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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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튜브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절이 왔다. 이제는 너튜브로부터 책으로 진화하는 그런 시절이 되어 버렸다. 사실 <패전사>는 예전에 빌레르 보카주 전투를 다룬 콘텐츠로 이미 접했지 싶다. 무장친위대 소속 SS 전차지휘관이었던 미하엘 비트만의 신들린 활약에 아마 넋을 놓았더랬지. 어떻게 아무리 독일군의 티거 전차가 막강하다고 하더라도, 영국군 전차여단을 무력화시킬 수 있단 말인지.

 

세상은 승리만 기억할 뿐, 패배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않는다. 아니 일부러 쓰라린 패배의 기억으로부터 도피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승리보다 패배가 훗날 더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전쟁에서 그런 점을 배우게 된다면 그건 비극이다. 인명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지휘관의 명령과 고집 때문에 수십만의 병사들이 전장에서 죽어나간 게 불과 100년 전의 일들이다. 아니 전쟁 자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가령 예를 들어 태평양전쟁의 도화선이 된 진주만 공격을 예를 들어 보자. 중일전쟁으로 광대한 중국이라는 전장에 발이 빠져 버린 일본에 대해 태평양에서 서로 이해가 충돌하던 미국은 전쟁을 그만 두고 철군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군부가 조종하는 일본 정부는 그럴 수가 없었다. 19417월 일본군이 비시 정부의 식민지였던 남부 베트남에 진주하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은 미국내 일본 자산의 동결, 그리고 일본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물자인 석유금수조치를 취하면서 좀 더 강경하게 중국에서 철군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연합함대 총사령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처음에는 대미개전에 반대했지만, 미국의 석유금수조치로 앉아서 죽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결국 기동부대를 진주만에 전개하게 된다. 미국도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결국 진주만에서 정박 중이던 태평양 함대의 상당수가 격침되고 파괴되었다. 일본군이 무리를 해서라도 진주만에 대한 3파 공격에 나섰다면, 확실한 전과를 올릴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고 미국은 진주만에 침몰한 전선들을 인양해서 곧 반격에 나서게 된다. 항모전단이 진주만에 없었던 것도 천운이었다. 미국의 진주만 패전은 패배가 아니었고, 일본의 진주만 기습 성공은 완벽한 성공도 아니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 후, 파죽지세로 파리를 해방하고 독일의 심장부로 진격해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영국군 원수 몽고메리의 야심찬 계획이 바로 네덜란드를 해방시키겠다는 마켓가든 작전의 기본 얼개였다. 몽고메리는 우선 노르망디 상륙 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미국 82, 101 공수부대와 영국 1공정사단을 마켓 부대로 네덜란드 요충지에 강하시켜 교량을 확보하고, 지상에서 영국 30군단이 전차로 밀어 붙이는 가든 부대로 서부전선에서 패배를 거듭하고 있던 독일군을 일거에 섬멸하겠다고 연합군 총사령관인 아이젠하워를 설득했다.

 

원대한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처절하게 실패한 작전으로 판명되었다. 현지 네덜란드 레지스탕스들이 수집한 정비를 위해 2개의 독일 SS 기갑부대들이 집결해 있다는 정보를 영국군은 애써 무시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인 아른헴 대교(영화 <머나먼 다리>의 배경)를 영국 1공정사단인 붉은 악마들이 악전고투 끝에 성공적으로 확보했지만, 후속부대인 30군단의 진격이 독일군의 치열한 저항에 요격되면서 결국 실패했다. 연합군이 압도적인 공군력을 이용해서 공중 보급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물자들이 독일군에 수중에 들어갔다. 훗날 영국군을 포로로 잡은 독일군들이 연합군이 공중에서 보급한 보급품으로 적군과 싸우는 수지 맞는 장사였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마켓 가든 작전>은 처음부터 너무 낙관적인 전개를 기대했기 때문에, 작전이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한다는 플랜 B에 대한 구상도 없었다고 한다. 경무장한 소수의 공수부대가 독일군의 기갑부대를 상대한다는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모든 전투가 그렇듯, <마켓 가든 작전> 역시 지휘관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애꿎은 병사들만 전장에서 소모된 경우였다. 아니 성공하면 오히려 이상한 작전이 아니었을까.

