남자라네." 말이 끝나자마자 길동무는 사라져 버렸다.(p76) <길동무> 中


2. 창작 동화 : <인어공주> <눈의 여왕> 에 담긴 철학적, 종교적 의미


[사진] 인어공주 공식 포스터(출처 : 위키백과)


 <안데르센 동화전집> 속 창작동화는 전래 동화에 비해 보다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작가가 애정을 갖고 있는 <인어공주>를 통해 철학적 의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인어공주>는 어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동시에 줄거리가 흥미롭기 때문에 아이들도 즐겨 읽을 수 있다.(p11) <머리말> 中 


 호기심 많은 인어공주는 할머니에게 사람에 대해 질문을 하는데,  할머니(안데르센 동화에서 할머니의 이미지는 '자비로운 현자'로 표현된다)는 인간만이 가지는 '불멸의 영혼'을 자신의 손녀에게 말해준다. 


 "그들도 죽는단다. 우리보다 생명이 훨씬 더 짧지. 우리는 삼백 년까지도 살 수 있지. 우리에겐 무덤도 없고 죽으면 물거품으로 변하지만 말야. 우리는 불멸의 영혼이 없기 때문에 다시는 생명을 얻지 못한단다. 우리는 해초와 같아서 일단 꺾이면 다시 살아나지 못하지. 하지만 인간은 다르단다. 인간은 죽어서 흙이 된 후에도 영원히 사는 영혼을 가지고 있지. 영혼은 맑은 공기를 뚫고 반짝이는 별들 너머로 간단다. 우리가 물 위로 떠올라 인간 세계를 보듯이 인간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찬란한 곳으로 올라가지."(p85) <인어공주> 中


 그리고, 인어공주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불멸의 영혼'을 가지고자 열망하게 된다. (어린이판) <인어공주>에서는 인어공주가 왕자를 보고 사랑에 빠져, 인간이 되기를 희망했다는 것으로 편집을 하지만, 원본에서 말하는 바는 다르다. '사랑'으로 이야기를 바꾼 것은 '불멸의 영혼'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겠지만, 이로 인해 <인어공주>의 성격은 크게 달라지게 된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우리에겐 왜 불멸의 영혼이 없나요? 단 하루만이라도 인간이 되어 별 너머에 있는 찬란한 세계에 가 볼 수 있다면 제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겠어요." 인어공주가 애처롭게 말했다... "제가 죽으면 물거품이 되어 바다 위를 떠다니겠죠? 파도가 연주하는 음악 소리도 듣지 못하고, 아름다운 꽃도 붉은 해도 보지 못하겠죠? 어떻게 하면 영혼을 얻을 수 있나요?"(p85) <인어공주> 中


  (전집)<인어공주>에서 인어공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영혼을 얻을 수 있다는 할머니 말을 듣고 사람이 되기를 결심하게 된다. 원본에 따르면 인어 공주에게 왕자는 불명의 영혼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지, '목적'이 될 수 없었다.


 '틀림없이 왕자가 탄 배일 거야. 내게 소망과 행복을 가져다줄 왕자 말야. 꼭 왕자를 얻고 말테야. 영혼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p86)  <인어공주> 中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와 거래한 파우스트(Faust)처럼 인어공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고, 사람이 된다. 안타깝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었기 때문에 소통할 수 없었던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결국 물거품이 되버리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말을 우리는 비극(悲劇)이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제 목소리를 가져가 버리면 제겐 뭐가 남죠?"

 "아름다운 모습이지. 우아한 걸음걸이, 그윽한 두 눈, 이것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어. 아직도 그럴 용기가 있니?"(p88) <인어공주> 中


[그림] 인어공주와 마녀와 거래 (출처 : http://oddidragon.tistory.com/24)


 소통 대신 외적인 아름다움을 선택한 인어공주의 선택이 행복한 결말로 이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비극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인어공주>에서 인어공주는 불멸의 영혼을 얻기를 희망했고, 비록 사람이 되어 사랑을 얻지는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인어공주>는 진정한 해복한 결말로 끝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넌 공기의 딸들과 함께 있단다. 인어에겐 영혼이 없지. 인간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영혼을 가질 수 없어. 인어가 영혼을 얻으려면 다른 힘에 의존해야 한단다. 공기의 딸들도 영혼이 없지만 착한 일을 하여 스스로 영혼을 만들 수가 있지. 삼백 년 동안 착하게 살면 불멸의 영혼을 얻어 인간들이 누리를 행복을 누릴 수 있단다. 가련한 인어 공주야, 넌 온 마음을 다해 우리처럼 영혼을 얻으려고 노력했어.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말야.그 고통이 너를 너를 공기의 정령들 세계로 끌어 올린 거야. 이제부터 삼백 년 동안 착하게 살면 불멸의 영혼을 얻을 수 있단다." 인어 공주는 눈을 들어 겸허하게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는 것을 느꼈다.(p96) <인어공주> 中


  전집에 수록된 작품 중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눈의 여왕> 에서도 철학적인 성격이 드러난다. '이성의 거울'이라 하는 호수에 살고 있는 눈의 여왕은 주인공인 카이에게 '이성'이라는 놀이에서 '영원'이라는 글자를 맞추게 하지만, 글자를 맞추지 못한다.


