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넬로피아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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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비극인데 난 왜 이걸 킬킬거리면서 읽고 있냐? 페넬로프의 독백도 시녀들의 노래도 좀 시시하지 않나? 좀 더 매운 맛이 필요했는데 생각보다 덜 매웠다. 오디세우스 확실하게 더 밟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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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4-10-27 0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세계문학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해서 읽어보고 싶어요. 저는 이 책 구판을 가지고 있어요. ^^

바람돌이 2024-10-27 10:42   좋아요 1 | URL
독서모임을 꾸준히 하시는거 너무 멋져요. 전 날짜 맞춰서 뭐 하는거 잘 못해서 몇번 하다가 다 그만뒀거든요. 다음에 독서모임하시고 리뷰도 기대할게요.

꼬마요정 2024-10-27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판으로 갖고 있어요. 예전에 페넬로페 님이 인상적인 리뷰 올려주셔서 냉큼 샀던 것 같은데... 바람돌이 님 리뷰 보고 나니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람돌이 2024-10-29 14:14   좋아요 2 | URL
구판으로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왜 저는 전에 몰랐을까요? 읽는데 진입장벽 없고 그냥 빨리 넘어가더라구요. 나쁘지 않았지만 애트우드 작가님 글이라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아주 쬐끔.... 좀 평범하달까요? ㅎㅎ
 
이야기꾼들
보후밀 흐라발 지음, 송순섭 외 옮김 / 민음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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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뭘까? 여기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소설 한 편이 있다.

보후밀 흐라말의 소설집 <이야기꾼들>의 반은 중편인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가 차지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주 오랫만에 주인공에 완전히 동일시되어 버리는 경험을 해버렸다.

그래서 좀 많이 먹먹하고 슬펐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진짜 "안돼 안돼 밀로시"를 외쳤다.

17살의 소년 밀로시는 시골 작은 역의 견습철도원이다.

소설은 소년의 서사를 지나칠정도로 담담하게 따라간다.

소설 초반의 밀로시 가족의 서사를 얘기할 때는 너무 비참한데 또 너무 웃겨서 이 소설 뭐야하면서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 너무 궁금해졌다.

너무 비참한데 너무 웃긴 가족들의 서사는 직접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서 패스!


그러고 보면 이 가족들 모두 어떤 식으로든 전쟁으로 인해(보불전쟁에서 2차 세계대전까지) 삶의 방향이 바뀌어버렸다.

소설 앞부분의 추락한 독일군 비행기에 달려들어 온갖 비행기의 부품을 순식간에 도둑질하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을 보면 밀로시의 가족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산 사람들 모두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전쟁 속에서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런 풍경들을 묘사하는 밀로시의 서사는 또 너무 담담해서 오히려 더 슬프다.


소심하고 조용하고 예민한 소년 밀로시의 삶은 그저 평범하다.

전쟁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언제 어디서 죽음 앞에 설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순간은 너무나도 느닷없이 다가왔다가 순전히 우연으로 피해가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슬픔이랄까?

그런 슬픔의 순간이 너무 많으면 그것도 또 일상이 되는 것일까?


지금 밀로시에게는 열일곱의 소년답게 사랑이 제일 큰 고통이다.

그는 마샤라는 소녀를 사랑하고 그녀와의 첫 섹스에 실패한다.

어린 놈이 뭘 알았겠냐 그럴 수 있지

그런데 밀로시는 어린 놈 답게 너무 심각하다.

그래 심각하지 않은게 이상하지.

손목을 그을 정도로 심각했겠지.

밀로시에게는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이미 그런 시절을 지나 온 어른들에게는 낄낄 거리며 웃어넘길 그런 순간에도 전쟁은 계속된다. 마을이 폭격 당하고 폭격의 여파에 날아가는 사람들은 또 욕을 퍼대고, 그리고 마샤와 마샤의 엄마는 폭격에 날려가면서도 뒤집힌 치마를 신경쓰고..... 그러니까 그렇게 다들 어쨌든 살아가는거다.


저 전쟁통속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낄낄거리는 순간 순간들이 모여 나는 밀로시라는 이 소년에게 너무 가까워져버렸다.

그러면 안되었는데 어쩔수 없었다.

밀로시 너 아직 마샤랑 한번도 못해봤잖아. 이제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자신감도 생겼잖아. 

그런데 이게 뭐야.