 

진주만 기습 후, 말레이 앞바다에서 벌어진 영국과 일본의 말레이 해전 역시 전쟁사의 흐름을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해전은 거함거포 위주의 포격전이 중심이었다. 세계의 바다를 제패한 영국은 해상에서 압도적 전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해 왔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역시 적어도 바다에서는 영국에 대항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함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의 등장으로 해전은 그 양상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미 진주만에서 항공모함이 주축이 된 기동함대로 재미를 본 일본은 이번에는 영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혁신적 기술과 전략을 시험대에 올렸다. 태평양전쟁 개전 초기만 하더라도, 일본 전투기 조종사들은 훈련과 실전을 통해 얻은 실력으로 미영 연합군을 압도했다. 본국이 독일과의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 동방에 주력 부대를 파견할 수가 없었던 영국은 그래도 동양의 양대 진주(홍콩, 싱가폴)로 불리는 거점 가운데 하나인 싱가폴을 방어하기 위해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와 리펄스를 파견했다. 하지만, 먹잇감을 발견하고 그야말로 벌떼처럼 달려드는 일본 함재기의 공격 앞에 대영 제국의 전함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본국에서 두 전함들의 격침 소식을 듣고 전시 수상이었던 처칠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훗날 비슷하게 일본이 자랑하던 거함 야마토와 무사시가 비슷한 궤적을 겪게 되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비교적 가까운 사례인 20056월 네이비 실이 투입된 레드윙 작전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탈레반 2인자 아흐마드 샤를 암살하기 위해 투입된 네 명의 네이비 실 정찰조의 위치가 탈레반 전투원들에게 노출되면서 적들의 공격에 노출된 대원들의 이야기다. 악전고투 끝에 마이클 머피 중위가 무선전화로 본부에 구조 요청하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탈레반의 총에 맞아 장렬하게 전사한다.

 

애초에 정찰 대원들이 아프간 민간인들에게 노출되었을 때, 자신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그들을 처치해야 한다는 논쟁부터 시작해서 본부와 무전연락이 두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고립된 대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했던 동료 대원들이 탄 치누크 헬기가 탈레반의 RPG 공격을 받고 추락하면서 헬기에 탑승했던 대원들이 모두 전사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론 서바이버>라는 영화가 8년 뒤에 제작되기도 했다. 마크 월버그가 연기한 마커스 러트웰은 부상당한 채, 현지 파슈툰 사람인 모하메드 굴랍의 도움을 받아 구출되었다. 영화에서는 배우들이 실제로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연기를 스턴트 없이 직접 연출했다고 했다던가.

 

너튜브 패전사에는 나오지만 책에서는 빠진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군과 독일군이 처음으로 맞붙은 시디부지드 전투와 카세린 협곡 전투도 주목할 만하다. 토치 작전으로 북아프리카에 상륙한 미군이 약체 비시 정부 프랑스군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다가, 정예 독일군과 처음으로 상대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쓴맛을 제대로 보게 됐다. 모래먼지가 이는 사막에서 전차 운용을 해본 적이 미군의 기동부터 시작해서, 미군 지휘관 로이드 프레덴덜은 처음부터 너무 안일하게 독일군을 상대했다.

 

미군이 독일군과의 첫 교전에서 당한 쓰라린 패배에서 교훈을 얻었다가 이 패전의 주된 서사다. 난 그런데 그 점보다 패튼 장군의 사위가 포로가 되었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결국 패전 무렵에 가서야 포로생활에서 풀려난 패튼의 사위는 훗날 장인보다 더 많은 별을 단 사성장군이 되었다던가.

 

다양한 패전의 서사 속에서 내가 읽어낸 것은 전쟁은 반드시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9-19 합의파기로 한반도에 다시 무력충돌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반대한다. 어떤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사실을 왜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지 그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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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라는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 정말 얼마 만에 극장을 찾았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티켓 값은 15,000원이 되었고, 이제 정말 괜찮은 영화가 아니라면 극장 찾을 일이 없겠다 싶었다.