[그림] 눈의 여왕(출처 : 위키백과)


 여왕은 그 호수를 '이성의 거울'이라고 불렀으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장 훌륭한 거울이라고 생각했다... 카이는 멍이 든 것처럼 추위로 온몸이 검푸르게 변해 있었다. 카이는 뭘 만들려는 것처럼 날카로운 얼음 조각을 열심히 이리저리 맞추었다. 카이가 하고 있는 놀이는 차가운 이성이었다. 카이의 눈에는 자신이 만든 모양이 매우 훌륭하고 대단한 것으로 보였다. 카이는 얼음 조각들을 짜 맞추어 여러 가지 글자를 만들었지만, 아무리 애써도 만들어지지 않는 글자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영원'이라는 글자였다. 눈의 여왕은 카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 글자를 맞춘다면 넌 네 자신의 주인이 되지."(p295) <눈의 여왕> 中


 차가운 이성으로 맞추지 못한 '영원'은 어린아이들과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할 때 비로소 맞출 수 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눈의 여왕>은 마무리 된다. 작품 속에 담긴 기독교적인 성격은 다른 안데르센의 창작 작품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 등에서도 발견된다.


 카이와 게르다는 의자에 앉아서 서로 손을 꼭 잡았다. 눈의 여왕이 살던 성에서 경험했던 추위와 황량함이 악몽처럼 기억에서 사라졌다. 할머니가 햇볕을 쬐며 앉아서 성경 구절을 큰 소리로 읽었다. "너희가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p299)  <눈의 여왕> 中


 왕비의 창백한 두 뺨이 장밋빛으로 물들더니 두 눈이 커다랗고 또렷해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는 그 책갈피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서 흘린 그리스도의 피에서 피어난 장미였다. "이제 알겠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를 보는 이는 절대로 죽지 않을 거야!" 왕비가 부르짖었다.(p42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 中


 <안데르센 동화전집>에는 이처럼 다른 유래를 가진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어떤 전래동화는 전통적인 가치관이 담겨 있는 반면, 창작 동화에는 안데르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영원', '사랑' 등이 이야기 속에 녹아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서로 다른 유래를 가진 이야기들이 묶여서 어른들에게는 삶의 의미를, 아이들에게는 즐거움과 흥미를 주기에 <안데르센 동화전집>이 모든 세대에 널리 읽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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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3 16: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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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5-23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데르센 동화집 읽은지가 오래되어서 다시 읽으면 새로울 것 같아요.
전에 읽었던 것도 잘 기억나지 않는 내용이 많고, 예전에 읽었던 것과 다른 내용도 있는 것 같아서요.
겨울호랑이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8-05-23 20:11   좋아요 2 | URL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과 어른이 되어서 읽는 동화책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렸을 때 친구 같던 책을 지금와서 살펴보니, 현인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네요. 서니데이님도 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밤 되세요^^:)

북다이제스터 2018-05-23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좀 생각이 다른데요.^^ 아이들을 획일적 일관된 방향으로 길들이는 <안데르센 동화집>이 아이들에게 금서가 될 날을 꿈꿔봅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18-05-23 21:11   좋아요 2 | URL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처럼 전래 동화 등이 어린이들에게 기존 사회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 여겨집니다. 동시에, 세대 간 유대감 형성 또는 문화의 전승 측면에서 본다면 이는 긍정적인 역할이라 여겨집니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전래 동화라 생각됩니다. 더 나아가 이와 관련된 문제는 전래 동화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교육‘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하지 않나 판단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5-23 21:17   좋아요 1 | URL
아, 미처 생각해 보지 못 했습니다. 세대 간 유대감 형성과 문화의 계승이 중요한 일인지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생각거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겨울호랑이 2018-05-23 21:32   좋아요 0 | URL
예전보다 동화책도 많이 나오고, 유튜브 등 영상매체도 많아서인지 아이들(연의 포함)이 예전만큼 전래동화를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안데르센 동화집>의 위상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들다가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어느 순간에는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도 하게 되네요. 저 역시 북다이제스터님 말씀 덕분에 동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AgalmA 2018-05-23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주인공들은 하지 말라는 걸 해서 일을 키우고 고생을 사서 하죠. 하긴 인간도 이 버릇 못 버려서....
그리하야 신이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과 먹지 말라 운운, 십계명을 인간에게 조건으로 내거는 거, (이건 좀 다른 경우지만)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바쳐라 등등 그것들은 이야기의 은유 구조지 사실이라고 믿지 않게 된단 말이죠-ㅅ-!

겨울호랑이 2018-05-23 21:51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멀리 갈 것 없이, 왜 저는 부모님께서 공부하란 말을 듣지 않아서 고생을 사서 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건 은유가 아니라 팩트인 듯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5-23 22:07   좋아요 2 | URL
^^:) AgalmA님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으니 긍정하게 되네요. 물론, 전부 다는 아닙니다만. ㅋ 저 역시 많이 부족합니다만, <성경>안의 의미를 해석하고 받아들일 때, 당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였을 때의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신에 대한 여러 입장을 경청하게 되네요.

2018-05-23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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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5-23 22:32   좋아요 1 | URL
너무 까불대다 혼날 거 같아서🙏😅🙏

2018-05-24 23: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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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4 2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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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16: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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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1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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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2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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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2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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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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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6 2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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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5: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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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15: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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