밀로시는 어쩌면 나중에 영웅으로 추앙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밀로시에게 중요한건 마샤였지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다.

밀로시, 그리고 밀로시와 비슷한 나이의 독일군 병사를 교차하며 보여주는 그 한 장면만으로도 전쟁의 비극을 온전하게 보여준다.

적이 누구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전쟁 속에서 인간들이 얼마나 가련해지는지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만 등장하는 이 독일군 병사가 내가 내내 따라오면서 동일시해 온 밀로시와 다르지 않은 소년임을 절감한다. 

그러니까 나는 마지막에 밀로시뿐만 아니라 그 독일군 병사에게도 동화되어 버린거다.


길지도 않은 이 소설을 읽고 다시 나에게 묻는다.

소설이 뭘까?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나를 바꾸는 힘은 소설속에서 나온다.

그거면 된거지.... 그럴거다.


이 소설집의 뒷 부분은 단편 4개로 이루어져 있다.

읽다 보면 어이없다.

이거 무슨 아무말 대잔치야?

말이 되는게 하나도 없다.

등장 인물들은 죄다 헛소리다. 

단편 4개 다 그렇다. 

낄낄거리면서 읽긴 했는데 읽으면서는 또 아 뭐야 뭐야를 남발하게 된다.

결론도 없고 헛소리 대잔치 벌이다가 뚝 끊기는......

그런데 다 읽고 나면 또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내가 하는 말이 다 헛소리 아닌가?

그냥 사람들이 산다는건 또 이렇게 헛소리를 남발하며 사는거지 별게 있나 싶은거다. 


앞으로 두달이나 남았지만 이후 뭘 읽더라도 보후밀 흐라발의 이 소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를 능가하지 못할 것 같다.

내 맘대로 리스트 중 올해의 소설 선정이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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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0-24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소설로 선정!
꼭 읽어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4-10-24 10:04   좋아요 2 | URL
넵 강추합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소설이라는 생각입니다.

Falstaff 2024-10-24 0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차는 읽었는데, 나머지 네 단편이 아리송하군요. 아휴, 어떻게 할꼬.... 어이없다시니 그냥 패스? ㅎㅎㅎ 그렇게 합지요.

바람돌이 2024-10-24 10:05   좋아요 2 | URL
열차를 읽으셨다면 나머지는 고민없이 패스하시죠. 아무말에서도 나름 생각되어지는 바가 있었으나 굳이 찾아읽지눈 않아도 될듯합니다 ㅎㅎ

stella.K 2024-10-24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벽보고 얘기하다가 혼자 중얼거리다가 뭐 그러며 사는 게 인생 아니겠습니까? ㅎㅎ
나를 바꾸는 힘은 소설에서 나온다. 맞는 거 같네요. 올해 아직 두 달이 남았는데 일찌감치 올해 최고의 소설로 낙점하신 걸보니 저도 덩달아 읽고 싶어지네요. 기억하겠슴다.^^

바람돌이 2024-10-24 10:07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게 인생이죠. ㅎㅎ
요 몇년간 읽은 소설 중 가장 몰입도가 큰 소설이었습니다. 짧아서 읽는데 시간도 얼마 안걸립니다. 강추 강추합니다

잠자냥 2024-10-24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품 영화로 봤거든요? <가까이서 본 기차>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개봉한 적 있어요. 1966년 작품인데 영화도 꽤 잘 만들어서 무슨 상 탔던 걸로 기억...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1001>에 수록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작도 읽어보고 싶네요!

바람돌이 2024-10-24 11:06   좋아요 2 | URL
맞아요.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평도 좋았다더군요. 그런데 제가 또 영화를 보고싶어서 좀 찾아봤는데 영화 내용을 보니까 책과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영화는 주인공 밀로시의 성장과 마샤와의 사랑에 중점을 뒀다던데 이 책 그런 책 아니거든요. 원작의 감동이 사라질 것 같아 영화는 안 보기로 했습니다.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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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는 매우 똑똑한 작가이다. 그리고 글을 참 잘 쓴다. 그러나 나와는 맞지 않다. "내가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을까"라는 주제를 이렇게 어렵게 장황하게 거의 논문 수준의 글을 불러내면서 쓰다니.... 너무 지나쳤다. 책 읽다가 머리가 소화불량에 걸린듯 더부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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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0-13 1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논문 수준이요..? 아이쿠 ㅜㅜ