 

나는 영화에서 전두광이 이끄는 하나회 쿠데타군이 역적모의를 한 30단에서 군 생활을 했다. 첫 해외여행으로 호주에 갔을 때, 군생활을 경복궁(경복 팰리스)에서 했다고 하니 외국 친구들이 그럼 니가 프린스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그랬다. 역사 전공자라 전국의 탑과 부도를 찾아다니던 나는 경복궁 야간 근무에 나섰다가 여주 현지에서 만나지 못한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의 자태를 보고 감탄했었다. 라일락 피던 시절, 경복궁 근무에 나설 적에 향원정을 지나면서 풍기던 그 향기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책 리뷰할 때만 서설이 긴 줄 알았는데, 영화 리뷰에서도 원래 버릇을 버리지 못하나 보다. “야수의 심장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는 김동규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저격으로 10-26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벽, 바로 계엄령이 선포되고 참모총장이었던 정상호 장군(이성민 분)이 국가 비상사태를 주관하는 계엄사령관에 임명되었다.

 

한편, 보안사 사령관이었던 전두광 소장(황정민 분)10-26 사건에 대한 합동수사부장 자리를 꿰차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한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 육사 11기 동기였던 9사단장 노태건과 절친한 사이였던 전두광은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해서 군의 요직을 장악한 상태였다.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정상호 사령관은 수도경비사령관으로 강직한 참군인 이태신 소장(정우성 분)을 낙점하고 자리를 맡아줄 것을 수차례 부탁한다. 수도 서울을 방어하는 요직이기 때문에 군인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자리지만, 이태신은 계속해서 사양하다가 결국 수락한다.

 

우연히 육본에서 하나회 무리를 이끌고 다니면 제 세상 만난 것처럼 행동하는 전두광을 마주하게 된 이태신은 대통령 저격사건을 빌미로 불필요한 수사를 일삼는 그에게 경고한다. 어쩌면 이 순간, 그는 이태신을 자신이 꾸미는 군사반란에 가장 방해가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회유할 수 없다면 바로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을까.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에 선출된 최한규(정동환 분)의 신정부가 출범하기 전날인 1212일 거사일로 결정한 군사반란 도당은 전두광의 사저인 연희동에 모여 군통수권자인 계엄사령관을 10-26 사건에 엮어 체포하고 정권을 찬탈하려는 역모를 꾸민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그들에게는 아무런 명분도 없었고, 그들의 선배처럼 하극상을 벌여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욕망을 그대로 영화에서는 보여준다.

 

쿠데타에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으로 보이는 수경사 사령관 이태신과 헌병감 그리고 특전사령관을 전두광의 생일이라며 연희동 요정으로 유인한 뒤, 반란군은 계엄사령관 체포에 나선다. 아군 끼리 무력 충돌까지 불사해 가면서 결국 반란군들은 정상호 장군 체포에 성공한다. 국방장관은 미 대사관으로 도주하고, 전두광은 대통령 최한규의 사후 재가를 받기 위해 관저를 찾지만, 대통령은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라며 계엄사령관 체포에 대한 재가를 거부한다. 계엄사령관저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태신과 일행은 원대복귀해서 전두광의 쿠데타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 육본을 비롯한 모든 군부의 통신감청에 성공한 반란군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장면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하나회 반란군들이 똥별이라고 부르는 육본의 장성들은 서울 시내에서 무력 충돌이 벌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뿐이었다. 그나마 이태신이 휘하 장병들을 동원해서 무력진압에 나서지만, 이미 군부대에 독버섯처럼 퍼진 하나회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누가 먼저 서울로 전투병력을 투입시키냐의 경쟁에서 영화는 사활을 건 시간싸움의 정수를 보여준다. 2공수의 서울 진입을 막기 위해, 이태신은 전력을 다한다. 서울로 진입하는 모든 다리에 통행체증을 유발시켜 공수부대의 진입을 막는다. 그리고 이태신은 부평의 8공수에게 긴급연락을 해서 최대한 빨리 서울로 진공해 달라는 간절하게 부탁한다. 다른 수경사 예하 사단들에게도 SOS를 치지만, 상대적으로 2공수에 비해 기동이 느렸고 지휘관들이 주저하는 바람에 타이밍이 놓쳐 버렸다. 서울에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 참모차장이 서로 회군하자는 신사협정을 맺고 8공수를 회군시킨다.