바람돌이 2024-10-13 14:36   좋아요 1 | URL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2부는 거의 논문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4-10-14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 너무 궁금하네요.
그러고보면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도 처음은 논문 같긴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10-14 09:44   좋아요 0 | URL
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보면서 음......ㅠ.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작품 보고 확실히 알았어요. 줄리언 반즈는 나의 사랑이 될 수 없구나. ㅎㅎ 헤어져야겠어요.
저는 이 책 1부 3부 괜찮았어요. 그런데 2부가 진짜 왜 이게 들어와 있는지 1,3부에 주인공이 느끼는 감증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논증을 해야 하나 싶어 뜨악!!!
하지만 줄리언 반즈가 이렇게 또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걸 보면 저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이 많겠죠. ^^

stella.K 2024-10-14 0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용감한 친구들 1권 읽다 포기했잖아요. 그후론 자신이 없는데 호불호가 있을 것 같긴해요.

바람돌이 2024-10-14 10:33   좋아요 1 | URL
개인의 취향이겠죠. 왠지 또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좋아할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 2024-10-23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째.... 바람돌이님 백자평 읽으니 더 궁금해졌어요ㅋㅋㅋㅋ 저는 줄리언 반즈 다 읽지는 않았지만 좋은 기억이 많아서요.
차근히 도전해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4-10-23 21:49   좋아요 1 | URL
줄리언 반즈는 음 훌륭한 작가 맞습니다. ㅎㅎ
부디 단발머리님께는 맞기를 바랍니다. 나쁘진 않아요. 글도 잘 쓰구요. ㅎㅎ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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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연루됨의 윤리"(10쪽)다. 


영화로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는 일본 제국주의가 현지인과 포로들을 동원에 미얀마와 인도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당연히 전범인 일본 제국주의 군인들은 현지인과 포로들을 가혹하게 다루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본인에게는 조선인이었고, 현지인과 포로들에게는 일본인이었다.

조선인들은 일본군 이등병과 포로들의 사이에 있는 신분으로 직접 포로들의 작업을 감시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시하는 것은 일본이었고, 직접 채찍을 들고 포로들을 구타하는 것은 조선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선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많은 한국인들은 팔이 안으로 굽어 여기 조선인들은 피해자였다고, 그들을 전범으로 규정하는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


그러나 예를 바꿔보자.

전후 독일 사회는 전쟁범죄의 주체를 나치 독일의 나치당과 친위대 등의 범죄 집단이 저지른 것으로 한정하려 했다.

국민의 의무로 징집되었던 정규군은 결코 범죄 집단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후 밝혀진 자료들에 따르면 정규군 역시 수많은 학살의 주범이었다.

정규군의 협력 없이 소수의 친위대 병력만으로 그토록 엄청난 학살을 저지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266쪽)

전쟁 중 독일인 1700만명이 정규군에 징집됐다. 

독일인 대다수가 정규군이거나 그 가족 혹은 친지였다.

"나는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 독일인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독일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국가권력에 의해서 징집되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한 피해자였을까? 아니면 가해자였을까?

남의 일은 판단하기가 쉽다. 그들 역시 전범이며 가해자다.


인간이란 한 단면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 복잡다단한 인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역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윤치호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뼛속까지 받아들였던 인물이다.

그의 관점에서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것은 인류의 발전 법칙이었다.

물지 못하면 짖지도 말라고 독립운동을 폄하했던 이다. 

그런 그가 나혜석과 박인덕의 이혼을 "이혼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변호했다.

이게 뭐 대단하냐 싶겠지만 당대 조선의 지배층 남성으로서 여성의 이혼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것은 거의 혁명적인 발상이다.

민족주의자든 사회주의자든 상관없이 여전히 남존여비,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판을 치던 시대다.

큰일 하는 남성을 위해 여성이 내조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 시대 사람들의 내면 깊숙히 골수에 박혀 있던 시대다.

그런 시대에 윤치호는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인정했다. 한 마디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윤치호의 친일행적이 가려지는가?

승자의 편에 서는 것이 인류전체의 발전의 길이라고 했던 강변이 옳았는가?

그의 눈에는 식민지가 됨으로써 더 고통받았던 그의 주변 수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이런 입장을 통해 그가 향유할 수 있었던 개인의 평안과 부와 권력이 정당한 것이었는가?

자신의 생각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연루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자의 삶과 선택은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라고 했다.