 

이렇게 몇 번의 군사반란을 막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있었지만, 진압군은 번번이 기회를 날려 버렸다. 헌병감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육본의 장성들은 자신의 안위만 걱정해서 육본 벙커를 버리고 수경사 사령부로 도주한다. 전두광이 2공수를 동원해서 빈집이 된 육본 벙커를 탈취하면서 제대로 붙었더라면 벙커 점령이 쉽지 않았을 거라는 말에서 다시 한 번 좌절감을 느꼈다.

 

육본의 장성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노태건은 자기 휘하 전방 부대에서 2개 연대를 빼서 서울로 진격시키고, 2공수 여단장 도희철은 쿠데타 성공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부대를 서울에 진입시키는 결정적 행동에 나선다.

 

이태신이 자신의 사령부에서 절대적인 병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군사반란군과 맞서기 위해 전차중대를 이끌고 소수의 병력으로 출동하는 장면에서는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조국이 반란군들에게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는 사자후에서 다시 한 번 배우 정우성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이 배우가 정녕 내가 알던 <비트>의 같은 배우란 말인가.

 

군사반란에서 결정적 장면은 국방장관 오국상(김의성 분)이 반란군에게 체포되어 전두광의 손을 들어주는 장면이었다. 스피커 대결에서 오국상은 수경사령관 이태신을 직위 해제시키고, 군사반란을 막기 위한 이태신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어 버렸다. 재가 승인을 받기 위해 의기양양하게 대통령 최규한을 협박하러 나선 하나회 반란군들에게 대통령은 계엄사령관 체포안 승인 시간을 적는 것으로 소극적 저항을 보여준다.

 

사실 그동안 말로만 12-12 군사반란에 대해서만 들었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기 전까지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무지했었다. 사실 반란군들의 계획은 엉성하기 그지없었고, 수차례 그들의 계획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지만 진압군 장성들의 대응 부재로 결국 그러지 못했다. 그 결과는 군사반란을 성공시키고 나서 의기양양하게 반란군들이 찍은 사진이 그 후의 모든 것들을 대변한다.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하다 보니 아무래도 많은 허구가 개입된 것도 사실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할 수 있는 반란군과 이태신군과의 세종로 대치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무언가 터질 것만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빌드업을 가져간 김성수 감독의 연출이 돋보였다. 아무런 명분 없이 권력을 탈취하는데 혈안이 된 깡패 같은 군인집단의 수장과 압도적인 세력을 과시하는 그들을 막아 보겠다고 혈혈단신으로 나선 외로운 의인이라는 선악의 대결구도가 좀 진부하긴 했지만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설적으로 영화의 제목은 <서울의 봄>으로 되어 있지만, 진짜 서울의 봄은 1979년이 아니라 1980년이었다. 그러니까 감독은 아직 오지 않은 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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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27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람료 그쯤 할 거 같더니 과연ᆢ ㅠ 이 영화는 예전에 봤던 남산의 부장들인가? 그 영화를 생각나게 하네요. 거기서 이성민 배우 박통을 연기했는데 싱크로가 높았는데. 그때 전두환 역을 누가 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황정민은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네요.
역사 전공하셨군요.^^

레삭매냐 2023-11-27 18:29   좋아요 1 | URL
코로나를 기점으로 해서 가파르게
상승하던 영화표가 결국 1.5를 찍
었네요. 믿을 수가 없다는.

전두광이는 정말 혈압상승하게
하는 그런 주범이었습니다.

닷슈 2023-11-27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보고 싶네요 근데 저는 그간 매냐님이 여성이라 생각하고있었다는 근데 군을 다녀오셨군요

레삭매냐 2023-11-27 18:30   좋아요 1 | URL
여군은 아니구요... 암튼 그랬다고 합니다 ㅋㅋ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대략 12월 12일의 9시간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밀도가
상당합니다.
 
베니스의 상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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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읽었다. 어제 인천에 갔다가, 우연히 집어 든 책이 바로 <베니스의 상인>이었다. 기록을 찾아 보니 지금으로부터 딱 12년 전에 같은 책을 읽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가고, 독자의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되는가 보다. 지금으로부터 또 십년 뒤에 <베니스의 상인>을 읽게 된다면 어떤 감정일지 자못 궁금하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의 줄거리는 간단한다. 베니스의 거상 앤토니오의 절친 바싸니오는 벨몬트의 후계자인 포오셔 양에게 청혼하기 위해 거금 3,000다가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결혼도 그 당시에는 어쩌면 사업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결혼 사업에 뛰어드는 이를 위해서는 투자비가 요구된다. 학자이자 군인인 바싸니오는 사람은 좋지만 그런 거금이 없다. 앤토니오 역시 자신의 모든 재산을 바다 위에 띄워 놓은 상태다. 전 세계에서 향료와 비단을 실은 배들이 베니스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앤토니오는 고리대금업을 하던 유대인 상인 샤일록을 증오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자금을 융통한다. 그리고 자신을 모욕하는 앤토니오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샤일록은 90일의 약속 기간을 정하고 만약 자금 회수 일정을 지키지 못한다면, 앤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취한다는 보증서를 작성한다.

 

이 보증서는 처음부터 악랄한 샤일록의 계략이었다. 처절한 복수를 원하는 그에게 3,000다카트의 12배가 되는 36,000다카트도 필요 없다. 오직 그에게 필요한 건 앤토니오 심장 부근의 살 1파운드다. 정말 살벌한 계약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야만스러운 계약은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계약의 쌍방이 알고 있지 않았을까? 어쨌든 앤토니오는 계약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사태는 파국으로 흐른다.

 