그 사유는 단지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루됨의 윤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윤리를 제대로 파악할 때 우리는 콰이강의 다리 건설에 참가했던 조선인 노동자들, 나치 독일에 복무했던 수많은 정규군과 평범한 독일인들, 그리고 윤치호 같은 인물들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사유의 끝이라면 인간의 미래는 얼마나 처참할 것인가 말이다. 

저 수많은 개인들을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우리들 대부분은 저 시대 저 상황에 처한다면 아마도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라는 말로 변명하거나, 또는 몰랐다라고 프리모 레비가 말한 '고의로 획득한 무지'를 빙자해서 말이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가 재밌는 대목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의 이름은?

이렇게 물으면 고개를 갸웃하다가 1950년대 활동한 김시스터즈 할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려 1930년대에 만들어지 5명의 여가수로 이루어진 걸그룹이 있었다.(이 그룹은 일종의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만주와 일본, 중국 순회공연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인원은 유동적이었다고 한다. 그룹원 중 유명 인물은 목포의 눈물의 이난영이다.)



이 그룹의 이름이 재밌어서 책 읽다가 빵 터졌었다.

뭘까요? 


정답은 저고리 시스터즈

뭔가 좀 힙하지 않나? ㅎㅎ


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다보니 이 책이 한없이 심각하기만 한 책인거 같아 혹시 다른 분들이 어렵게 여겨 안 읽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런데 책은 생각보다 쉽고 재밌다.

이렇게 저고리 시스터즈도 나오고....

나치 독일의 최고의 선전예술인이었던 레니 리펜슈탈에 대한 평가도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또한 알려지지 않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버지의 실제 주인공 트라프소령과 의화단의 난 이야기의 결부와 그가 그 사실을 평생 침묵으로 묻어두었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러면서 또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관됨의 윤리를 떠올리는 것이다. 

일관된 주제의식 하에 많은 이야기들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이 가을 손에 들어볼 만한 역사책으로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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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3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고리 시스터즈!
그런데 1930년대 활동을 했다니 놀랍네요. 이책 재밌을 것 같습니다. 찜해놓겠슴다.

바람돌이 2024-10-13 14:33   좋아요 1 | URL
저고리 시스터즈가 음반 취입을 안했다네요. 그래서 이분들을 최초의 걸그룹으로 인정 안하기도 한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름 좀 멋있지 않나요? 저 때 같이 활동했던 보이그룹은 이름이 아리랑 보이즈입니다. ㅎㅎ
이 책 재미있습니다. 좋은 내용을 쉽고 재밌게 쓴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나라가 한강 작가땜에 들썩 들썩

우리가 언제 이렇게 문학으로 들썩일 수 있었을까요? 

덕분에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니 너무 좋습니다.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많이 사야죠. 그래야 작가도 살고, 출판사도 살고, 그래서 출판사는 더 좋은 책을 많이 내고..... ㅎㅎ)


여러 기사들 중에 한강 작가가 아버지에게 매년 보내는 책 선물 이야기가 있었어요.

기사회 된 중에 너무 반가운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 알라디너들이 너무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스트라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고통스럽지만 고통이 모두의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줘서 한편 정화와 위안이 되었어요:

너무 멋진 한줄 평 아닌가요?


덕분에 이 책도 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른 책들도 많이 많이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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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10-1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기사 봤는데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봐야 할까요? ㅋ 메리 올리버는 읽었는데~

이런 멋진 부녀지간이라니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4-10-13 19:35   좋아요 2 | URL
멋진 부녀지요. 저도 나중에 우리 딸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새파랑님라면 올리브 키터리지 좋아하실거 같아요. 강추합니다

망고 2024-10-13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에서 봤어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노벨문학상 탄 작가님이 추천했던 책을 감명깊게 읽었던 저. 갑자기 수준이 한껏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10-13 21:10   좋아요 1 | URL
그죠. 왠지 우리들의 스트라우트 사랑이 인정받은 기분이랄까? 별게 다 좋네요. ㅎㅎ

다락방 2024-10-14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봤어요. 그리고 앗 올리브 키터리지!! 했지요 ㅎㅎ

바람돌이 2024-10-14 09:41   좋아요 0 | URL
같은 책을 좋아한다는건 이상한 연대감을 가지게 하네요. 이것도 팬덤문화? ㅎㅎ
아 정말 올리브 언니 나오는 다음편 루시는 언제 번역될까요? 팬심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