희곡의 다른 축에서, 자금은 융통한 바싸니오는 포오셔의 작고한 아버지가 마련한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고 마침내 포오셔의 남편이 되는데 성공한다. 이제 자신의 은혜를 갚을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보니, 그전에 포오셔는 모로코 군주의 피부 색깔 때문에 그가 배우자의 관문을 통과하지 말기를 바라지 않았던가. 그 장면에서는 왠지 모를 인종차별주의적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포오셔의 이미지는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페넬로페이아의 그것과 유사하게 느껴졌다. 또 다른 영국 출신 구혼자에게는 이탈리아 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나. 그 장면에서는 또 제노포비아가... 아 너무 PC만 추구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어쨌든 포오셔는 바싸니오에게 언약의 반지를 건네 주고, 어떠한 경우에는 그 반지를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그런데, 이런 설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앤토니오가 샤일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자신의 살점 1파운드를 떼낼 위기에 처한 것처럼, 바싸니오 역시 포오셔가 건네준 반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운명이기 때문이다. 이런 빌드업은 고전의 전형이라고 봐야 할까. 터부는 반드사 깨져야 하고, 깨진 터부가 불러온 운명의 소용돌이가 긴장감을 창출하는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자비 대신 복수만을 울부짖던 샤일록은 벨라리오 박사의 추천을 받은 법률전문가(포오셔의 변장)의 등장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처음에 사람들이 요청한 대로, 원금이나 그 이상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았다면 별 문제 없이 끝났을 재판의 진행이 자신의 명예와 평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던 재산까지 송두리째 날리게 만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번에 <베니스의 상인>을 다시 읽으면서 샤일록이 정말 원한 것은 자신의 사업을 위협하는 경쟁자의 제거가 아니었나 싶다. 중세/근대 시대 고리대금업은 선량한 기독교인들이 할 법한 사업이 아니었다. 저주 받은 유대인들이나 하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모양이다. 고리대금업을 천시하고, 원금에 대한 이자보상을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앤토니오가 샤일록의 눈에는 정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바싸니오는 앤토니오를 양심적 상인이라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는 정말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향료와 비단 수입이 엄청난 수지가 남는 장사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자신의 전 재산을 그런 방식으로 투자하지는 않았다. 앤토니오가 샤일록을 통해 바싸니오에게 결혼 준비금을 융통해 주는 순간, 앤토니오의 모든 재산들은 바다 위에 불확실한 상태로 떠있었다. 만약 폭풍니나 해적에 의해 난파되거나 납치되었다면 앤토니오는 정말 알거지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샤일록의 딸 제시커도 아버지의 뜻에 거슬러 다이아몬드 일체를 가지고 사랑의 도주행에 나서지 않았던가. 아무리 이교도의 딸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탈은 허용되지 않았으리라. 중세 내내 탄압받던 유대인들을 이교도로 몰아 기독교인으로 개종하라는 주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법정에서 앤토니오의 심장 부근에서 살점 1파운드를 떼내겠다고, 샤일록이 시퍼렇게 칼날을 가는 장면이야말로 셰익스피어가 빌드업에 성공한 희곡 <베니스의 상인>의 절정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자초한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앤토니오가 덤덤하게 받아 들이겠다며 친구 바싸니오에게 말하는 장면은 희극적이기도 하다. 만약 사태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친구의 도움을 받아 포오셔와 결혼하게 되는데 성공한 바싸니오가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아마 그러지 못했으리라. 그가 진정 양심적인 학자이자 군인이었다면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자기 때문에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이렇기 때문에 아내 포오셔가 나서서 조금은 사기가 연루(?)된 현명한 방식으로 해피 엔딩으로 이끌어 가지 않았던가.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그동안 제목 <베니스의 상인>이 악랄한 유대인 상인 샤일록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다시 읽어 보니 멍청한 상인 앤토니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상당히 중의적인 의미가 아닐까. 또 한편으로는 상인이 추구하는 목적인 이윤이 샤일록이 집요하게 구가하다가 결국 패가망신한 복수에 우선하고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셰익스피어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다. 그래 고전은 원래 이렇게 다시 읽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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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26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것 예전에 읽었는데 살을 베어가겠다는 말이 나오죠.ㅋ

레삭매냐 2023-11-26 18:58   좋아요 0 | URL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정확하게 어디라고는 명시되어 있지
않고 그저 살 1파운드라고 되어 있더
군요.

그걸 샤일록이 무기 삼아 심장 부근
에서 살을 베어가겠다고...

법규정 적용의 허술한 점을 정확하게
타격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감 2023-11-26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으으 이거 진짜 재미있습죠.
셰익스피어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더라는.

레삭매냐 2023-11-26 18:59   좋아요 1 | URL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들이 섞여 있
어서 그런지 말씀해 주신 대로 매력
뿜뿜이었습니다.

앤타이-세미티즘은 그 시절부터 존재
했었나 봅니다.

새파랑 2023-11-26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고전은 다시 읽어야 하는 법이군요~!! 레삭매냐님 리뷰 읽어보니 이 책 엄청 재미있을거 같습니다~!!

레삭매냐 2023-11-26 19:04   좋아요 1 | URL
대략의 줄거리들은 알고 있었으나
또 새롭게 보이니, 역시 고전 파워
가 아닌가 싶습니다 :>

페넬로페 2023-11-26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단순히 느꼈던 권선징악의 결과와는 다른, 훨씬 더 많은 것이 들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유대인을 사악하게 몰아가는 법과 관습들이 지독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레삭매냐 2023-11-26 22:21   좋아요 1 | URL
말씀해 주신 대로, 저도 단순하게
권선징악으로만 보았는데 다시 또
읽어 보니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
습니다.

기독교 중심 사회에서 유대인들을
이교도로 보고, 십자군 전쟁 때도
그랬지만 유구한 차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잠자냥님의 페이퍼를 통해 현암사 78주년 이벵의 존재를 알게 됐다.

뭐 응모를 하게 될 지 아닐진 모르겠지만...


일단 재미로 한 번 가보자.



당장 구할 수 있는 현암사 책이 없는 관계로, 미미 여사의 책을 사러

들른 알라딘 매장에서 현암사 책을 휘리릭 찾아 봤다.


오, 몇 권이 있구만 기래.


이런 책이 다 있었네. 미국 연방대법원의 세상을 뒤흔든 판결 31가지

를 정리한 책이라고 한다.



< 밀러의 주장은 음란물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는 곧

헌법적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가 외설이냐를 규정하는 것은

주의 법령이나 규정이 아니라 오직 통일된 국가적 기준이 적용될

때만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78pp >


그리고 따라 나오는 게 바로 이제 외설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할 때

다라는 점에 주목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고 신주 모시듯

하는 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검열 시스템을 보란 듯이 시전

하는 암울한 시절이 도래했다.


수상한 시절에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하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서양 고전 중에서 가장 부러운 콘텐츠 중의 하나가 바로

<그리스 신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리스 신화의 정본이 없다는 점도 특이할 만하

다. 어쩌면 그리스 신화는 근대 들어서 재해석되면서 새롭게 태어나

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서양 작가들이 줄창 우려 먹는 소재이기도 하다. 쫌 부럽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우리 상상 속의 신들과 달리 엄격하

지 않고, 오히려 더 인간적이지 싶다. 그들은 인간들처럼 질투하고

욕심 부리고, 탐욕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면에서 신의 품성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 이 가녀린 피조물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고 번성하여 그들이 지닌

아름다움과 헌심과 매력으로 세상을 풍요롭게 했다. 78pp >


분명 스티븐 프라이 작가는 여기서 예의 피조물들을 요정과 정령들

울 지칭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우리 인간들에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한 때 그런 적이 있겠지만, 현실에서 세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기 보다는 편리라는 이유를 들어 지구별의 환경을 오늘도 파

괴하고 있다.



오늘 점심에는 쌀국시를 먹었다.


참 오늘 첫눈이 내렸지. 내가 일하는 동네에서는

거의 블리자드 수준이었다.


그렇게 눈내리는 장면을 보며 쌀국시를 먹고자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어라 눈이 금방 그쳤네.


사무실에서 찍은 동영상에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지상에서 찍었어야 했는데... 좀 아쉽다.


집에 가서 현암사 책을 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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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1-17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시적엔 현암사의 책을 꽤 읽었던 것 같은데 집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전집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민음사와 문학동네 책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아 이 이벤트에 응모하진 않겠지만 독서의 지평을 넓혀야겠다는 옹골찬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를 준 이벤트이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3-11-18 09:17   좋아요 1 | URL
저두 현암사 책으로는 소세키 선생
의 시리즈만 개지구 있나 봅니다 :>

오래 전에 트위터 탈퇴해서 저도 마찬
랍니다 ~ 인스타는 가능할 지도 모르
겠네요.

추가로 해보려고 작심했으나... 귀차니즘
폭발로 헷

stella.K 2023-11-17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적절한 정신의 양식과 육의 양식의 환상적인 조화로군요! ㅎㅎ

레삭매냐 2023-11-18 09:18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말씀해 주신 대로
영육의 양식이 한 포스팅에
콜라보된 셈이네요 ^^
 

지난달에는 독서일기를 하나도 쓰지 않았네.

하긴 책은 꾸준하게 사들이면서도 책을 읽지 않았으니.

 

이창래 작가의 시간도 거의 나오자마자 사두었으나 읽지 못하고 있다.

소장각만으로도 만족하는 셈인가.

 

어제는 회사 연차를 쓰고 치아 치료를 받았다.

충치가 생겨서 치료 받기로 했는데, 보철이 빠져서 그것도 같이 처리를 했다.

치과에 갈 때마다 두 번 놀란다고. 한 번은 이가 너무 아파서, 그리고 두 번은 비용 청구서에... 어제도 원래보다 충치가 심해서 옆의 이까지 썪었다면 레진 치료를 해야 해서 15만원 정도 더 들 수 있다고 하더라. 세상에나...

 

천만다행으로 옆의 치아에는 옮겨지지 않아서 15만원 굳었다.

한시간 반 정도 치료대 위에 올라가 있으려니 입이 쩍쩍 마르고 아주 피곤하더라.

오늘 독서 모임 위해서 나름 컨디션 조절한다고 했는데 낮잠 자는 바람에 밤에 잠이 오지 않더라.


 

어제 간만에 알라딘 산본점에 들러서 앤드류 리즐리가 쓴 <! 라스트 크리스마스> 회고록을 샀다. 도서관에 있으면 빌려다 보려고 했으나, 도서관에 없어서 그냥 사 버렸다. 마침 적립금도 두둑하게 벌어둔 게 있어서 바로 구매.

 

내가 팝음악에 빠지게 된 게 바로 왬 그리고 조지 마이클 덕분이 아니던가. 지금도 놀라운게 1983년 왬의 첫 앨범 <판타스틱> 발표하던 때, 조지 마이클이 스무살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솔로로 독립해서 그 유명한 <페이스>를 발표할 땐 24살이었다. 놀랍지 않은가.

 

그의 가장 근거리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리즐리의 회고가 반가웠다.

그들 역시 내가 팝음악에 빠지던 시절의 비슷한 궤적을 그린 모양이다. 최신유행곡 40곡을 분석했다나 매주. 나는 케이시 케이슴 아저씨가 진행하는 <아메리카스 탑 40>를 매주 4시간씩 들었지. 영어는 알아 듣지도 못하면서. 그 때 좀더 영어를 잘했다면 그 프로가 얼마나 더 재밌었을까.

 

오늘은 달궁 독서 모임의 출격의 날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을 다 읽고 나서 리뷰까지 모두 작성했다. 난 양장팬이라 민음사에서 전집 시리즈로 나온 <반쪼가리 자작>을 빌려서 읽었다. 중고서점에서 사고 싶은데 잘 나오지 않는 전집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네.

 



점심 먹고 출격해야지.

오늘 처음으로 꼬맹이랑 먹태깡 한 봉다리를 샀는데, 단가가 5천원이었다. 이거 사기 아니야.


세상에 내가 포스팅하게 사진 한 장만 찍는다고 해도,

못찍게 하나. 내가 먹는다고 했냐? 이노마.



보너스컷으로 이번에 수경 재배하고 있는 아보카도 녀석이다.

그동안 딱 한 번 아보카도 재배에 성공했는데...


이번에 잘 뿌리를 내리고 있는 녀석이다.

원래 소주잔에 키우다가 뿌리가 얼마나 내려올지 몰라서 이번

에 별다방 커피병으로 식재(?)했다.



지난 봄에 화려하게 피었던 네리그타 튤립

들도 슬슬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기대해볼게 친구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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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11-13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리그타 튤립, 너의 빛을 보여줘!
겨울이 오기 전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레삭매냐 2023-11-14 19:09   좋아요 0 | URL
꽃이 지고 나서 구근을 신문지에
싸 놓으라고 하던데... 저는 그냥
흙에 두었거든요.

그런데 때가 되니 다시 싹이 올라
오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 같아서는 어쩌면 봄이 오기
전에 꽃이 필 지도 모르겠다는.

그레이스 2023-11-16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WHAM 좋아했는데,,, 마이마이 시절 귀에 꽂고 듣던 생각이 나네요. 책상에 앉아서 공부는 안하고 계속 되감던, 라스트 크리스마스!^^

레삭매냐 2023-11-16 18:13   좋아요 1 | URL
오옷, 그레이스님도 역시나
WHAMANIA 셨군요 ~~~
동지를 만난 기쁨이 !

하라는 공부는 제쳐 두고
어찌 그리 음악만 줄창
들었었는지요.

<라스트 크리스마>는 지금도
가사가 고저 줄줄 나옵니다.